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산방산 정류장에서 버스를 한시간 넘게 탄 것 같다. 아마 두시간쯤 버스를 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몸이 찌뿌둥하고 지겨워질쯤 될 때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살 것 같았다. 원래는 한담해변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한담해변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곽지해수욕장에서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서 해수욕장으로 걸어 갔다. 가는 길에 선인장을 볼 수 있었다. 자주빛으로 익은 선인장의 열매가 탐스러워 보였다. 이곳에 어떻게 선인장이 자생적으로 자라는지 신기한 것 같다.

 

 

곽지해변에 도착하니 하얀 모래가 눈에 들어 왔다. 협재해수욕장과 같이 모래가 포근하게 느껴졌다. 제주도의 해수욕장은 참 신기한 곳이 많다. 어떤 곳은 이렇게 흰모래가 펼쳐져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검은 모래가 있었다. 각 지역마다 모래가 다를 수 있는지 신기할 뿐이였다.

 

 

물을 먹은 해변모래는 몰랑몰랑한게 어떻게 이런 촉감을 만들어 내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흰모래 뒤편으로는 푸르디 푸른 바다가 보였다. 날이 좋은날 이곳에 오니 모든게 편안하고 평온해 보였다.

 

 

 

여름이라면 바다에 나가서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아무리 제주라지만 그래도 바다는 추울 것 같아 보였다.

 

 

서쪽하늘로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다. 참 오늘 하늘의 색이 곱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곽지 해수욕장에 온다면 과물노천탕을 들려보면 어떨까? 제주도 특유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였다. 우리가 갈 때는 겨울이라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대신 특이한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온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남탕과 여탕으로 문이 나뉘어져 있었다.

 

 

안에 들어가니 담장으로 둘러쌓인 목욕탕을 볼 수 있었다. 그 안에는 맑은 물이 차 있었다.

 

 

반대쪽 탕도 들어가 보았다. 이곳은 관리가 안되는지 모래로 탕 안쪽이 가득차 있었다. 아마 겨울에는 사용하지 않기에 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볕이 좋은 곳에 돼량이가 누워서 선텐을 하고 있었다. 얼마나 곤히 자고 있는지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았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부드럽게 내리는 해변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 아쉽기도 하고, 뭔가 후련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모든 감정이 뒤섞이는 것 같았다.

 

 

걷다보니 한담해변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2020년 12월에 서부로맨틱투어라는 이름으로 서부지역을 여행하는 당일치기 상품이 있어서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시간이 없어서 한담해변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되돌아 갔었다. 이번에는 곽지해변부터 한담카페거리까지 걸을 수 있었다.

 

 

 

 

가끔씩 지는 태양을 보기 위해 뒤를 힐끔 거렸다. 몇 분뒤면 해가 질까? 어플로 해가지는 시간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몰의 아름다운 광경을 놓칠 것 같아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키가 작은 우리는 해가질 때만 거인이 되는 것 같다. 내키가 저렇게 컸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이런 해질무렵에나 그림자를 보면서 키크는 상상을 해야 할 것 같다.

 

바다 위를 노랗게 비추는 태양을 보니 오늘하루도 드디어 끝나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담해변길을 걷고 있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또는 무엇을 느꼈을까? 제주란 나에게 무엇일까? 코로나가 아니였다면 나는 이런 여행을 하고 있었을까? 등 오만가지의 잡생각에 사로잡혔다.

 

해변길 옆의 작은 모래사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누군가는 어린시절 바다를 친구 삼아 놀지 않았을까? 곱디고운 모래 위를 파도는 끊임없이 모래를 더욱더 곱고 부드럽게 만들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뒤를 돌아보니 햇빛은 더욱더 부드러워지고 이제 지표면까지 얼마 남은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아빠와 나는 2020년 12월 바람이 엄청 불던 날, 이곳을 걸었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날은 엄청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가끔은 파도가 바람에 날려서 사람에게 날아왔다. 그러나 한달이 지난 오늘은 그날과 너무 정반대의 날씨를 보여주었다.

 

역광의 실루엣 사진으로 제주의 갬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진작가와 모델의 사인이 잘 맞지 않아서 영 어정쩡한 사진으로 찍혔다.

 

 

 

 

그냥 매일매일 지는 해일 뿐인데, 왜 오늘의 해는 다르게 보이는지 모르겠다. 아마 우리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서 평범한 것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조금씩 떨어져 가는 해를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해를 따라 다운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해가 지기 전인데도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설레고 가슴 아프게 만드는데, 해가 지는 순간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제주시내에서 석양을 볼 때는 항상 붉은 하늘만 볼 수 있었다. 해는 건물들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노을을 봐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아쉬운 마음이 조금은 남아 있었다. 이 여행의 마지막날 마지막 장소로 이곳에 온 것은 신의 한수였다. 모든 여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정점을 찍는 것 같았다.

 

 

 

 

이제 눈에 들어오는 곳에 한담해변 카페거리가 보였다. 아직 해가 지려면 조금 시간이 남은 것 같았다. 그래서 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아서 카페거리로 걸어갔다.

 

 

 

단 몇분 밖에 흐르지 않은 것 같은데 해는 하귤색에서 한라봉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카페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는 해를 바라보려고 했으나, 역시 벌써 발빠른 여행자들에게 좋은 자리는 다 차있었다. 그래서 그냥 사람없는 한적한 곳에서 지는 해를 보기로 했다.

 

자연이 만든 천연의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시간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해가 언제 수면아래로 떨어질지, 그 순간은 나는 잡아낼 수 있을지.

 

 

 

순간순간 하늘의 색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우리가 있던 자리는 처음에 사람이 없어서 한적하게 사진 찍기 좋았다. 그러나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시 사람을 피해 사람이 뜸한 곳으로 이동을 했다. 그런데 수평선 근처에 언제 생겼는지 모를 구름이 보였다. 물 속으로 해가 조금씩 사리지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해는 구름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해가 사라지면 그때부터 가장 아름다운 하늘 색을 볼 수 있다. 해가 지고 있는 곳은 붉은 계열의 모습을 이제 어둠을 맞이하는 우리쪽 하늘은 푸른 빛으로 누군가 하늘을 이렇게 아름답게 양분해 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시간 이곳을 지나 제주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의 승객들은 얼마나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역시 모든 것은 타이밍인 것 같다.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신비의 섬 비양도는 붉은 하늘로 인해 진짜 신비의 섬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그냥 넋을 놓고 하늘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14일 동안 아무 사고없이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마지막 집에 돌아갈 때까지 조심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여행동안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여행의 마지막날은 항상 너무 아쉽기만 했는데, 이제는 사고없이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더 커진 것 같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곳을 빠져나갔다. 그래서 조금더 한산해진 한담카페거리를 마주할 수 있었다.

 

 

해가 사라지자 조명이 켜졌다. 부드러운 백열전구의 불빛은 이곳을 더욱더 이국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

 

 

 

카페거리 안쪽으로 더 걸어 들어갔다. 안쪽으로 들어오니 이곳도 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서 석양을 보았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 넓게 펼쳐져 있고 파도가 심하게 치지 않기에 오늘같은 날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한담해변은 어둠이 짙어졌다. 카페에서 나오는 주황색의 백열등 불빛을 지나가는 여행객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카페에서 쉬었다 가고 싶었지만, 여기서 제주시내까지는 또 버스로 한시간은 가야 하기에 발길을 서둘렀다.

 

 

뭐가 그렇게 미련이 많이 남았는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오르막 길에 계속 뒤를 돌아보았다. 뭔가 이곳에 두고가는 느낌이였다. 내마음을 이곳에 두고 간 것 같았다. 여행의 시작은 설레임으로 가득했지만, 여행의 마지막 장소에서 나오니 허전함이 가득했다.

youtu.be/rd7RMn7j81c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우연히 본 유채꽃의 잔상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대한민국의 다른 곳은 아직도 한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이곳만은 벌써 봄을 알리고 있었다. 노오란 유채꽃의 물결이 마음 속에서 살랑살랑 바람에 움직이는 것 같았다.

제주 산방산 산방굴사

 

 

유채꽃밭에서 조금 거어오니 저멀리 송악산과 가파도, 마라도까지 보였다. 낮이 되니 날이 더 더워졌다. 괜히 옷을 두껍게 입고 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렇다고 벗을 수도 없고 땀만 삐질삐질 흘렷다.

이곳, 산방산까지 온 이유는 용머리해안을 가기 위해서 왔는데 기상관계로 관람이 통제된다는 안내판을 봤다. 아! 되는게 없네. 큰맘 먹고 버스타고 왔는데, 유명한 용머리해안을 볼 수 없다니 순간 맥이 빠져버렸다.

 

 

나는 속으로 이제 뭐하지 뭐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빠가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산방굴사 사진을 봤는데 너무 멋지다고 온김에 산방굴사를 가자고 하셨다. 산방산 주변을 여러번 지나고, 이곳을 몇번 와본 것 같은데, 산방굴사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 보았다. 용머리 해안도 솔직히 이부근에 있는지 몰랐다. 어쩌다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요즘 핫한 곳으로 자주 올라와서 알게 되었다.

 

 

산방산 주차장에서 산방굴사까지는 먼거리는 아니였다. 그러나 수십개의 아니 수백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겁이 날 뿐이였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통합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용머리해안은 입장이 안되기에 산방굴사 입장권만 구매했다. 아마 아빠는 65세 이상 이셔서 경로혜택을 받으셔서 무료로 들어가신 것 같다.

 

왜 이렇게 계단이 많은 것일까? 걸어도 걸어도 계단이 끝이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계단을 오르니 숨도 조금씩 가빠지고 땀이 더 많이 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왜 나는 이렇게 털이 많은 옷을 입고 나왔을까? 아무튼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옷 선택하는 것은 실패인 것 같다.

 

 

산방산을 멀리서 보면 종같이 생기고, 큰 바위처럼 생겨서 길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항상 들었다. 산방산 안에 이렇게 절로가는 계단길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어서 가까이 가서 보았다. 낙엽색과 비슷해서 처음에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노루인지 사슴인지, 사람들이 자신을 열심히 찍는지도 모르고 낙엽 속의 열매를 찾아서 먹고 있었다.

 

이 녀석은 진짜 겁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람들의 시선 정도는 가뿐이 무시하고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했다. 더 이상 먹을게 없는 것이였을까? 우리를 한번 힐끔 보더니 숲 속으로 사라졌다.

 

아마 중간쯤 올라온 것 같다. 힘이 들어서 잠시 쉬었다. 주변 풍경이 너무 멋지다 보니 힘든 것쯤은 풍경이 한번에 날려보내 주었다. 이 맛에 이곳에 올라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 용머리해안과 하멜전시관이 보였다. 노란 유채꽃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이 계단의 끝은 어디일까? 또 다시 나타난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아빠도 힘드신지 계단 중간중간마다 놓여진 벤치에 앉아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계단을 오르셨다.

 

낙석이 잘 떨어지는 구간은 그물망으로 지붕을 만들어 놓았다. 그물망 지붕을 보니 더욱더 무섭게 느껴졌다. 얼마나 자주 떨어지기에 이렇게 해놓았는지.

 

 

자연이 만든 작품을 잠시 감상해 보았다. 바람과 비와 세월이 만든 자연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제 드디어 산방굴사에 도착했다.

 

산방굴사가 보이는 의자에 앉아서 굴 안의 부처님을 바라보았다.

 

 

이런 곳에 굴이 있는게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굴 깊숙한 곳에 부처님이 모셔져 계셨다. 사람들은 계단을 따라 올라 기도를 드렸다.

 

 

산방굴사 안에 계신느 부처님의 모습도 대단하지만, 부처님을 등지고 밖을 바라본 모습도 아름다웠다. 그물망만 없으면 더욱더 멋진 사진이였을 것 같다. 날도 맑아서 산방굴사 굴 안에서 밖을 본 모습은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을 아쉽게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 오늘따라 날씨가 나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다시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역시 무릎환자에게는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더 안좋은 것 같다. 내리막 길을 내려오는데 무릎이 시큰거렸다.

길가에 핀 분홍빛의 꽃이 낙엽들 사이에 눈에 띠었다. 작은 꽃이지만 꽃에서 봄의 기운이 느껴졌다.

 

 

 

오르는 길이 가팔랐던 만큼 내려가는 길은 조심히 내려가야 했다.

 

 

 

오르는 길이 힘들었지만, 산방산에 저렇게 큰 굴이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호주 울루루처럼 큰 돌 또는 돌산처럼 보였다. 그 안에는 산책길이 있고 절이 있고, 동식물이 산다는 것이 신기했다. 특히 산방굴사 안에서 밖을 바라보았을 때의 풍경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대신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제주 용머리해안

 

산방굴사에서 내려와 바로 앞에 있는 용머리해안으로 향했다. 하루 종일 입장이 안된다고 적혀 있지만,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그냥 가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오늘의 메인이 용머리 해안이였는데 주변 풍경만 보고 가는 것 같았다.

 

 

산방굴사에서 찻길을 건너니 용머리 해안으로 가는 길이 나왔다. 길가를 따라 상점과 식당이 있었다. 돌안에 돌이든 신기한 돌이 있었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돌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별거 아닌 돌일 수 있으나, 산방산과 함께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제주의 하루방들은 요즘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의 하루방들 마저 저렇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만큼 마스크의 착용이 중요한데 아빠도 그렇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마스크를 미착용한 사람들이 꽤 눈에 들어왔다.

 

유채꽃이 핀 들판을 따라 끝에 하멜전시관이 보였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빛이 풍경을 그림처럼 보이게 했다.

 

 

용머리해안 입구에 오니 기상악화로 관람이 불가하다는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못들어 간다는 것을 알고 오기는 했지만, 그사이 변화가 생겨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가지고 걸어왔다. 그러나 다시 한번 이 안내판을 보고 확인 사살을 당한 느낌어였다. 아무튼 용머리 해안을 방문하실 분들은 사전에 운영여부를 확인하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산책로를 따라 하멜전시관 쪽으로 걸어 갔다. 산책로 옆으로는 푸른들판 위에서 말을 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하멜이 이곳으로 표류를 했던 것일까? 이곳의 풍경과는 그렇게 어울리지는 않아 보였다. 역사적인 사건이 이곳에 있었기에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 같아 보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래도 나름 분위기 있어 보였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왜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돌아 본 산방산과 들판이 아름다웠다. 그리고 푸릇푸릇한 들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풍경화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직접 내가 말을 몰아보는 승마체험이 아닌 주인 아저씨가 밑에서 말을 끌고서 한바퀴를 돌고 오는 승마체험이였다. 아빠의 눈빛에서 한번 타보고 싶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일단 사람들이 어떻게 타는지 구경한 후 하멜전시관 근처를 본 후 돌아 오는 길에 타기로 했다.

 

말에게 당근을 주는 체험이 더 저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을 한번 타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예전에 승마를 한번 해본적이 있다. 승마를 하고 며칠동안 허벅지가 아파서 꽃게처럼 걸어다닌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난 승마를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살아있는 동물의 등을 타는 것이다 보니 말이 숨을 내쉬는 것을 내 온몸으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동물의 등을 타고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한번 체험해본 이후로는 승마같은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마 용머리 해안으로 가는 입구가 2군데인 것 같았다. 이곳에도 출입통제라는 팻말이 걸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까지 왔는데 용머리해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이렇게 멀리서나마 보면서 마음을 달래는 것 같았다. 아마 만조에 가까운 날이라 위험해서 출입을 통제한 것 같았다. 용머리해안은 해안 절벽을 따라 해안 길을 걸어가며 절경을 감상하는 것인데 바닷물이 가득차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아쉽기는 하지만 자연이 우리를 오늘 허락하지 않았기에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다음에는 조금 준비를 해서 온다면 헛걸음을 치지 않을 것 같았다.

 

용머리 해안에 못가서 아쉬운 마음을 승마체험을 하며 달랬다. 나는 말에 타는 것이 무섭기에 아빠만 탑승을 하셨다.

 

 

주인 아저씨께서 탑승부터 한바퀴 도는 것까지 다 도와주시기에 어려울 것은 없었다. 말이 걷는 속도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다. 말보다 앞서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말이 걷는 속도를 따라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진이 전부 말 엉덩이만 찍게 되었다.

 

 

 

진짜 한순간에 한바퀴를 돌았다. 아빠의 얼굴은 평온해 보이는데, 나는 말을 쫒아 가느라 숨이 헐떡헐떡 거렸다.

 

 

말에서 내리기 전 산방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저씨께서 산방산과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말을 산방산이 보이는 곳에 세워주셨다.

 

 

아빠는 말에서 내리기 너무 아쉬워하셨다. 말 위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주인아저씨와 같이 사진을 찍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식당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우리의 사랑, 보말칼국수를 주문했다. 해물라면에는 꽃게나 새우가 들어있어서 먹기 불편한데, 칼국수는 먹기 편해서 제주에서 자주 먹었다.

 

보말칼국수로 뱃속을 든든히 하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이자, 이번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한담해변으로 향했다.

 

 

산방산에서 202번을 타고 제주 서쪽해안을 따라서 애월쪽으로 향했다. 한참을 버스를 타고 간 것 같다. 버스 안에서 제주 서쪽해안의 관광지를 보면서 가다 보니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버스 왼쪽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제주의 오름과 한라산이 보였다.

youtu.be/hwDY05akaEk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드디어 제주여행 후기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제주여행의 마지막날 여행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가 아침에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이였다. 저 멀리 보이는 사라봉이 선명하게 보였다. 하루하루 참 즐겁게 보낸 것 같다. 가끔은 힘든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돌이켜 보니 모든게 행복했던 나날들이였다.

 

이 길을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매일매일 이 길을 통해 버스를 타러 갔다. 뭐 언젠가 또 제주에 오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 길을 걷는 다는 것은 아쉬웠다. 이 순간은 한번 지나가 버리면 다시 오지 않기에 말이다. 맑은 날에 보는 한라산은 항상 인상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하는 것일까? 오늘따라 한라산이 자신의 모습을 많이 보고 가라는 것 같았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그리워 질 것 같다.

 

 

마지막날 원래는 한라산 등반을 하고 싶었는데 겨울 한라산에 오르려면 아이젠, 스틱 등 기본적인 등산 장비가 필요했다. 갑자기 그런 장비를 사기에도 뭐하고 눈길을 걷다가 미끄러질 것 같아서 나중에 제주에 오면 그때 한라산에 가기로 하고 이날은 산방산 쪽으로 가서 용머리해안을 보고 서쪽 바닷가에서 마지막으로 노을을 보고 다시 제주로 왔다.

 

모슬포로 향하는 버스는 서쪽 중산간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렸갔다. 날이 맑아 오른쪽 창문으로 저 멀리 있는 한림의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이름도 이쁜 새별오름을 지났다.

 

 

산방산정류장에서 내려서 용머리해안까지 걸어 갔다. 버스에서 내리니 노란 유채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유채꽃이 필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노랗게 핀 유채꽃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남들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유채꽃밭에 들어가려면 입장료 1,000원 내야 했다. 이곳을 가꾼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면 그렇게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유채꽃밭 사이로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어서 길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유채꽃의 노란색이 맑은 날씨 덕분에 더욱더 쨍하게 보였다. 이곳만큼은 벌써 봄이 찾아 온 것 같았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유채꽃 사진을 찍었다. 1년 전인 3월에도 이곳에 온적이 있었다. 그때와 지금 비슷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느낌은 많이 달랐다. 그땐 일부러 유채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오늘은 우연히 지나다 발견했기에 뭔가 횡재한 느낌이였다.

 

 

날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은 이제 끝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 있으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날씨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날씨에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가야 할지가 매번 고민이 되었다.

 

산방산 일대에 유채꽃밭이 많기에 지나다 마음에 드는 유채꽃밭에 가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된다. 우리는 버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왔을 뿐인데, 만족도는 높았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찍는 것도 멋지고, 바닷가 쪽을 바라보고 찍는 사진도 너무 좋았다. 그냥 대충대충 막 찍어도 사진의 만족도가 높았다.

 

 

최대한 사람 간의 거리를 두고 사진을 찍었다.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역시 마스크를 벗고 찍는 것이 훨씬 더 이뻤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을 땐 남들이 없는 장소에서, 거리가 충분히 떨어진 곳에서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아마 몇 십장, 몇 백장을 찍은 것 같다.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답게 보였다.

 

 

 

나는 이렇게 더운날 왜 저렇게 털이 보송보송하게 있는 옷을 입고 왔는지 모르겟다. 안에 입은 반팔티셔츠는 벌써 땀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이놈의 날씨만 적응이 되면 좋을텐데, 보름이 다 되어가는데 적응이 되지 않았다.

 

 

비슷한 것 같지만 비슷하지 않은 사진을 수없이 찍었다. 어느 유채꽃밭에 가느냐에 따라 산방산의 다른 모습을 찍을 수 있다. 작년에 갔던 유채꽃밭에서 바라본 산방산의 모습이 더 아름답기는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은 날씨가 열일을 다했던 것 같다.

 

꽃 속에 파뭍혀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내 옷엔 노란 꽃가루가 군데군데 묻어 있었다.

 

 

 

 

돌담에 올라 사진도 찍었다. 역시 제주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1월의 마지막 날을 향하고 있는데, 이곳 만큼은 벌써 4월쯤 되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제주살이 1년을 하면서 제주의 모든 것을 느껴보고 싶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곳이지만 같지 않은 매력을 지니고 있는 섬이였다. 코로나 때문에 2020년 한해 동안 제주를 2개월에 한번씩은 온 것 같다. 그러면서 제주의 사계절을 보았는데, 봐도봐도 질리지 않았다. 코로나가 너무 싫지만 코로나 덕분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유채꽃밭에 들어오며 탄성을 질렀다. 아마 지금 시기에 유채꽃이 폈을 것이라고 아무도 생가하지 못한 것 같다. 나 또한 버스에서 내려서 용머리해안만 보고 갈 생각이였기에 버스에서 내렸을 때 눈이 나도 모르게 휘둥그래졌다.

 

 

 

이제 우리의 원래 목적지인 용머리해안 쪽으로 향하기 위해 아쉽지만 유채꽃들과 작별의 인사를 나눠야 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 용머리해안 쪽으로 걸어갔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평일인지 주말인지 모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youtu.be/hwDY05akaEk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이 오름의 이름은 왜 아부일까? 참 묘한 이름을 가진 오름이였다. 원래는 앞오름인데 발음상 아부로 바뀌었다고 한 것 같다. 제주에는 300여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그중 몇 개의 오름을 가보았을까? 제주하면 오름오름 많이 이야기를 하지만 좀처럼 오름에 갈 일이 많이 없었다. 동쪽 지역을 여행할 때 하루는 오름만 다녀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경주의 능같은 오름들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스누피 가든에서 걸어서 아부오름으로 갔다. 보기에는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아서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다. 노을을 보기에는 오름이 좋은 것 같다.

 

6시 무렵에 아부오름에서 제주시내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 버스를 타고 제주 시내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버스 시간까지 조금 애매하게 남아있었다. 여유롭게 구경하기에는 조금 빠듯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서 오름에 오르니 주변이 환하게 보였다. 저 오름은 뭐일까 저건 왜 크고 저건 왜 작을까? 평소에 하지 않았던 잡스러운 생각들이 왜 이런 곳에 오면 들까? 아마 분위기에 쉽게 취하는 성격이어서 그런 것 같다.

 

 

숨을 헐떡이며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하늘의 구름은 새털처럼 흩어져 있었다.

 

 

 

 

정상에 놓여 있는 길을 따라 걸었다. 오름을 한바퀴 다 돌아볼까라는 욕심이 생겼다.

 

 

 

오름의 가운데는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오래전에는 이곳에서 화산가스 및 용암이 나오지 않았을까?

 

정상과는 대조적인 오름의 가운데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정상의 누리끼한 색과는 다른 푸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길을 걷다 보니 앞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이 그사람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로 남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껍게 깔린 구름이 해를 가렸지만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치는게 천사가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딱히 종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럴 땐 꼭 천사가 아니 어떤 신이 계시를 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구름이 없었다면 오늘 노을은 어떠했을까? 우리가 생각했던 노을의 모습은 새별오름같이 온통 하늘이 붉게 물들어서 땅까지 물들일 것 같은 그런 노을이였는데, 오늘의 하늘은 주황색의 노리끼리한게 아마 이곳에서의 노을은 이런 노을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바퀴를 돌자니 생각보다 먼 것 같았다. 그래서 반만 걷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한바퀴를 다 돌면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못내 아쉽지만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걸어왔던 길이 꽤 길었나 보다, 버스시간은 가까워오는데 왜 그렇게 내마음은 조금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마음이 급해서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아빠는 나무가 너무 이쁘다고 또 사진찍자고 하셨다.

 

나는 계속 시계를 쳐다보며 아빠에게 조급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루에 세군데는 조금 벅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한두군데만 가게 되는데, 아침에 거문오름에 오르고, 스누피 가든에서 스누피에 푹빠지고, 또 아부오름에 오르고,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다. 아마 제주를 떠날 날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기에 하나라도 더 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잠시라도 시간을 버릴 수 없었던 것 같다.

 

 

해는 더 많이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늘의 빛이 부드러워졌다.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주변의 풍경이 마음에 다가왔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아마 이곳에서 본 일몰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부드러운 오름들과 솜사탕을 풀어 놓을 것 같은 하늘과 오렌지 빛으로 빛나던 태양을.

 

 

오르막을 오를 때는 숨만 차지 무릎이 아프지는 않지만, 내려가는 길은 조금 무서웠다. 넘어지면 데구르르 굴러갈 것 같았다.

 

서둘러 내려와서 그런가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원래 속도대로 흘러가는 것 같았다.

 

저 멀리 노란색 버스가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버스를 보는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 제주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는 마음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 버스를 놓치게 되면 환승정류장까지 가서 또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했는데, 이 버스 때문에 제주까지 가장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조금만 이 버스에 대해 알았다면 용눈이 오름 등도 갈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 버스만 타고도 동쪽 관광지를 편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버스 노선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한번더 이용해 보고 싶었다.

아부오름에서 한시간도 걸리지 않고 제주시내에 도착했다. 편하게 와서 그런지 내릴 때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어서 숙소까지 힘차게 걸어갈 수 있었다. 하루가 바빴지만 이용한 교통편이 편해서 그런가 비교적 힘이 덜든 여행이였다.

youtu.be/dEX9lzE832I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자가격리 풀리고 나니 조금 원래의 삶을 찾은 것 같다. 대신 자가격리 후 후폭풍이 오늘 하루는 밀려온 것 같다. 내 잘못이라고 뭐하는데 누군가는 내가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하니 할말이 없어졌다. 아무튼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자가격리 후유증도 심한 것 같다. 일단 사람을 만나는게 무서워졌다. 그래서 점점 혼자 고립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제주에서의 날들이 더욱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제주에서 있었던 날들이 그래도 지금 지낼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

제주에서 아침에 밖을 보았을 때 날이 맑으면 기분이 좋았다. 이날은 사전에 거문오름을 가기로 예약을 했다. 거문오름을 갔다가 그 주변을 보면 될 것 같았다.

 

221을 타고 거문오름을 간 것 같다. 제주를 출발해 동쪽 산간지역을 지나 표선까지 가는 버스였다. 우리는 거문오름입구에서 버스를 내렸다.

 

 

거문오름입구에서 내리는 사람은 총 3명이였다.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내려진 것 같았다. 다행히 우리말고도 다른 한분이 더 내리셨다.

 

 

거문오름입구 정류장에서 거문오름탐방 안내소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인도가 있어서 안전하게 탐방안내소까지 걸을 수 있었다.

 

 

구름이 살짝 끼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노란색 810-1번 버스는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안까지 운행이 되었다. 한번 기회가 되면 810번 버스를 타고 중산간 지역을 구경하면 좋을 것 같았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서 그런지, 이곳에 오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했다.

 

 

매표소에서 예약자 이름을 말하니 표를 주었다. 아빠는 이날도 경로 찬스를 사용하셨기에 0원이고 나만 성인 요금 2,000원을 냈다.

www.jeju.go.kr/wnhcenter/black/black.htm

 

거문오름에 오르기 전 탐방안내소 안으로 들어가 출입증을 받았다. 은근 다른 오름에 비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방시 주의사항도 읽어 본 후 바로 거문오름 탐방길로 접어 들었다.

 

거문오름은 말발굽모양으로 생긴 오름으로 우리는 기본코스인 자주색 길만 걸었다. 나머지 노란색 코스는 혼자서 갈 수는 없고 해설사 분과 정해진 시간에만 갈 수 있었다.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이기에 탐방로 입구에 유네스코라 적힌 조형물인지 스템프 보관함을 볼 수 있었다.

 

 

탐방로는 미끄럽지 않게 멍석같은 것이 깔려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되었다.

 

 

곧게 뻩은 나무들이 인상적이였다.

 

 

 

 

너무 곧고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걷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한국인 것 같은데, 나무들에서 뭔가 일본이나 대만 아리산에서 본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르는 길은 험하진 않았다.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기에 약간 숨이 차기는 했지만, 신선한 공기라서 기분은 좋았다.

 

 

탐방로가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등산보다는 편한 느낌이었다.

 

 

길도 길죽하게 보이고 나무도 길죽하게 보이고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아빠와 나는 계속되는 계단에 살짝 종아리가 땡기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되는 길쭉이 나무(나무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숲을 걸으니 조금 단조로운 느낌도 들었다. 그래도 정상에 올라 내려볼 생각에 계속 걸었다.

 

드디어 정상에 오른 것 같은데, 이번에는 다른 나무들 때문에 시원스럽게 풍경이 보이지 않았다.

 

 

정상 능선길을 따라 걷는데 날이 조금 더 맑아졌다. 구름이 사라진 하늘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정상부근에서 조금 더 걸어가니 전망대 같은 곳이 나왔다. 전망대라 그런지 시원하게 주변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주변에 보이는 오름이 경주의 대릉원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구름이 낀 제주의 모습과 맑은 제주의 모습은 극과극인 것 같다. 서로 범접할 수 없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두껍게 낀 구름 사이사이로 파란하늘이 조금씩 보였다.

 

 

 

전망대에서 본 제주의 오름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였다. 뭔가 아쉬울뻔 했는데,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모든 힘든 것을 싹 없애주는 것 같았다.

 

 

오름에서 내려와 억새밭이 시작되기 전 더 거문오름을 탐방할 분은 해설사 분을 따라 가면 된다. 지도에서 보니 추가적인 탐방은 왠지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억새밭을 따라 내려왔다.

 

 

 

 

억새길을 따라 내려오니 날이 꽤 좋아졌다.

 

 

 

 

이 풍경 실화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냥 뚝딱뚝딱 찍어도 꽤 괜찮은 사진이 찍혔다.

 

 

 

아빠는 억새밭에서 풍경에 취하셨다.

 

 

 

 

 

 

이곳에서 사진을 수없이 찍은 것 같다. 아마 거문오름에서 찍은 사진의 절반은 이곳 사진인 것 같다.

 

 

 

하늘의 절반의 구름으로, 반의 푸른 하늘이, 땅은 황금빛 억새가, 고흐가 이곳에 왔으면 어떤 그림을 그렿을까? 모든 색감에서 유화같은 끈적거림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억새풀 사이로 난 그림같은 오솔길을 걸으니 나도 모르게 동요를 흥얼거렸다.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안에 커피숍이 있기에 잠시 들렸다.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카페로, 손님이 많지 않기에 코로나 걱정을 조금 덜고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두통기가 있어서 타이레놀을 샀는데, 뭔가 이상했다. 알약 4개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빠는 이곳에서 거문오름 사진을 페북과 카스에 올리셨다.

 

 

 

거문오름 탐방안내소 앞 정류장에서 810을 타고 스누피가든을 갔다. 스누피가든 앞에서 버스가 정차하지 않기에 아부오름에서 내려서 스누피가든까지 걸어가야 했다.

 

 

810번은 동부산간지역 오름을 도는 버스이다. 1일 정액권을 구매하면 저렴하게 아부오름, 용눈이 오름, 거문오름 등을 다닐 수 있다. 우리는 늦게 탑승해서 그냥 교통카드를 찍고 탑승했다. 일정이 맞으면 제주공항 또는 시내에서 이쪽 지역으로 바로 올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쪽에서 제주쪽으로 바로 가는 버스도 있으니 하루 날잡고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810번에 탑승을 했는데, 손님은 딱 두명이였다. 해설사 분께서 여러가지 설명도 해주셨다. 그리고 거문오름 다음이 환승정류장인데 이곳에서 다른 버스로바로 갈아 타야했는데, 해설사분께서 다른 버스에 전화를 주셔서 쉽게 다른 810번으로 갈아 탔다.

 

환승정류장에서 아부오름까지는 한정거장이었던 것 같다. 또 외딴 길에 버려진 것 같이 버스에서 내렸다. 카카오맵을 보면 스누피가든까지 걸어 갔다.

youtu.be/Z-z2nxseBNw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