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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비행은 김포-광주, 광주-제주, 제주-서울 비행이었다. 대신 광주에서 대기 시간이 거의 5시간이 되기에 광주에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체크인 시간까지 계산하면 대략 4시간 정도 남는 시간이었다. 4시간을 뭐 할까? 광주 시내를 갔다 오면 왔다 갔다 한두 시간을 그냥 버릴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도 아침 비행기다 보니 공항에 일찍 왔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아침 시간에 공항에 사람이 많았다. 보안검색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많았다. 나는 체크인은 했으나 시간이 여유로워서 공항을 돌아다녔다. 평소에 잘 안 가게 되는 4층이 궁금해서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 오르니 한쪽은 식당가가 있고 다른 한쪽엔 공항 전망대가 있었다. 김포공항 국내선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김포공항에 그렇게 많이 왔는데 이곳은 처음 온 곳이었다.

 

전망대에서 공항 활주로와 비행기들이 보였다. 비행기의 엔진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에서 활기참이 느껴졌다. 활주로에서는 비행기가 끊임없이 큰 소리를 내며 이륙을 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와! 이렇게 좋은 곳을 처음 알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철망이 너무 촘촘하다 보니 비행기 사진을 찍고 싶은데 핸드폰 카메라가 초점을 못 잡고 철망에 맞춰줘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비행기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게 멋진 곳이었다. 그리고 전망대 한쪽 구석에 실내 흡연실이 있었다. 얼핏 보니 흡연을 하는 공항 직원들이 많았다. 아마 직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흡연실 같아 보였다. 코로나 시기만 아니라면 실내 흡연실을 이용하겠지만, 코로나 시기라 실내 공간은 조금 망설여졌다.

 

보안검색대의 줄이 줄어들어 보안검색을 받고 라운지로 갔다. 국내선 라운지는 국제선 라운지와는 달리 간식류만 있기 때문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충전했다. 탑승시간 10분 전에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 앞으로 갔다. 전망대보다는 게이트 앞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더 멋있기는 하지만, 역시 소리가 주는 다이내믹함이 없어서 실감이 덜 나는 것 같다. 전망대는 철망이 있어 사진 찍기는 불편했지만, 비행기의 그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는 탑승 10분 전에 라운지에서 나왔는데, 비행기 사진 찍는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탑승이 시작되서야 게이트 앞으로 부랴부랴 왔다.

 

부랴부랴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탑승을 서두르면서도 핸드폰 카메라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이번에 탑승하는 비행기도 작은 비행기로 A321-200 이었다. 비즈니스석이 없는 비행기로 전부 이코노미석으로 되어 있었다.

 

광주행 비행기에도 출장을 가는 회사원들이 많아 보였다. 승객들의 탑승이 완료된 후, 푸시 백이 시작되었다. 푸시 백을 하는데 옆에 대한항공의 비행기가 보였다. 이번 여행 동안 여러 번 비행기를 탑승했지만 한 번도 대형 기종을 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런데 옆에 대형 기종이 활주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김포공항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은 소형 기종이 주를 이루는 반면 대한항공은 대형 기종과 소형 기종을 함께 운영하는 것 같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중대형 비행기라고는 B767이나 A330 정도인데 생각보다 운행횟수가 적어 이용할 일이 많이 없었다. 거기다 B767은 너무 오래된 기종이다 보니 가끔 예약할 때 보이면 살짝 패스하는 편이다. 대신 A330의 경우는 시간만 맞으면 되도록 타고 싶은 비행기이기도 하다.

 

게이트를 출발한 비행기는 활주로를 향해 갔다. 이 시간이 가장 길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김포공항 활주로 중 하나를 건너서 다른 활주로로 갔다. 얼마나 많은 비행기 들이 이착륙을 했으면 바닥이 저렇게 까맣게 변했을까! 비행기가 착륙할 때 지면과 접지를 하면 마찰열 때문에 타이어가 녹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저런 마크가 생긴다고. 공항에서 비행기들이 착륙하는 장면을 보고 있을 때 가장 짜릿한 순간은 비행기가 땅에 닿을 때 지면에서 올라오는 연기였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싶었지만 내 능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비행기는 드디어 활주로에 들어섰다. 활주로에서 비행기를 정렬한 후, 엔진에서는 우우웅하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구구궁하는 소리를 내며 활주로를 달렸다. 어느 정도 활주로를 달렸을까? 비행기는 기수를 들어 이륙을 했다.

 

오늘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륙을 했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저 아래로는 서울 외곽 순환도로가 보였다. 출근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는지 고속도로는 출근시간에 비해 한산해 보였다.

 

 

실안개 같은 것이 낀 하늘이었지만 오른쪽으로 한강이 보였다. 그리고 희미하게 일산 시내도 보이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왼쪽으로 계속해서 턴을 했다. 아래로는 도시와 시골이 번갈아가며 보였다.

 

비행기는 계속해서 왼쪽으로 턴을 했다. 그리고 바다인가 보다. 붉은색의 땅은 갯벌 같아 보였다.

 

물이 빠진 갯벌일까? 서해안의 갯벌이 넓다고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니 더 넓어 보였다.

 

 

그리고 비행기는 인천공항 상공을 날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김포보다는 인천공항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인천이 더 어색해진 것 같다. 빨리 상황이 좋아져서 인천으로 기분 좋게 캐리어를 끌고 가고 싶다.

 

 

처음 보는 인천공항의 모습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레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멀어져 가는 인천공항의 모습을 보며 언제쯤 그곳에 갈 수 있을지. 코로나 때문에 보이지 않는 감옥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팬데믹 전에는 다음 주 도쿄나 가볼까 하면, 편하게 옆 도시를 다녀오듯 갔다 오곤 했는데, 이제는 해외를 한번 나간다는 것은 큰일이 되어 버렸다.

 

비행기는 서해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중부지방쯤 내려오니 구름층이 두껍게 깔려 있었다. 비행기는 구름과 구름층 사이를 날고 있었다. 광주행 비행도 구간이 길지 않기에 높은 고도로 날지는 않는 것 같았다.

 

 

구름층이 두껍기에 어디쯤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비행기가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승무원들은 분주히 돌아다니며 승객들의 안전벨트를 확인했다. 그리고 승무원은 안내방송으로 광주공항은 군사공항이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안된다는 안내까지 했다. 뒷자리 구석에 앉았다면 조용히 사진을 찍었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앉은 자리는 승무원이 바로 보이는 자리라 적당히 눈치껏 촬영을 해야 했었다.

 

비행기는 고도를 계속해서 낮추었다. 드넓은 평야지대가 보였다. 비가 많이 왔었는지 강물은 흙빛을 띠고 있었다.

 

광주 주변지역에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 바다가 보였다.

 

 

비행기는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비행기가 계속해서 고도를 낮출수록 지상의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륙하고 착륙하는데 비행시간의 대부분이 사용되는 것 같다. 정작 순항하는 시간은 이십분이 될까?

 

 

 

바둑판같이 정렬된 논과 마을들,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시원시원한 도로들까지. 미니어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그런 풍경이었다. 남도 지방의 광한한 벌판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언제쯤 착륙하는 것일까? 착륙 준비만 한참 한 것 같다. 그래도 이제 많이 내려온 것 같아 보였다. 다음 비행 때까지는 5시간이 남았는데 뭐 하면서 지내야 하나라는 생각이 이제서야 들기 시작했다.

 

 

 

승무원이 이제 착륙한다고 촬영은 더 이상 하시면 안 될 것 같다고 하여 잽싸게 핸드폰 화면을 꺼두었다. 마지막 장면을 담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 기회에 눈에 담아 두어야 할 것 같았다. 비행기는 착륙을 했다. 광주공항이 크지 않다 보니 활주로에서 터미널까지는 멀지 않았다.

 

1층에 있는 도착층으로 나온 후 다시 위로 올라왔다. 1층에는 의자가 있기는 했지만 노트북을 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2층에 올라오니 식당도 있고, 편의점 및 엔젤인어스 카페도 있었다. 다행히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어릴 때 이 공항에서 햄버거 13개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항은 딱히 변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때가 내 인생의 첫 비행기 탑승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최고로 햄버거를 많이 먹은 날이기도 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한 후 자리로 돌아와서 블로그 작성을 했다. 광주 시내 구경을 갈까 고민도 해보긴 했지만, 돌아다니기엔 날이 더웠다. 그냥 공항에서 소소한 일을 하며 5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았다.

 

 

광주공항에서 광주공항역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들었다. 광주지하철 노선도를 보니 시내에 한번 나갔어야 하나라는 약간의 후회가 들었다. 생각보다 공항에서 죽치고 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광주공항에서 나주로 가는 좌석버스도 있었다. 내가 알던 예전의 나주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여기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을 정도면 몇 십 년 사이 도시가 또 성장을 한 것 같았다. 친구가 나주에 살아서 얼굴이나 보고 올까 생각이 들었지만, 코로나 시국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바로 단념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못 만나고 가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광주공항 흡연실은 공항 옆에 있었는데, 계속해서 전투기가 날아다녀서 꽤 시끄러웠다. 좀 잠잠한가 싶으면 또 지나가고, 또 지나가고. 십 년 전에 친구가 군에서 전역하는 날 꼭 광주까지 마중 나오라고 해서 온 적이 있었다. 그때도 기다리면서 수없이 날아다니는 전투기 소리에 귀가 멀어버리는 것 같았다. 오늘도 전투기는 끝없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https://youtu.be/2_1V1eDQkzI

 

비행영상 김포-광주, OZ8703, 아시아나항공, Flight Log OZ8703 Gimpo-Kwangju by Asiana Airlines

비행영상 김포-광주, OZ8703, 아시아나항공, Flight Log OZ8703 Gimpo-Kwangju by Asiana Airl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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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일런 중이라 광주공항에서 제주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 대략 20번의 비행이 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니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침잠이 많은 나에게 아침 비행 편은 항상 전날부터 긴장하게 만든다. 지금도 오늘 광주로 오는 비행이 있어서 전날 잠을 못 자고 왔더니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머리는 지끈지끈 아파온다.

 

 

여수에서 제주로 온 뒤 두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 3층으로 다시 올라가서 여수행 항공편의 체크인을 했다. 타고 온 비행기를 타고 다시 여수로 가는 것 같았다. 방금 보았던 승무원을 다시 볼 것 같아서 뭔가 부끄러웠다.

 

 

공항에서 혼자 딱히 할 게 없어서 라운지에 앉아서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바라보다, 블로그 사진을 편집했다. 국제선 비행기를 탈 때 2시간은 금방 가는 것 같은데 국내선 비행기의 경우 2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제는 익숙해질만한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라운지에서 뭉그적 미적거리다 마지막으로 구름과자를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제주에 왔지만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것 같은, 자유롭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광주공항에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뭔가 의욕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20대였을 땐 경유 시간 한 시간 두 시간만 있어도 부지런히 공항 밖을 나가서 이것저것 보고 왔을 텐데, 계속 똑같은 공항에 오게 되니 그냥 카페의 빈 테이블에 앉아서 글을 쓰거나 멍 때리고 있을 뿐이다.

 

 

보안검색을 받고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구매했다. 그리고 제주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계속 집에 갔기에 아빠 선물로 막걸리 세트를 구매했다. 다시 여수공항까지 가서 서울행 비행기에 들고 타야 하는 것이 걱정되었다. 플라이트 어웨어 앱으로 비행경로를 확인해 보았다. 비행기가 한라산을 끼고 제주를 한 바퀴 돌아서 여수로 가는 일정이었다. 막상 탔을 땐, 여수 시내를 지나서 여수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순천 쪽으로 비행기가 돌은 후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을 했다. 내가 앉는 자리는 또 K 열이었다. 만약에 비행기가 한라산을 한 바퀴 돈 후 여수로 가는 것을 알았다면 A열에 앉았을 것 같다.

 

 

역시 또 11번 게이트였다. 이제 제주공항을 몇 번 이용하다 보니, 어느 게이트가 버스를 타고 가는지 알 것 같았다. 항상 11번 게이트가 걸리면 버스로 비행기까지 이동을 했다.

 

게이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비행기는 주기되어 있었다. 활주로에서는 굉음을 내며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착륙을 했다. 시끄럽다는 생각보다는 굉음들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느라 늦게 늦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시아나라는 글이 다 나오게 찍고 싶은데 스텝 카에 걸려서 아시아나항공이 아나항공이 되어 버렸다.

 

두 시간 전과 같은 자리에 앉았다. 주변에 확진자가 또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마일런을 하면서 항상 걱정되는 부분이 확진자가 있을까라는 불안감이었다. 다른 사람도 나를 보고 똑같은 생각을 하겠지만, 자가격리를 경험해본 바로는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기에 항상 이점이 불안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는 했지만 델타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에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을 가지고 비행기 좌석에 앉았다.

 

 

 

승객들이 버스로 이동해서 오다 보니 한 번에 승객이 몰려서 탑승을 했다. 한동안 조용했다. 다시 시끄러워졌다. 탑승인원이 많지 않아서 그래도 탑승은 빨리 이루어졌다.

 

제주에 와서 제주의 맑은 공기만 잔뜩 마시고 그냥 가는 것 같았다. 여러 번 오다 보니 이제는 설렘도 조금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디어진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요 며칠 동안 제주라는 공간이 나에게는 익숙한 공간이 된 것 같았다.

 

탑승이 완료된 후 비행기는 활주로로 향했다. 날이 맑아서 저 멀리 수평선이 보였다. 며칠 동안 계속 제주에 왔는데 처음으로 맑은 날을 보는 것 같았다.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내가 있는 쪽에서는 도두봉이 보였다. 도두봉 정상에서 비행기 이륙하는 장면을 찍었던 것이 생각났다.

 

 

비행기는 이호테우해수욕장을 지나고 있었다.

 

 

 

 

보통 서울로 가는 비행 편의 경우 기수를 북으로 돌려서 고도를 계속 높였을 텐데 비행기는 계속 오른쪽으로 꺾고 있었다. 해안 쪽은 날이 너무 좋아서 지상의 풍경이 잘 보였다.

 

비행기 아래로 비양도도 보였다. 비행기는 계속 한라산을 끼고 제주를 한 바퀴 돌려고 하고 있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라산 쪽, A열 좌석 쪽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해안 쪽은 너무 맑았는데, 한라산 쪽은 날이 좋지 않았다.

 

제주 구경 못한 것을 비행기에서 대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서귀포쯤 온 것 같았다. 비행기는 다시 방향을 꺾었다.

 

 

제주도 구경을 이번 여행을 하면서 제대로 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제주도 투어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 보지 못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광투어도 나름 괜찮았다.

 

 

섭지코지 같아 보였다. 섭지코지를 지나면 바로 성산일충봉이 보일 것이라 생각되어 창문에 붙어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지 유심히 살펴보았다. 사진 각도 상 성산 일출봉이 자세하게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성산 일출봉을 봤다는 것에 뭔가 뿌듯했다.

 

 

성산 일출봉은 창문 끝자락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우도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성산 일출봉을 지난 비행기는 남해바다 한가운데를 날고 있었다.

 

 

푸른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저 섬의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했지만 어떤 섬인지 알 길이 없었다. 아무튼 이렇게 망망대해에 저런 섬들이 보이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비행기가 구름보다 낮게 나는 것이 신기했다. 바다 한가운데를 고독하게 항해하고 있는 배도 보였다. 남해바다를 어느 정도 지나니 벌써 착륙 준비를 한다고 했다. 역시 구간이 짧기는 짧은 것 같았다. 아마 이륙 10분, 순항 10분, 착륙 2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얼마 높게 날지 않은 비행기는 착륙을 위해 고도를 서서히 낮추었다.

 

 

진짜 다도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만큼 바다에는 수많은 섬들이 보였다.

 

비행기는 여수 쪽으로 가지 않고 여수를 왼쪽에 두고 계속 북으로 올라갔다.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어느 곳은 붉은빛은 어느 곳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순천만 갈대밭 위를 날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넓게 펼쳐진 붉은 갯벌이 인상적이었다. 땅에서 순천만 갯벌을 봤을 땐 넓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았으나, 위에서 내려보니 물 빠진 갯벌이 한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다시 간다면 순천만 갯벌이 새롭게 보일 것 같았다.

 

비행기는 순천 외곽을 돌고 있었다.

 

순천 외곽을 돌면서 서서히 더 고도를 낮추었다. 오른쪽으로 턴을 할 때마다 땅과 닿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람들도 이런 풍경이 생소한지 사진을 찍느라 바빠 보였다. 오늘의 비행은 관광 비행 같아 보였다.

 

 

 

아침에 여수공항에 올 때와 비슷한 루트로 착륙을 하고 있었다. 한번 봤던 풍경이라고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순천 시내를 벗어난 비행기는 고도가 더 낮아졌다. 이제는 지상 위로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의 움직임도 보일 정도로 고도를 많이 낮추었다.

 

낮아진 고도만큼 비행기의 속도가 느껴졌다.

 

공항 경계가 보이고 비행기는 사뿐히 활주로에 착륙을 했다. 그리고 역추진을 했다. 이때가 비행기를 타면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아닐까? 부웅하고 뜰 때는 설렘이 가득하지만, 속도를 줄이기 위한 역추진은 이 여행의 끝을 알리는 신호음 같았다.

 

 

짧은 택싱을 마친 후 비행기는 게이트에 도착했다. 오늘 총 4번의 비행 중 3번의 비행이 끝나게 되어 마음이 편하면서 몸은 너무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았다.

 

 

여수에서 출발할 땐 가방 하나로 가볍게 출발을 했는데, 2시간 제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제주에서 산 선물들로 손이 무거웠다. 또 2시간을 기다렸다, 서울로 가기에 난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https://youtu.be/-sZfa7OHOcE

 

비행영상 아시아나항공 8198편 제주-여수, Flight Log OZ8198 Jeju-Yeosu

비행영상 아시아나항공 8198편 제주-여수, Flight Log OZ8198 Jeju-Yeo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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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제주에서 올라온 후 집에 오니 거의 자정이었다. 오전 8시 50분경 비행기였기에 잠을 잘까 말까 고민을 하다 결국 잠을 한숨도 못 자고 공항으로 향했다. 출근시간대와 시간이 겹치면 힘들 것 같아서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정신이 멍하였다.

 

되도록이면 정오 이후의 비행기를 타고 싶었는데 여수행 비행 편은 하루에 두 편 오전과 오후에 있기에 선택권이 많이 없었다. 서울에서 아시아나항공으로 갈 수 있는 도시는 제주, 광주, 여수뿐이었다. 나머지 도시들은 코드셰어로 운행되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직접 운행하는 구간은 할인가격 등이 많아서 저렴하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코드셰어로 운행되는 부산은 할인가격이 없어서 가격이 사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시간인데 오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오는 사람이 많았다. 정신이 너무 없어서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서 완 샷을 했다.

 

김포공항은 흡연실 등이 보안검색을 통과하면 없기에 보안검색을 지나기 전 마지막 한 대를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몇 년 전만 해도 안에도 흡연실이 있어서 공항 안을 왔다 갔다 하다 흡연실을 들락날락하면 시간이 빨리 지나갔는데 이제는 안에 들어오면 할게 별로 없기에 아시아나항공 라운지로 바로 갔다.

 

 

집에서 빵을 두 개나 먹고 왔기에 별로 배는 고프지 않았다. 커피를 한 잔이나 완 샷 하고 왔는데 정신이 몽롱했다. 의자에 앉아서 잠시 잠을 잘까 생각도 했지만 괜히 잠들면 비행기를 놓칠 것 같아서 집중도 안 되는데 블로그를 작성했다. 무슨 정신으로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지만, 잠들면 안 되기에 집중해보려고 노력을 했다.

 

비행기 탑승시간보다 일찍 라운지에서 나와 탑승구 앞으로 갔다.

 

김포공항에 운행되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경우 소형 기종이 많은 것 같았다. 간혹 B767이나 A330이 운행되기는 하지만 주로 A321 같은 소형 기종이 주를 이루었다.

 

 

아침 비행 편인데 사람이 많겠어 생각했는데, 탑승을 시작하니 비행기는 거의 꽉 찬 상태로 출발을 했다.

 

 

오늘도 작은 비행기였다. 비즈니스석이 있는 비행기였으면 좋겠는데 이 비행기도 전부 이코노미석으로 이루어진 비행기였다. 아마 반은 여수나 광양, 순천으로 출장을 가는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반이 관광객이었다. 다른 노선에 비해 출장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제주행 비행기의 경우 대부분 관광객인데 말이다. 원래는 맨 앞자리를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자가격리 이후 뒷자리에 앉는 것이 무서워졌다. 뭔가 모르게 예약할 때 뒷자리보다는 앞자리를 사전에 신청해 두었다. 뒤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뒷자리에 앉는 것이 무서웠다.

 

 

목 디스크가 있다 보니 A열보다는 K 열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은 편한데 A열은 뭔가 모르게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는 것이 불편했다. 그리고 오전 비행 편의 경우 A열에 앉게 되면 햇빛을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K 열로 사전 지정을 했다. 비행기에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찍을 때 햇빛이 그대로 비추게 되면 윈도우 실드를 내릴 수도 없고 올릴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우리 비행기 옆에 처음에 레이가 한대 있었는데 어느덧 한 개가 더 와서 두 대가 정차해 있었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한 후 토잉카를 분리했다. 지상직 직원분들이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셨다. 왠지 이때같이 손을 흔들어 주어야 할 것 같은데, 민망해서 마음속으로 손을 흔들었다.

 

 

택싱을 하는 도중 하이에어의 프로펠러 비행기를 보았다. 한 번쯤 타보고 싶은 비행기인데 영 기회가 생기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한 번도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기에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제트기보다 낮은 고도로 날으닌까 조금 더 지상의 모든 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까!

 

 

비행기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륙을 했다.

 

이륙을 하자마자 부천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가 부웅하면 뜰 때의 이 느낌 너무 좋다. 옅은 구름들을 지나며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높였다.

 

 

미니어처같이 보이는 지상의 풍경들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땅에서 보면 그저 그런 감흥이 없지만 이상하게도 하늘 높이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기가 어디일까? 어디쯤 왔을까 상상을 하며 어린아이와 같이 창문에 붙어서 밖을 바라보았다.

 

조금 더 높이 올라오니 구름 때문에 지상의 산과 들, 건물, 도로 등이 보이다 말다를 반복했다. 구름층을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는데, 한번 구름층에 들어오면 쉽게 지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비행기는 고도를 더 높였다. 이제 구름과 구름 사이로 들어왔다. 구름 사이에 샌드위치가 된 것 같았다. 땅에서 봤을 땐 일차원적인 모습으로 그냥 하늘을 구름이 덮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하늘 높이 올라오니 이곳의 모습은 땅에서 올려다보았을 때와 모습이 달랐다. 그리고 우리 비행기 주변에서 무지갯빛이 보였다. 처음엔 땅에 무지개가 생겼나 보다 생각했는데 이 무지개는 우리를 계속 따라왔다. 꼬마 자동차 붕붕처럼 비행기가 날아갈 때 비행기의 몸에서 무지개 빛깔이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지금쯤 어디일까? 비행기 모니터에서는 에어쇼 대신 just for laugh라는 캐나다 개그 프로가 나오고 있었다.

 

아마 서해안을 따라 비행기는 계속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비행기는 오른쪽, 왼쪽으로의 방향 전환이 거의 없이 이륙 후 같은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변산반도쯤일까? 땅과 땅 사이 붉게 빛나는 바다는 아마 갯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격자무늬의 땅은 모자이크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평야를 지나 비행기는 남쪽으로 향하던 길을 왼쪽으로 꺾었다. 아래로는 대도시가 보였다. 우리 비행기 옆으로 지나가는 비행기가 없나 작은 눈을 크게 뜨고 밖을 보았지만 아쉽게도 지나가는 비행기를 찾지 못했다.

 

 

 

대도시를 지나니 산과 산이 겹쳐 있는 산악지대가 나왔다. 아마 지리산쯤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디를 지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 머릿속의 지도를 동원해 계속해서 나는 어디쯤 있을지 추측을 해보았다. 밤새 잠을 못 자고 와서

 

비행기는 산 위에서부터 서서히 고도를 낮춰갔다. 이제 여수에 거의 다 왔나 보다.

 

비행기의 고도가 낮아질수록 산속의 마을도 보이고 고속도로 등도 선명하게 보였다.

 

 

 

이제 비행기가 꽤 많이 고도를 낮추었다. 저 멀리 순천 시내가 보이는 것 같았다. 전에 여수에 비행기를 타고 왔을 땐 여수 밤바다를 지나 착륙했는데, 이번에는 순천 쪽에서 착륙을 했다.

 

순천에 여러 번 왔지만 하늘에서 순천을 내려다보니 생각보다 큰 도시였다. 서울, 수도권에서 살다 보니 너무 다른 도시들은 작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도 하나의 편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착륙을 하기 위해 비행기의 속도를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 보니 순천 시내를 오랫동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에는 갈대밭으로 유명한 순천만이 있는 것 같았다.

 

 

 

순천 시내를 지나고 비행기는 더 지상과 가까워졌다. 확실히 지상에 가까워지니 비행기의 속도감이 느껴졌다.

 

드디어 착륙을 하나 보다. 비행기는 사뿐히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서울보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공항이 크지 않아서 활주로에서 게이트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항 밖으로 나왔다. 남도의 공기가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은 택시를 타거나 렌터카를 타고 공항을 벗어났다. 나만 공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묶여 있는 사람같이 느껴졌다. 또 여수에서 제주로 가야 하기에 다음 비행을 위해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제주행 비행 편 출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체크인을 하러 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난 체크인을 미리 했다. 오늘의 가장 기대되는 비행 중 하나가 여수-제주 노선이었다. 굳이 시간을 내서 오지 않으면 평생 탈 일이 없는 구간이기도 했다.

 

밖으로 나가 보니 날이 너무 맑았다. 아! 밖에 나가서 놀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여수에 와서 공항에 발이 묶였으니 아쉽기는 하지만, 다음 비행 편이 기대가 되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서울은 날씨가 끄물끄물했는데 여수는 벌써 가을인 것 같았다. 오늘의 제주 날씨는 어떨까? 전날처럼 습하고 더울까? 아니면 이곳처럼 청명하고 시원할까? 남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별별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GdDd867hUh4

 

김포에서 출발한 여수행 아시아나항공 비행영상, Flight Log from Gimpo to Yeosu

김포에서 출발한 여수행 아시아나항공 비행영상, Flight Log from Gimpo to Yeo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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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런 둘째 날이다. 전날 김포-제주만 왕복했을 뿐인데 온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난 단 하루밖에 퀵턴 비행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몸이 힘든데 항공 종사자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왜 승무원들이 퀵턴 비행을 선호하지 않는지 단 하루지만 알 수 있었다.

둘째 날은 원래 김포-광주 왕복 비행이었는데 비행 편을 김포-제주로 변경했다. 전날 비행을 하니 너무 힘이 들어서 아침 9시 비행이 부담되었다. 광주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려고 광주비행 편을 잡았던 것인데 그 친구가 또 하필 그날 서울로 1년에 한번 있는 출장이 있다고 했다. 광주를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 그 친구와 같이 국토대장정을 같이한 조장형이 제주도 여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어서 급하게 제주도로 향했다. 전날 왔던 공항이라 그런지 어제 왔을 때보다 생소한 느낌은 덜했다.

체크인을 한 후 보안 검색을 마치고 라운지로 왔다. 어제나 오늘 똑같은 과자와 음료뿐이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면 아쉽기에 라운지에 별 볼일이 없어도 오게 되는 것 같다. 습관이라고 해야 할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이용할 수 있을 땐 남는 시간은 꼭 라운지에서 보내게 된다.

라운지에서 인스타에 허세 사진 한두 장 올리고 블로그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탑승시간이 가까워져 왔다.

탑승시간이 되어 우선 탑승 고객부터 차례대로 탑승을 했다.

갑자기 비행 편을 바꾸어서 앞자리가 없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맨 앞자리 하나가 비어있어서 비행 편을 변경하면서 사전에 자리를 지정했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제주행 비행기 체크인 전에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오후 9시 비행기로 변경해 두었다.

맨 앞 열 A열 10A 자리는 문 바로 앞에 있는 자리여서 민망하지만 승객들의 탑승 모습이 보이는 자리였다. 보통은 K 열에 앉는 편이라서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쉽지 않은데 작은 창문을 통해 승객들이 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도 승무원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가 아닌 더 먼 곳으로 가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곳이 제주뿐이라 생각하니 조금 슬퍼졌다. 내 옆엔 제주로 놀러 가는 가족이 앉았다. 아빠와 아들 두 사람이 너무 다정해 보였다.

비행기는 정시에 출발을 했다.

게이트를 벗어나 활주로까지 갈 때까지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비행기는 활주로에 들어선 후 바로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은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이 순간이 가장 떨리면서 긴장되는 순간이 아닐까?!

비행기는 구구궁 소리를 내며 이륙을 했다. 지상에서와는 다른 소리를 내며 조금씩 고도를 높였다.

김포 방향으로 이륙하면 비행기가 남쪽으로 턴하면서 보이는 서해바다와 인천공항이 멋지다면, 남쪽으로 이륙을 하면 이륙 후 보이는 서울 시내의 모습이 압권이었다.

서울시내는 충분히 깨끗이 보일 만큼 날이 맑았다. 이렇게 집이 많고 아파트뿐인데 누가 다 소유하고 있는 것일까? 뉴스에서는 주택 부족에 대한 뉴스가 끊임없이 나오는데 저렇게 집이 많은데 집이 항상 부족하다는 것이 궁금했다. 그렇다고 내가 집 한 채를 소유한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아무튼 서울 상공을 날고 있으니 별별 잡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는 안정 고도에 들은 것 같았다. 간간이 지나는 구름층 때문에 심하게 비행기가 요동을 쳤다.

광주쯤 온 것 같다. 광주쯤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대략 시간이 광주쯤인 것 같았고 광주 같은 경우는 시내에 인접해서 공항이 있기에 지형을 보니 광주 상공을 날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광주를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장의 "프리페어포 랜딩"이라는 말이 들렸다. 이제 비행기를 조금 탄 것 같은데 벌써 내릴 준비를 하라니 확실히 김포 -제주 구간도 짧게 느껴졌다. 광주-제주, 여수-제주 구간은 얼마나 비행시간이 짧을까라는 생각뿐이었다. 다음날 비행에 여수-제주 구간 비행이 있으니 그때 알아보면 될 것 같았다.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제주공항으로 착륙하기 위해 접근을 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해변 쪽은 구름이 없이 날이 좋은데 한라산은 자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라마다 프라다 제주 앞 바다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바닷물이 뒤집어져서 푸른색이 아닌 갈색빛을 띠고 있었다.

드디어 비행기는 터치다운을 하고 게이트에 도착했다.

오늘은 공항 대기 후 다시 서울행이 아니기에 제주에 놀러 온 것 같은(?), 아니면 제주로 출장을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항에서 함덕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니, 101번과 325번 두 버스가 함덕해수욕장으로 가는 버스였다.

101번과 325번 버스정류장이 서로 붙어 있기에 먼저 오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325번이 먼저 왔으나 바로 101번이 오기에 정차하는 정류장 수가 적은 101번을 타고 함덕으로 향했다. 제주의 날씨는 완전 벽덕쟁이 같았다. 해가 쨍쨍하다 비가 갑자기 오고 다시 해가 났다. 그리고 너무 습한데 날은 무더웠다.

지인을 만날 때까지 시간이 남아, 여름에 왔던 추억을 생각하며 카메라를 들고 해수욕장을 돌아다녔다.

늦은 여름휴가를 보내는 사람들로 해수욕장엔 사람들이 꽤 있었다.

7월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늦게 휴가를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이곳에서 숙박을 하면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날씨가 더웠다. 물 밖에 있나 물속에 있나 옷이 젖는 건 똑같아 보였다.

사진을 찍는데 굵은 땀방울이 너무 떨어져서 사진기로 사진을 찍는 것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그래도 들고 온 카메라이니 열심히 셔터를 눌러 봤지만 땀이 너무 나서 계속 시야를 가렸다.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쓰니 또 비가 멈추었다. 이젠 땀에 비에 온몸이 끈적거렸다. 어디 가서 제발 씻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저 바다에서 노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르겠다. 특히 마스크가 땀에 비에 젖으니 숨 쉬는 것도 곤욕이었다.

아! 역시 이런 곳은 바다에서 놀기 위해서 와야 하는 것 같다. 그냥 눈으로 구경하기엔 힘든 것 같았다.

7월에 왔던 생각이 들어서 함덕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정주항까지 걸어가 볼까 생각을 해보았다.

정주항쪽으로 가기 위해 해안 길을 따라서 걷는데 옷이 다 젖은 것이 느껴졌다.

항구까지 걸어가기 전에 탈수로 쓰러질 것 같아서 시원한 곳을 찾아갔다. 역시 사람 눈치 안 보면서 쉴만한 곳은 스벅밖에 없는 것 같았다. 스벅안에 들어가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살 것 같았다. 찍은 사진도 정리할 겸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카메라의 사진을 폰으로 옮겼다. 옷이 다 젖은 상태에 에어컨 바람 아래에 놓이니 몸이 으슬으슬 추웠다.

지인을 만나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제주도 여행을 수없이 온 것 같은데 식당에서 밥 먹은 것은 손꼽히는 것 같다. 코로나 이후 제주에 여러 번 왔기에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이러한 걱정 없이 저녁을 먹었다.

비행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노을도 볼 겸 용담해안도로로 갔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며 노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에서는 그렇게 시간 내서 만나기 어려웠는데 제주에 와서 잠시나마 이렇게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신기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며칠 전에 만났다 오늘 또 만난 것 같은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또 서울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다. 하루가 짧게 느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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