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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나마 와투 쿠룽 리조트에서 5일 동안 지내면서 가장 기다려진 시간 중 하나가 식사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매일 아침 멋진 풍경을 보면서 먹는 조식이며, 해질녘 노을을 바라보며 먹는 석식까지 매 순간 먹는 시간이 기다려지는 나날이었다.

호텔 조식 Breakfast

 
 

아침 조식은 호텔 본동에서 먹을 수 있었다. 쿠타에서와 같이 에어컨이 없는 오픈 레스토랑이었다. 쿠타는 바닷가 옆이라 그런지 아침 공기가 후텁지근하고 더워서 아침을 먹으러 가는 것이 귀찮고 짜증 나는 일이었다. 우붓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발리 특유의 습함이 있지만 쿠타에 비해 시원했다. 그리고 이곳은 뷔페식이 아닌 메뉴를 선택하면 그에 맞춰서 코스요리로 음식이 나왔다. 대접받는 느낌이랄까. 식당도 붐비지 않아서 쾌적하게 항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조식은 어떤 음식이 나올지 모르기에 가장 기본적인 메뉴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와 콘티넨털 브렉퍼스트로 주문을 했다. 주문을 하기 전 항상 커피나 티를 어떤 것으로 마실지 물어보았다. 그리고 각 메뉴마다 각각 한 잔의 주스를 주문할 수 있고 메뉴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은 달랐다. 나는 요구르트로 아빠는 과일 플래터로 주문을 했다.

 

빵은 바구니에 담겨 2인분이 제공되었다. 갓 구운 듯 따스한 빵에 버터, 쨈을 발라서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한 바구니를 더 요청하니 흔쾌히 추가 빵을 가져다주었다. 모든 메뉴에 빵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메뉴에 따라 빵이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했다.

 

아빠는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주문했기에 한 접시에 음식이 제공되었다. 계란은 오믈렛, 스크램블, 서니 사이드 업, 프라이 등도 선택할 수 있었다. 아침마다 메뉴를 고르고 그에 따른 옵션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스트레스였다. 아빠는 옆에서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을 즐기는 외국 할머니가 멋지게 보이신다고 하면서 부럽다고 하셨다. 나이 들어 혼자 여행하면서 아침엔 요가 수업을 듣고 혼자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을 즐기는 모습이 아빠 세대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서 처음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하셨다. 그 할머니께서 혼자 차를 마시고 계시는 모습이 부러웠는지 아빠는 커피 대신 차를 주문했다.

 

나는 컨티넨탈식 아침을 주문했기에 시리얼과 뮤즐리 중 이날은 뮤즐리를 그리고 메인으로 팬케이크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은 천천히 제공되었다. 중간중간 음식이 빠르게 제공되지 않아서 흐름이 끈기기는 했지만 여유로운 아침을 즐길 수 있었다. 주섬주섬 먹다 보니 먹는데만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배는 벌써 빵빵하게 불러왔다.

 

숙소를 옮긴 다음날 버기카를 타고 호텔 본동으로 왔다. 첫날 자던 숙소가 우리 수준에 맞는 것 같은데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사람들의 서비스가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다른 사람이 무엇인가 나에게 해주는 것이 아직은 많이 어색했다. 답답한 풀빌라에 있다 시야가 확 트인 식당으로 오니 마음이 편했다.

 
 

이날은 조금 특이한 음식으로 주문해 보기로 했다. 익스피어런스 브렉퍼스트, 이름에서부터 도전 정신이 생겼다.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빠는 따뜻한 차를 일단 먼저 주문했다. 그리고 서서히 메뉴를 읽어 보았다. 옵션 사항이 없어서 메뉴 주문이 쉬웠다.

 

나는 먹을만한데 아빠 입맛에는 안 맞으신지 다음에는 원래 먹던 스타일로 먹어야 하겠다고 하셨다.

 

매일 먹는 조식이 질리면 한 번 정도 먹어볼만하다고 해야 할까. 이곳에서 5일을 있다 보니 매일 같은 음식만 먹다 보면 질릴 수 있기에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서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른들 입맛에는 다소 안 맛을 수 있지만 비주얼도 좋았고 맛도 좋았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가 아니면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멋진 풍경 한번 보고 음식 한입을 먹으며 우아한 아침을 보낼 수 있었다.

 

또 다른 날은 아빠는 전날 아침이 별로였다며 원래 드시던 음식으로 주문하고 나는 핼씨 브렉퍼스트로 주문했다.

 

창가 쪽에 앉아서 우아하게 차를 즐기는 외국인 할머니. 항상 아빠는 할머니께 말을 걸어 보고 싶으셨는지 계속 나에게 한번 말을 걸어보라고 하셨다.

 
 

이날은 아메리카노 대신 아이스 라테를 주문했다. 벌써 주스와 커피를 마셨을 뿐인데 배가 불러온다.

 
 

헬시 푸드다 보니 비주얼 자체도 건강해 보였다. 코코넛 샐러드에 글루텐 프리 빵까지. 아빠는 콘티넨털 브렉퍼스트를 주문하셔서 기본 빵이 제공되었다. 글루텐 프리 빵은 보기와는 달리 퍽퍽하지 않고 담백했다.

 
 

과일을 후식으로 먹는 것이 아닌 애피타이저로 먹는 부분이 신기했다.

 

아빠는 부드러운 뮤즐리를 드신 후 집에서도 뮤즐리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뮤즐리 안에는 여러 가지 견과류가 같이 들어 있어서 뮤즐리만으로도 충분히 아침식사를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핼씨 푸드는 양이 많지는 않지만 먹다 보니 배가 불렀다. 미슐랭 음식점에서 먹는 것 같은 퀄리티의 음식들이 계속 나왔다.

 

아빠의 팬케이크가 맛있어 보여 팬케이크 하나를 뺏어 먹었다. 아침을 한 시간 동안 먹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이기에 즐기려고 노력을 했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즐거운 고민이었다.

 

풍경이 좋은 곳에 앉아도 좋고 식당 가운데 자리에 앉든 어디에 앉든 너무 좋은 식당이었다.

 
 

같은 메뉴를 주문해도 옵션을 어떻게 주문하냐에 따라 오늘의 음식이 달라지기에 매번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고민되었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번엔 아빠가 요구르트를 주문하셨고 내가 과일을 주문했다.

 

파인애플이 달 지는 않지만 아삭 맛이 좋았다.

 

시리얼도 여러 종류가 있기에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부드러운 뮤즐리가 아빠는 마음에 드셨는지 오늘도 뮤즐리로 주문을 하셨다.

 

난 바삭한 코코 크런지를 주문했다. 그리고 메인으로는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는데 프렌치토스트를 먹기 전 벌써 내가 불렀다.

 

구름이 낮게 깔린 흐린 날이지만 주변 풍경은 몽환적인 것이 이곳의 시간은 세상과는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직원이 아침 식사를 한 아름 들고 가고 있었다. 들고 가다 쓰러뜨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요즘 발리에서 핫하다는 풀빌라에서 즐기는 플로팅 브렉퍼스트 같았다.

 
 

우리는 빌라에만 있는 것이 답답하기도 해서 항상 식당에 와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 공기는 신선했다. 매연에 찌든 생활에서의 일탈이라 그런지 이런 소소한 행복이 너무 좋았다. 아침부터 무엇을 먹을까. 졸린 눈을 비비며 메뉴를 들여다보았다.

 
 
 

매일 비슷한 아침 식사이지만 어떤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 되었다. 5일이란 시간 동안 매번 거르지 않고 아침을 먹었다. 아침식사가 질릴 수 있는 긴 시간이었으나 매일 먹는 아침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호텔 석식 Dinner

 

이곳 리조트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셔틀버스를 하루에 세 편 정도 밖에 운행하지 않기에 풀빌라에 있으면 저녁식사가 고민이 되었다. 예전에 풀빌라를 이용할 때는 매번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먹을 것을 사 왔었는데 이번에는 호텔 식당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저녁식사는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체크아웃 시 한 번에 지불하면 되었다.

 

첫날 저녁이니 메뉴에서 단품 요리로 신청했다.

 

단품을 주문해도 애피타이저와 식전 빵이 제공되었다.

 
 

너무 빵이 맛있어서 염치없지만 직원에게 리필을 부탁했다.

 

이날은 라이브 공연이 있어서 식사를 하며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애피타이저가 나온 후 한참 뒤에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스프링롤이 나왔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입맛을 돋우기에는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피자와 스파게티가 나왔다. 첫날이라 음식이 어떨지 모르기에 일단 무난한 음식으로 주문을 했다.

 

양이 적을까 봐 걱정이 되었는데 은근 양이 많았다.

 

밝았던 하늘엔 어느덧 어둠이 찾아왔다.

 

주변이 깜깜해지니 주변 풍경이 보이지 않았다. 정글에는 어둠이 빨리 찾아왔다. 식사를 마친 후 결제를 했다. 나중에 지불할 예정이었기에 영수증에 사인만 했다.

 

밖에는 비가 조금씩 내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가 마음도 센티멘털하게 해주었다..

 
 

첫날은 늦장 부리다 늦게 저녁을 먹으러 가서 조금 이른 시간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노르스름해진 하늘은 이제 곧 밤이 찾아올 것이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일찍 왔더니 가장 풍경이 좋은 곳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직원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찍었다. 직원분이 너무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셔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곳에서는 항상 기다려야 했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유를 가져야 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또 먼저 애피타이저가 제공되었다. 따스한 빵을 집어 한 조각 떼내어 버터를 발라 입속에 쏘옥 하이고 넣으니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그리고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내가 생각한 샐러드가 나오지 않았다. 샐러드를 나눠서 먹고 싶었는데 이건 혼자 먹기 알맞은 양이었다.

 

애피타이저를 먹고 샐러드를 먹고 나니 메인 요리가 나왔다.

 

양이 많지는 않지만 애피타이저와 빵, 샐러드를 먹었기에 메인 코스가 부담스럽지 않았다.

 

요리가 나올 때마다 이전 접시는 치우고 새 접시에 음식이 제공되었다.

 
 

메인 음식을 먹을 때가 되니 주변이 어슴푸레 해졌다.

 

어느덧 밖을 보니 정글에는 어둠이 찾아왔다.

 

메인 요리가 나온 기념으로 직원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호텔에서 저녁을 잘 사 먹지 않기에 하나하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아빠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숙소를 옮긴 후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직원에게 숙소 이름을 키를 보여주며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식당을 떠나기 전 영수증에 사인을 했다.

 

매 저녁식사를 호텔에서 먹는 것이 무리 같아서 한 이틀은 시내에서 사 온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해결했다. 우붓에서의 마지막 날은 좀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서 저녁 코스요리를 신청해 두었다.

 
 

발리는 우기라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렸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비가 내렸다.

 
 
 
 

아침에 밥을 먹는데 직원이 오늘은 스페셜 디너 코스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택스 제외 금액이 1인 3만원 정도라 두 명이서 택스 포함 7만 원이면 괜찮은 가격같이 느껴졌다. 직원에게 저녁식사를 예약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후 좋은 자리로 배정을 부탁했다.

 

아침에는 풍경을 바라볼 수 없게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저녁식사시간에는 정글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테이블의 위치가 변경되었다.

 

비가 오기에 투명한 차양이 쳐져 있어 직원에게 비가 안 오는 것 같으니 차양을 접어달라고 부탁했다.

 
 

음료를 추가로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차와 커피를 제공하지만 이런 날에는 와인 한잔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와인과 목테일, 무알코올 칵테일을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니 애피타이저와 식전 빵이 나왔다.

 
 

앞에 차양이 쳐져 있어 답답했지만 언젠가 치워주겠지 생각하며 이 순간을 즐겼다. 이곳은 참 모든 것이 느렸다. 남이 느긋하게 행동하니 우리도 그에 맞춰 느긋해져야 했다. 여기는 발리니까.

 
 

인증숏을 남기고 싶어서 스태프에게 사진을 부탁드렸다. 이곳에서 5일간 있다 보니 매일 보는 직원들이 많았다. 항상 눈인사를 하며 지나가다 보니 이웃같이 느껴졌다.

 
 
 

애피타이저가 나온 후 한참 뒤에 그다음 요리가 나왔다.

 

살짝 겉만 익힌 참치도 부드럽고 야채가 신선했다.

 

차양을 올려치우니 매일 보던 정글의 풍경이 보였다. 반대쪽 정글에 안개가 끼더니 점점 안개가 우리 쪽으로 몰려왔다.

 

한순간에 우리 리조트는 안개에 점령되었고 주변이 몽환적으로 보였다.

 
 
 

안개가 사라지기 전 이 풍경을 남기고 싶어서 식사를 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다음에 나온 음식은 시금치 수프였다. 음식이 나오는 중간 텀이 길어서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점, 어떤 부분이 힘들었는지 등 이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프가 나온 후 코코넛 셔벗이 나왔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셔벗을 먹으니 이전까지 먹은 음식이 시원한 셔벗과 함께 소화되었다.

 
 

메인 요리는 처음에 주문받을 때 선택해서 알려주었다.

 
 

메인이 나왔으니 또 한 번 사진을 찍었다. 닭 가슴살 요리는 부드러웠고 도미 요리는 살이 탱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케이크까지. 대략 두 시간에 걸쳐 저녁을 먹었다. 식사와 식사 사이에 텀이 있어서 성격 급한 한국인에게는 답답하다 느낄 수 있지만 서두름 없이 대접받는 느낌을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 버기카를 타기 위해 프런트로 왔다. 마지막 날이기에 모든 게 아쉽게 느껴졌다.

호텔 수영장 바 및 애프터눈 티 세트

Swimming Pool Bar & Afternoon Tea

 
 

공용 수영장이 너무 이쁘기에 하루는 시간을 내서 공용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공용 수영장의 선베드는 이용하는 투숙객이 거의 없어서 원하는 베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수건은 바 앞에 있어서 가지고 왔다.

 
 

이날 날이 너무 좋았다. 우기라 날이 좋지 않은 날이 많았는데 이날은 살이 타듯이 햇볕도 뜨겁고 더웠다.

 
 
 

수영장에 왔으니 수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수영장 가장자리에 앉아 정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저렇게 포즈를 바꿔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 사진을 찍었다.

 
 

수영장 가장자리에 턱을 괴고 숲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똑같은 풍경이지만 포즈를 달리해서 찍어보기도 하고 사진 설정을 바꾸어 다양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빠와 나 둘만 수영장을 이용하니 이곳도 전용 수영장 같았다.

 
 

공용 수영장이 넓지는 않지만 분위기도 좋고 수영장 깊이도 충분해서 만족스러웠다.

 
 

날이 더우니 수영장 밖으로 나가기가 싫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이 있는데 다른 투어를 갈 필요가 있을까.

수영을 하다 보니 목이 말라서 칵테일을 주문했다. 알코올이 없는 것을 마시고 싶어서 논 알코올을 부탁하니 목테일 항목에서 주문한다면 된다고 했다.

 
 

대강 맛있어 보이는 이름의 목테일 두 잔을 주문했다. 빵 이름을 말히지도 않았는데 직원들이 우리 방 이름을 아나보다. 나중에 사인을 하려고 하니 나에게 '나르마다'가 아니냐고 말을 했다. 다른 직원과 이야기하다 보니 한국인은 2박 3일을 넘게 있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의 경우 거의 일주일 가까이 있다 보니 직원들도 우리가 익숙하고 우리도 직원이 익숙했다.

 
 

호텔 냉장고에 있던 탄산수도 하나 챙겨와서 목이 마를 때 같이 마셨다.

 

약간의 허세 사진. 나도 놀러 왔다, 3년 만에. 이런 느낌의 허세 사진을 찍고 싶어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호텔 하늘 위로 몇 분마다 비행기가 지나갔다. 발리로 오는 비행기들. 수많은 승객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곳으로 오고 있을까.

우붓 시내로 놀러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직원이 나에게 자신이 보내준 사이트에 호텔 후기를 남겨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너무 좋았기에 흔쾌히 부탁을 받아들였다. 후기를 적으면 무료로 애프터눈 티를 제공해 준다고 하니 안 쓸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한국어든 영어든 상관없다고 했으나, 그냥 적는 것 영어가 좋은 것 같아서 영어로 적었다. 문법이 틀리든지 말든지. 내가 아는 단어를 총동원했다.

 
 

애프터눈 티는 다음날 오후에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달라고 했다. 예약한 시간보다 배달 시간이 늦기에 전화를 하니 벌써 출발을 했다고 했다. 순간 내 성급함이 부끄러웠다.

 
 

3단 디저트인데 1층과 3층은 똑같은 음식이었고 2층엔 스프링롤과 닭튀김이 있었다. 오랜만에 먹는 치킨이 너무 맛있었다. 먹으면 살이 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드는 이런 음식이 그리웠다. 나중에 쿠타로 다시 온 후 KFC에 가서 치킨 한 바구니를 구매했다.

 
 

숙소 테라스에서 먹어도 되고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다.

 

아빠는 어느덧 따스한 차의 맛을 아셨는지 이 더운 곳에서 매번 뜨거운 차를 주문하셨다.

메뉴 Menu

 
 
 
 
 
 
 
 
 
 
 

프라나마 와투 쿠룽 홈페이지를 통해 메뉴를 확인할 수 있었다.

5박 6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제 다시 쿠타로 돌아가야 했다. 쿠타로 돌아가는 것이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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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마나 와투 쿠룽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일박에 10만원 정도로 우리 예산에서는 비싼 금액이나 이 리조트에서는 가장 저렴한 방이었다. 그래도 조식 포함 10만원이면 나쁘지 않은 금액이었다. 프라이빗한 수영장과 선베드는 없지만 문만 열고 나가면 바로 공용 수영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프라마나 와투 쿠룽의 경우 대부분 풀빌라이기 때문에 공용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가끔 사진을 찍기 위해 오는 사람이라고 해야할까.

 

쿠타와는 확실히 아침공기가 달랐다. 정글 속이다 보니 공기부터 깨끗한 느낌이 들었다. 우붓 시내도 쿠타 시내만큼 복잡하지만 시내를 조금 벗어나니 조용했다.

 
 

아침을 먹고 숙소 곳곳을 또 구경했다. 와! 사람들이 왜 우붓우붓 하는지 이번에야 알 것 같았다. 전에 왔을 때는 우붓이 지루하고 따분한 곳 이었는데 이번에 왔을 때는 힐링이란 말이 머리 속에 저절로 떠올랐다.

 
 

수영장에 가서 물을 만져보니 차갑다. 아직 수영하기에는 이른 것 같았다.

 

수영장이 넓지는 않지만 깊이가 꽤 되어서 170센치미터가 조금 넘는 내가 서있으면 물이 입근처에서 찰랑거렸다.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도 좋지만 수영장에 앉아서 보는 풍경은 더욱더 좋았다. 매일매일 보고 싶은 풍경이라고 해야할까. 그냥 이 순간이 현실같지 않게 느껴졌다. 통잔의 잔고는 점점 줄어가지만 행복은 그에 반비례해서 커지는 것인지 아무튼 잠깐의 시간이기에 이 모습이 더욱더 행복하게 다가왔다. 일상이 된다면 이 풍경도 지겹지 않을까.

 

아침에 밥을 먹는데 메니저급으로 보이는 직원이 오더니 우리에게 방을 업그레이드 해줄 테니 바꿀 생각이 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 방에 들어와 옮길까 말까 고민을 하다 우선 방을 보고 옮기겠다고 말을 했다. 직원은 우리에게 본동에서 조금 떨어진 아티스트 빌리지라 불리우는 풀빌라 방을 보여주었다. 갈등이 되었다. 일박에 20~30만원 정도 하는 방이기에 옮길 것인가 아니면 그냥 있을 것인가. 풀빌라가 좋기는 한데 본동과 떨어져 있기도 하고 멋진 풍경을 못보게 되는 점이 아쉬웠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엔 전화로 방을 바꾸겠다고 했다. 급하게 짐을 다시 정리했다.

 

캐리어와 다른 짐들은 다른 직원이 옮겨준다고 했다. 프론트에서 버기카를 타고 아티스트 빌리지로 갔다. 걸어가도 얼마 멀지 않은 거리였다. 그런데 중간중간 떠돌이 개들이 돌아다녀서 나 혼자는 무서워서 못돌아다닐 것 같았다.

 
 

전반적으로 이 리조트 자체가 조용한 편인데 이곳은 풀빌라다 보니 더 조용했다. 풀빌라 입구에 직원이 계속해서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사항을 바로 바로 조치해 주었다. 풀빌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

 
 

아티스트 빌리지는 대략 7~8동의 풀빌라로 이루어져 있다. 나갈 때는 자물쇠로 문을 잠그고 나가고 들어오면 나무 걸쇠로 문을 잠그면 되었다.

 
 

전체적으로 방이 어두웠다. 큰 침대 하나가 방 가운데 있고 나머지 공간은 여유로웠다. 다만 조명을 켜도 방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이점이 꽤 불편했다. 그리고 이곳 티비는 선명하게 잘나왔는데 와이파이가 잘 안되서 방을 옮기 후 몇 시간 동안 계속 직원과 전화 통화를 했어야 했다. 아무튼 이곳도 먼저 있던 곳도 쉽게 쉽게 넘어가는 것이 없었다.

 

화장실은 외부에 있는데 오픈된 공간이라 조금 민망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밤에 화장실 갈 때는 무섭기도 했다.

 

가운과 금고, 드라이기, 라운더리 바구니도 화장실이 있는 외부에 있었다.

 

이곳에도 물은 총 4병이 제공되었는데, 항상 화장실에 2병이 있었다. 다른 블로거의 글을 보니 발리 자체가 물이 좋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에 있는 물로는 이를 닦을 때 사용하는 물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냥 목마를 때 마다 그냥 벌컥벌컥 마셨는데 물에 민감하신 분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물로 이를 닦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붙어 있고 샤워실 옆에는 돌로 만들어진 욕조가 있었다. 그리고 작은 수영장이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 것일까 선베드의 매트가 세워져 있었다. 제일 먼저 선베드의 매트를 선배드에 끼웠다.

 

로열 파타 마하의 경우는 수영장 앞이 뚫려 있어서 답답한 느낌이 없는데 이곳은 사방이 벽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답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은 궁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풀빌라다 보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가 없는 점이 너무 좋았다. 담장 넘어로 가끔 옆 방이 보이기는 했지만 사생활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점이 좋았다. 전에 있던 방은 침대가 어느정도 딱딱해서 목도 안아프고 잠자리가 편했는데 이 곳의 침대는 토퍼가 라텍스인지 누우면 쑤욱 아래로 꺼져서 불편했다. 목디스크가 있기에 침대 매트가 어느정도 딱딱한 것을 선호하는데 이곳 침대는 너무 부드러워서 이곳에서 4박을 하면서 잠을 편하게 못잔 것이 아쉬웠다. 오히려 선베드의 매트가 나한테는 더 잘맞았다.

 

풀빌라에 왔으니 수영장부터 들어가 봐야 하지 않을까.

 

이곳도 물이 차가웠다. 살짝 발만 넣어 보았는데 물이 너무 차가워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졌다.

 
 

물이 차갑기는 하지만 물 속에 들어가서 놀면 금새 차가움을 잊을 수 있었다.

 
 

수영장이 크지 않다 보니 잠시 더위를 식히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선베드가 아닐까.

 
 

선베드에 누우면 담장 넘어로 보이는 것은 하늘 밖에 없었다. 선베드에 누워서 지나가는 구름도 보고 지나가는 비행기도 보고 심심하면 책도 보다 잠도 자다 많은 시간을 이 선베드에서 보냈다.

이번 여행을 가면서 비포 선라이즈라는 영화책의 스크립트를 가지고 갔다. 처음 읽는 책은 아닌데 매번 읽을 때 마다 느껴지는 것이 달랐다. 20대 때의 이 책은 참 지루하고 방구석에 던져 버리고 싶었다. 30대 때는 아주 조금 두 주인공의 감정이 이해되는 것 같았다. 이번에 책을 읽을 땐 마음 한 구석이 벌렁거리고 요동쳤다.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줄을 잘 안 긋는 편인데 이번에는 읽으면 마음가는 곳에 빨간줄을 쫙쫙 그었다.

 
 

집에서 가져온 튜브가 없었으면 풀빌라에서의 수영이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 튜브에 몸을 맏기고 넷플릭스를 보거나 노래를 들었다. 이렇게 한량처럼 시간을 보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8자 튜브는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도넛 튜브는 저번에 해수욕장에 놀러갔다 주은 것인데 이 튜브는 동해바다에서 발리까지 오게 되었다.

 

팔에는 팔자 튜브를 다리에는 도넛 튜브를 끼고 누워있으면 물의 흐름에 따라 내 몸도 이리 저리 흘러 다녔다.

 

저녁 6시쯤 되면 직원이 와서 모기향을 문앞에 놓고 갔다. 대신 모기향 받침대가 없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위험해 보였다. 건물 전체가 나무인데 모래받침 같은 것이 없으니 왠지 불안해 보였다.

 
 

우리는 아티스트 빌리지 첫 집이라 약간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것이 신경쓰였다. 방은 번호 대신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나르마다였다. 조식을 먹거나 석식을 먹을 때마다 방이름을 말하다 보니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숙소 이름이 입에 붙었다.

 

아티스트 빌리지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도 열대식물들이 심어져 있어서 삭막한 느낌이 없었다.

 

안쪽 방이 더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다. 우리야 업그레이드해서 왔으니 딱히 불만이 없는데 내가 돈을 내고 예약했으면 조금 더 조용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안쪽으로 배정해 달라고 할 것 같았다.

 

정글 속에 버려진 왕궁인 앙코르와트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연 모든 방이 다 꽉찼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곳에서 4일간 생활하면서 우리 숙소 앞에 사는 호주에서 온 할머니 빼고는 거의 사람을 못봤기 때문이다.

 
 
 

아티스트 빌리지가 크지 않은 편이라 내부를 구경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진짜 사람에게 지친 사람들에게 딱 맞는 휴양시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금새 하루가 지나갔다.

 

새벽에 바투르 화산 일출투어를 가기 위해 새벽에 일어났다. 밤새 비가 내렸나 공기가 눅눅했다.

 

픽업기사를 기다리기 위해 아티스트 빌리지 로비에 나왔는데 직원도 호텔 본동으로 옮겨 갔는지 아무도 없었다. 너무 적막하면서 무섭기도 했다. 길가에서는 개 울음소리가 들렸다.

 
 

픽업 기사가 왔는지 확인하거 펜스를 밀고 밖에 나갔는데 떠돌이 개의 짓는 소리 때문에 무서워서 바로 펜스를 다시 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튼 밤거리는 떠돌이 개들로 무서웠다.

 
 

풀빌라가 좋기는 하지만 답답한 느낌이 있어서 아침에 밥먹으로 오는 길이 너무 좋았다. 특히 탁 트인 공영수영장의 풍경은 매일 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공영 수영장 옆으로 개인 수영장이 없는 방들이 4~5개 있었다. 아마 이 방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공영수영장을 이용하고 대부분은 풀빌라에서 지내기 때문에 수영장에 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우리가 처음 배정 받은 방은 너무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라 불편하고 개인 공간이 없었는데 이곳은 작은 공간이지만 개인 공간이 있었다.

 

매일 직원이 피워놓은 향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버기카를 타고 갈까 하다 날이 좋기에 소화도 시킬 겸 호텔 본동에서 아티스트 빌리지까지 걸어서 갔다.

 
 

호텔과 마을 사이 논이 이었다. 농부는 어디 갔는지 농사 장비만 논두렁에 두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길가의 야자수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어슬렁어슬렁 지나다니는 큰 개만 없으면 참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종종 동네 주민들이 지나가면 개들도 눈치를 살살 보면서 사람을 피해서 걸어 갔다.

 

그냥 동네인데 느낌이 좋았다. 여행객의 입장에서 바라봐서 일까.

 

풍경만 다르지 우리나라의 시골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사시사철 꽃과 풀을 볼 수 있는 곳. 그러다 보니 항상 밝고 화사하게 느껴졌다.

 

아티스트 빌리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자동 점등 전구가 눈에 들어왔다.

 

메인 거리를 걷다 골목으로 꺾어서 조금 더 걸어 들어가야 했다.

 
 

우리 앞에 가는 길거리 강아지 때문에 내몸은 또 다시 굳어졌다.

 
 

밤에는 인기척이 없어서 무섭게 느껴지는 풀빌라이지만 낮에는 직원들이 많아서 그래도 덜 무섭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뭇잎을 들추면 달팽이가 보였다. 달팽이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1월의 발리는 우기이기에 갑자기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 수영장에서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ASMR을 듣는 것 같았다. 빗방을은 거세게 수영장으로 떨어졌다. 춥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수영을 하고 나면 추웠다. 추울 땐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아 목욕을 했다. 집에서 가져간 입욕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소금이나 거품이 잘 나는 입욕제를 이용했다.

 

언젠가 화장실을 갔다 오는데 발에 뭐가 묻어서 뭐지라고 생각하고 발을 닦았는데 어느날은 뭔가 우지직하는 소리가 발바닥에서 났다. 발바닥을 바닥에서 때니 손가락만한 벌레가 뭉게져 있었다. 직원에게 벌레가 있다고 전화를 하니 아주 쿨하게 바닥만 닦고 갔다.

 

이곳에서 5일 있으면서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곳이 이 풍경이었다.

 
 

매일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데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우리의 SNS를 보는 사람은 아마 지겨웠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호텔 본동에서 자전거도 빌릴 수 있나 보다. 자전거를 타고 아티스트 빌리지까지 가려다 이날도 걸어서 갔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인데 걸어서 가는 투숙객은 없는 것 같았다.

 

풀빌라에 있다보니 걸을 일이 없었다. 짧은 거리이지만 이렇게 걷는 것이 좋았다.

 
 

걸으며 동네 주민과 눈인사를 하기도 했다.

 

날이 덥다 보니 개들도 아무 곳이나 누워있었다. 실수로 자는 개를 밟을까 걱정이 되었다.

 

공용 수영장에서 한참을 놀고 오니 방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가끔 직원이 샴푸, 린스, 바디 워시 등을 잊고 안주고 가는 경우가 있어서 항상 숙소에 들어온 후 확인을 해야 했다. 풀빌라고 업그레이드 되는 바람에 우리의 여행이 갑자기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서 좋으면서 이런 요행을 또 바라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다음에 내돈 내고 당당하게 숙박을 해야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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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rqcYcHqwi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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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타에서 5일을 보낸 후 우붓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5일 뒤에 다시 쿠타로 다시 올 예정이었지만 쿠타를 떠나려니 아쉬웠다. 몇 년 전 우붓을 가본 후 우붓에 대해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발리를 가도 우붓을 의도적으로 제외하기도 했다. 이번엔 마음속에 어떤 바람이 불었는지. 쉬고 싶었나 보다 우붓에서 한가로이 쉬고 싶었다.

 

클룩에서 사전에 픽업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다. 우붓 숙소의 체크인이 2~3시이기 때문에 픽업을 12시로 정했다. 쿠타에서 우붓까지는 대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교통사정에 따라 더 걸릴 수도 있다. 클룩에서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편하게 쿠타에서 우붓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공항 로터리를 지나 큰 도로를 타고 우붓 쪽으로 향했다. 역시 발리의 교통체증은 항상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심하게 막혔다. 기사 아저씨는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를 피해서 샛길로 차를 몰았는데 구불구불한 길을 가다 보니 멀미가 났다. 다행히 속이 울렁거리기 전 숙소인 프라마나 리조트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마친 후 배정받은 방으로 갔다. 짐은 체크인 카운터에 두면 직원이 가져다주었고, 우리는 다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갔다.

 
 

우리 방 앞에는 공용 수영장이 있었다. 나름 우붓에 오면 프라이빗 한 느낌의 숙소에서 선베드에 누워서 쉬고 싶었는데 우리 방에는 따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아고다를 통해서 예약할 때 분명 방 앞에 선베드가 보여서 예약했는데 우리 방은 너무 오픈된 공간이었다. 다행히 방문을 열고 나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에 이점은 마음에 들었다.

 
 

배정받은 방은 904호로 개별적인 공간은 따로 없었다. 문 입구에는 옷을 말릴 수 있는 행거와 우산이 놓여 있었다.

 
 

방은 원룸 형식으로 욕실과 침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서 내부는 습하지 않았다.

 
 

침실은 킹인지 퀸 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둘이 쓰기에 충분히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대신 방이 공용 수영장 앞에 있기에 창문의 커튼을 열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냉장고 안의 음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대신 추가로 주문할 경우 추가 요금이 붙는다고 했다.

 
 

그리고 웰컴푸룻이 놓여 있었다. 과일의 경우 하루에 한 번인지 이틀에 한 번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직원이 하루에 한 번 무료로 제공된다고 했다. 우붓 하면 마사지가 아닐까. 마사지 요금이 우붓 시내에 비해 많이 비쌌지만 호텔 마사지를 경험하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 생각되었다.

 
 

욕조는 침실 옆에 있어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반신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대신 욕실이 방안에 있다 보니 목욕을 할 때 실내가 눅눅해지는 점이 좋지 않았다.

 

제공되는 목욕용품은 다회용이었다. 샴푸, 컨디셔너, 보디워시의 향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반신욕 때 사용할 소금과 바스 용품의 질도 꽤 좋았다. 특히 향이 강하지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치약, 칫솔 등 다른 어미니티는 일회용으로 제공되었다. 매일 제공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칫솔 부자가 되었다. 물은 TV가 있는 쪽에 2병, 욕실에 2병이 제공되었다.

 
 

옷장 안에는 개인 금고와 목욕가운, 드라이어가 있었다. 그리고 신발은 다회용으로 제공되었다.

 
 

침대 위에는 꽃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침대 쿠션도 정말 말랑하지 않고 하드한 느낌이 있어서 목과 허리가 불편한 나 같은 척추질환 환자가 이용하기 편했다.

 

숙소를 돌아보고 있으니 다른 직원이 캐리어와 웰컴 드링크를 갔다 주었다.

 

체크인할 때 우붓 시내까지 가는 셔틀버스의 시간과 와이파이 연결 번호 등을 받았다.

 

그리고 호텔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안내서도 받았다. 하이킹 프로그램도 마음에 들었고 특히 요가 프로그램은 인기라고 들었다.

 

숙소 짐 정리를 하고 객실 밖으로 나왔다. 객실 밖으로 나오니 바로 공용 수영장이 나왔다.

 

발리풍의 장식과 정원의 꽃과 나무가 마음을 편하게 했다.

 
 
 
 

호텔 어디를 가든 꽃이 활짝 피어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호텔 맞은편에는 처음 발리에 왔을 때 지냈던 로열 파타마하 호텔이 있었다. 독채로 된 객실에 수영장까지 가격은 비싸지만 가장 프라이빗한 곳에서 좋은 풍경을 보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호텔이었다.

 

예전에 묵었던 숙소가 앞에 보이니 감회가 새로웠다.

 
 
 

절벽 위에 놓인 호텔이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머리가 핑 돌 정도로 아찔했다. 전망대 가운데는 유리로 되어 있어서 정글 위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었다.

 
 

호텔 아래에는 강이 흐르는데 강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호텔이 오래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직원들이 계속해서 정원 손질도 하고 청소를 하는 등 관리가 꽤 잘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빠는 호텔 곳곳에 핀 꽃을 보면서 너무 즐거워하셨다.

 

여러 가지 꽃이 피어있기에 꽃 사진을 찍는 것이 즐거웠다.

 
 

호텔 본동과 체크인 카운터 사이에 풀빌라 동이 위치해 있었다. 호텔 체크인 카운터 근처에 심술궂게 서있는 조형물이 꼭 나를 닮은 것 같아 보였다.

 

매일매일 보는 똑같은 풍경이지만 이곳에서 5일 동안 있으며 지루한 날이 없었다.

 
 
 
 

특히 공용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도시 생활로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수영장이 크지는 않지만 물이 꽤 깊고 차가웠다. 공용 수영장에는 큰 선베드가 두 개 놓여 있었다. 선배드 뒤로는 바가 있어서 직원에게 재떨이며 음료 등 필요한 것을 바로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래프팅을 한번 해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거친 물살이 무서워 위에서 내려다보며 구경만 했다.

 
 

최신식 시설이 아니지만 정감 어린 면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대신 이곳에 엘리베이터 같은 편의 시설이 없기 때문에 신체가 불편하면 호텔을 이용하기 조금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904호는 개인 공간이 없는 점이 불편했지만 바로 식당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은 편했다.

 

빌라 동의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었다.

 

하루 숙박비가 비싼 곳이다 보니 처음엔 풀빌라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방으로 예약을 했는데 빌라동을 보니 조금 더 돈을 썼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디언 추장의 머리 장식품같이 생긴 식물이 신기했다.

 
 
 

우붓이 정글이지만 이곳은 잘 가꿔진 정글을 여행하는 것 같았다.

 
 

낮에 봐도 아름답고 밤에는 조명을 받아서 더욱더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곳에서 5일만 있자니 너무 아쉽게만 느껴졌다. 한 달쯤 머물면서 힐링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호텔의 상징은 보라색인가 보다. 푸른색의 자연과 색이 잘 어울렸다.

 
 
 

빌라동 각 방으로 들어가는 길은 꽃과 열대식물들로 가득했다.

 
 

내가 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식물들은 아빠 눈에는 다 다르게 보이시나 보다.

 

벽을 타고 자라는 식물은 콘크리트 건물과 조화를 이루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았다. 특히 호텔 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항상 우리를 보면 먼저 인사를 건네주었다.

 
 

체크인 카운터는 오픈된 공간으로 이곳에서 우붓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기도 하고 아티스트 빌리지로 가는 카트를 기다렸다.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으로 호텔 입구엔 경비실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둘째 날 룸이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자주 이용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공용 수영장은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풀빌라에서 투숙하는 고객이 많아서 공용 수영장은 텅 비어있을 때가 많았다.

 
 

풀빌라의 경우 재떨이가 각 객실마다 준비되어 있지만 우리 방은 개인 개인 공간이 없기 때문에 바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재떨이를 부탁하니 가져다주었다.

 

아빠는 객실에서 쉬신다고 하여 혼자 수영장에서 놀았다. 물속에 들어가니 물이 생각보다 차가웠다. 5분 정도 놀았는데 춥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래 수영을 하지 못했다.

 
 
 
 

수영장에서 나와 선베드에 누웠다. 비치타월을 온몸에 두르고 있으니 그나마 살만했다. 쿠타에 비해 우붓이 더 싸늘했다. 특히 구름이 짙게 깔려 있으니 온도에 비해 더 으슬으슬하게 느껴졌다.

 
 
 
 
 
 
 
 
 

호텔 본동은 크지는 않지만 호텔 수영장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 멋져서 밖을 나갈 때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일만 있다 가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 뿐이었다. 가장 저렴한 방으로 예약했지만 문만 열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기에 가격은 중요한 것 같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배정받은 904호 TV가 선명하게 나오지 않아서 다음날 방을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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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에서 나흘을 보냈지만 이번 여행의 메인은 발리였다.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전 마지막으로 다녀온 곳이 발리였기에 발리가는 티켓을 구매하는 것부터 설레었다. 

 

발리공항 국내선에서 사전에 클룩으로 픽업을 신청해 두었는데 픽업 기사와의 의사소통 오류로 공항에서 한동안 헤맨 후 숙소인 애스턴 쿠타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공항 청사를 조금만 벗어나면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불편했다. 왜 유심을 구매하지 않았는지. 그래서 숙소에 도착한 후 SK에서 해외여행객에게 판매하고 있는 로밍 서비스에 가입했다. 한 달 4기가 사용, 데이터 소진 후 속도가 느려지지만 그래도 기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편해 보였다. 대신 유심에 비해 가격이 비쌌지만 편의성 면에서 좋아 보여서 조금 고민하다 가입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었다. 배도 고프고 쿠타의 야경이 궁금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리포 쇼핑몰로 갔다. 확실히 팬데믹 이후라 예전만큼의 북적임은 없었다. 우리와 같이 해외여행에 갈증을 느낀 사람들이 여행을 온 것 같았다. 리포몰 앞에서 라이브 공연이 진행 중이었다. 아무 테이블에나 앉은 후 맥주와 피시 앤드 칩스를 주문했다. 

 

피시 앤드 칩스의 맛은 그냥저냥 보통의 맛이었으나, 분위기가 모든 것을 커버해 주었다.

 

편하게 앉아 맥주를 한 모금씩 마셨다. 그래 이 맛이지.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은 반의반으로 줄었지만 발리의 밤은 여전히 뜨겁고 아름다웠다.

 
 

맥주 한 병을 채 못 먹었는데 기분이 알딸딸했다. 발리에서는 그랩보다는 블루버드로 택시를 잡는 게 더 좋다는 글을 많이 보았다. 그랩은 지정된 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나. 리포 몰 옆쪽에 그랩 탑승 장소가 있었다.

 
 

애스턴 쿠타 호텔은 예전에 비해 가격이 반 이상 저렴해졌다. 대신 서비스도 약간 다운그레이드 된 것 같았다. 그리고 2020년 이전에는 일본인이나 호주 쪽 사람들이 지내는 숙소였는데 지금은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저렴한 가격에 지내기에 나쁘지 않았다. 방에서 무선 인터넷이 너무 느려 로비로 나와서 핸드폰을 해야 하는 것은 불편했다.

 
 
 
 

애스턴 쿠타의 룸서비스, 채널 정보 등은 방에 있는 팸플릿의 큐얼 코드로 알아볼 수 있었다. 디너 바비큐가 괜찮다는 말을 들었기에 지내는 동안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같이 목 디스크가 있거나 베개에 민감하신 분은 따로 베개를 요청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다행히 이번 숙소의 베개는 나랑 잘 맞아서 따로 베개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항상 기대 가득한 것은 조식이 아닐까. 부푼 마음을 가지고 조식당으로 갔다. 오픈 레스토랑이라 덥고 습했다.

 
 

자카르타에서 먹었던 풀맨호텔의 조식이 그리웠다. 내가 1박에 5만 원인 호텔에 너무 큰 기대를 가졌던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 기간 동안 서비스가 엉망이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예전에 왔던 애스턴 쿠타 호텔 같다는 인상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

 

많은 부분의 음식이 비워져 있는데 바로바로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숙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코로나 기간 동안 숙소가 많이 낡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피트니스센터는 옥상에 있었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게으름을 피우다 결국엔 피트니스센터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숙소가 노후화되고 조식이 부실하긴 했지만 나의 만족도를 최대로 높여준 것은 큰 수영장이었다.

 

이용하는 투숙객이 많지 않아 전용 수영장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길이가 얼마나 될까. 눈대중으로 대략 25미터 정도 될 것 같았다. 물안경을 챙겨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코로나 기간 동안 수영을 다니지 않았기에 3년 동안 방안 어딘가 두었는데 한국을 떠나는 날까지 찾지 못한 채로 비행기에 올랐다.

 

방들이 수영장을 빙 둘러서 있기 때문에 조금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구조이지만 물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면 황홀감에 빠지곤 했다.

 

예전에는 풀 바에 앉아 맥주나 칵테일 등을 마셨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운영을 하지 않았다.

 

포스트 코로나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이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진 것이 은근 아쉬웠다.

 
 

이곳에 지내면서 투어가 없는 날은 대부분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물 깊이도 성인이 놀기 적당했다. 아이들이 놀기에는 조금 깊을 수 있을 것 같다. 뜨거운 태양볕 아래이지만 얼마나 그리워했던 뜨거움이었던가.

 

수영장 옆에 핀 꽃도 이뻐 보였다.

 
 

한국은 연일 한파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었다. 집에 수도가 얼었을지 보일러가 터지진 않았을지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이곳에 있는 동안은 집안일은, 한국에서의 일은 잊고 오늘만 충실하게 보내고 싶었다.

 

햇빛은 살을 태울만큼 뜨거웠지만 물속에 있는 시간만큼은 행복했다.

 
 

저번에 제주도에 갔을 땐 구멍이 나서 바람이 솔솔 새어 나오는 튜브를 가지고 왔었는데 이번에는 새로 산 튜브를 가지고 왔다. 튜브에 몸을 싣고 둥둥 떠다니며 멍하니 하늘을 보기도 하고 방수팩에 핸드폰을 넣어 넷플릭스를 시청하기도 했다.

 

개헤엄 밖에 못하시는 아빠에게는 튜브가 생명줄이 되어 주었다.

 

수영장에 목을 축이로 온 새가 반가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영장 운영시간이 짧다는 것이었다. 발리는 대부분 투어를 하기에 오전, 오후 숙소에 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수영장을 저녁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었다.

 

선베드가 많지는 않지만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제주 신라호텔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썬 베드 사용은 그림의 떡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았다.

 

모든 게 회색인 곳을 벗어나 채도가 높은 열대지방으로 오니 내 기분도 환해지는 것 같았다.

 

1월의 발리는 우기이기 때문에 날이 좋다가도 구름이 잔뜩 끼는 날이 많았다.

 

구름이 잔뜩 낀 날이면 수영하기에는 추웠다. 예전과 날씨가 변한 것 같다. 나중에 우붓에서 호텔 직원과 이야기하는데 발리의 날씨가 몇 년 사이 많이 변했다는 말을 들었다.

 

날이 흐리면 수영하기 날이 쌀쌀하지만 그래도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어디 가나 이쁜 꽃이 가득했다.

 

우붓을 떠나기 전날 숙소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우리 숙소는 1층이라 위로 올라올 일이 없었다.

 

1층은 풀 액세스 룸이라 수영장 이용은 편했지만 하루 종일 커튼을 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방이 항상 어두웠다.

 
 

다음에 온다면 풀 액세스 룸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층은 편하긴 하지만 답답한 면이 있기에 이렇게 위층으로 올라오니 기분마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꼭 한번 옥상 바비큐를 먹고 싶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내렸다.

 

옥상에 올라오니 저 멀리 바다가 보였다.

 

노을이 졌으면 얼마나 하늘이 아름다웠을지 상상해 보았다.

 

조명에 불이 들어오면 더 멋지지 않을까.

 
 

옥상 레스토랑을 지나서 헬스장에 갈 수 있었는데 가는 길이 조금 미로 같았다.

 

문을 지나면 또 다른 옥상이 나왔다. 처음 오면 당황할 수 있을 것 같다.

 

옥상에도 다양한 열대식물들이 화분에 심어져있었다.

 
 

내 눈에는 그저 식물일 뿐이지만 아빠 눈에는 식물 하나하나가 작품으로 느껴지시는 것 같았다.

 
 

또 다른 문을 지나니 헬스장이 나왔다. 한번 와보면 쉽게 찾아오는데 처음 오는 사람들은 한참을 헤맬 것 같다.

 

시설은 좋지 않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뷰는 최고였다.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한 번쯤 와볼 걸이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쿠타를 떠나 우붓으로 갈 생각을 하니 떨리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느껴졌다.

 
 

헬스장 앞에 바로 엘리베이터가 있기 때문에 한번 가는 길을 익혀두면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로비로 가는 길에서 예전 추억이 떠올랐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레지던스 객실이 있다. 가끔 아고다 등 호텔 사이트에 애스턴 쿠타 레지던스가 뜨는데 레지던스 룸은 호텔 안쪽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렇게 5박 6일간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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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입국심사 후 픽업 기사를 만나 자카르타 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풀맨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호텔에 도착했다. 한국과의 시차는 2시간 났다. 인도네시아에는 3개의 시간대가 있다고 한다. 자카르타는 한국보다 2시간 느리고 발리는 1시간 느렸다. 오후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숙소에 들어왔다.

 
 

자카르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다는 것 하나만 보고 이곳으로 숙소를 예약했다. 다음날 보니 자카르타의 강남, 광화문에 숙소를 잡았던 것이다. 숙소가 크지 않고 작아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일본계 숙소라 알고 있었는데 중국풍이 강해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부분의 동남아 숙소들이 시내에 있어도 방이 꽤 컸던 것 같은데 이곳은 일본 비즈니스호텔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숙소 크기는 작지만 작게나마 욕조 겸 샤워실이 있었다.

 

옷장 안에는 가운과 옷걸이, 금고가 비치되어 있었다.

 

물 2병과 차, 커피, 커피포트가 있었다. 젤 좋았던 것은 유료 음료가 없는 냉장고였다. 유료 음료가 있으면 냉장고를 편하게 사용하기 힘든데 이렇게 비워진 냉장고가 마음에 들었다.

 
 

책상에는 호텔 관련 정보가 있는 팸플릿과 방역용품(손소독제), 내선전화, 필기도구가 있었다.

 

룸서비스는 뭐가 있는지 대충 훑어보았다. 생각보다 물가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물 밖에 없기에 편의점에 가서 간단한 먹을거리와 음료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밖에 나오니 역시 동남아라는 생각이 훅 들 만큼 공기가 습하고 더웠다. 컨시지어 직원에게 가까운 편의점을 물어보니 편의점을 모른다. 대신 지금 이 시간에 운영되는 마트에 가고 싶으면 택시로 10분이나 걸린다고 했다. 구글 지도로 주변을 검색해 보니 마땅히 편의점이나 마트가 나오지 않았고, 운영 중인 곳도 없었다. 뭐 이런 동네도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주변 건물이 화려했다. 내가 너무 자카르타를 얕잡아 본 것일까. 이렇게 초고층 빌딩이 즐비해 있을 것이라 생각을 못 했다.

 

배가 출출하고 목이 타기는 했지만 대강 물배를 채운 후 잠자리에 들었다. 배가 고파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조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1층에 위치해 있는데 이용하는 투숙객이 많아서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은 후 잠시 로비에서 대기를 했다.

 

자리를 안내받고 커피를 주문했다.

 
 

먹을게 너무 많다. 양식, 일식, 중식, 인도네시아식, 디저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각 코너마다 사용하는 접시의 모양이 달랐다.

 

각 자리에 음식 코너를 알려주는 안내도가 있었다. 3박 4일간 이곳에 투숙했는데 메인 요리는 매일 조금씩 바뀌는 것 같고 나머지는 거의 비슷하게 제공되었다.

 
 

오랜만에 온 해외여행이라 그런지 모든 게 어색했다. 예전에 익숙했던 것들이 전부 낯설게 느껴졌다.

 
 

코너별로 먹을게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먹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음료도 여러 종류가 있고 그중 자주 마신 것이 디톡스 음료였다. 건더기가 있어서 잘 따라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시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동남아에 오면 누구나 기대하는 것이 열대과일이 아닐까. 다양한 열대과일들을 보고 있으니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디저트 코너도 빠트릴 수 없지 않은가. 배가 부르지만 조금씩 다 먹어 보기 위해 노력했다.

배가 불러도 디저트는 빼놓을 수 없기에 마지막까지 진짜 열심히 먹었다. 

 
 

낮에 본 밖의 풍경은 밤과는 또 느낌이 달랐다. 왜 인도네시아의 수도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 관광지로서 저평가 받는지 모르겠다. 방콕, 쿠알라룸푸르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숙소의 외관은 밋밋했다. 뒤로는 수영장이 보였다. 이번 숙소를 정하면서 시내에 위치하면서도 수영장이 조금 큰 곳으로 숙박을 하고 싶었다.

 

아빠가 아침을 드시고 다시 낮잠을 주무시는 동안 오랜만에 호텔 헬스장으로 갔다. 헬스장과 수영장은 2층에 위치해 있었고 출입구도 같았다.

 

헬스장에 들어서니 입이 떡 벌어졌다. 무릎 수술 후 얼마 만에 러닝머신 위를 걷는 것일까.

 
 

워밍업으로 러닝머신에서 걷고 자전거를 탔다. 에어컨을 풀로 틀고 있지만 운동을 하니 땀이 비 오듯이 떨어졌다. 마스크를 벗을까 말까 고민하다 과감히 벗고 운동을 했다. 전반적으로 서양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고 아시아인들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호텔 직원이나 상점 직원들은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낮에 자카르타 시내를 돌아본 후 숙소로 돌아왔다. 낮이나 밤이나 주변은 너무나 화려했다.

 

피로가 누적돼서 인지 전날 저녁에 수영장을 가기로 했는데 못 가고 잠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전날보다 조금 일찍 밥을 먹기 위해 나왔더니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전날에 비해 눈에 들어오는 음식들도 많았고 손이 가는 음식들도 많아졌다.

 
 
 

여러 가지 코너를 돌며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 에어컨 아래에서 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쾌적하고 좋은 일인지는 발리에 가서 느낄 수 있었다. 대신 막힌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역시 난 오늘도 아침식사 후 헬스장으로 갔다. 넷플릭스로 한국에서 못 본 드라마를 몰아보았다. 

 

이날 저녁엔 수영장으로 향했다. 자카르타에서 설날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중국풍의 향이 많이 나서 아쉽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설을 느낄 수 있었다.

 
 

사자탈을 쓴 사람들의 공연을 2층에서 내려다보았다.

 
 

수영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헬스장을 지나야 했다. 아빠가 사진을 찌기 위해 다리운동을 하고 있으니 직원분이 오셔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다. 민망해서 그 자리를 후드득 나올 수밖에 없었다.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수영장이 넓어서 좋고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아서 더 행복했다.

 
 
 

수영장은 오후 9시까지 밖에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낮 동안 뜨거웠던 열기는 어느 정도 식기는 했지만 그래도 덥다. 

 
 

수영장에 우리밖에 없어서 전용 수영장같이 느껴졌다.

 

간간이 다른 투숙객이 왔다 갔다 하기는 했지만 투숙객 수에 비해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 편이었다.

 
 

또 다른 날의 아침. 이날은 뷔페 한쪽 코너에서 김치를 찾을 수 있었다. 왠지 모를 자부심감 뿌듯함이 느껴졌다.

 
 
 

거의 비슷한 메뉴가 제공되지만 메뉴가 조금씩 바뀌니 전날 음식과 비교하며 아침을 먹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 것이 항상 부담스러웠는데 이렇게 마음 편하게 조식을 즐기는 것도 오랜만이다. 우리도 점점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했지만 규제가 없으니 마음은 편한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오늘은 어떤 과일이 나왔을까.

 

1월의 인도네시아는 우기라 그런지 맑았다가도 갑자기 하늘에 짙은 구름이 드리워졌다.

 

저녁만 되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낮에는 수영장에 있는바에 직원이 상주해 있는데 저녁시간에는 전화로 음식 및 음료를 주문할 수 있었다.

 

프렌치프라이와 맥주를 주문한 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린이용 풀은 깊이가 무릎까지 밖에 오지 않았다.

 
 
 

조명을 받은 수영장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주문한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음식이 오지 않기에 불안했다. 내가 주문을 잘못한 것일까.

 

물에서 놀다 보니 주문한 맥주와 감자튀김이 나왔다. 우리는 디포짓(보증금)을 해놓지 않았기에 현장에서 카드 결제를 해야 했다.

 

맥주는 2+1으로 3병, 그리고 감자튀김은 푸짐했다.

 

아! 그리웠다. 이 느낌.

 

저녁 식사 겸 간식으로 감자튀김과 맥주를 먹으니 기분도 업되고 체력도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았다.

 
 

이날이 자카르타에서의 마지막 날이기에 한잔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수영장에서 분위기 있게 한잔해서 기분이 좋았다. 

 

발리로 향하는 날. 자카르타를 떠나는 날은 좀 더 서둘러 일찍 일어났다.

 
 

전날보다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4일째라 그런지 약간 음식이 질렸다. 그런데 발리에 가서 이 음식들이 얼마나 그리워졌는지.

 
 

이날 아침을 더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자카르타에서 4일을 보낸 후 우리는 바틱 에어를 이용해 발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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