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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다행히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나오니 택시가 한대 있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었다. 아침 시간이라 차가 막힐까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공항까지 바람과 같이 도착할 수 있었다.

 

 

확실히 국제선 터미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세계 각지에서 오는 비행기들로 국내선에 비해 복잡했다.

 

원래 비행기 예약할 때는 타이항공으로 예약을 했는데, 비행편이 바뀌어서 타이항공 자회사인 타이스마일로 탑승을 했다. 다행히 스타얼라이언스 골드줄이 따로 있어서 조금 빨리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공항에 빨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체크인 줄에 가니 벌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많은 사람들이 방콕을 경유해서 다른 곳으로 가다보니 방콕행 비행기 승객들이 많은 것 같았다.

 

 

국내선 체크인 마감은 45분 전이고, 국제선 체크인 마감은 60분이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체크인을 하는데, 우리에게 스타얼라이언스 골드이지만 라운지 이용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 순간 내가 왜 가격을 더 주고 타이항공으로 예약을 했을까 후회가 되었다. 방콕-양곤을 운행하는 항공사는 여러군데가 있는데, 조금더 돈을 주고 스얼 골드의 혜택을 이용하려고 했던 것이였는데. 라운지에서 대강 아침을 먹으려고 아침도 안먹고 공항으로 바로 왔는데, 라운지 이용이 안된다고 하니 할말이 없어졌다. 아무튼 라운지 이용을 제외한 나머지 혜택은 다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수화물이 먼저 나오는 것 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산업연수생들인지 가족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나라, 집을 떠나는 그들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했다. 설레임과 불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았다. 공항은 깔끔했다. 공항의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도착하는 날은 빨리 공항을 벗어나서 호텔로 가기 위해 제대로 공항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양곤공항의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였다.

 

 

면세구역을 지나갔다. 남아있는 미얀마 짯이 거의 없었다. 냉장고 자석 한 개 정도 살 돈밖에 주머니에 있었다. 그리고 라운지를 지나가는데, 약간 화딱지가 났다.

 

남은 짯으로 냉장고 자석 하나를 샀다. 자석을 사고 나니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걷다 보니 흡연실도 있었다. 흡연실 간다고 하면 아빠한테 혼날께 분명하니 일단 게이트 근처까지 조용히 갔다. 대신 흡연실이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기분이 좋았다.

 

 

카펫깔린 공항바닥이 폭신했다. 대신 캐리어 끌고 다니면 조금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가깅 들었다.

 

 

출국하기 전 에스컬레이터에서 봤던 사람들을 보았다. 들떠 있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어릴 것 같은데, 외국에 가서 돈을 번다고 생각하니 대견하면서도 부러웠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기도 했다. 게이트 앞에 오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흡연실로 다시 왔다. 생각보다 흡연실이 컸다. 대신 연기가 잘 빠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흡연실 창문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었다.

 

 

우리를 방콕까지 데려다줄 타이스마일 항공기가 도착을 했다. 타이항공의 자회사이다. 양곤의 경우, 타이항공과 타이스마일이 코스쉐어로 운행하는 것 같았다. 타이스마일 코드명은 WE로, 영어로 우리라는 뜻이라 그런지 코드명도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탑승이 시작되었고, 먼저 탑승을 할 수 있었다. 그래봤자 이코노미석이지만, 먼저 탑승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탑승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에어버스기종으로 아마 타이항공에서 사용하던 비행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렬한 보랏빛 시트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좌석 간격은 170인 내가 앉았을 때 겨우 무릎이 달랑말랑 거렸다. 아마 키가 조금만 컸으면 쩍벌을 하고 앉아야 했을 것 같다. 가끔 키가 작은게 이럴 땐 좋은 것 같다. 보라색과 오렌지색으로 장식된 비행기 기내가 깔끔하면서 인상적이였다.

 

 

지상조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내 짐은 저중에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옆에 싱가폴 항공 비행기가 서있었다. 기회가 되면 한번더 타보고 싶은 항공사인데, 가격적인 부담도 있고 딱히 싱가폴항공을 타고 갈만한 곳이 없어서 타보지 못하고 있는 항공사였다. 나중에 런던깔 때 마일리지를 쌓을겸 한번 이용해 보고 싶은 항공사이다. 싱가폴 항공을 이용해서 런던을 갔다오면 정가티켓을 기준으로 18,000마일 정도 쌓을 수 있기에, 스얼골드를 유지하기에 편할 것 같기 때문이다. 대신 비행시간이 어마어마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탑승이 완료되고 지상조업이 완료된 후, 비행기는 푸시백을 하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미얀마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온 곳인데, 너무 마음에 들었던,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은 곳이였다. 아직까지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알음알음 오는 곳이지만 이곳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관광지처럼 변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이 크지 않기에 활주로까지 금방 도착했다. 활주로에서 정렬을 한 후, 엔진에서 우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힘차게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순간이 비행기를 타면 가장 긴장되면서도 짜릿한 순간인 것 같다. 특히 지면을 박차고 하늘로 뜨는 순간 내 마음도 하늘로 붕 뜨는 느낌이 너무 좋다.

 

비행기가 하늘 높이 올라갈 수록 비행기의 그림자는 점점 작아졌다.

 

비행기도 당연히 그림자가 있을건데, 비행기의 그림자를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고도로 나는 동안 그림자가 떠나는 우리를 아쉬워하는지, 우리를 계속 따라 오는 것 같았다.

 

날이 너무 맑아서 비행기를 타고서 하늘에서 양곤 시티투어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양곤 주변 지역을 돌아서 비행기는 남동쪽으로 갔다.

 

 

배고픔에 눈이 핑 돌 것 같은 시점에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한시간 반도 안걸리는 비행인데, 기내식이 꽤 괜찮게 나왔다. 마카로니가 메인이고 샐러드와 디져트까지 간편식 같아 보이지만 간편식이 아닌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종이컵에 음료를 주었다.

고칼로리의 음식이 위속으로 들어가니 예민해져서 날카로웠던 나의 마음에 평온을 찾을 수 있었다.

 

 

뭉게뭉게 피어있는 구름 위를 비행기는 날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비행기의 속도를 줄였다.

 

고도를 낮추니 방콕 외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사뿐히 착륙을 하고 보딩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왔다. 맨뒷자리라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미리 랜딩카드를 적어 놨다. 특히 태국입국 시 관광객의 경우 거주할 호텔을 적지 않으면 입국이 거절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예약한 호텔을 적었다. 예전에 어떤 한국사람은 친구가 태국에 살아서 거주할 호텔을 적지 않아서 입국심사대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다.

우리는 다음날 다시 방콕에서 발리로 이동하는데, 시내에 숙소를 잡기는 시간적으로 낭비일 것 같아서 공항근처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다.

 

 

전세계에서 오는 다양한 비행기를 볼 수 있었다.

 

다음 운행을 위해 지상 조업팀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행기에 내려서 잽싸게 입국심다대로 걸어 갔다. 축지법을 사용하듯 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빨리 걸어갔다. 재수가 없으면 입국심사대에서 한두시간은 기본인 방콕공항이다 보니 내린 다음 서둘러 걸었다. 다행히 입국심사대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그리고 짐도 잽싸게 찾아서 밖으로 나왔다.

 

 

호텔 셔틀을 사전에 예약했으면 되는데, 귀찮아서 예약을 하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호텔까지 가기로 했다. 표지판을 보고 택시를 타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택시승차장에 가면 가는 지역에 따라 Short/Long으로 지역이 구분되어 있다. 장거리 택시의 경우는 키오스크에서 무엇인가 뽑은 후 줄을 서면 되는 것 같았다. 단거리 택시는 따로 키오스크를 이용할 필요없이 그냥 줄을 서면 되었다.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택시를 탈 수 있었다. 단거리 줄에 서서 계속 걷다 보면 카운터 같은 곳으로 가라는 표시가 있었다. 카운터에 가서 호텔이름을 말하니, 우리에게 택시기사를 배정해 주었다.

 

 

배정 받은 택시기사가 우리를 데리고 택시가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택시기사에 대한 기본사항을 사진과 같이 밭을 수 있었다. 이렇게 택시기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니 불안했던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 공항 주변 단거리 노선의 경우, 정액으로 운행되는 것 같았다.

롯데호텔 양곤

No. 82, Sin Phyu Shin Avenue Pyay Road, 6½ Mile, Ward 11 MM, Yangon 11052 미얀마

양곤 국제 공항

Yangon Airport Rd, Yangon, 미얀마

수완나품 공항

999 Soi Mu Ban Nakhon Thong 1, Nong Prue, Bang Phli District, Samut Prakan 10540 태국

At Residence Suvarnabhumi

458/4-8 Soi Lat Krabang 24/1, Lat Krabang, Bangkok 10520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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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롯데호텔 양곤까지 3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호텔입구부터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롯데호텔만 있는 것이 아니라, 롯데레지던스도 같이 있었다. 약간 강남의 잘사는 아파트 단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약간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왠지 이런 곳에 오면 심리적으로 부담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예약을 망설이게 되는데, 제일 저렴한 방을 예약하니 15만원 선이였다. 대신 조식은 없는 대신 뷰는 레이크뷰로 했기에 기대가 되었다. 특히 일출을 방에 누워서 볼 수 있다는 글을 본 후로, 호수에서 바라본 일출이 어떨지 궁금했다.

 

택시에서 내려서 체크인을 하려고 리셉션으로 갔다. 12시 정도에 도착해서 체크인이 될까 궁금했다. 직원이 아직 방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손님들은 체크인을 해서 방으로 가는데 우리만 로비에서 기다려야 해서, 다른 손님들은 방으로 가는데 우리만 왜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호수뷰 방이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는 말만 들었다.

 

아빠한테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아빠가 아침부터 이동을 해서 피곤하셨는지 나에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하셨다. 그때 그냥 애교 떨면서 기분을 맞춰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넘는 부분에 대해 짜증을 내니 나도 같이 짜증을 내버렸다. 조금 참았어야 했는데, 성질머리를 못참고 내질러 버렸다. 그후로 아빠가 삐져서 말을 안하셨다. 그리고 한시간이 지난 후 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14층까지 있는 호텔로 객실은 13층까지 있고, 13층 일부와, 14층은 클럽라운지가 있었다.

 

차분한 분위기의 우리가 딱 아는 그런 분위기의 복도였다. 익숙함이 느껴져서 편했다. 그리고 신축호텔이라 그런지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에 들어서니 롯데계열 호텔의 느낌이 물씬 났다. 롯데호텔은 안가봤지만, 서울 시그니엘 호텔과, 롯데시티호텔은 몇 번 가봤는데, 그 호텔들과 분위기기 비슷했다. 대신 한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라 마음에 들었다.

 

커튼사이로 인야호수의 모습이 보였다. 호수가 생각보다 넓었다. 레이크뷰의 느낌도 나지만 넓게 뻥 뚫린 모습이 오션뷰 같은 인상을 받았다.

 

고급호텔에 있는 욕조가 화장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욕조가 있는 호텔을 요즘은 점점 찾기 힘들어진다.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물사용양도 많다보니 많은 저가의 호텔들은 욕조를 변경해서 샤워부스만 설치하고 있다. 생각보다 동남아 여행을 할 때 뜨거운 물에 들어가고 싶을 때가 많은 것 같다. 밖에 나가면 끈적거리고 덥고, 안에 있으면 춥다보니 약간 저체온증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때 욕조에 들어가서 체온을 올리면 기분도 좋아지고, 에어컨으로 인해 떨어진 체온이 다시 올라와서 컨디션도 많이 좋아진다.

 

화장실에 생수가 하나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건도 완전 뽀송뽀송 했다. 역시 폭신함의 느낌이 다르게 느껴졌다. 확실히 잘 관리되고 있는 호텔이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샴푸와 린스, 비누 등도 록시땅 제품이였다. 비누는 안쓰고 가방 속으로 쏘옥 집어 넣었다. 칫솔세트, 면도기 등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심지어 가글까지 있었다.

 

 

옷장에는 금고가 잇고 슬리퍼, 가운이 있었다. 금고야 항상 쓸일이 없으니 그냥 눈으로 구경만 했다. 그리고 커피와 차, 생수 2병이 있었다. 이것만 무료이고 냉장고에 있는 물과 음료는 전부 유료였다 .

 

 

와인을 사와서 먹을 수 있게 잔도 있었고 와인 오프너도 준비 되어 있었다. 전반적으로 완벽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미니바 가격을 보고는 절대 손대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식도 룸에서 주문할 수 있는데, 한국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가격은 아니였으나, 미얀마 물가로 생각하면약간은 비싼 가격이였다.

 

멀티콘센트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콘센트를 사용해서 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USB단자로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창밖의 풍경을 봤다. 우리는 고층을 배정받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층수가 높지 않아도 나쁘지 않았다. 저 멀리 쉐다곤파고다도 보였다.

 

 

아빠는 피곤하다고 하셔서 혼자 오랫만에 운동을 하러 짐으로 갔다.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시설에서 광이 났다. 대부분의 운동기구가 새거라서 왠지 마음이 들떴다. 예전에 헬스장을 다닐 때는 맨날 오래된 운동기구로 운동을 했는데, 새 기구들을 보니 마음이 설레였다. 열심히 운동하면 몸짱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냉장고에서 물을 한병 꺼내고 수건을 한장 가지고 트레드 밀 위에 섰다. 오~! 최신식의 설비를 오랜만에 봐서 하나하나가 신기하게 느껴졋다. 운동을 하면서 아빠한테 화냈던 것도 반성하고, 내 몸 안에 남아 있는 화를 운동으로 승화 시켰다. 내몸의 열을 땀으로 식혔다.

 

한시간 정도 땀을 쏙 뺀 후 다시 방으로 왔다. 아빠도 잠시동안 낮잠을 주무셔서 다시 기분이 좋아지신 것 같았다. 수영장에 가기 위해 방에서 나왔다.

 

 

아기들이 노는 작은 풀장도 있었다. 물은 미지근해서 수영하면 살짝 덥게 느껴졌다.

 

 

그리고 메인 풀장도 꽤 넓었다. 25미터 수영장 보다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운동을 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길이였다.

 

 

수영장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풀장 넘어로 보이는 호수뷰가 나름 인피니티풀이였다.

 

물이 깊지는 않으나 170이 안되는 아빠는 약간 깊다고, 무섭다고 하셨다. 나야 오랜만에 수영장에 오니 기분이 다시 업이 되었다.

 

 

이럴 때 튜브를 가지고 와서 둥둥둥 떠다니면 좋은데, 아무 생각없이 나와서 그냥 물장구만 치고 놀았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더니 하늘이 너무 이쁘고 건물 또한 인상적이였다. 바간에서 너무 오래된 건물만 보고 와서 그런지 최신식의 건물이 경이로워 보였다.

 

 

우리가 놀고 있는 옆에 한국 어린이가 보였다. 아마 친척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어서 방학이라 놀러온 것 같았다.

 

체력도 바닥난 것 같고, 배도 고파서 물에서 나와서 방으로 돌아가는 길 호수 앞 나무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갔다.

 

호수가 하늘을 담고 있었다. 아빠는 이 호수에 어떤 물고기가 사는지 그게 더 궁금하신 것 같았다.

 

 

지하 1층엔 헬스장과 K뷰티 스파가 있었다. 그리고 식당도 있었는데, 가격이 착하지는 않았다. 저녁은 이곳에서 먹어볼까 생각했다가, 그냥 괜히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서 근처 마트에서 사먹기로 하였다. 양곤에서,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식사라 돈을 투자할까 했는데, 아빠가 그냥 간단히 먹자고 해서 이날도 마트에서 사온 음식으로 방에서 야경을 보면서 먹었다.

 

호텔 앞에 있는 인야호수를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첫날 양곤에 도착해서 팬퍼시픽호텔로 가는 길에 이쪽 부근에서 공원을 본 것 같아서 구글맵을 따라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호텔을 나와 큰길로 나왔다. 길가의 나무 우에 이구아나(?)가 한가롭게 나무 위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을 봐도 무섭지 않은지 저렇게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리고 롯데호텔양곤 앞에 건물이 하나 있어서, 호텔이라 생각했는데 호텔이 아닌 미대사관이였다. 왠지 사진 많이 찍으면 카메라 뺏길까 무서워서 그냥 조용히 지나갔다.

 

아주 잠깐 큰길을 따라가니 근린공원같은 곳이 나왔다. 해가 뉘웃뉘웃 지고 있었다. 야자수 사이로 햇살이 펴져나가는 모습이 몽환적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친구와 대화를 하고, 관광객은 특히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다. 가끔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힐끔 보는 사람도 있었다.

 

호수가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데 뒤의 호수에 하늘 그대로 머금고 있었다. 우유니 사막을 옮겨온 것 같은 느낌 들었다. 며칠되지 않는 미얀마 여행이지만 항상 하늘을 보면 신기할 뿐이였다. 어떻게 저렇게 구름이 한 점 없는 하늘이 있는지 볼 때마다 새로웠다. 그리고 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많기는 했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호수에 있으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잔디에 색이 다른 나무를 심어서 글을 쓴 것 같은데 미얀마 언어를 모르니 그냥 장식, 무늬 같아 보였다. 어릴적 아빠 따라 88올림픽 호돌이를 보았던게 떠올랐다. 그때도 잔디인지 나무로 호돌이를 만든게 생각이 난다. 아마 미얀마의 현재 모습은 우리의 80년대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해 전 미국인과 같이 일할 때가 있었는데, 3년정도 같이 일을 했다. 같은 사무실에서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연적으로 살려고 영어를 배웠다. 그때 그 친구가 어릴적 사진을 보여준적이 있었는데, 80년대 90년대 우리의 모습과 미국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서 약간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의 우리 모습이 미국의 90년대 모습이였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자주 접하는 미국의 모습이지만, 이렇게 친구를 통해 어릴적 사진을 보니, 체감하는 정도가 확연히 달랐다. 미얀마에서 어릴적 잔상만 남은 80년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야자수가 길게 늘어선 길을 따라 걸어 보았다.

 

 

퇴근 시간 전인데도(퇴근시간이 몇 시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였다.

 

 

 

어린 아이는 할아버지가 준 음식으로 까마귀와 놀고 있었다. 아이가 먹을 것을 주기 시작하니 많은 까마귀들이 아이 주위로 몰려 들었다. 난 새가 무서워 저 멀리서 구경만 했다.

 

소녀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깔깔거리며 웃는데, 무슨말인지 모르지만 그냥 웃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금빛의 론지를 입은 사람이 눈에 확 들어왔다. 사진을 찍는데 저 멀리 브이를 하면서 지나가는데 사진을 확인하면서 그분의 센스에 감동을 했다. 미얀마에서는 론지에 셔츠만 입으면 출근 복장이 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많은 남성들이 흰셔츠에 론지를 입고 쪼리를 신고 걷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흰 셔츠에 론지를 입으면 출근 복장도 되고 예식복장도 되고, 공식석상에서 예의를 갖추어 입는 예식복이 된다고 한다.

 

 

연인들은 호수에 비치는 석양을 보며 서로간의 사랑을 나누고, 저마다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인야호수였다. 우리가 간 부분은 인야호수의 아주 극히 작은 부분이지만, 호수도 맑고 깨끗해서 좋았으며, 풀과 나무가 있는 근린 공원은 여행자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였다.

 

 

해도 거의 다 지고 배도 고파서 호텔 근처에 있는 마트로 갔다. 호텔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1~2분 정도 걸어가면 마켓플레이스라는 작은 쇼핑몰이 있었다. 호텔에 투숙하는 사람들도 많이 와서 저녁에 먹을 물건을 사는 것 같았다.

 

 

유제품과 음료, 미얀마 맥주를 샀다.

 

 

원래는 도미노인가 피자헛에서 피자를 사가려다가 들고 댕기기 뭐해서 그냥 베트남 반미를 팔길래 반미를 샀는데, 이것도 가격이 그렇게 싸지는 않았다. 빵은 큰 것으로 두개 샀는데, 빵 표면이 너무 빠삭해서 반미를 먹고 입천정이 다 까졌다.

 

그리고 아빠가 좋아하는 빵을 사기 위해 반미가게 맞은편에 있는 빵가게로 왔다. 이 쇼핑몰의 대부분 물건의 가격은 한국과 비슷했다. 질도 한국과 비슷해서, 여행때 위생에 신경 많이 쓰시는 분에게 오기 좋은 곳 같았다.

 

 

들어갈 때는 그래도 해가 있었는데, 나오니 해가 완전히 져버렸다.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얼굴 퉁퉁 불을 것을 걱정하면서 저녁을 배가 터지게 먹었다. 역시 먹으면 행복하지만, 항상 다음날이 걱정된다.

 

 

아침 9시 30분 비행기지만 국제선 비행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침 5시 30분 에 일어났다. 7시까지 공항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아침부터 짐을 정리하고, 씻었다. 씻고 나오니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어느 쪽은 오렌지색으로 물들고 있었고, 다른 곳은 아직 어둠이 그곳을 점령하고 있었다.

 

줌으로 땡겨서 쉐다곤 파고다를 찍어보았다. 새벽이지만 조명을 받고 있는지 반짝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아침부터 쉐다곤 파고다를 봤으니 오늘하루도 좋을 일로만 가득할 것 같았다. 하늘이 오렌지 빛으로 물드니 호수도 같이 이번에는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점점 어둠의 색인 검은색은 호수에서 업어졌다. 모든게 CG같은 느낌이였다.

 

아침에 뜨는 해를 바라보니 왜 롯데호텔양곤에 오면 레이크뷰로 해야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저멀리 높은 빌딩 뒤로 해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떠나는 날이라 아쉬움이 가득했는데, 떠나는 우리에게 미얀마가 마지막 선물을 주는 것 같았다. 한동안 말없이 밖만 쳐다 보았다.

 

계란 노른자와 같이 동르란 해가 하늘로 떠올랐다. 손으로 잡힐듯 잡히지 않는 태양이였다. 마음 속으로만 잡을 수 있었다.

 

 

 

아침부터 빨리빨리 행동하다 해가 뜨면서 부터 아빠와 나는 무엇엔가 홀린 것처럼 밖을 보면서 사진만 찍었다. 이제는 진짜 굿바이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에게 정리하고 나가자고 했다.

 

해가 어느정도 떠오른 후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리셉션으로 왔다. 이른 시간에 호텔을 떠나야 해서 아쉬움도 컸고, 또 언제 미얀마에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떠나는 발길이 무거웠다.

A. 롯데호텔 양곤 No. 82, Sin Phyu Shin Avenue Pyay Road, 6½ Mile, Ward 11 MM, Yangon 11052 미얀마

B. Marketplace 69 Pyay Rd, Yangon, 미얀마(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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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을 떠나는 날 아침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정신이 없었다. 바간에서의 3일간의 여행은 꿈 속을 헤매다 나온 것 같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아마 고대도시를 벗어나 현실로 돌아가는 현대인에게 모던한 현대의 느낌은 현실세계일 것이다. 이번 여행의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매일되는 투어와 이동으로 인해 한달은 여행한 것 같은 피로감이 쏟아졌다. 다음날도 새벽에 일어나서 방콕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미얀마에서의 일정은 쉽지 않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짐까지 정리하고, 5시 50분경 이른 조식을 먹기 위해서 식당으로 갔다. 다행히 조식은 6시부터 였지만 식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또 일어났더니 그렇게 식욕이 땡기지는 않았다. 먹다보니 우리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이른 조식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 섰다.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6시 30분이였다. 비행기는 8시 20분으로 2시간 이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마음이 편하기에 조금 이른 것 같은 시간에 가이드와 만났다. 오늘까지 4일간 바간의 처음과 끝은 같이한 가이드와 정이 든 것 같았다. 공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데 뭔가 가슴 뭉클함이 느껴졌다.

 

 

숙소에서 공항까지는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국내선 탑승을 잘 안해서 그런지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마감시간이 매번 헷갈리는 것 같다. 국제선 비행기 탑승에 익숙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항상 공항에 2시간 전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우리보다 조금 빨리 출발하는 다른 항공사는 벌써 체크인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가 탈 골든미얀마항공은 반대쪽에 위치해 있기에 반대로 걸어갔다. 직원들만 분주히 움직일 뿐 아직 체크인이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조금 여유롭게 호텔에서 출발해도 될뻔했는데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의자에 앉아서 졸음을 참아가며 체크인 시간을 기다렸다. 우리처럼 일찍 온 사람들은 무거운 몸을 기대고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

 

우리가 앉은 의자 뒤편으로 상점이 있었으나,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다. 졸음을 쫒을겸 상점을 살짝 구경했다. 그리고 게이트 2번으로 다른 항공사 승객들이 나가고 있었다. 공항이 크지 않기에 별로 돌아다닐 곳이 없었다.

 

 

그냥 심심해서 체크인 시간까지 공항안과 밖을 왔다갔다했다. 아침 바간의 공기는 정말로 신선한 것 같았다. 동남아지만 동남아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고 상쾌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점점 공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잠을 쫒기 위해 공항을 돌아다니는 사이 체크인이 시작되었다. 예약번호, 이름을 확인하고 보딩티켓을 받았다. 티켓은 직접 직원이 손으로 적어 주었다. 그리고 비행기 좌석은 따로 기입이 되지 않았다. 앉고 싶은데 앉으면 된다고 써있었다.

 

바간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항 밖으로 나와 이제 정말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밖에는 택시기사들이 아침에 올 승객을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이날이 바간의 마지막이지만, 누군가는 바간여행의 첫날이기에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바간을 오는 외국인이면 누구나 사야했던 25,000짯짜리 유적지 티켓 매표소를 보니 첫날의 설레임이 생각났다. 그리고 처음 본 미얀마식 달력이 신기했다. 요일이 위에서 아래로 되어 있었다. 우리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달력을 보고 있었다. 이곳도 띠가 있는지 달력의 요일에 동물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제 게이트 2번을 지나서 간단한 짐검사 후 대합실에 들어왔다. 그냥 의자만 있는 시골버스터미널 같은 대합실이였다. 너무 빨리 들어 왔더니 할게 없었다. 사람들도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꾸벅구벅 졸거나, 일행과 대화를 하면서 탑승시간까지 기다렸다.

 

시골 읍내 버스 터미널과 같은 느낌이 짙었다.

 

수화물은 직원들이 일일히 손으로 직접 들어서 카트에 옮겨 놓았다. 구경하다보니 내꺼와 아빠 트렁크를 볼 수 있었다.

 

손으로 적어준 비행기 표를 보니 촌스럽기 보다는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화물 티켓은 흰 표닥지를 보딩티켓에 붙여 주었다. 총 2개의 수화물을 보냈기에, 두개의 종이를 보딩패스에 붙여 주었다. 이 비행기는 바간(냥우)를 출발해 헤호에 도착해서 잠시 정차한 후 다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였다. 올 때와 같은 방식이였다.

 

게이트가 열리고 표검사를 한 후 비행기까지는 열심히 걸어서 갔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너무 파랗게 보였다. 이렇게 짙은 하늘은 태어나서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미얀마이기에 가능했던 하늘같았다. 이곳의 아이들은 하늘을 그리면 과연 구름을 그릴지 궁금했다. 우리는 뭉게구름을 뭉게뭉게 피어나게 그리는게 익숙한데, 이렇게 구름 한조각 없는 하늘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하늘은 어떤 모습일까?!

 

 

 

 

보잉브릿지를 통해서 탑승하는 비행기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이렇게 걸어서 비행기를 탑승하니 기분이 묘했다. 아빠는 싼비행기를 타서 걸어가서 탄다고 투덜투덜 거리셨지만, 나는 자가용 비행기를 타는 느낌이 들었다.

 

 

앞에서는 수화물을 실고 있었다. 계단이자 문인, 문이자 계단을 밟고 비행기 안으로 들어갔다.

 

 

저가항공이지만, 서비스는 풀서비스와 비슷했다. 20키로까지 무료 수화물 제공 및 간단한 기내식 제공까지 아직까지는 미얀마 국내선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항공사 잡지에 한국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봤다. 대부분 미얀마어로 되어 있어서 읽을 수는 없었다. 한국의 이색 음식 소개인지, 한국인들도 호불호가 강한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홍어와 개불, 한국인이 나도 먹기 힘든 음식인데, 외국인은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사는 미얀마인이 한국에 대해 소개하는 페이지였던 것 같은데, 좀 더 평이한 음식을 소개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는 생각이 들었다.

 

탑승이 마무리되자 비행기는 가벼운 엔진소리를 내며 활주로로 향했다. 제트비행기와는 또다른 느낌을 주는 프로펠라 비행기였다. 앉은 좌석의 창문이 그런데 너무 지저분해서 깨끗한 영상을 찍을 수 가 없었다.

 

활주로를 달려 비행기는 가볍게 땅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건조한 바간의 모습을 하늘에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높지도 그렇게 낮지도 않은 높이로 비행기는 동쪽에 있는 헤호로 날고 있었다. 약간 관광비행기를 탄 느낌이였다.

 

첫번째 기내식은 샌드위치였다. 샌드위치와 물이 든 스낵박스를 받았다.

 

간단한 음식이였지만, 입이 심심했던 차에 간단히 먹기 좋았다. 나야 먹을거면 다 잘먹는 편이라 불만 없이 먹었다. 비행시간이 짧아서 다른 음료수는 제공되지 않았다. 헤호까지는 30~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다 먹고 기내식을 정리하니 벌써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점점 고도가 낮아지니 땅 위의 모든 것이 더욱더 선명하게 보였다.

 

 

헤호에 도착하니 거의 대부분의 손님들이 헤오공항에서 내렸다. 우리 뒤에 앉은 외국인이 헛웃음이 났는지, 영어로 우리만 남은거야라고 우리에게 물어 봤다. 거의 5명 정도만 비행기에 남고 대부분의 승객들은 헤호에서 내렸다. 그리고 바로 또 양곤으로 가는 승객들이 탑승을 했다.

 

승객들을 탑승하자 마자 비행기는 또 가벼운 엔진소리를 내며 활주로로 향했다. 나는 또 기내식을 줄까라는 생각을 하며 밖의 풍경을 보았다.

 

활주로에 정렬을 한 후,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가볍게 땅을 박차고 올랐다. 이번에는 조금 더 높은 고도로 나는 것 같았다. 남쪽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이제 평지가 아닌 산맥들의 연속이였다.

 

이번에는 빵과 빵이였다. 아마 점심식사로 나온 것 같았다. 바간-헤호는 아침식사였고, 아무튼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비행기에서 먹고, 점심은 대강 비행기에서 먹을 수 있었다.

 

빵이 코주부 아저씨같이 생겨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승무원이 돌아다니며 음료를 주었다. 저가항공이지만 서비스만은 저가항공이 아니였다.

 

 

화장실은 비행기 맨 뒤에 있었다. 카가 조금만 큰사람은 비행기 천장에 머리가 닿을 것 같았다. 이럴 때는 키가 작은게 편한 것 같다.

 

 

도시의 모습이 보이고 비행기는 양곤공항에 헤호공항에서 이륙한지 한시간 이십여분 뒤에 착륙을 했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공항터미널까지 이동을 했다. 이번에도 부산버스를 타고서 갔다. 왠지 해외에서 한국어를 보고 한국 버스를 타니 감회가 새로웠다.

 

신식 컨베이어 벨트에 짐이 실려 나왔다.

양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택시는 프리페이드 택시로 탔다. 가격은 10,000짯으로 공항에서 나가는 택시요금은 다 같은 것 같았다. 이번에는 롯데호텔 양곤으로 저렴한 가격에 롯데호텔에서 지낼 수 있었다. 3박4일간의 짧은 바간 여행을 마치고 양곤으로 다시 돌아왔다.

Bagan Nyaung-U Airport

Nyaung-U

Ananta Bagan

Old Bagan, 미얀마

양곤 국제 공항

Yangon Airport Rd, Yangon, 미얀마

롯데호텔 양곤

No. 82, Sin Phyu Shin Avenue Pyay Road, 6½ Mile, Ward 11 MM, Yangon 11052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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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의 셋째날은 오후시간에 바간 근교에 위치한 포파산에 다녀왔다. 투어가 반나절 투어였기에 오전에는 늦게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투어는 1시에 시작해서 6시가 못된 시간에 끝났다. 전날 올드바간 투어가 알차면서도 조금 힘에 부치는 투어였다. 오늘은 다행히 4~5시간만 하면 되는 투어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에서 출발을 했다. 아빠는 론지를 입는게 이제는 익숙해 지셨는지 허리춤에 폰도 꼽아 놓는 여유를 보이셨다. 길거리에서 많은 미얀마 남성들이 스마트폰을 허리춤에 꼽고 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다. 종종 어떤 분은 자동차키까지 달고 다녔다. 그리고 허리에 설치하는 작은 주머니도 파는 것 같았다. 아무튼 주머니 하나 없는 옷이기에 소지품 소지가 항상 문제인 옷이였다.

 

 

포파산은 바간에서 50키로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가는 길에 휴게소 같은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갔다. 아마도 가이드가 커미션을 받는 그런 상점 같았다. 우리에게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하면서 미얀마 술을 먹어보라고 권유를 했다.

올드바간 투어가 하루종일 하는 투어인데도 50,000원 정도였고, 이 투어는 반나절인데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40,000원이나 하였다. 두개의 투어를 해서 거의 100,000원 정도를 지불했다. 아마 미얀마 여행 중 가장 큰 돈을 지출한 것 같다.

 

 

팜유로 만든 술이라고 하는데 소주보다 독한 것 같았다. 이 술을 마시기 전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인도에서 가짜 술을 먹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제일 먼저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우리 팀말고도 다른 팀들도 마시는 것 같아서 그냥 죽기야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마셨는데, 날 더운날 뜨거운 술이 들어가니 훅 췻기가 올랐다. 의외로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한별 살까 하다가 또 살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술은 구매하지 않았다.

 

 

술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도 해주었다. 보기에는 비위생적이나 맛은 꽤 나쁘지 않았다.

 

뭔가 하나를 구매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팜유로 만든 설탕 같은 것과, 미니 타나카를 구매했다. 아빠말에 의하면 타나카를 하면 은근 시원하다고, 발리가서 쓰면 좋을 것 같다고해서 아빠거 하나랑 내꺼 하나를 구매했다. 미니 타나카는 분말을 굳힌 형태라서 나무를 갈아서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이 용이했다.

 

 

휴게소 주변에 해바라기가 활짝피어 있어서 해바라기 밭에서 사진도 찍었다. 뒤로 펼쳐진 야자수와 해바라기 밭의 풍경이 이국적이였다.

 

 

정오를 지난 시간이라 밖의 햇살은 점점 뜨거웠지만, 풍경만은 만점이였다.

 

수세미가 달려있는데 수세미 키가 어린아이 키처럼 엄청 컸다. 확실히 더운 나라라 그런지 사이즈가 한국과는 달랐다.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기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작은 수공예품도 볼 수 있었다.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갔더니 순간 화장실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재래식 화장실처럼 완전히 나쁘진 않았지만, 조금 깔끔한 사람이라면 한번 망설일 것 같았다.

 

나무에 무엇인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길래 유심히 봤다.

 

자세히 보니 입구같은게 있었다. 아마 새집인가 보다. 자연적으로 만든건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래에서 봤을 때는 열매같이 보였다. 새도 이런 곳에 사는게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날 나는 하와이안 남방을 입고 나왔는데, 너무 블링블링한 것 같아서 걸어 다닐 때 민망했다.

국도같은 길을 가는데, 톨비도 한번 냈다. 그리고 앞에 있는 트럭에 사람들이 저렇게 매달려 가는게 신기했다. 아마 옛날 다큐에서나 볼 것 같은 모습이였다. 가이드가 우리에게 6시가 넘어서 포파에서 출발하면 추가 요금이 붙는다고 말을 했다. 처음부터 말을 해주었으면 조금 빠릿빠릿하게 움직였을 텐데, 가이드가 왠지 머리를 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순간 나빠졌다. 미리 사전에 말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을 찔끔찔끔 흘리는 것 같아서 왠지 속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우리가 호구가 된 것 같았다.

 

포파산에 가면 화장실이 없다며, 어느 슈퍼 앞에 정차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만 다녀오기 뭐해서 음료도 몇 개 샀다. 그러나 포파산을 올라가다 보면 화장실이 하나있었다. 오늘따라 가이드에게 배신당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이드도 애가 세명에다 차 대출금도 갚아야 하기에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하느 하지만, 그래도 뭔가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슈퍼 공터에 개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개가 어린애 크기라 너무 무서워서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사진만 찍었다. 슈퍼에서 특산품 같은 것도 팔고 있었는데, 물과 음료만 구매했다. 아무튼 포파산 올라가는 길에도 상점이 무지 많고, 화장실도 있기에 우리처럼 다른 분들은 호갱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파산이 포이는 포인트에서 사진도 찍었다. 볼록하게 솟은 산 위에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좀 더 사진을 잘 찍을 걸, 너무 대충 찍어서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포파산 올라가는 길은 두군데 있는데, 정문을 통해서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서 가는 방법과 옆쪽으로 난 상점 길을 지나서 가는 방법이 있는데, 가이드가 정면으로 막 오르면 힘들기에 옆쪽 상점이 길게 늘어선 입구에서 내려주었다. 우리에게 선셋까지 보고 내려오면 추가요금이 붙을거라고 말을 해주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3시 정도여서 해가 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선셋은 안보고 올거라고 말한 후 포파산을 올랐다.

 

 

오르는 길에 상점이 많았다. 다양한 수공예품부터, 아까 보았던 미니 타나카까지 없는게 없었다. 이곳이 조금 더 저렴한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미리 이것저것 샀기에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면서 계단을 올랐다.

 

가는 길목에 중간중간마다 원숭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원숭이들이 완전 빌런이였다. 조금만 틈을 보이면 가방을 열고 가방에 있는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였다. 그리고 원숭이에게 화를 내면 뾰족한 이빨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성을 냈다. 아무튼 이곳에서 원숭이는 악당이기에 피하는게 최선이였다.

 

 

따로 입장료는 없었다. 입장료가 있는지 알아보지 않고 왔기에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이었다. 유로 사물함도 있었다. 이제 이곳부터 신을 또 벗어야 했다. 원숭이가 훔쳐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신발은 가방에 넣었다.

 

이제 무한 등산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길바닥을 쓸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 앞을 살짝 쓸고는 팁을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몰라서 주는게 맞나보다라고 생각해서 팁을 주었는데, 이런 사람이 한사람만 있는게 아니라 엄청 많았다. 그리고 종종 팁을 대놓고 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중에는 그냥 무시하고 계속 계단을 올랐다.

 

원숭이들은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작은 악당들은 조금만 방심하면 안으로 들어와서 사람들을 놀랬켰다. 귀여운 것 같지만 성격이 대단했다.

 

점점 위로 올라갈 수록 계단의 경사가 가파르게 변했다. 중간에 쉴 수 있는 장소도 있었지만, 항상 우리를 주시하는 눈이 있었다.

 

 

어떤 놈은 계단 중간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불쌍한 척 앉아 있었다. 왠지 이 놈과 시비가 걸리면 안될 것 같아서 시선을 피해서 지나갔다. 얼마나 영리한지 청소하는 사람이 겁을 주면 도망가는 척을 하다가, 어느새 계단으로 다시 돌아왔다.

 

 

계속 계단을 올라가니 탁트인 풍경에 내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오늘따라 뭔가 기분이 싸했는데, 그래도 대자연 앞에 있으니, 모든 근심이 나도 모르게 사라졌다.

 

 

 

 

아빠는 오르는게 힘드신지 중간중간 쉬는 지점마다 조금씩 쉬면서 올라가셨다. 그러나 그놈의 원숭이들 때문에 마음편하게 쉬지는 못했다. 그냥 숨고르기 정도만 하고 또 올랐다.

 

이곳에 사원이 왜 지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시된 길을 지나서 또 올라갔다. 영어와 미얀마어로 사원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챕터별로 나뉘어 설명되어 있는데, 너무 힘들에 영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 것 같았다. 아래를 내려보니 겹겹히 쌓여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철재지붕의 풍경이 인상적이였다.

 

철재지붕 위로 호연지기를 즐기는 원숭이 한마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에서 봤을 땐 조잡해 보였던 것 계단의 모습이 이렇게 내려다 보니 풍광 하나만큼은 장관이였다. 역시 사진발에 혹해서 올 수 밖에 없는 곳이였다.

 

 

높은 곳에 올라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과 땅이 맞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올록복록한 곡선의 미가 있는데, 이곳은 직선으로 펼쳐진 대평원같은 장엄함이 느껴졌다.

 

 

 

정상에 오르니 작은 사원이 있었다. 뭐라고 뭐라고 미얀마 글씨가 적혀 있었지만, 알길이 없기에, 그냥 글씨가 이쁘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다. 확실히 동남아 국가의 글씨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다. 미얀마 글씨는 태국 글씨에 비해 곡선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귀엽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징을 치면서 소원도 빌었다. 매번 같은 소원이지만, 소원을 빌 기회가 있으면 꼭 빌고 지나간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기에 해가 지려면 조금 늦은 시간에 와야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바간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바간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에 이곳도 소개가 되어 있어서 기회가 되면 오고 싶었기에, 한번 오고 싶었는데, 한번 오기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석양을 잘 보았기에 이곳에서는 이곳의 느낌정도만 느끼고 가면 충분한 것 같았다. 다음날 또 새벽에 일어나서 양곤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이곳에서 시간적인 체력적인 무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풍경이 좋은 장소가 있어서 의자에 앉아서 풍경에 젖어 보는데, 해가 너무 뜨거웠다.

 

사진만 찍고 그늘로 이동해야 했다. 지대가 높다 보니 전반적으로 시원했는데 해가 비추는 곳에만 가면 통구이가 되는 것 같았다.

 

 

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인지, 덫을 만들고 있었다. 덫이 잘 작동되는지 실험을 하는데, 아마 원숭이 잡는 덫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나 원숭이가 꼭 있었다. 아주 작은 공간만 있어도 그곳에는 꼭 원숭이가 있었다.

 

 

사원은 조잡해 보였지만, 사원에서 보는 풍경만큼은 찐이였다.

 

 

다시 사원을 나와서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이 10배는 더 힘들었다. 그리고 이녀석들이 언제 이곳에 들어 왔는지, 계단 가운데를 떡하니 점령하고 있었다.

 

원숭이가 사람을 피해가는게 아닌, 사람이 원숭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피해가야 했다.

마실물도 이렇게 있었지만, 미리 생수를 준비해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내 장이 얼마나 튼튼한지 실험해보실 분이라면 한번 드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말이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서 사원에서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옆쪽 길을 통해서 올라갔지만, 내려올 때는 중앙입구로 내려왔다.

 

길바닥에도 작은 깡패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내려오니 오후 4시가 조금 지났었다. 한시간만에 후다닥 보고 내려왔다.

 

바간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도로 건설현장을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직접 자갈을 들쳐업고 나르고, 기계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바간에서의 셋째날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너무 짧게 바간에서 보낼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바간에 대해 이제 알 것 같고, 익숙해 지려고 하는데, 내일이면 바간을 떠나 다시 양곤으로, 다시 방콕으로 간 후, 발리로 떠나야 했다.

A. Mount Popa Nat Shrine, at the foot of Popa Taung Kalat

B. Mont Popa Monastery

C. Top Of Popa Rock Spur

D. Ananta Ba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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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진행된 투어는 해가 지는 일몰을 보아야 마무리가 되었다. 하루종일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 새벽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고 낮에는 바간의 사원과 탑을 보고, 이제 오늘 여행을 마무리할 일몰을 감상하는 것만 남았다.

 

오늘 하루종일 우리를 이곳저곳 데려다 주고 끊임 없는 수다로 심심하지 않게 해준 택시기사며 오늘의 가이드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하나를 물어보면 줄줄이 비엔나처럼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덕분에 미얀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선셋타워 앞의 정원에 꽃이 이쁘게 피어 있었다. 하루종일 흙먼지 흩날리는 거리와 건조한 것 같은 사원을 보다 이렇게 살아 있는 꽃을 보니 내 마음도 다시 촉촉해 지는 것 같았다.

새로 지은 선셋타워는 바간의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는 것 같았다. 사원돌계단에 앉아서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던 바간인데, 지진으로 인해 그런 낭만이 없어졌다. 대신 또 다른 시각에서 바간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직 해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타워 앞 정원에서 사진을 찍었다. 멀리 보이는 탑들이 이제는 익숙해 보였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하루종일 진행된 투어로 인해 이제는 그냥 내 주변에 있는 하나의 탑이나 사원에 불과했다. 하루라는 시간동안 바간의 풍경을 보는 나의 시선은 처음엔 모든게 신기하고 신비스러웠다면, 몇 시간이 지난 지금 모든게 전경에서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런 풍경이 하루동안 익숙해진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건조한 곳에 꽃을 핀 꽃나무가 신기했다. 아마 사람이 열심히 가꾸었겠지만.

 

 

타워에 들어가는 입장료는 인당 5달러였다. 그런데 지갑에 있는 달러는 돈단위가 다 큰돈이었다. 100달러짜리를 내려고 하니 돈이 너무 크다고, 카드를 내려고 하니 카드는 안된다고, 아무튼 겨우 탈탈 털어서 10달라를 만들어서 돈을 지불했다.

 

 

 

계단을 통해 입구로 들어서니 다양한 조형물이 있었다. 목이 말랐었는데 다행히 시식용인지 웰컴드링크인지 음료 한잔을 주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거대한 통나무를 깎은 것 같은 화가난 황소 조각이 인상적이였다. 아마 바간의 명소로 키우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서 지은 건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뒤 마지막 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나선형의 계단을 또 걸었다. 좁은 폭의 계단을 빙글빙글 걸어서 올라갔다.

 

 

올라가는 순간 눈이 시원해졌다. 오늘 어디를 다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곳의 어딘가를 다녀왔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려면 시간이 남았는데, 전망대에 미리와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다. 특히 이곳도 중국인 패키지가 많이 와 있었다. 점점 사람이 많아지니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은근 서로 밀치고 하는게 많아져서 짜증이 났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자기들 사진찍어야 한다고 우리를 밀기도 하고, 아무튼 사람이 많아지니 좋은 자리를 잡는게 제일 힘들었다.

 

바간의 대부분은 평지라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가도 바간의 전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은 바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보니, 보는 뷰가 남달랐다. 아침에 열기구 투어를 못한 점이 아쉬웠는데, 이곳에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니 아침에 느꼈던 아쉬움이 눈녹듯 다 녹아 없어져 버렸다.

 

 

저멀리 보이는 산은 더 멀게 느껴졌다. 그리고 길게 늘어선 산의 모습은 이곳을 감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아침의 햇살과 오후의 햇살은 다르게 느껴졌다. 아침이 선명한 주황색과 붉은색의 강렬하다면, 일몰의 하늘은 부드러운 주황색 그라데이션이 마음을 포근하게 하면서, 오늘하루가 이렇게 지나감을 아쉽게 느껴지게 했다.

 

 

사람에 치여서 힘들기는 했지만, 상상이상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서쪽으로 내려가면 갈 수록 바간은 다시 미스테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사선으로 받은 햇살에 사원들은 다시 고대의 비밀을 가진 사원으로 바뀌어 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간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의 가슴 뭉클함이 느껴졌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하루지만 이 순간만큼은 마음 속에 특별하게 남았다. 이카의 사막에서 본 하늘, 코타키나발루에서의 석양, 우유니 사막에서 본 황홀한 하늘 등, 여행을 하면서 전세계 다양한 곳에서 여러번의 지는 해를 보았다. 이 순간도 내 마음의 앨범에 잊지 못할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 같다.

 

 

다행히 좋은 자리를 잡아서 해가 지는 과정을 전부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찍는데, 한무리의 새때가 앞으로 지나갔다. 오히려 지나가는 새들 때문에 사진이 더 갬성 돋게 되었다.

바간에서 하루밖에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얼굴이 많이 타버렸다. 그리고 땀범벅 위에 먼지 범벅으로 몸은 끈적끈적 거렸지만, 오늘 하루를 너무 멋지게 마감할 수 있어서 기분만은 가벼웠다. 힘들다고 안봤으면 평생 후회할 뻔했다.

 

 

하늘이 점점 더 짙은 주황색으로 변했다. 내 앞에 보이는 모든 풍경이 내 마음을 심쿵하게 했다.

 

 

 

 

 

 

 

 

 

해는 점점 산뒤로 사라지더니 드디어 우리의 시야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제 오늘 하루가 끝이구나 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해가 지니 사람들이 슬슬 타워에서 내려갔다. 시간을 조금만 더 지체하면 엘리베이터 타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서 아쉽지만 발길을 재촉했다.

 

 

지는 해에 홀려서 가까운 곳의 풍경이 어떤지는 마지막에서야 볼 수 있었다.

 

아마 기억에 계단을 통해서 내려온 것 같다. 중간중간 이렇게 창문이 있어서 바간의 풍경을 마지막까지 볼 수 있었다. 점점 1층으로 갈수록 하루를 끝냈다는 안도감과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룻동안 고고학자가 되어, 역사학자가 되어, 관광객이 되어 이곳을 누볐던 것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Bagan Watching Tower

Unnamed Rd,, Nyaung-U,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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