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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처음가는 나라는 긴장과 설레임으로 가득한 것 같다. 미얀마는 여행자의 천국이라는 말과 함께 한번 가본 사람은 계속 가게 된다는 말은 들어 본적은 있지만, 쉽게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미얀마가 한국인을 포함해 몇몇 나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무비자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그럼 이때 한번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치앙마이나 치앙라이에서 일주일 있다가 발리로 가려고 했다. 약간 태국이라는 나라가,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이 질린 상태라, 미얀마라는 미지의 나라가 마음 속으로 끌렸다. 그런데 장기간의 독재, 독재국가였던 국가라는 이미지가 여행자가 선뜻 이곳을 방문하고자 하는 마음을 막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도 70년대, 80년대 이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그당시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도 지금 우리가 미얀마를 보는 시각과 비슷하지 않을까? 아무튼 미지의 나라에 대한 부품 기대를 가지고 방콕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미얀마 양곤으로 가는 TG305편의 게이트가 전광판에 나타났다. 미얀마의 수도는 네파도이지만, 양곤이 네파도보다 더 크고 우리에게 더 익숙한 곳이다. 미국의 수도가 워싱턴이지만 뉴욕이 더 유명하듯, 호주의 수도가 캔버라이지만 우리에게는 시드니가 더 유명하듯이.

 

 

방콕공항은 에어콘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 같지만, 추운 나라에서 온 우리는 방콕공항이 덥게 느껴졌다. 타이항공 TG305는 D구역 2번 게이트였다. 환승시간이 대략 5시간이 넘다 보니 공항 라운지에서 쉬었지만 여행의 피곤함이 느껴졌다. 특히 앉아서 쉴만한 의자가 많이 없어서 많은 승객들이 바닥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탑승게이트로 가는데 중간에 표검사를 하느라 줄이 길게 늘어 서있었다.

 

표를 검사하고 나서야 의자가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었다. 노약자, 교통약자 석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딱히 구분없이 앉을 수 있었다. 방콕공항에서 힘든 점은 아마 흡연실이 면세구역에 없어서 긴 환승시간 동안 강제금연을 해야했다. 내가 못찾은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이번 여행을 하면서 방콕공항을 세번 왔는데 흡연실을 찾지 못했다. 단지 담배 한대 피자고 밖으로 나가기는 짜증날 것 같아서, 그냥 공항에서 마인드 컨트롤만 했다. 빨리 양곤에 도착해서 한대 하고 싶은데, 이놈의 비행기 탑승시간까지 왜 그리 많이 남았는지, 비행시간이 다가 올 수록 시간이 더 안가는 것 같았다.

 

인천에서 받은 두번째 티켓이다. 방콕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 티켓으로 다행히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탑승안내가 나왔다. 먼저 스얼골드 및 비즈니스 승객부터 탑승했다. 내 앞에 키가 190은 되어보이는 서양인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또 우리 앞에 앉았다. 의자가 작은지 두 사람의 머리가 내 앞에 초코송이처럼 볼록 튀어 나왔다.

 

탑승브릿지를 지나서 가는데, 동남아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TG305는 2-4-2배열로 사전에 인터넷으로 맨뒷자리로 좌석을 배정하였다.

 

 

화면도 있고 앞뒤 간격도 나쁘지 않았다. 몇 시간 전에 비즈니스석에 있다가 다시 우리의 원위치인 이코노미석으로 오니 뭔가 너무 웃겼다. 하루사이 비행기의 극과극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마음이 편한지, 이코노미석이 역시 나에게 맞는 것 같다. 비즈니스석은 나에게 안 맞는 옷을 입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앞뒤 간격이 적당한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양곤가는 사람이 별로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비행기는 만석에 가까웠다. 빈자리가 없어 보였다.

 

외부에서는 계속해서 화물을 비행기에 넣고 있었다. 얼마나 더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콕에서 양곤까지는 한시간 반도 안걸렸다. 이제 한시간 반뒤면 미지의 세계에 도착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어떻게 갈지, 진짜 무비자가 맞는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갔다.

둘다 피곤해서 영혼이 나가버렸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비행을 위해 양곤으로 비행기가 출발을 했다. 분명히 방콕공항에 해가 쨍쨍할 때 도착했는데, 방콕을 떠날 때는 어둠이 깔리고 석양이 지고 있었다.

 

방콕 외곽의 고속도로가 보였다.

 

그리고 방콕 시내를 지나는지 불빛이 화려했다. 방콕주변을 벗어나면서 부터 지상에는 어둠이 내리 깔렸다.

 

 

한시간 반 정도의 비행이라 기내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간단한 핫밀이 제공되었다. 나름 음식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는 태국이다 보니, 기내식에서도 그 자부심이 느껴졌다. 새우알러지가 있지만 알러지 치료중이라 많이 좋아져서 새우가 든 마카로니를 먹었다. 그리고 디져트로 케잌까지, 한시간 반이라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구성이 괜찮았다.

 

중간중간 불빛이 많이 보이는 도시를 지났다. 그리고 창문 옆에 달이 떠있었다. 달빛이 바다를 비추는데, 달빛이 더욱더 환하게 보였다.

한시간 반은 바람과 같이 지나갔고, 이제 착륙준비를 하였다.

 

창문밖으로 양곤이 보이는 것 같았다.

 

시골공항같을 거라 생각했던 공항이 도착하니 생각보다 좋아서 놀랐다.

 

 

최신식의 공항을 보고 인도의 악몽이 떠올랐다. 인도 델리 공항에 도착했을 때 아빠는 카펫이 깔린 최신식 공항을 보고 인도가 꽤 괜찮네라고 생각하셨다가, 뉴델리역에 도착해서 멘붕이 오신적이 있는데, 미얀마도 왠지 그럴까봐 은근 걱정이 되었다고 하셨다. 다행히 미얀마는 인도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미그레이션을 지나기 위해 긴장하면서 줄을 섰다. 미얀마는 이전까지는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서 와야하는데, 무비자 기간이라 그냥 왔기에 우리는 비자가 없는 상태였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이 여권을 보더니 "코리아?"라고 했다. 나는 최대한 상냥하게 웃으면서 "예스"라고 하니 직원이 "무비자"라고 한국말로 해주었다. 순간 긴장이 풀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서 기운이 빠졌다.

 

일단 나와서 입국장으로 나오니 수만은 택시기사들이 나보고 어디를 가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일단 구름과자를 한대 마시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아마 프리패이드 택시를 탄 것 같다. 구글로 미리 금액이 얼마나올지 알아본 후, 몇몇 택시기사들에게 얼마에 팬 퍼시픽 호텔을 가냐고 물어보니, 만원 이상 더 부르길래 아마 프리패이드 택시 부스에서 금액을 알아본 후, 프리패이드 택시를 탄 것 같다. 그리고 어둠이 깔린 시내를 지나, 숙소에 도착하였다. 처음에는 사기면 어떻하지 걱정을 많이 하였다. 인도에서 프리패이드 택스를 탔다가, 납치 비슷한 것을 당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긴장을 해서 그런지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러워 보였다. 여행을 많이 할 수록 대담해지고, 모험심이 커지는게 아니라, 더욱더 소심해지고,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떻게 보면 신중해진 것 같지만, 이런 마음 때문에 여행을 더 많이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항상 아쉽다. 아무튼 좋은 택시기사를 만난건지 미얀마사람들이 좋은건지는 아직은 모르지만,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A. 양곤 국제 공항 Yangon Airport Rd, Yangon, 미얀마

B. 팬 퍼시픽 양곤 Corner of Bogyoke Aung San Road and, Shwedagon Pagoda Rd, Yangon,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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