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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해운대까지 지하철을 도착하니 벌써 어두워졌다. 오랜만에 온 해운대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출구가 헷갈려 평소에 다니던 입구로 나오지 않고 다른 입구로 나왔다. 다행히 해운대역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이라고 쓰여있는 이정표를 따라 나와서 그런지 지하철역에서 지상까지 한참을 계단을 올라야 했지만, 해운대해수욕장 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토요코인 해운대 2점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가깝지만 지하철역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한참을 걸어서 가야 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이어진 메인 거리는 다양한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서 유흥가와 같은 거리를 한층 더 밝게 만들어 주었다.

 
 

밋밋한 거리를 다양한 조형물과 꽃으로 장식해 놓으니 지나가던 사람들도 한 번씩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지나갔다.

 
 

아직은 5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해운대는 벌써부터 습했다. 빨리 가서 씻고 저녁을 먹고 싶었지만 아빠는 아름답게 꾸며진 거리에 매료되어 갈 길을 서두르지 않았다.

 
 
 

평범하고 밋밋한 거리를 이렇게 꾸며 놓으니 내 기분마저 좋아졌다. 이 거리를 다니면 항상 저녁엔 취객들로 가득 차 있어서 취객과 시비가 붙을까 불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밝게 꾸며 놓으니 그런 걱정은 사그라 들었다.

 
 

해운대에는 두 군데의 토요코인 호텔이 있다. 1년 전 겨울에 왔을 때 토요코인 호텔 2호점을 이용했는데 위치도 나쁘지 않고 시설도 깨끗한 점이 좋아서 이번에도 똑같이 토요코인 호텔 2호점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했다. 체인점이다 보니 전국 어디를 가나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저렴한 룸 타입으로 예약을 했지만 다행히 오션뷰를 배정받아서 방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을 바라볼 수 있었다.

 

코로나에 대한 방역도 풀렸기에 저녁 식사는 부산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밀면으로 정했다. 부산에 여러 번 왔지만 한 번도 밀면은 먹어보지 않았다. 나는 아마 20년 전에 먹은 밀면이 마지막인 것 같다. 아빠는 처음으로 밀면을 드시기에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밖에서 봤을 때 깨끗하고 사람이 조금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이곳에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마동석의 사인이 있어서 나름 식당 선택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식당이 깨끗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밀면만 주문하려다 배고플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두도 같이 주문했다. 애피타이저로 만두가 먼저 나왔다. 투명한 만두피가 왠지 쫄깃할 것 같아 보였다.

 
 

만두가 나온 후 밀면이 나왔다. 나는 너무 오래전에 밀면을 먹어 보았기에 밀면의 맛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빠와 둘 다 물밀면을 주문했다. 양념장을 잘 섞어서 한입 베어 물었다. 쫄면보다는 쫄깃한 식감이었다. 어? 생각보다 맛있네! 먹다 보니 단숨에 밀면 한 그릇을 비워버렸다.

 

밀면을 먹고 나온 후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배가 부르니 길가에 핀 꽃들이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였다. 배가 고프면 왜 그렇게 신경이 날카로워지는지.

 

처음 오는 해운대해수욕장이 아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설렌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또 어떤 행사를 준비 중인 것 같았다.

 

연휴가 아닌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이곳은 관광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해수욕장 한쪽에는 산더미같이 쌓아둔 모래산을 볼 수 있었다.

 
 

해수욕장에서는 끊임없이 관광객이 쏘아 올린 폭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건 또 무슨 이벤트일까!

 
 

해운대의 야경을 보고 있으면 미래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다. 화려하지만 난 낄 수 없는 환경. 나에 대한 자괴감을 한 번 더 들게 만드는 곳이지만 이곳의 파도, 이곳의 주변 풍경은 언제나 봐도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들 중 마음에 드는 캐릭터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조금 분위기가 험한 캐릭터들이 있어서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바다에서 불어온 해무가 해운대와 달맞이 고개를 점령하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해변에서 폭죽을 터트리다가 경찰에게 벌금을 내고 있었다.

 
 

모래가 신발로 들어갈까 펭귄처럼 걸었다. 이럴 때 신을 신발 하나 챙겨오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파도는 끊임없이 해안으로 밀려왔다. 오랜만에 듣는 철썩거리는 소리. 징글징글한 해운대이지만 그래도 오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모래의 정체는 모래축제에 사용될 모래들이었다. 아직은 모래축제가 준비 중이라 일반인들이 관람을 할 수 없었다.

 
 
 
 

아직 미완성의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작품들이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 수는 있었다. 세계의 유명한 상징들을 표현한 모래더미를 보면서 아빠와 내가 했던 여행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딱 며칠 차이로 모래축제를 즐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멀리서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렇게 주말여행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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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왔는데 태풍이 서서히 제주를 지나 부산을 통과하고 있다고 한다. 전날 하루종일 태풍의 영향 때문에 온 하늘에 구름이 아주 짙게 깔려 있었다. 부산에서 2년을 지내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이 한번 불면 심하게 몰아치는 태풍의 바람이었다. 그래서 난 조금 무서웠다. 한번 태풍이 휩쓸고 간 곳에는 태풍의 흔적을 이곳 저곳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멀게 보이지만 파도도 심하게 치는 것 같았다. 태풍이 불기에 밖에 나가면 위험할 것 같아서 이날 대부분의 시간은 실내에서 보내야 했다.

 

다행히 호텔 내부에 음식점이며 영화관이 다 있기에 실내에서만 있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흡연실이 밖에 있기에 잠깐 밖에 나갔는데 비바람이 심하게 휘몰아 쳤다. 지나가던 사람들의 우산이 바람에 전부 뒤집어지거나 맞바람을 받아서 부러졌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CGV로 갔다. 이 시간에 영화관에 처음 와본 것 같다. 아침 10시 반에 영화관을 온적이 없기에 어색했다.

 

 

 

 

영화 티켓도 쿠폰으로 샀고 팝콘과 음료도 쿠폰으로 구매했다. 직원이 계속 영화관 안에서는 취식이 안된다고 말해서, 귀찮지만 팝콘만 방에 두고 다시 영화관으로 돌아왔다. 영화관에서 먹을 생각도 없었는데 몇 번 같은 말을 들으니 약간 짜증이 나서 그냥 방에다 두고 온 것이었다.

 

영화 입장시간이 거의 다 되어 상영관을 찾아 올라갔다.

 

너무 이른 시간에 평일이라 그런지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다리면서 한 두팀 밖에 못본 것 같다.

 

 

신기한 것은 영화관의 좌석이 일반의자가 아닌 모션베드였다. 처음 표를 예매할 때 모션베드라기에 예약을 잘못했나 생각했었다. 모션베드 좌석이 일반좌석과 금액이 같기에 조금 의아했다.

 

 

모션베드 때문에 일반좌석보다 최대로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적었다.

 

해운대 CGV는 전 좌석이 모션베드인 지점이었다. 직원에게 표확인을 받은 후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관이 크지는 않았지만 아담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각 자리마다 큼직한 침대가 놓여 있었다.

 

이렇게 넖은 영화관 좌석은 처음인 것 같다. 꼭 비즈니스석 좌석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신 무중력 자세로 침대의 모양을 바꾸니 스크린에 발이 걸리는 부분이 거슬렸다. 그래도 영화관에서 누워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신기했다. 재미없는 영화를 보면 보다 잠들기 딱 좋은 장소였다.

 

 

옆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서 모션베드의 자세를 변경할 수 있었다.

 

영화도 너무 재밌었지만 보이스피싱 관련 영화라 보고난 후 마음 속이 찜찜했다. 숙소로 들어가려다 아직 방정리가 되지 않았을 것 같아서 지하1층으로 내려가 해운대역으로 갔다.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어서 비를 맞지 않고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센텀시티역에서 내려서 신세계 백화점으로 갔다. 신세계 백화점 입구 옆에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봤던 트레비 분수가 센텀에도 있었다.

 

롯데를 갈까 잠시 망설이다 신세계백화점으로 들어 갔다. 백화점은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특히 식품코너가 제일 북적이는 곳이자 맛있는 음식들을 보니 내 작은 눈은 동그랗게 커졌다. 식품코너에서 계속있고 싶었다. 구매하지 않더라도 눈으로 보는 것 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졓다. 그러나 가격이 착하지 않아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다.

 

식품코너를 나와 백화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백화점과 연결된 몰같은 곳도 가보았다. 규모가 일반 백화점의 두배는 되는 것 같았다.

 

 

아빠가 좋아하는 영화인 007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007도 보고 싶었는데 볼 시기를 놓쳐서 지금까지 못보고 있다.

 

백화점을 돌아다니다 가전제품 코너로 갔다. 화질이 너무 좋은 티비가 있어서 홀리듯 앞에 서서 티비를 봤는데 가격이 무려 2천만원이나 되었다. 이 티비를 사는 사람이 있으니 여기서 팔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티비 한대에 2천만원이라 생각되니 씁쓸하기도 했다.

 

아빠도 가격을 보고는 깜짝 놀라셨다.

 

우리는 식품코너에서 빵과 족발을 사서 백화점을 나왔다.

 

해운대역에 내려서 숙소와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바로 호텔로 올 수 있었다.

 

오후 세시가 넘어서 방에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었다. 태풍때문에 하루종일 실내에서 활동해야 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할 수 있어서 너무 편리했다. 그 사이 태풍은 남부지역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https://youtu.be/4ElJyxs6Q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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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 오션사이드 호텔에서 나온 뒤 거제로 넘어가기 전 해운대 근처에 위치한 청사포로 향했다. 아주 작은 항구 마을이다. 해운대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장소 중 하나이다. 달맞이 고개만 넘어오면 도심 속의 시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곳이였지만, 지금은 동해남부선이 이설되어 지금은 폐선만 남아 있다. 청사포는 달맞이 고개가 빙그르르 감싸고 있는 지형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를 지나 청사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기존 도로가 공사중이라 길을 잘못들어섰다. 그래서 해마루라는 곳에 차를 세웠다. 해마루는 APEC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망만은 끝내 주었다.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서 시원한 바다 풍경을 보는데 방해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마루에서 보는 뷰는 어느 바다뷰에 뒤지지 않는다. 도시와 자연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뷰를 가지고 있다.

 해마루에 오르기 위해 조금 운동을 해야 했다. 살이 찌기 전에는 이정도 계단은 문제도 아니였는데, 살이 찌고 나니 한걸음 한걸음이 버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름의 부산 날씨는 물 속에 있는 것 같이 습도가 높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정상에 오느니 청사포와 달맞이 고개가 보였다. 유독 달맞이 고개에 새로 생긴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날이 맑은 날은 이곳에서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날이 흐려서 달맞이 고개 뒤편으로 보이는 해운대와 광안리가 가려서 아쉬웠지만 몽환적인 느낌이 좋았다.

 날이 좋은 날 방문하면 최고의 뷰를 볼 수 있는데, 구름이 잔뜩 낀 날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예전에는 아침에 동해남부선을 달리는 통근 열차가 제시간에 청사포를 지나 미포를 지나서 해운대로 향했다. 그리고 동해바다에서 뜨는 붉은 태양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해마루에서 내려와 청사포로 향했다. 예전에는 지역 명소로, 청사포에서 결혼 야외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었다. 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작은 어촌 마을의 분위기를 가진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니지만 둘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주차는 횟집이 늘어선 곳 앞 방파제 쪽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뚜벅이 여행자의 경우 시티투어를 이용해서 올 수도 있고,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서 청사포로 올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해운대에서 산책삼아 달맞이 고개를 걷다 청사포로 와도 된다. 해운대에서 넘어지면 코 닿는 위치에 있는 곳이다.

 청사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었는데, 요즘은 청사포 다릿돌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폐선이 된 동해 남부선을 따라서 다릿돌전망대를 갈 수 있었다. 옆으로 보이는 바다가 예전에 이곳에서 군생활을 했던 기억을 하나씩 소환시켰다.

 다릿돌 전망대 이용은 무료였지만, 덧신을 신고서 입장할 수 있었다. 덧신은 제공되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공용품이기 때문에 신고난 후에 손소독을 했다.

 해안 절벽 위에 놓이 다리로, 해안에서 바다를 볼 때 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한 뷰를 볼 수 있었다.

 중간 지점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무게가 많이나가서 올라가도 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유리 위로 올라가 보았다. 유리 밑으로 파도가 철썩 거렸다.

 생각보다 전망대가 높았다. 어떤 부분은 바닥이 완전히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청사포 다릿돌 외쪽으로는 달맞이고개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송정해수욕장이 보였다. 시정이 좋은 날은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곳인데, 구름만 잔뜩 끼어서 가까이에 있는 달맞이고개도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렇게 철제로 된 부분도 있는데,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했다.

 바다에서 후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불어도 시원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더 덥게 느껴졌다. 온몸이 끈적거렸다.

이 길을 직선으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파도가 치는 날이여서 위험해 보였지만, 아마 이런 맛에 낚시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위험해 보이지만 이런 것에서 스릴을 느끼나 보다. 내 성격은 한 곳에 오래 있거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낚시를 하는 사람의 심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만큼은 고독하고 투사같은 느낌을 받았다.

 항상 사진을 찍어 놓고 이곳이 어디였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을 한 컷 찍어 놓으면 나중에 사진을 정리할 때,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유용한 것 같다.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우표와 엽서는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몇년 전에 영종도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공항 휴게소에서 엽서를 적어 우체통에 넣은 적이 있는데, 엽서를 보낸 것도 잊고 지낼쯤 1년 뒤 진짜 엽서가 집으로 와서 신기했다. 이곳에서도 엽서를 쓸까 고민하다, 아빠가 귀찮다고하셔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동해남부선은 이렇게 폐선이 되었다. 흙에 철로가 뭍혀 버렸다. 그래서 흔적만 이렇게 볼 수 있었다.

 다릿돌 옆으로 승강장 같은 것이 놓여져 있고, 매표소가 설치되고 있었다. 최근 뉴스에서 폐선을 이용해서 관광열차같은 것을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한 것을 들은 것 같다. 미포의 아름다운 해안 철로를 지나서 청사포를 지나 송정까지 다닌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부산에 간다면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는 여러 곳의 뷰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는 이기대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풍경, 둘째는 미포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야경, 셋째가 청사포에서 보는 일출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릿돌 전망대 옆으로 해안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니 다리가 길고 꽤 높아 보였다.

 다행이 파도가 높게 치지 않아서 절벽에 서있는 것이 무섭지는 않아지만,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사람을 잡아 먹을 것 같은 곳이라 절대로 파도가 높은 날을 해안절벽있는 곳으로 내려가지 않기를 바란다.

 청사포 버스정류장에는 부산시티버스 블루라인과 해운대 마음버스가 정차하는 곳이였다. 아마 미포에서 송정까지 해변열차가 놓이게 되었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해변열차를 타고 오는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다.

 청사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 포구가 아닐까?! 포구에서 육지쪽을 바라보면 포근하게 달맞이 고개가 청사포를 감싸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달맞이 고개에는 빌라촌이 많았는데, 이제는 초고층 빌딩이 케잌에 초를 꼽아 놓은 것 같이 세워져 있었다. 도시의 느낌과 작은 어촌 마을의 느낌을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빨간 등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흰등대는 방파제 반대쪽에 있어서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주로 버스정거장과 가까운 빨간등대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떠나자 우리도 사진을 찍었다. 몇년 전 부산에 사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적이 있었는데, 야외 사진을 청사포에 찍었었다. 청사포 철길과 포구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외국에서 찍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흰등대도 가보는게 어떨까라고 아빠한테 물어봤다. 아빠가 뭐하러 가냐고, 줌으로 땡겨서 찍으면 되지라고 하셨다. 멀어 보이기는 했지만 흰등대는 흰등대만의 매력이 있고, 등대에 그림도 그려져 있어서 가보고 싶었다.

 하늘은 점점 구름인지 안개인지 시야가 좋아지지 않았다. 혼자 고독을 씹어 먹기 딱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을 먹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우린 또 거제로 이동해야 했기에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20대 때 이곳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생각났다. 국가의 부름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좋은 추억이라 생각된다. 부산에 도착하면 포근함이 느껴진다. 아마 부산이라는 곳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이 들은 것 같다. 여러번 와본 청사포이고 부산에서 지내면서 2년 동안 징그럽게 많이 왔던 장소이지만, 청사포에 오면 편암함이 느껴진다. 도시인지 시골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곳이지만, 산책삼아 오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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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와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스러 올라가야 한다. 친구들과 2004년 12월 31일 마지막 열차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정확히 청량리에서 탔으니 해운대로오는 기차였다. 2005년에 친구들 모두 군대를 가기에 마지막으로 다 같이 바다를 보러 왔다. 다들 육군으로 입대를 하기에 바다를 볼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러 왔다. 차가운 겨울 바다를 맞으며 다들 군대에서 무사히 전역하기를 기도했다. 2005년 1월에 많은 친구들이 군입대를 하고 나만 남아서 6월에 군대에 갔다. 한달 간의 훈련과 훈반기 교육 한달 자대 배치를 받을 때가 되니 벌써 8월의 중순이였다.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렸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사단본부로 갔다. 사단에서 저멀리 해운대가 보였다. 그리고 해운대 옆에 있는 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아다. 그러다 보니 해운대에 갈 일이 많았었다. 특히 휴가 복귀할 때 해운대에서 한숨 쉬며, 담배만 피던 생각이 난다. 아침에 뜨는 태양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나에게는 2년이라는 청춘이 고스란히 녹아 든 곳이였다. 좋은 사람도 만나고 좋은 추억도 있지만, 군대에서의 추억이라는 것이 썩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해운대, 청사포, 송정, 기장, 동백섬 등 애증의 장소이다.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호텔밖으로 나왔다. 1층의 원조복국집은 맛집인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 같았다. 아마 속풀이로 복국이 좋은가 보다. 미포는 해운대 끝자락이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지역이 아니였는데, 옆에 시그니엘호텔이 들어서면서 사람이 많아진 것 같았다.

예전의 미포의 한적한 느낌을 받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해운대가 항상 북적이고 정신 없는 곳이라면 그래도 미포는 한적한, 해운대가 보이는 곳이였는데, 이곳도 시끌시끌한 곳이 되어 버렸다.

 날이 궂어서 파도가 세게 쳤다. 파도가 칠 때마다 포말이 안경으로 날아와 달라 붙었다.

 파도가 거칠고 성난 것 같아 보였지만, 이 더위를 날리고 싶은 사람들은 바다로 들어가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달맞이 고개 위도 개발의 열풍을 피하지 못했던 것 같다. 빌라촌과 낮은 아파트가 있던 달맞이 고개에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었다. 예전에 내가 알던 부산은 이제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것 같았다.

전망대에 올라가볼까 하다, 숙소에서 보는 풍경도 나쁘지 않기에 올라가지 않았다. 또한 구름이 잔뜩 낀날을 어차피 먼바다까지 보이지 않기에 돈을 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해운대에서 날이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보이는데, 날이 화창하고 시정이 좋은 날이였으면 전망대에 올라 가볼만 했을 것 같다. 오륙도, 달맞이 고개 등에서 날이 맑으면 대마도가 보인다. 자대 배치 받고 처음 본 대마도가 얼마나 신기 했던지, 일단 그 당시 외국의 외자도 모르던 시기라, 눈으로 외국을 본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렇게 썰렁한 해운대는 처음 보는 것 같았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는 곳인데, 사람이 뜸했다. 그래도 여름이 가는 것이 아쉬운 사람들은 해운대를 방문했다.

 예전 같으면 해수욕장에 몇 만명, 몇 십만명이 다녀갔다고 뉴스에 나올텐데, 코로나가 여름 휴가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

 나름 기분을 낸다고 하와이안 남방을 입었는데, 옷이 너무 양**같아 보였다. 거기에 살도 띠룩띠룩 쪘으니, 인상이 더 험상 궂어 보였을 것 같다.

 유명관광지에서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진로의 두꺼비와 사진을 찍었다. 두꺼비도 마스크를 쓰고, 하루방도 마스크를 쓰고, 불편하고 느끼는 사람만 마스크를 잘 쓰는 것 같지 않았다.

 해변에서도 마스크를 쓰게 하기 위해 이곳저곳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안내판과 장식이 있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돌아나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공무원 같은 분들이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계도하고 계셨다.

 여름이라 날이 길어서 여행하는 시간이 길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해운대 시장으로 갔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불과 5분 정도 거리에 해운대 시장이 있다. 그리고 구 해운대 역으로 가는 길을 정비해서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람블라스 광장에 온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이곳에서 버스킹 공연도 보고 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없어진 해운대역까지 길이 쭈욱 놓여져 있었다.

 해운대 시장은 원래 떡볶이가 유명한데, 아빠가 특별한 음식을 드시고 싶다고 해서 시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렸다. 맛있을것 같은 식당은 전부 대기를 해야했고, 자리가 협소한 것 같아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듯 보였다.

 돌아다니다 사람이 적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날도 덥고해서 굽는 것은 딱 질색이라, 생선모둠으로 주문했다. 두명이라 중사이즈면 된다는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생선모둠 중으로 주문했다.

 가게는 생선을 취급하는 가게 특유의 냄새가 났다. 은근 냄새에 민감한 편이라 신경쓰이기는 했다. 대신 생선이 맛있어서 냄새는 참을만 했다.

 아빠는 해운대에 와서 생선구이에 막걸리까지 드신다고 기분이 좋아지셨다. 아무튼 생선이 통통해서 푸짐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숙소에서 바다를 보며 한 잔(콜라)을 하기 위해 튀김도 샀다. 숙소에서 가방을 여니 튀김에 들어있던 간장이 흘러서 가방 내부가 간장범벅이 되어 버렸다.

 밤이 깊어갈 수록 해운대의 람블라스 거리에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백종원 아저씨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빠는 그냥 백종원 아저씨가 좋다고 하신다. 백종원 아저씨가 낸 요리책도 집에 있다.

 사시사철 유명한 해운대지만 그래도 여름이 해운대의 꽃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으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어디가나 진로 두꺼비가 마스크를 쓰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었다.

원래는 밤이 더 화려한 해운대지만 2020년 8월 해운대의 밤은 차분했다.

 차분해서 그런가 오히려 걷기도 좋고 사진찍기도 좋았다. 그리고 바다에서 밀려 온 구름이 초고층 빌딩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초고층 빌딩 사이에 저층인 조선비치호텔은 화려함보다는 우아함을 뽐내는 것 같았다. 오래되었지만, 신축건물들에 기죽지 않는 당당함과 여유가 느껴졌다.

 미포에서 볼 때보다 파도가 무섭게 느껴졌다. 파도에 휩쓸려가면 이 세상과 작별할 것 같아 보였다.

 예전에는 밤이면 젊은 남녀들의 헌팅장소로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였는데, 휴가를 즐기러 온 가족 단위 여행객만 해변에 보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가 내리려고 하루종일 하늘이 꾸물거렸나보다.

 불이 켜진 초고층 빌딩은 더욱더 위압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하루에 60만원 가까이 주고 시그니엘 호텔에서 지낼 수 있으나,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 왔다. 해운대 일대를 조금 걸어다녔더니 은근 다리가 아팠다. 이제 떡볶이에 튀김을 먹고 잘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여행을 오면 하루가 너무 짧은 것 같아서 너무 아쉬운 것 같다. 하루가 48시간이고 96시간이고 필요에 따라 길어지고 짧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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