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말 부산 여행 이후 2주간 자가격리를 했던 트라우마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4월 말에 백신 접종자는 확진자와 접촉해도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다는 말을 듣고, 빨리 백신을 맞고 싶었다. 그러나 30대 백신 접종은 한참 걸릴 것 같아서 잔여 백신을 열심히 찾아봤으나 잔여 백신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민방위 대상자에게 얀센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잽싸게 예약을 했다.

백신을 접종한 후 자가격리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졌다. 그러나 7월부터 갑자기 확진자가 많아지더니 4단계까지 코로나 단계가 올랐다. 자가격리를 면제해 준다는 말을 듣고 마일런을 하려고 예약을 해두었는데 걱정이 되었다. 또 비행기를 탔다가 확지자와 밀접 접촉을 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8월 23일 김포-제주를 시작으로 마일런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태풍으로 인해 첫 비행은 취소를 했다.


자가격리 이후 처음으로, 5개월 만에 공항에 왔다. 과연 이 시기에 마일런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에 공항으로 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공항에 오니 기분이 좋았다. 체크인을 하고 라운지로 왔다.



이번 마일런은 아시아나항공 탑승 횟수를 채우기 위한 여행으로 총 30번 중 19번의 비행기를 타야 하는 대장정이었다. 저렴하면서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티켓 및 승객이 많이 없는 시간대로 비행을 정했다. 그리고 평소에 탈 일이 없는 광주-제주, 여수-제주 구간 표도 예약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공항이 서울 기점으로 제주, 여수, 광주밖에 없기에 이 세 곳을 아마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여행을 할 것 같다.



라운지에 가서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 커피 한 잔만 마시고 바로 나왔다. 되도록이면 흡연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벗고 싶지 않았다. 공항에 오면 왜 그렇게 담배가 더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라운지에서 일찍 나와서 계류장과 활주로에 있는 비행기를 보았다. 오랜만에 본 비행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마음속으로 괜찮을 거라고 계속 기도를 했지만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드디어 탑승이 시작되었고,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이상,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이상부터 탑승이 시작되었다. 보딩을 하는데 손이 너무 떨렸다. 이 시점에 이런 여행을 해도 되는 것일까? 내 주변에 확진자는 없을까? 별생각이 다 들었다.



첫 여행부터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 이륙 후 5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시간이지만, 같은 값이면 그래도 비즈니스가 역시 좋은 것 같다. 대신 오버해드빈에 비상시 사용하는 물건이 들어 있어서 좌석 위에 짐을 놓지 못하고 다른 곳에 짐을 넣어야 했다.





A321, 이번 마일런에서 주로 타게 되는 기종이었다. 예약 사항을 보니 새로 도입된 비행기도 있었으나, 기종 변경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거의 A321을 주로 타게 되었다.


우등버스 같은 좌석이지만 의자도 폭신하고 비즈니스석은 좌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이 덜 했다.


태풍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았다. 태풍이 몰고 온 구름이 아직도 상공에 남아 있어서 하루 종일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비행기는 계류장을 총총총 가서 활주로에 들어섰다. 엔진을 조금씩 세게 돌리더니 쿵 하는 소리를 내며 활주로를 달렸다. 관성으로 인해 내 몸은 뒤로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 너무 오랜만이다. 그렇게 비행기를 많이 탔지만 이 느낌은 항상 좋은 것 같다.


비행기는 남쪽을 향해 이륙했다. 구름이 끼어 있기에 지상의 건물들이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구름층을 뚫고 나오니 맑은 하늘이 보였다. 역시 이 깨끗한 느낌. 너무 좋다. 이 맛에 비행기를 타는 것 같다.





남쪽으로 갈수록 군데군데 지상이 보였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에어쇼 서비스가 되지 않아서 어디쯤 왔는지 땅의 모양을 보면서 생각해야 했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사회과 부도를 떠올렸다.


군산쯤 온 것 같다. 아래에 군산 공항이 보였다.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를 지나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논의 모양이 더 기하학적 무늬를 띠고 있었다.





비행기를 탄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착륙을 한다고 한다. 역시 국내선은 짧은 것 같다. 제주도 부근인 것 같은데 구름층이 두꺼워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비행경로를 확인하는 앱을 보면서 경로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구름층을 뚫고 진나는 동안 비행기는 많이 흔들렸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짜릿한 느낌이었다.


내가 않은 K 줄 좌석은 바다밖에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어영해안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활주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터치다운을 한 후 역추진을 했다. 비행기 앞 좌석에 앉아서 그런지 역추진의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택싱해서 보딩브리지 앞에서 비행기가 멈추었다. 이렇게 해서 마일런 첫 번째 비행이 끝났다.


다음 비행 때까지는 2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었다. 뭐 하며 다음 탑승을 기다릴지 생각해 보았다.



찾을 짐이 없으니 바로 밖으로 나왔다. 그래도 제주에 왔으니 제주에 왔다는 확인 도장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남아서 1층에 있는 바이오정보 셀프등록대에서 바이오 정보를 등록했다. 바이오 정보를 등록했지만 익숙하지 않은지 잘 이용하지 않았다. 셀프 등록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안내에 따라 순서대로 하면 되었다.

다음 비행을 위해 다시 3층으로 다시 올라왔다. 티켓팅 후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면 될 것 같았다.
https://youtu.be/Dc3MwXstl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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