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우연히 방문한 칠갑산 천문대가 너무 좋았다. 일단 복잡하지 않고 한적하게 산길을 걷는 것도 좋았고 조용한 천문대에서 잠시나마 우주의 신비에 빠져 볼 수 있었다. 더구나 고도가 높다 보니 다른 곳에 비해 시원했다.

 

숙소인 화순 금호리조트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백제 문화 단지로 향했다. 칠갑산을 내려오니 산과 산 사이에 만들어진 평지가 보였다. 마을을 산이 둘러싸고 있지만 그 가운데는 널은 평지가 있어 산과 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뭔가 마음속에 꽉 차이 있는 답답함이 풀리는 것 같았다.

 
 

도로도 단순하다 그냥 쭉 가면 되었다. 지명을 보니 청양군 장평면이라고 적혀 있다. 지명에서 오는 뭔가 모를 편안함이 있었다.

 

길가 옆으로 마을이 자리 잡고 있어서 사람의 온기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차를 타고 칠갑산에서 부여로 가는 길 길가 옆 황토색의 집이 눈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과 들이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어 지나는 시간 동안 잠시나마 힐링이 되었다. 우리는 청양 장평면에서 부여 은산면으로 들어선 후 부여 시내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부여에 들어오니 공기가 너무 텁텁하고 더웠다. 칠갑산의 맑고 시원한 공기와는 전혀 반대의 숨이 멎을 것 같은 뜨거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전부터 한번 와보고 싶었던 롯데 리조트 부여가 있었다. 리조트 옆에 골프장이 있다 보니 평일이나 주말이나 예약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항상 검색만 해보고 포기했던 곳이었다. 백제 문화 단지로 가기 위해서는 리조트 앞에 있는 아웃렛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2~3분 정도 걸어가면 백제 문화 단지가 보였다.

 

크게 백제문화단지 티켓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에 처음 가는 사람들도 쉽게 매표소를 찾을 수 있어 보였다.

 
 

생각보다 유구와 칠갑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시계를 보니 이곳을 볼 수 있는 시간이 한 시간도 안 될 것 같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사비로 열차도 타보고 싶었는데 탑승시간이 맞지 않았다. 매표소에서 기본 티켓으로 역사 단지와 문화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표를 구매했다. 65세 이상은 무료라서 아빠는 공짜이고 나만 6,000원을 지불했다.

 

시간이 없는 관계상 진짜 바람과 같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루룩 순식간에 역사관을 둘러봤다.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역사관의 내용보다는 부여서동 연꽃축제였다.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연꽃 축제에 가보고 싶은데 갈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역사관 안에 들어가니 백제문화단지를 축소해 놓은 디오라마가 보였다.

 

박물관하면 어둡고 낮게 깔린 성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와서 갔다 오고 나면 기분이 다운되는데 이곳은 밝고 경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제시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마네킹도 무섭다기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빠가 백제시대 옷을 입고 저 사이에 서있으면 꼭 백제 사람 같아 보일 것 같았다. 키도 비슷하고.

 

1층 전시관의 마지막에는 캐릭터가 세워져 있었다. 백제의 전사일까. 얼굴에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 화가 잔뜩 난 전사 옆에는 귀여움이 넘치는 다른 캐릭터도 있었다.

전시관 2층은 특별기획전시실이었는데 딱히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 1층만 보고 밖으로 나왔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유롭게 역사관을 못 보았다.

 
 

밖으로 나오니 사람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칠갑산과 부여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인데 날씨가 너무 정반대라 놀랬다. 아무튼 표까지 다 샀으니 대강이라도 구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역사문화관을 나와 백제문화단지의 메인인 사비궁으로 갔다. 사비궁 옆에는 생활문화마을, 위례성, 고분공원, 능사가 있는데 날도 너무 덥기에 사비궁과 능사만 구경하고 나왔다.

 

역사문화관에서 나와 왼쪽으로 가면 정양문이 나왔다. 이곳에서 한 번 더 표 검사를 받고 사비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정양문이 사비궁의 정문인데 이곳에서 우산을 대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뜨거운 햇살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었다.

 

정양문을 지나 사비궁으로 가는 길은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이었다.

 

그리고 사비궁 뒤로 능사가 보였다.

 

사비궁을 보면 전형적인 한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크게 감흥은 없었으나 우리나라의 건물이 삼국시대나 조선시대나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비궁 정문에 서니 그래도 꽤 바람이 불었다. 미지근하지만 바람이 부니 조금은 살 것 같았다. 우리가 간 시간이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라 더 더웠던 것 같다.

 

메인 건물과 정문 사이에는 큰 광장이 있고 주변은 회랑이 둘러져 있었다.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 나왔을 법한 궁의 모습이었다.

 
 

덥고 힘들다 보니 메인 건물로 가지 못하고 회랑에서 미지근한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냈다.

 

주말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성수기나 주말에는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사림이 넘쳐나는데 이곳은 너무 없었다. 사람들의 생각에 잊힌 나라여서 일까. 과거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현재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았다.

 

현대에 복원한 건물이지만 한옥의 처마선은 언제나 보아도 마음을 편하게 했다. 날이 조금만 선선했으면 좋겠는데 저 지글지글 끓는 마당으로 나가면 바로 태양볕의 공격을 받아 타버릴 것 같았다.

 
 

우리는 사비궁을 나와 능사로 갔다.

 
 

부지가 넓다. 대신 가운데에 그늘이 없기에 정오쯤 방문하는 것은 좋은 것 같지 않았다. 여름에 온다면 오전에 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능사로 가기 위해 사비궁을 나왔다. 그늘을 벗어나야 하는데 그늘을 벗어나기 싫었다. 뭉그적 거리며 회랑 밖의 벽에 기대어 사진을 찍었다.

 

이곳의 메인은 사비궁 보다 능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비궁은 일반적인 궁궐의 모습을 띠고 있다면 능사는 현재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단층 건물의 절에 익숙한 우리는 이렇게 화려하고 웅장한 절은 거의 보지 못했다.

 

능사 앞에는 작은 연못이 있었다.

 

능사 앞에는 양쪽에 연못이 있고 가운데로 큰길이 놓여 있는데 이 길에 서서 능사를 바라보면 능사 5층 목탑은 멀리서 보았을 때 보다 더 위엄있게 다가왔다.

 

부여하면 바로 연꽃이 아닐까. 능사 앞 연못에도 이제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더워서 많이 움직이기 싫어서 능사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물에 비친 5층 목탑도 아름다웠다.

 
 

마음속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소망의 대북을 크게 두들기고 왔다. 기도 빨 이 강한 곳이라면 소망이 언젠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우리가 책에서 배웠다. 목탑들이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그 당시 목탑을 가진 절들은 얼마나 웅장했을까.

 

햇빛을 가리기 위해 빌린 우산이 꽤 사진 소품으로 괜찮았다. 그리고 우산이 커서 햇빛도 잘 가려주었다. 우산을 안 가지고 갔으면 아마 둘 다 얼굴이 벌겋게 변했었을 같다. 나는 사진을 찍어야 해서 그냥 땡볕에 노출되었다.

 
 

능사 앞 정원에는 조형물이 있었다. 아마 야간 투어 때 사용하는 조형물인 것 같았다. 조명을 받은 능사와 조형물.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꽤 로맨틱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사진이 찍힐 것 같았다.

 

수박 겉 핥기 방식으로 역사관과 사비궁, 능사를 본 후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너무 더워서 그런가 방문객이 거의 없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이 쏟아졌다. 날이 선선한 봄, 가을에 온다면 이 길은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지금은 너무 덥기에 매력을 느낄 틈도 없었다.

 

우산도 대여할 수 있고 연날리기도 체험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부자가 되고자 정양문에 세워진 플라스틱 금화를 한 닢 들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나무에 핀 꽃이 아름다워 잠깐 사진을 찍었다. 일반 티켓은 6,000원이라 우리처럼 구경한다면 입장료가 너무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우리도 시간이 없어서 너무 대강 본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7월의 첫날 정오에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무리수였던 것 같다. 조금 서둘러 오전에 왔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2박 3일 같은 1박 2일 서산, 태안 여행기의 마지막입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서산 9경 중 3경인 간월암입니다. 인터넷에 보니 석양이 멋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노을이 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노을은 포기하고 그냥 풍경만 보기 위해 갔다. 개심사에서 차로 그렇게 먼거리는 아니었다. 개심사에 가기 위해 아주 조금 등산을 했다고 몸이 벌써 퍼지는게 코로나 기간 동안 너무 운동에 소홀히 지낸게 후회가 되었다. 몸은 노력한 만큼 바로 바로 반응이 오는 것 같다.

시간이 많았으면 서산 9경을 올클리어 했으면 좋겠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 몇몇 곳만 다녀왔다. 특히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서산 한우 목장인데 그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나중에 대관령 삼양목장이나 가야겠다. 그리고 개심사는 단풍이 질 때 한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월암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간월암으로 갔다. 간월암 주차장이 비포장이라 먼지가 많이 날렸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서 그래도 먼지를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간월암은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고 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시간을 잘 맞추어서 방문을 해야한다.

물이 빠지는 시간인지 바닷길이 열렸다. 서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물이 맑고 깨끗했다. 그리고 아담한 절은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따나롯을 연상시켰다. 물이 찰랑찰랑 차서 섬이 되었을 때도 꽤 운치 있었을 것 같다.

땡볕이지만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벤치도 있었다. 그러나 봄날의 햇빛이 너무나도 강렬해도 오래 앉아 있지는 못했다.

서해바다가 이렇게 파란 바다였나라는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 투샷도 찍었다. 난 항상 아빠 사진을 찍어 주기만 하다 보니 생각보다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거울이라도 있으면 같이 사진을 찍거나, 또는 셀카로 종종 찍는 편이다.

절이 크지 않아서 한바퀴 돌아보는데 그다지 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 풍경에 푹빠져서 구경하다 보니 꽤 시간이 걸렸다. 아름다운 파아란 바다와 작은 섬 위의 섬, 이곳이 더욱더 영적인 장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처님 오신날이 한달정도 남은 시점이었지만, 절은 부처님 오신 날 행사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연등을 맛깔나게 잘 찍고 싶었는데, 능력이 부족이 가장 큰 것 인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사진처럼 찍고 싶었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게 나왔다. 그리고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산과 바다가 주변 풍경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깨끗해 지는 것 같았다.

절 이곳저곳 누군가의 정성어린 손길이 느껴졌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느낌을 받았다.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벗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두고 멋대가리 없는 눈만 보이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찍으려니 풍경이 너무 아까웠다.

늙은 이 나무는 이 곳의 처음을 알고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을과 새벽녘 일출을 몇 번이나 봤을지 궁금했다.

나는 종교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절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종교의 관점으로 절을 보는게 아닌 우리나라, 대한민국 문화로 바라보면 절만큼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좋은 장소가 없는 것 같다. 일단 주변 풍경에 입이 딱 벌어진다. 그리고 마루에 누워 있으면 시원한 바람에 잠이 스르륵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새소리와 파도소리, 또는 나무의 흔들거리는 소리,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는 너무 생소한 소리들이다.

점점 사람이 많아져서 절에서 나왔다.

아빠도 피곤하신지 이제 그만 가자고 하셨다.

육지에서 절을 바라 볼 때의 모습과, 절에서 간월항을 바라 볼 때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어느 해수욕장에 와서 사진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 속의 모래까지 보이는 너무 맑은 바다였다.

 

어떻게 저 곳에 절을 지을 생각을 했을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우리가 서있는 이 곳은 물이 차면 바다가 되는 곳이라 생각하니 신기하면서 기분이 묘했다.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바닷물도 잔잔한 물결을 만들었다.

그리고 랜드마크마다 가서 찍는 파노라마 샷도 찍었다. 이제는 여러번 찍다보니 좋은 사진을 두어번 만에 건질 수 있었다.

아래에서 보는 모습과 위에서 간월암을 보는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걸어서 반대 쪽에 있는 간월항에 가보았다. 역시 방파제의 빨갛고 하얀 등대는 여행자의 마음을 항상 설레게 하는 곳 같다.

방파제에 오니 간월암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더욱더 섬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변에 높은 산도 없어서 시야가 시원했고, 그리고 파란 바다가 강한 햇빛에 의해 더욱더 파랗게 보였다.

누군가는 연예의 장소로서 기억에 남을 것이고, 우리는 어떤 기억으로 이곳이 남게 될까?

이곳의 등대는 깔대기 같이 생긴 모습이 특이했다.

뭔가를 얻고자 우리에게 왔던 갈매기는 별 소득없이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해가 질 때가지 기다려 볼까 했지만, 해가 많이 길어져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었다.

어제부터 새우튀김의 매력에 푹빠져 버렸다. 칼로리 폭탄이지만 맛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맛있었다. 바다를 보면서 먹는 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 풍경이 맛의 반을 더해서 더욱더 맛있었다. 특히 신기한 것은 새우는 대하와 일반 새우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식감은 대하가 좋은 것 같아서 갯수는 적지만 대하로 선택했다. 그리고 꽃게 튀김도 있었는데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먹으면 입천정 다 까질 것 같은 비쥬얼이었다.

아빠는 피곤하시다고 차에서 주무시는 동안 혼자서 곶감 빼먹듯 하나씩 먹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벌써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새우튀김을 먹기는 했지만 또 뭔가 입이 심심해서 휴게소를 들렸다. 역시 나의 사랑 돈까스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아와 따아까지 슬리브가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해서 2020년 4월 주말을 이용한 서산, 태안 여행기를 마치고자 한다. 유기방가옥의 수선화가 너무 아름다웠고, 개심사의 자연스러운 미와, 바다 위에 신선처럼 세워져 있는 간월암은 발리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였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