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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튤립성산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해비치 제주로 체크인 하기까지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향한 곳이 일출랜드였다. 내가 동굴을 무서워하니 자연히 가기 꺼려지는 곳 중 하나였다.

 

체크아웃을 하고 일출랜드로 가는 길 오랜만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번 여행 내내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하루 남으니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오랜만에 설레게 했다.

 
 

오는 사람이 많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주차장은 렌터카도 많고 대형버스도 많았다.

 

금액도 제주 치고는 그렇게 비싸진 않았다. 역시 오랜 전통을 지닌 곳이라 다양한 드라마를 찍은 명소였다.

 
 
 
 

입구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여유로운 구경이 될 것 같았다.

 

들어서니 보이는 야자수와 정원에서 이곳이 최근에 지어진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갑자기 맑아진 하늘에 기분도 가벼워졌다.

 
 

야자수가 곳곳에 있으니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와!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엔 확실히 독보적인 곳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보면 촌스러울 수 있는 곳이지만 오히려 이런 느낌이 훨씬 더 새롭게 느껴졌다.

 
 
 

바람이 세서 야자수가 미친 사람 머리처럼 흔들거렸다.

 
 
 

키가 다른 하루방들이 귀여웠다. 요즘 들어 제주에 자주 오게 되지만 하르방을 보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것이 하르방에서 제주의 카페들로 바뀐지 오래이지 않은가.

 
 

다양한 하르방들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그래도 제주에서 하르방을 빼면 섭섭하지 않은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누구든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무가 잘 가꿔져 강한 햇빛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동선이 바닥에 표시되어 있기에 처음 오더라도 바닥만 보고 따라 걸으면 되었다.

 
 

한림공원과 느낌이 비슷했다. 서쪽 지역에는 한림공원이 있다면 동부에는 일출랜드가 있었다. 부지가 넓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와도 번잡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빠는 잘 정리된 정원과 다양한 나무들이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다.

 
 
 

아빠가 젊었을 때는 제주도만 해도 최고의 명소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쉽게 해외로 나가니 이런 느낌이 그저 그럴 수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보다 해외로 가는 것이 힘들어지니 야자수만 봐도 해외에 온 것 같이 느껴졌다.

 
 
 
 

저렇게 야자수가 높고 크게 자라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야자수가 한두 그루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십 그루 줄지어 있으니 지금 동남아의 어느 곳에 온 것 같았다.

 
 
 

걷는 코스 중간에 매점이 있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으로 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이곳의 백미는 미천굴이 아닐까. 나는 동굴의 음습함과 어두움, 그리고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싫은데 그래도 큰 용기를 내어 동굴로 향했다. 이곳에서 미천굴 빼면 앙꼬 업는 찐빵을 먹은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미천굴로 향하는 길에 포토 스폿이 있었다.

 

그리고 엉덩이가 매우 탐스럽게 찍히는 의자에 앉아서 익살스러운 사진도 찍었다.

 
 

이곳의 꽃인 미천굴을 보기 위해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지하공간으로 가기 때문에 지하에서 불어오는 습한 공기가 느껴졌다.

 

생각보다 동굴로 들어가는 길이 길었다.

 

동굴에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 조명이 화려했다. 갑자기 용암이 흘러나오지는 않겠지?! 별의별 잡생각이 가득했다.

 
 

다행히 동굴 안에는 아빠와 나 말고도 여러 팀이 있어서 덜 무서웠다.

 
 

내부는 밋밋하게 동굴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동굴이 주는 묘한 느낌과 잘 어울렸다.

 
 

걷다보면 탐험대원이 되어 동굴을 탐험하는 것 같았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좁은 길이 나왔다.

 
 
 

어느 정도 걷다 보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이 동굴의 끝은 어디일까.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길은 한계가 있었다.

 
 

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동굴 밖으로 나왔다.

 

다시 보이는 햇빛이 반가웠다. 계단을 오르는 게 싫기는 했지만.

미천굴을 나와 관람로를 다시 따라 걸었다. 조금 쉴 공간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제주의 과거를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주의 날씨는 변화 무쌍한데 돌의 상태에 따라 날씨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돌이 없어지면 태풍이 부는 것이라는 말에 갑자기 폭소가 터졌다.

 
 

나무만 보고 산책만 하면 밋밋할 수 있는데 이런 곳의 방문도 꽤 좋았다.

 

제주 전통가옥을 본 후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갑자기 내린 비라서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오두막이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비가 십분 정도 퍼부은 것 같다. 그러더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파란 하늘이 보였다.

 

이곳은 참 정원이 잘 정리되고 가꿔지고 있는 것 같다.

 
 

초대형 하르방과 미니미니 한 하르방과 인사를 했다.

 
 
 
 

비가 와서 땅은 젖어 있었지만 푸른 숲과 어울려 운치가 났다.

 

어린 시절 학교 운동장에서나 봤을 것 같은 기린 조형물도 있었다.

 
 

걷다 보니 어느덧 온실까지 왔다. 온실 안은 선인장이 주를 이루었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온몸에 가시가 박힐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 끔찍하기는 했지 만 그래도 동글동글한 선인장이 귀여웠다.

 
 
 
 

온실을 나오니 공기가 신선했다.

 
 
 
 

이제 일출랜드 여행이 끝나가는 것 같았다.

 
 
 

길게 늘어선 열대 식물 길을 지났다. 제주가 최고의 여행지인 시절에는 아마 이런 모습들 마저 신박하지 않았을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동남아의 감성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처음 들어갔던 장소로 돌아왔다. 한두 시간 걸린 것 같다.

 

입구에서 찍고 싶었던 화목석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일출랜드를 나와 코업시티 하버뷰로 향했다. 여름에 이곳에서 숙박을 했었다.

 
 

1층에 기념품 상점이 있는데 물건도 저렴하고 질도 좋아서 선물로 살 물건을 사기 위해 일부러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평일엔 오픈 시간이 늦다고 한다.

 
 

그래서 주인께 전화를 해서 내가 직접 계산을 했다. 이곳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택배로 배송도 할 수 있어서 택배로 보낼 상품을 계산대 옆에 두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코업시티를 나와 해비치 제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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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에서 가볍지만 긴 산책을 한 후 다시 카멜리아 힐을 향해 달렸다.

 
 

우리가 달리던 길이 유명한 비자림로였다. 가다 보니 팜파스그라스가 눈에 들어왔다. 가던 길을 돌려서 팜파스 그라스가 심어진 곳으로 갔다.

 
 

키가 무지무지하게 큰 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이국적이었다. 약간 과장한다면 프로방스 지역의 한적한 시골에 온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팜파스그라스가 심어져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지만 가꿔지지 않아서 걷기 불편했다.

 

팜파스 그라스 숲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어 보았다. 우연히 지나다 들린 곳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단지 팜파스 그라스가 거칠고 정돈이 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팜파스가 억세서 피부 등이 긁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봄의 언저리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운치가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은 아부오름이었다. 오름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지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름을 알기 힘들었다. 작년에 갔던 아부오름 옆에 있는 스누피 가든을 갔던 것이 기억이 났다.

 

팜파스 그라스에서 떠나기 전 지도를 보니 바로 근처에 안돌오름이 있었다. 예전부터 한번 안돌오름 비밀의 숲에 가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가면 좋을 것 같아서 비자림로를 달리다 샛길로 빠져 안돌오름 비밀의 숲으로 갔다. 비밀의 숲으로 가는 길이 고르지 않아서 차가 꿀렁꿀렁 거렸다. 차를 겨우 주차를 한 후 매표소로 갔다. 사유지다 보니 입장료가 있었다.

 
 

줄을 서서 입장료를 냈다. 카드 지불은 안되고 현금, 계좌이체, 카카오 페이로 만 결제가 가능했다. 다행히 주머니에 현금이 있어서 바로 입장료를 지불할 수 있었다.

 

계좌이체를 하는 사람도 있고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주차를 해놓고 왔으니 조금 천천히 들어가도 괜찮았다. 끊임없이 사람이 오는 곳이다 보니 주차가 가장 걱정되었다.

 
 

인스타에서 남들이 찍어 놓은 사진만 보다 직접 내 눈으로 풍경을 보게 되니 기분이 묘했다.

 

사진으로만 보던 그 길이었다.

 

어떻게 찍어야 잘 찍었다 소문이 날까! 어떻게 찍어야 후회가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나오지 않게 찍는 것은 무리에 가까웠다. 다른 사람들도 프레임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들게 찍을 수밖에 없었다.

 
 

걷다 보면 사람이 뜸한 곳이 나왔다. 이럴 때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 했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은 걸으면 왜 비밀의 숲인지 알 수 있었다.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해살이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어디를 찍어도 그림과 같은 사진을 만들어 내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사진을 찍고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사람이 없는 길도 아름답지만 연인이나 친구, 가족들이 사진 찍는 모습은 더 이곳을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숲의 한쪽은 나무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있었다. 비가 내렸던 것일까? 땅이 많이 질퍽했다. 숲속에서 찾은 비밀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숲속의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과 동선이 많이 겹치지 않아서 사진 찍기 편했다. 그래도 역시 사진발은 입구 근처가 잘 받는 것 같다.

 
 

한쪽엔 연인들(?)을 위한 나무 그네가 있었다. 우린 가족이니까 로맨틱함은 싹 빼고 평범하게 사진을 찍었다. 나는 이런 구조물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안쪽의 길은 입구 쪽 길보다는 좁은 편이나 호젓만 맛이 좋았다. 입구 쪽 사진이 이쁘기는 하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사진 때문에 독사진을 찍기는 힘들었다.

 
 
 

이렇게 길 한가운데 있는 나무에 앉아 사진을 찍어 보았다.

 

숲의 안쪽에서 나무를 바라보는 것과 밖에서 숲을 바라보는 것의 느낌이 달랐다.

 

어디에서 찍던 분위기만은 너무 좋았다.

 
 
 

렌즈를 통해본 푸르스름한 초록빛이 아름다우면서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숲속에 있는 오두막 한채는 이시돌 목장의 테쉬폰을 연상시켰다. 오두막집에 들어가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안에서 밖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아서 밖의 벽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다. 회색의 시멘트 벽을 따라 자란 덩굴식물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나하나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들이었다. 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걷다 보니 다시 입구가 있는 길로 접어들었다. 특별한 동선 없이 발길 가는 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동선이 아닐까.

 
 
 
 
 

사선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이뻤다. 아래는 빛이 많이 들어 어두운 편이나 나무 위는 해살을 머금어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걷다 보니 누군가(?) 가져다 놓은 의자가 놓여 있었다.

 
 
 

햇살을 잘 이용하면 더욱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내공 부족으로 디테일함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세상에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다양한 환경에서 연습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안돌오름은 오르기 귀찮고 오르막이라 숨이 찰 것 같아서 오르지 않았다. 솔직히 화장실이 급해서 비밀의 숲을 나왔지만. 비밀의 숲에는 화장실이 없기에 사전에 방광을 비워두었어야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갔던 것이 문제였다.

아무튼 오늘의 목적지였던 카멜리아 힐은 근처도 가보지 못하고 숙소인 중문으로 갔다. 엉뚱하게 다른 곳만 돌다 보니 숙소에 도착할 무렵 지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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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주여행 후기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제주여행의 마지막날 여행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가 아침에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이였다. 저 멀리 보이는 사라봉이 선명하게 보였다. 하루하루 참 즐겁게 보낸 것 같다. 가끔은 힘든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니 모든게 행복했던 나날들이였다.

 

이 길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일매일 이 길을 통해 버스를 타러 갔다. 뭐 언젠가 또 제주에 오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아쉬웠다. 이 순간은 한번 지나가 버리면 다시 오지 않기에 말이다. 맑은 날에 보는 한라산은 항상 인상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하는 것일까? 오늘따라 한라산이 자신의 모습을 많이 보고 가라는 것 같았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그리워 질 것 같다.

 

 

마지막날 원래는 한라산 등반을 하고 싶었는데 겨울 한라산에 오르려면 아이젠, 스틱 등 기본적인 등산 장비가 필요했다. 갑자기 그런 장비를 사기에도 뭐하고 눈길을 걷다가 미끄러질 것 같아서 나중에 제주에 오면 그때 한라산에 가기로 하고 이날은 산방산 쪽으로 가서 용머리해안을 보고 서쪽 바닷가에서 마지막으로 노을을 보고 다시 제주로 왔다.

 

모슬포로 향하는 버스는 서쪽 중산간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렸갔다. 날이 맑아 오른쪽 창문으로 저 멀리 있는 한림의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이름도 이쁜 새별오름을 지났다.

 

 

산방산정류장에서 내려서 용머리해안까지 걸어 갔다. 버스에서 내리니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유채꽃이 필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노랗게 핀 유채꽃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남들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유채꽃밭에 들어가려면 입장료 1,000원 내야 했다. 이곳을 가꾼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면 그렇게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유채꽃밭 사이로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어서 길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유채꽃의 노란색이 맑은 날씨 덕분에 더욱더 쨍하게 보였다. 이곳만큼은 벌써 봄이 찾아 온 것 같았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유채꽃 사진을 찍었다. 1년 전인 3월에도 이곳에 온적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 비슷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느낌은 많이 달랐다. 그땐 일부러 유채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오늘은 우연히 지나다 발견했기에 뭔가 횡재한 느낌이였다.

 

 

날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은 이제 끝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날씨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날씨에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가야 할지가 매번 고민이 되었다.

 

산방산 일대에 유채꽃밭이 많기에 지나다 마음에 드는 유채꽃밭에 가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된다. 우리는 버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왔을 뿐인데, 만족도는 높았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찍는 것도 멋지고, 바닷가 쪽을 바라보고 찍는 사진도 너무 좋았다. 그냥 대충대충 막 찍어도 사진의 만족도가 높았다.

 

 

최대한 사람 간의 거리를 두고 사진을 찍었다.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역시 마스크를 벗고 찍는 것이 훨씬 더 이뻤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을 땐 남들이 없는 장소에서, 거리가 충분히 떨어진 곳에서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아마 몇 십장, 몇 백장을 찍은 것 같다.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이렇게 더운날 왜 저렇게 털이 보송보송하게 있는 옷을 입고 왔는지 모르겟다. 안에 입은 반팔티셔츠는 벌써 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이놈의 날씨만 적응이 되면 좋을텐데, 보름이 다 되어가는데 적응이 되지 않았다.

 

 

비슷한 것 같지만 비슷하지 않은 사진을 수없이 찍었다. 어느 유채꽃밭에 가느냐에 따라 산방산의 다른 모습을 찍을 수 있다. 작년에 갔던 유채꽃밭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이 더 아름답기는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열일을 다했던 것 같다.

 

꽃 속에 파뭍혀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내 옷엔 노란 꽃가루가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돌담에 올라 사진도 찍었다. 역시 제주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1월의 마지막 날을 향하고 있는데, 이곳 만큼은 벌써 4월쯤 되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제주살이 1년을 하면서 제주의 모든 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곳이지만 같지 않은 매력을 지니고 있는 섬이였다. 코로나 때문에 2020년 한해 동안 제주를 2개월에 한번씩은 온 것 같다. 그러면서 제주의 사계절을 보았는데, 봐도봐도 질리지 않았다. 코로나가 너무 싫지만 코로나 덕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유채꽃밭에 들어오며 탄성을 질렀다. 아마 지금 시기에 유채꽃이 폈을 것이라고 아무도 생가하지 못한 것 같다. 나 또한 버스에서 내려서 용머리해안만 보고 갈 생각이였기에 버스에서 내렸을 때 눈이 나도 모르게 휘둥그래졌다.

 

 

 

이제 우리의 원래 목적지인 용머리해안 쪽으로 향하기 위해 아쉽지만 유채꽃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눠야 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 용머리해안 쪽으로 걸어갔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평일인지 주말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youtu.be/hwDY05ak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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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름의 이름은 왜 아부일까? 참 묘한 이름을 가진 오름이였다. 원래는 앞오름인데 발음상 아부로 바뀌었다고 한 것 같다. 제주에는 300여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그중 몇 개의 오름을 가보았을까? 제주하면 오름오름 많이 이야기를 하지만 좀처럼 오름에 갈 일이 많이 없었다. 동쪽 지역을 여행할 때 하루는 오름만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경주의 능같은 오름들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스누피 가든에서 걸어서 아부오름으로 갔다. 보기에는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아서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다. 노을을 보기에는 오름이 좋은 것 같다.

 

6시 무렵에 아부오름에서 제주시내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 버스를 타고 제주 시내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버스 시간까지 조금 애매하게 남아있었다. 여유롭게 구경하기에는 조금 빠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서 오름에 오르니 주변이 환하게 보였다. 저 오름은 뭐일까 저건 왜 크고 저건 왜 작을까? 평소에 하지 않았던 잡스러운 생각들이 왜 이런 곳에 오면 들까? 아마 분위기에 쉽게 취하는 성격이어서 그런 것 같다.

 

 

숨을 헐떡이며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하늘의 구름은 새털처럼 흩어져 있었다.

 

 

 

 

정상에 놓여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 오름을 한바퀴 다 돌아볼까라는 욕심이 생겼다.

 

 

 

오름의 가운데는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오래전에는 이곳에서 화산가스 및 용암이 나오지 않았을까?

 

정상과는 대조적인 오름의 가운데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정상의 누리끼한 색과는 다른 푸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길을 걷다 보니 앞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이 그사람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로 남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껍게 깔린 구름이 해를 가렸지만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는게 천사가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딱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럴 땐 꼭 천사가 아니 어떤 신이 계시를 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구름이 없었다면 오늘 노을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생각했던 노을의 모습은 새별오름같이 온통 하늘이 붉게 물들어서 땅까지 물들일 것 같은 그런 노을이였는데, 오늘의 하늘은 주황색의 노리끼리한게 아마 이곳에서의 노을은 이런 노을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바퀴를 돌자니 생각보다 먼 것 같았다. 그래서 반만 걷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한바퀴를 다 돌면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못내 아쉽지만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걸어왔던 길이 꽤 길었나 보다, 버스시간은 가까워오는데 왜 그렇게 내마음은 조금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마음이 급해서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아빠는 나무가 너무 이쁘다고 또 사진찍자고 하셨다.

 

나는 계속 시계를 쳐다보며 아빠에게 조급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루에 세군데는 조금 벅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한두군데만 가게 되는데, 아침에 거문오름에 오르고, 스누피 가든에서 스누피에 푹빠지고, 또 아부오름에 오르고,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아마 제주를 떠날 날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기에 하나라도 더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잠시라도 시간을 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해는 더 많이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늘의 빛이 부드러워졌다.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주변의 풍경이 마음에 다가왔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아마 이곳에서 본 일몰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부드러운 오름들과 솜사탕을 풀어 놓을 것 같은 하늘과 오렌지 빛으로 빛나던 태양을.

 

 

오르막을 오를 때는 숨만 차지 무릎이 아프지는 않지만, 내려가는 길은 조금 무서웠다. 넘어지면 데구르르 굴러갈 것 같았다.

 

서둘러 내려와서 그런가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원래 속도대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노란색 버스가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버스를 보는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 제주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는 마음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 버스를 놓치게 되면 환승정류장까지 가서 또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했는데, 이 버스 때문에 제주까지 가장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조금만 이 버스에 대해 알았다면 용눈이 오름 등도 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 버스만 타고도 동쪽 관광지를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버스 노선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한번더 이용해 보고 싶었다.

아부오름에서 한시간도 걸리지 않고 제주시내에 도착했다. 편하게 와서 그런지 내릴 때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어서 숙소까지 힘차게 걸어갈 수 있었다. 하루가 바빴지만 이용한 교통편이 편해서 그런가 비교적 힘이 덜든 여행이였다.

youtu.be/dEX9lzE832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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