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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 오션사이드 호텔에서 나온 뒤 거제로 넘어가기 전 해운대 근처에 위치한 청사포로 향했다. 아주 작은 항구 마을이다. 해운대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장소 중 하나이다. 달맞이 고개만 넘어오면 도심 속의 시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곳이였지만, 지금은 동해남부선이 이설되어 지금은 폐선만 남아 있다. 청사포는 달맞이 고개가 빙그르르 감싸고 있는 지형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해운대에서 달맞이 고개를 지나 청사포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기존 도로가 공사중이라 길을 잘못들어섰다. 그래서 해마루라는 곳에 차를 세웠다. 해마루는 APEC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망만은 끝내 주었다. 주변에 소나무가 많아서 시원한 바다 풍경을 보는데 방해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마루에서 보는 뷰는 어느 바다뷰에 뒤지지 않는다. 도시와 자연을 한번에 느낄 수 있는 뷰를 가지고 있다.

 해마루에 오르기 위해 조금 운동을 해야 했다. 살이 찌기 전에는 이정도 계단은 문제도 아니였는데, 살이 찌고 나니 한걸음 한걸음이 버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름의 부산 날씨는 물 속에 있는 것 같이 습도가 높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정상에 오느니 청사포와 달맞이 고개가 보였다. 유독 달맞이 고개에 새로 생긴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날이 맑은 날은 이곳에서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날이 흐려서 달맞이 고개 뒤편으로 보이는 해운대와 광안리가 가려서 아쉬웠지만 몽환적인 느낌이 좋았다.

 날이 좋은 날 방문하면 최고의 뷰를 볼 수 있는데, 구름이 잔뜩 낀 날이어서 조금 아쉬웠다. 예전에는 아침에 동해남부선을 달리는 통근 열차가 제시간에 청사포를 지나 미포를 지나서 해운대로 향했다. 그리고 동해바다에서 뜨는 붉은 태양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해마루에서 내려와 청사포로 향했다. 예전에는 지역 명소로, 청사포에서 결혼 야외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었다. 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작은 어촌 마을의 분위기를 가진 도시도 아니고 시골도 아니지만 둘다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주차는 횟집이 늘어선 곳 앞 방파제 쪽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뚜벅이 여행자의 경우 시티투어를 이용해서 올 수도 있고,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서 청사포로 올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해운대에서 산책삼아 달맞이 고개를 걷다 청사포로 와도 된다. 해운대에서 넘어지면 코 닿는 위치에 있는 곳이다.

 청사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었는데, 요즘은 청사포 다릿돌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폐선이 된 동해 남부선을 따라서 다릿돌전망대를 갈 수 있었다. 옆으로 보이는 바다가 예전에 이곳에서 군생활을 했던 기억을 하나씩 소환시켰다.

 다릿돌 전망대 이용은 무료였지만, 덧신을 신고서 입장할 수 있었다. 덧신은 제공되었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공용품이기 때문에 신고난 후에 손소독을 했다.

 해안 절벽 위에 놓이 다리로, 해안에서 바다를 볼 때 보다 훨씬 더 다이나믹한 뷰를 볼 수 있었다.

 중간 지점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무게가 많이나가서 올라가도 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유리 위로 올라가 보았다. 유리 밑으로 파도가 철썩 거렸다.

 생각보다 전망대가 높았다. 어떤 부분은 바닥이 완전히 유리로 되어 있었다. 물 위에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청사포 다릿돌 외쪽으로는 달맞이고개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송정해수욕장이 보였다. 시정이 좋은 날은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곳인데, 구름만 잔뜩 끼어서 가까이에 있는 달맞이고개도 선명히 보이지 않았다.

 특히 이렇게 철제로 된 부분도 있는데,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했다.

 바다에서 후텁지근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이 불어도 시원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더 덥게 느껴졌다. 온몸이 끈적거렸다.

이 길을 직선으로 가면 어디가 나올까?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파도가 치는 날이여서 위험해 보였지만, 아마 이런 맛에 낚시를 하는 것일까? 아무튼 위험해 보이지만 이런 것에서 스릴을 느끼나 보다. 내 성격은 한 곳에 오래 있거나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낚시를 하는 사람의 심정이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만큼은 고독하고 투사같은 느낌을 받았다.

 항상 사진을 찍어 놓고 이곳이 어디였지 기억이 안날 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을 한 컷 찍어 놓으면 나중에 사진을 정리할 때,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유용한 것 같다.

 느린 우체통이 있었다. 우표와 엽서는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몇년 전에 영종도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공항 휴게소에서 엽서를 적어 우체통에 넣은 적이 있는데, 엽서를 보낸 것도 잊고 지낼쯤 1년 뒤 진짜 엽서가 집으로 와서 신기했다. 이곳에서도 엽서를 쓸까 고민하다, 아빠가 귀찮다고하셔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던 동해남부선은 이렇게 폐선이 되었다. 흙에 철로가 뭍혀 버렸다. 그래서 흔적만 이렇게 볼 수 있었다.

 다릿돌 옆으로 승강장 같은 것이 놓여져 있고, 매표소가 설치되고 있었다. 최근 뉴스에서 폐선을 이용해서 관광열차같은 것을 운행하기 시작했다고 한 것을 들은 것 같다. 미포의 아름다운 해안 철로를 지나서 청사포를 지나 송정까지 다닌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부산에 간다면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는 여러 곳의 뷰 포인트가 있는데, 첫째는 이기대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풍경, 둘째는 미포에서 바라보는 해운대의 야경, 셋째가 청사포에서 보는 일출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릿돌 전망대 옆으로 해안 절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 보니 다리가 길고 꽤 높아 보였다.

 다행이 파도가 높게 치지 않아서 절벽에 서있는 것이 무섭지는 않아지만,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사람을 잡아 먹을 것 같은 곳이라 절대로 파도가 높은 날을 해안절벽있는 곳으로 내려가지 않기를 바란다.

 청사포 버스정류장에는 부산시티버스 블루라인과 해운대 마음버스가 정차하는 곳이였다. 아마 미포에서 송정까지 해변열차가 놓이게 되었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해변열차를 타고 오는 관광객이 더 많을 것 같다.

 청사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아마 포구가 아닐까?! 포구에서 육지쪽을 바라보면 포근하게 달맞이 고개가 청사포를 감싸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달맞이 고개에는 빌라촌이 많았는데, 이제는 초고층 빌딩이 케잌에 초를 꼽아 놓은 것 같이 세워져 있었다. 도시의 느낌과 작은 어촌 마을의 느낌을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빨간 등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흰등대는 방파제 반대쪽에 있어서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주로 버스정거장과 가까운 빨간등대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아 보였다.

 사람들이 떠나자 우리도 사진을 찍었다. 몇년 전 부산에 사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적이 있었는데, 야외 사진을 청사포에 찍었었다. 청사포 철길과 포구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외국에서 찍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흰등대도 가보는게 어떨까라고 아빠한테 물어봤다. 아빠가 뭐하러 가냐고, 줌으로 땡겨서 찍으면 되지라고 하셨다. 멀어 보이기는 했지만 흰등대는 흰등대만의 매력이 있고, 등대에 그림도 그려져 있어서 가보고 싶었다.

 하늘은 점점 구름인지 안개인지 시야가 좋아지지 않았다. 혼자 고독을 씹어 먹기 딱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이런 날은 막걸리에 파전을 먹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우린 또 거제로 이동해야 했기에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20대 때 이곳에서 2년의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생각났다. 국가의 부름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좋은 추억이라 생각된다. 부산에 도착하면 포근함이 느껴진다. 아마 부산이라는 곳이 2년이라는 시간동안 정이 들은 것 같다. 여러번 와본 청사포이고 부산에서 지내면서 2년 동안 징그럽게 많이 왔던 장소이지만, 청사포에 오면 편암함이 느껴진다. 도시인지 시골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곳이지만, 산책삼아 오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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