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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오랜만이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내 모든 여행 신경이 죽은 것 같았다. 아마 예전과 같이 여행 신경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이젠 내 통장의 잔고가 바닥을 보이니 예전처럼 다시 여행을 많이 하고 자유롭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다시 여행 신경을 조금씩 살려 봐야겠다. 다시 찾은 하노이 여행이라 숙소 고민이 많았다. 좋은 숙소의 경우 서호 주변이 많았으나 호안끼엠에 오려면 매번 택시를 타야 했다. 그래서 호안끼엠 주변 숙소로 알아보니 마음에 차는 숙소가 보이지 않았다. 평소에 가던 호텔을 갈까 고민을 하다 이번에는 오페라 하우스 근처로 숙소를 정했다. 처음 가본 숙소이고 처음 가본 위치라 모든 게 생소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훌쩍 넘었다. 클룩 픽업 기사가 숙소의 위치를 정확하게 몰라서 호텔 주변을 두 번 돌고서야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밤중이었지만 리셉션은 운영 중이라 빠르게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일초라도 빨리 방에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주니어 스위트룸으로 침실과 응접실이 분리된 방이었다.

 

일단 방에 들어오니 덥고 습해서 에어컨부터 작동시켰다. 그리고 방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분명히 아고다에서 예약할 때는 욕조가 있다고 했는데 샤워실만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이럴 거면 그냥 평소에 가던 저렴한 숙소로 가는 건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3박 4일에 거의 50만 원을 넘게 주었는데, 욕조가 있다는 문구를 보고 비싸도 이곳으로 예약을 했는데 욕조가 없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우면서 짜증이 몰려 올라왔다. 이 밤중에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없으니 속은 셈 치고 지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응접실에는 판매용 미니바가 있고 작은 냉장고가 있었다.

 

우리방은 약간 자투리 공간을 이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방으로 우리 방 앞은 테라스가 있는데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테라스가 없었다. 욕조도 없고 테라스도 없고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짜증이 폭발해 버렸다.

 

일단 짜증이 났지만 어쩔 도리가 없으니 잠을 잤다. 베개의 높이가 나랑 맞지 않아서 나는 수건은 쌓아두고 자야 했다. 목 디스크가 있으니 매번 여행 갈 때마다 베개가 문제였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비가 오고 있었다. 기분도 울적한데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밤에 볼 때 보다 아침에 보니 호텔 규모도 꽤 크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엘리베이터 앞 계단에서 유럽의 향기를 약간 느낄 수 있었다. 도착했을 때의 짜증은 조금 누그러들었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니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어져 있어 기분 좋게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조식의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신선한 야채도 있고 쌀국수도 즉석에서 만들어 주었다.

 

조금만 먹어야지 생각만 했을 뿐 현실은 아침부터 거대한 조식을 먹었다.

 

우리 테이블 옆 중국인 패키지 단체 고객이 너무 시끄러워 귀가 아플 정도였다. 어떤 한 아줌마가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식당 전체가 쩌렁쩌렁할 정도로 큰 목소리로 말을 했다.

침대에 누우면 그냥 하늘밖에 보이지 않았다. 테라스가 없고 전망도 없고 욕도 또한 없었지만 방이 넓어서 답답함은 없었다.

 

복도는 전체적으로 덥고 습했다. 복도에 걸린 작품이 꽤 인상적이었다.

자정에 도착해서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잠시 바람을 쐐기 위해 호안끼엠 호수로 향했다.

 

밤에 볼 땐 음침하고 무서웠는데 낮에 보니 테라스도 인상적이고 규모가 꽤 컸다. 주변에 편의점이 한 곳 있어서 필요한 물품을 사기 편했다.

 
 

다음날은 단체관광객을 피해 조금 늦게 식당으로 갔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후라 우리가 갔을 때는 음식이 바로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창가 쪽 자리에 앉아 풍경을 반찬 삼아 아침을 먹었다.

 

대부분의 음식은 어제와 같았지만 한두 종류는 어제와 달랐다. 또한 쌀국수의 토핑과 육수, 면이 어제와는 달랐다. 아마 육수 및 토핑이 돌아가면서 바뀌는 것 같다.

 

가장 맛있는 것은 소시지와 베이컨이었다.

 

반미용 빵도 토스트기에 구우니 쫄깃하고 고소했다.

 

식사의 마지막은 요거트와 과일로 마무리했다. 특히 과일은 매일 종류가 바뀌어 제공되었다. 이날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흰용과가 나왔다. 배가 불렀지만 용과는 포기할 수 없었다.

 

테라스에서도 조식을 먹을 수 있는데 덥고 습해서 잠깐 사진만 찍기 위해 나갔다. 그리고 테라스에서 흡연이 가능했다.

 
 

덥지만 않으면 밖에서 식사를 해도 좋을 것 같았다.

 
 

테라스의 정원이 이뻐서 커피는 밖으로 나와 마셨다.

 
 

그리고 호텔 맨 꼭대기 층에 휴식 공간과 헬스장이 있었는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관리가 되지 않아 보였다.

 

피트니스센터의 기계들이 오래되었지만 운동광이라면 이런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대신 에어컨을 상시 작동시키고 있지 않기에 더웠고 먼지 냄새가 많이 났다.

 
 

꼭대기 층이라 주변 풍경이 좋았지만 이 공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버려진 공간 같아서 아쉬웠다.

 

주변의 빌딩이 세워지기 전에는 풍경이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호텔 바로 옆에 초고층 빌딩이 있어서 우리방은 전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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