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풀리고 나니 조금 원래의 삶을 찾은 것 같다. 대신 자가격리 후 후폭풍이 오늘 하루는 밀려온 것 같다. 내 잘못이라고 뭐하는데 누군가는 내가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하니 할말이 없어졌다. 아무튼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자가격리 후유증도 심한 것 같다. 일단 사람을 만나는게 무서워졌다. 그래서 점점 혼자 고립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제주에서의 날들이 더욱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제주에서 있었던 날들이 그래도 지금 지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제주에서 아침에 밖을 보았을 때 날이 맑으면 기분이 좋았다. 이날은 사전에 거문오름을 가기로 예약을 했다. 거문오름을 갔다가 그 주변을 보면 될 것 같았다.
221을 타고 거문오름을 간 것 같다. 제주를 출발해 동쪽 산간지역을 지나 표선까지 가는 버스였다. 우리는 거문오름입구에서 버스를 내렸다.
거문오름입구에서 내리는 사람은 총 3명이였다.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내려진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말고도 다른 한분이 더 내리셨다.
거문오름입구 정류장에서 거문오름탐방 안내소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인도가 있어서 안전하게 탐방안내소까지 걸을 수 있었다.
구름이 살짝 끼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노란색 810-1번 버스는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안까지 운행이 되었다. 한번 기회가 되면 810번 버스를 타고 중산간 지역을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았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서 그런지, 이곳에 오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했다.
매표소에서 예약자 이름을 말하니 표를 주었다. 아빠는 이날도 경로 찬스를 사용하셨기에 0원이고 나만 성인 요금 2,000원을 냈다.
www.jeju.go.kr/wnhcenter/black/black.htm
거문오름에 오르기 전 탐방안내소 안으로 들어가 출입증을 받았다. 은근 다른 오름에 비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방시 주의사항도 읽어 본 후 바로 거문오름 탐방길로 접어 들었다.
거문오름은 말발굽모양으로 생긴 오름으로 우리는 기본코스인 자주색 길만 걸었다. 나머지 노란색 코스는 혼자서 갈 수는 없고 해설사 분과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었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이기에 탐방로 입구에 유네스코라 적힌 조형물인지 스템프 보관함을 볼 수 있었다.
탐방로는 미끄럽지 않게 멍석같은 것이 깔려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었다.
곧게 뻩은 나무들이 인상적이였다.
너무 곧고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걷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한국인 것 같은데, 나무들에서 뭔가 일본이나 대만 아리산에서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르는 길은 험하진 않았다.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기에 약간 숨이 차기는 했지만, 신선한 공기라서 기분은 좋았다.
탐방로가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등산보다는 편한 느낌이었다.
길도 길죽하게 보이고 나무도 길죽하게 보이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아빠와 나는 계속되는 계단에 살짝 종아리가 땡기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되는 길쭉이 나무(나무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숲을 걸으니 조금 단조로운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정상에 올라 내려볼 생각에 계속 걸었다.
드디어 정상에 오른 것 같은데, 이번에는 다른 나무들 때문에 시원스럽게 풍경이 보이지 않았다.
정상 능선길을 따라 걷는데 날이 조금 더 맑아졌다. 구름이 사라진 하늘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상부근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전망대 같은 곳이 나왔다. 전망대라 그런지 시원하게 주변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주변에 보이는 오름이 경주의 대릉원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구름이 낀 제주의 모습과 맑은 제주의 모습은 극과극인 것 같다. 서로 범접할 수 없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두껍게 낀 구름 사이사이로 파란하늘이 조금씩 보였다.
전망대에서 본 제주의 오름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였다. 뭔가 아쉬울뻔 했는데,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모든 힘든 것을 싹 없애주는 것 같았다.
오름에서 내려와 억새밭이 시작되기 전 더 거문오름을 탐방할 분은 해설사 분을 따라 가면 된다. 지도에서 보니 추가적인 탐방은 왠지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억새밭을 따라 내려왔다.
억새길을 따라 내려오니 날이 꽤 좋아졌다.
이 풍경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냥 뚝딱뚝딱 찍어도 꽤 괜찮은 사진이 찍혔다.
아빠는 억새밭에서 풍경에 취하셨다.
이곳에서 사진을 수없이 찍은 것 같다. 아마 거문오름에서 찍은 사진의 절반은 이곳 사진인 것 같다.
하늘의 절반의 구름으로, 반의 푸른 하늘이, 땅은 황금빛 억새가, 고흐가 이곳에 왔으면 어떤 그림을 그렿을까? 모든 색감에서 유화같은 끈적거림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억새풀 사이로 난 그림같은 오솔길을 걸으니 나도 모르게 동요를 흥얼거렸다.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안에 커피숍이 있기에 잠시 들렸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카페로, 손님이 많지 않기에 코로나 걱정을 조금 덜고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두통기가 있어서 타이레놀을 샀는데, 뭔가 이상했다. 알약 4개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빠는 이곳에서 거문오름 사진을 페북과 카스에 올리셨다.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앞 정류장에서 810을 타고 스누피가든을 갔다. 스누피가든 앞에서 버스가 정차하지 않기에 아부오름에서 내려서 스누피가든까지 걸어가야 했다.
810번은 동부산간지역 오름을 도는 버스이다. 1일 정액권을 구매하면 저렴하게 아부오름, 용눈이 오름, 거문오름 등을 다닐 수 있다. 우리는 늦게 탑승해서 그냥 교통카드를 찍고 탑승했다. 일정이 맞으면 제주공항 또는 시내에서 이쪽 지역으로 바로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쪽에서 제주쪽으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으니 하루 날잡고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810번에 탑승을 했는데, 손님은 딱 두명이였다. 해설사 분께서 여러가지 설명도 해주셨다. 그리고 거문오름 다음이 환승정류장인데 이곳에서 다른 버스로바로 갈아 타야했는데, 해설사분께서 다른 버스에 전화를 주셔서 쉽게 다른 810번으로 갈아 탔다.
환승정류장에서 아부오름까지는 한정거장이었던 것 같다. 또 외딴 길에 버려진 것 같이 버스에서 내렸다. 카카오맵을 보면 스누피가든까지 걸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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