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에서 해운대까지 지하철을 도착하니 벌써 어두워졌다. 오랜만에 온 해운대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출구가 헷갈려 평소에 다니던 입구로 나오지 않고 다른 입구로 나왔다. 다행히 해운대역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이라고 쓰여있는 이정표를 따라 나와서 그런지 지하철역에서 지상까지 한참을 계단을 올라야 했지만, 해운대해수욕장 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토요코인 해운대 2점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가깝지만 지하철역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참을 걸어서 가야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이어진 메인 거리는 다양한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서 유흥가와 같은 거리를 한층 더 밝게 만들어 주었다.



밋밋한 거리를 다양한 조형물과 꽃으로 장식해 놓으니 지나가던 사람들도 한 번씩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지나갔다.



아직은 5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해운대는 벌써부터 습했다. 빨리 가서 씻고 저녁을 먹고 싶었지만 아빠는 아름답게 꾸며진 거리에 매료되어 갈 길을 서두르지 않았다.





평범하고 밋밋한 거리를 이렇게 꾸며 놓으니 내 기분마저 좋아졌다. 이 거리를 다니면 항상 저녁엔 취객들로 가득 차 있어서 취객과 시비가 붙을까 불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밝게 꾸며 놓으니 그런 걱정은 사그라 들었다.



해운대에는 두 군데의 토요코인 호텔이 있다. 1년 전 겨울에 왔을 때 토요코인 호텔 2호점을 이용했는데 위치도 나쁘지 않고 시설도 깨끗한 점이 좋아서 이번에도 똑같이 토요코인 호텔 2호점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했다. 체인점이다 보니 전국 어디를 가나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저렴한 룸 타입으로 예약을 했지만 다행히 오션뷰를 배정받아서 방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


코로나에 대한 방역도 풀렸기에 저녁 식사는 부산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밀면으로 정했다. 부산에 여러 번 왔지만 한 번도 밀면은 먹어보지 않았다. 나는 아마 20년 전에 먹은 밀면이 마지막인 것 같다. 아빠는 처음으로 밀면을 드시기에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밖에서 봤을 때 깨끗하고 사람이 조금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이곳에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마동석의 사인이 있어서 나름 식당 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식당이 깨끗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밀면만 주문하려다 배고플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두도 같이 주문했다. 애피타이저로 만두가 먼저 나왔다. 투명한 만두피가 왠지 쫄깃할 것 같아 보였다.



만두가 나온 후 밀면이 나왔다. 나는 너무 오래전에 밀면을 먹어 보았기에 밀면의 맛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빠와 둘 다 물밀면을 주문했다. 양념장을 잘 섞어서 한입 베어 물었다. 쫄면보다는 쫄깃한 식감이었다. 어? 생각보다 맛있네! 먹다 보니 단숨에 밀면 한 그릇을 비워버렸다.


밀면을 먹고 나온 후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배가 부르니 길가에 핀 꽃들이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였다. 배가 고프면 왜 그렇게 신경이 날카로워지는지.


처음 오는 해운대해수욕장이 아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설렌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또 어떤 행사를 준비 중인 것 같았다.


연휴가 아닌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이곳은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해수욕장 한쪽에는 산더미같이 쌓아둔 모래산을 볼 수 있었다.



해수욕장에서는 끊임없이 관광객이 쏘아 올린 폭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건 또 무슨 이벤트일까!



해운대의 야경을 보고 있으면 미래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화려하지만 난 낄 수 없는 환경. 나에 대한 자괴감을 한 번 더 들게 만드는 곳이지만 이곳의 파도, 이곳의 주변 풍경은 언제나 봐도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들 중 마음에 드는 캐릭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조금 분위기가 험한 캐릭터들이 있어서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바다에서 불어온 해무가 해운대와 달맞이 고개를 점령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해변에서 폭죽을 터트리다가 경찰에게 벌금을 내고 있었다.



모래가 신발로 들어갈까 펭귄처럼 걸었다. 이럴 때 신을 신발 하나 챙겨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파도는 끊임없이 해안으로 밀려왔다. 오랜만에 듣는 철썩거리는 소리. 징글징글한 해운대이지만 그래도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모래의 정체는 모래축제에 사용될 모래들이었다. 아직은 모래축제가 준비 중이라 일반인들이 관람을 할 수 없었다.






아직 미완성의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작품들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 수는 있었다. 세계의 유명한 상징들을 표현한 모래더미를 보면서 아빠와 내가 했던 여행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딱 며칠 차이로 모래축제를 즐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멀리서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렇게 주말여행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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