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골든튤립성산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해비치 제주로 체크인 하기까지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향한 곳이 일출랜드였다. 내가 동굴을 무서워하니 자연히 가기 꺼려지는 곳 중 하나였다.

 

체크아웃을 하고 일출랜드로 가는 길 오랜만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번 여행 내내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하루 남으니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오랜만에 설레게 했다.

 
 

오는 사람이 많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주차장은 렌터카도 많고 대형버스도 많았다.

 

금액도 제주 치고는 그렇게 비싸진 않았다. 역시 오랜 전통을 지닌 곳이라 다양한 드라마를 찍은 명소였다.

 
 
 
 

입구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여유로운 구경이 될 것 같았다.

 

들어서니 보이는 야자수와 정원에서 이곳이 최근에 지어진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갑자기 맑아진 하늘에 기분도 가벼워졌다.

 
 

야자수가 곳곳에 있으니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와!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엔 확실히 독보적인 곳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보면 촌스러울 수 있는 곳이지만 오히려 이런 느낌이 훨씬 더 새롭게 느껴졌다.

 
 
 

바람이 세서 야자수가 미친 사람 머리처럼 흔들거렸다.

 
 
 

키가 다른 하루방들이 귀여웠다. 요즘 들어 제주에 자주 오게 되지만 하르방을 보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것이 하르방에서 제주의 카페들로 바뀐지 오래이지 않은가.

 
 

다양한 하르방들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는 재미가 있었다. 역시 그래도 제주에서 하르방을 빼면 섭섭하지 않은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누구든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무가 잘 가꿔져 강한 햇빛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동선이 바닥에 표시되어 있기에 처음 오더라도 바닥만 보고 따라 걸으면 되었다.

 
 

한림공원과 느낌이 비슷했다. 서쪽 지역에는 한림공원이 있다면 동부에는 일출랜드가 있었다. 부지가 넓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와도 번잡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빠는 잘 정리된 정원과 다양한 나무들이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다.

 
 
 

아빠가 젊었을 때는 제주도만 해도 최고의 명소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쉽게 해외로 나가니 이런 느낌이 그저 그럴 수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보다 해외로 가는 것이 힘들어지니 야자수만 봐도 해외에 온 것 같이 느껴졌다.

 
 
 
 

저렇게 야자수가 높고 크게 자라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야자수가 한두 그루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십 그루 줄지어 있으니 지금 동남아의 어느 곳에 온 것 같았다.

 
 
 

걷는 코스 중간에 매점이 있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눈으로 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이곳의 백미는 미천굴이 아닐까. 나는 동굴의 음습함과 어두움, 그리고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싫은데 그래도 큰 용기를 내어 동굴로 향했다. 이곳에서 미천굴 빼면 앙꼬 업는 찐빵을 먹은 거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미천굴로 향하는 길에 포토 스폿이 있었다.

 

그리고 엉덩이가 매우 탐스럽게 찍히는 의자에 앉아서 익살스러운 사진도 찍었다.

 
 

이곳의 꽃인 미천굴을 보기 위해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지하공간으로 가기 때문에 지하에서 불어오는 습한 공기가 느껴졌다.

 

생각보다 동굴로 들어가는 길이 길었다.

 

동굴에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 조명이 화려했다. 갑자기 용암이 흘러나오지는 않겠지?! 별의별 잡생각이 가득했다.

 
 

다행히 동굴 안에는 아빠와 나 말고도 여러 팀이 있어서 덜 무서웠다.

 
 

내부는 밋밋하게 동굴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서 동굴이 주는 묘한 느낌과 잘 어울렸다.

 
 

걷다보면 탐험대원이 되어 동굴을 탐험하는 것 같았다.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좁은 길이 나왔다.

 
 
 

어느 정도 걷다 보면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이 동굴의 끝은 어디일까.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길은 한계가 있었다.

 
 

갔던 길을 되돌아 다시 동굴 밖으로 나왔다.

 

다시 보이는 햇빛이 반가웠다. 계단을 오르는 게 싫기는 했지만.

미천굴을 나와 관람로를 다시 따라 걸었다. 조금 쉴 공간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제주의 과거를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제주의 날씨는 변화 무쌍한데 돌의 상태에 따라 날씨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돌이 없어지면 태풍이 부는 것이라는 말에 갑자기 폭소가 터졌다.

 
 

나무만 보고 산책만 하면 밋밋할 수 있는데 이런 곳의 방문도 꽤 좋았다.

 

제주 전통가옥을 본 후 갑자기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갑자기 내린 비라서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오두막이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비가 십분 정도 퍼부은 것 같다. 그러더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파란 하늘이 보였다.

 

이곳은 참 정원이 잘 정리되고 가꿔지고 있는 것 같다.

 
 

초대형 하르방과 미니미니 한 하르방과 인사를 했다.

 
 
 
 

비가 와서 땅은 젖어 있었지만 푸른 숲과 어울려 운치가 났다.

 

어린 시절 학교 운동장에서나 봤을 것 같은 기린 조형물도 있었다.

 
 

걷다 보니 어느덧 온실까지 왔다. 온실 안은 선인장이 주를 이루었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온몸에 가시가 박힐 것이라 생각하니 조금 끔찍하기는 했지 만 그래도 동글동글한 선인장이 귀여웠다.

 
 
 
 

온실을 나오니 공기가 신선했다.

 
 
 
 

이제 일출랜드 여행이 끝나가는 것 같았다.

 
 
 

길게 늘어선 열대 식물 길을 지났다. 제주가 최고의 여행지인 시절에는 아마 이런 모습들 마저 신박하지 않았을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동남아의 감성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처음 들어갔던 장소로 돌아왔다. 한두 시간 걸린 것 같다.

 

입구에서 찍고 싶었던 화목석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일출랜드를 나와 코업시티 하버뷰로 향했다. 여름에 이곳에서 숙박을 했었다.

 
 

1층에 기념품 상점이 있는데 물건도 저렴하고 질도 좋아서 선물로 살 물건을 사기 위해 일부러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평일엔 오픈 시간이 늦다고 한다.

 
 

그래서 주인께 전화를 해서 내가 직접 계산을 했다. 이곳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택배로 배송도 할 수 있어서 택배로 보낼 상품을 계산대 옆에 두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코업시티를 나와 해비치 제주로 향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제주신라호텔을 나온 후 어디로 갈까? 비행기는 오후 6시 45분이기에 체크아웃 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제주공항까지 바로 달리면 한 시간 이면 가지만 평소와 달리 시간이 많이 남기에 이번에는 제주 서쪽 해안을 따라 가보 기려 했다.

 
반응형
 

하루밖에 고급 럭셔리 여행을 못해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하루지만 좋은 시간도 보내고 값진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일주로를 따라 달리다 해안도로로 빠졌다. 급할 것도 없고 목적지도 없지 않은가. 오징어인지 한치가 널려있는 방파제에 차를 세웠다. 

 

한치인지 오징어인지. 제주에서 처음 보는 풍경이라 눈길을 끌었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거칠게 밀어 닥쳤다. 

 

반건조 오징어였나 보다. 제주에서 사 먹는 오징어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 오징어 한 봉지를 샀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오징어 가격이 금값이라더니 마리당 만 원에 육박했다. 

 
 
 
 

파도와 바람이 간혹 무섭게 불어왔지만 생경한 풍경에 오징어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에 들리게 된 것은 지나다 본 성당 때문이었다. 차로 성당 옆을 지나는데 예쁘네라는 생각이 들어 오징어 판매하는 곳 앞 공터에 차를 세웠던 것이다. 

 
 

입구엔 단정하게 가꿔진 꽃들이 심어져 있었다. 성당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차로 돌아갔다. 천주교를 믿는다면 더 열심히 돌아 봤겠는데 난 따로 종교가 없기에 슬렁슬렁 구경만 했다. 

 

마지막 가는 날까지 제주는 습하고 더웠다. 

 

차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아서 조용한 포구에 정차를 했다. 

 
 

바람이 끈적이게 불었지만 그래도 바람이 없는 것 보다는 나았다.

 

제주의 바다 빛 너무 좋다. 좋다는 말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하얀 등대 끝에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이 보였다. 그물망에는 물고기가 꽤 있었다. 

 
 

방파제 너머로 차귀도가 보였다. 유람선을 타고 차귀도에 갈 수 있다는 것만 알고 있지 정확히 가는 방법을 모르기에 눈앞에서 차귀도를 보기만 한 후 다음에 가보 기려 했다. 

 
 
 

앞에는 차귀도가 뒤에는 방금 다녀온 성당이. 물색도 아름답고 주변 풍경은 더욱더 좋았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어디를 가든 관광객이 많은 시즌이다 보니 여행의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잠시나마 한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찾은 곳은 제주 관광지의 필수 코스인 신창해안도로였다. 

 
 

풍력발전기가 있는 어느 곳이든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이다. 바다에 늘어서 풍력 발전기들. 그 주변에 가면 휙휙 소리를 내며 무섭게 돌고 있는 발전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한 가족이 파도치는 바다가 무섭지도 않은지 바다로 난 길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그 가족처럼 사진을 찍어볼까 생각이 들었다가 파도의 무서움을 알기에 옆에서 그 가족을 보기만 했다. 

 
 

다시 해안 도로를 따라 조금 달리니 나온 포구. 

 

앞에 방파제가 있기에 포구 안의 물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신창해안 도로는 여러 번 왔지만 이곳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다음 목적지는 협재해수욕장이었다. 원래는 이번 여름 협재에서 5박을 하려고 예약을 했다가 더 저렴한 숙소로 옮기느라 이곳에 예약한 숙박은 취소를 했었다.

 

협재해수욕장 주차장은 만차라 동네 안쪽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간신히 주차를 했다. 역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모래가 심하게 날렸다. 땀으로 흥건한 몸에 모래가 달라붙었다. 

 

작년에 함덕해수욕장에 갔을 때 본 바다색도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의 바다색은 현실에 없는 색을 그려내고 있었다. 

 
 

물이 깊은 것일까. 안전선이 해안선 가까이 쳐 있었다. 사람은 많은데 안전 선과 해안선까지의 거리가 짧아서 사람이 더 많게 보였다. 실제로도 사람이 엄청 많았지만. 

 
 
 

해수욕장을 지나 돌 위를 성큼성큼 걸어가니 보이는 협재의 바다와 비양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때문에 다시 오고 싶고 다시 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앞에 놓인 풍경에 실제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냥 입이 딱 벌어질 뿐이었다. 

 
 

여름에만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 같았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대조를 이루는 해안의 현무암. 이곳에서 한 번 더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안 와봤으면 평생 후회할 뻔했다. 

 
 

우리도 풍덩 들어가고 싶었지만 공항으로 가야 하기에 남들 노는 모습만 부럽게 바라봐야 했다. 

 
 

어찌나 물색이 이쁘던지 웬만한 동남아의 멋진 해변보다 좋았다. 

 

짧게 협재에서 시간을 보낸 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당겨서 애월로 향했다. 협재해수욕장 근처는 너무 사람이 많고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애월 스타벅스로 가는 길 옆에는 한라산이, 위로는 이륙하는 비행기가 보였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언제나 보아도 마음 설레게 하는 것 같다. 

 
 

애월 스타벅스는 주차장이 협소해 주차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차를 타고 가다 포구에 차를 세운 후 다인리조트 투썸 플레이스로 들어갔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땀을 식혔다.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도 정리하고 몇몇 사진은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리고 달달하고 시원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카페에서 나와 카페 앞 포구로 갔다. 

 
 
 

이곳에 와본 지 몇 년은 된 것 같다. 그때는 지나다 우연히 이곳에 차를 주차해서 사진을 찍었었다. 

 
 
 
 

포구 뒤로 보이는 리조트 건물. 이곳에서 숙박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한 번도 제주 서쪽에서 숙박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빨간 등대는 그 자리에 있었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것 같기에 모자를 손으로 잡았다. 

 
 

이제 다시 차를 타고 차를 반납하기 위해 제주 시내로 향했다. 

 
 

제주 sk 렌터카로 향하던 중 빠져서 이호테우 해변에 차를 세웠다. 

 

못내 아쉬웠다. 처음 오고 뜸하게 오는 곳이 아닌데 가는 길은 항상 왜 그렇게 아쉬운지 모르겠다. 

 
 

렌터카 회사로 향하던 중 길을 잘못 들어서 제주공항 철책 길을 끼고 달렸다. 우연히 선물해 준 멋진 풍경이었다.

 
 
 

다시 네비가 알려주는 길을 따라 렌터카 회사 사무실에 도착했다.

 

차를 반납하고 짐을 챙겨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갔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짐도 정리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며 여유릅게 기다렸다.

한라산의 서쪽 사면은 초밥을 얹은 것 같이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다.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코업 시티 호텔 하버뷰는 가성비 갑인 호텔인 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뷰가 일단 끝내주는 호텔이었다. 위치가 조금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차를 렌트하는 여행객이라면 꽤 금액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큰 호텔 같았다. 호텔 앞에 버스 정류장도 있어서 버스가 드문드문 다니는 것 같지만 뚜벅이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올레코스 5번 길이 호텔 앞을 지나기 때문에 올레길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크인 시 신청한 조식을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갔다. 호텔에 엘리베이터는 총 3대가 있는데 속도가 느린 편이라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4일간 있으면서 주차장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식당으로 내려가니 식당이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 객실 번호를 말한 후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되었다 

 

한식, 양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 손에 장갑을 착용한 후 접시에 음식을 담아 왔다. 본전 생각하면 조금 아쉽게 먹기는 했지만 아침에는 왜 그렇게 소화가 안되는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담아서 왔다. 직원들이 식기류를 치워주지 않고 셀프로 식기류를 정리해야 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는 벌써 자리가 차 있었다. 첫날은 다행히 창가 옆에 앉아서 먹을 수 있었는데 다음날부터는 그냥 빈자리에 앉아서 먹었다. 

 

매일 아침마다 보는 멋진 한라산. 볼 때마다 질리는 느낌 없이 가슴 설레었다. 

 

메인 메뉴는 거의 변동이 없는 편이나 하루에 한두 가지 메뉴만 변동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하루는 늦은 오후에 수영장을 이용했다. 매일매일 이용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첫날 이후로는 루프탑에 잘 올라오지 않았다. 짧게 낮에 한두 곳 돌아다니고 오니 힘들다는 핑계로 두 층 위에 있는 루프탑에는 올라가지 않았다. 

 

수영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그리고 수영장의 깊이도 깊지 않아서 성인이 수영하기에는 조금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인피니티 풀이니 수영장에서 바다 쪽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수영장이 조금만 더 깊었으면 자세를 멋지게 잡고 찍을 수 있는데 물이 깊지 않아서 어정 정한 자세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어른들이 수영장에 들어가면 약간 목욕탕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평소엔 아빠가 쓰고 다니던 귤 모자를 오늘은 내가 착용하고 나갔다. 둥근 얼굴에 둥근 모자를 착용하니 얼굴이 더 둥글게 보였다.

 

아빠는 헤엄을 정식적으로 배운 적이 없으시기에 이곳에서도 개헤엄을 치셨다. 

 
 
 

수영장에서 보는 바다 참 좋았다. 아이들이 놀기에는 딱 좋은 깊이의 수영장이지만 성인이 놀기에는 조금 무리인 것 같았다. 그래도 뷰만은 끝내 주었다. 

 
 
 
 

수영장 끝에는 짓다 만 듯한 구조물이 있었는데 샤워장인 것 같았다. 벽면에 샤워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곳에 있으면서 샤워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대신 구조물에 네모난 창이 있었는데 그곳을 통해본 풍경이 너무 좋았다. 

 
 
 
 

수영을 하기 힘들어서 난간에 기대어 사진을 찍거나 풍경을 구경했다. 야경도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오후 늦게 갔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곳저곳에서 물장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핸드폰을 방수팩 없이 들어갔기에 젖지 않게 하기 위해 조심해야 했다. 

 
 

학생들은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느라 즐거워 보였다. 수영장의 물의 깊이가 낮은데 이곳에서 친구들끼리 수영 경주를 하면서 물을 엄청 튀겼다. 

 
 

튜브를 가지고 왔으나 아빠가 실수로 구멍 난 것으로 가지고 오셔서 사용할 수 없었다. 튜브만 있어도 물 위에 둥둥 떠다닐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다. 

 
 
 
 
 
 

한쪽에는 바다가 다른 쪽에는 한라산이 보였다. 뷰만큼은 5성급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성비만큼은 최고인 것 같다. 

 

4일 동안 매일매일 한라산을 볼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 한라산의 정기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루프탑 수영장에서 수건을 빌리면 유료인 것으로 알고 있어서 집에서 준비해 간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최근에 별의 커비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수건을 가지고 갔다. 

 
 

수영을 하고 나니 배가 고팠다. 어젯밤에 아빠가 혼자서 항구 쪽으로 가는 길에 흑돼지 전문점을 보셨다고 하기에 저녁엔 흑돼지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우리가 가려는 흑돼지 전문점은 호텔에서도 보이는 곳에 있었다. 몇 분만 걸어가면 될 거리였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지고 있고 하늘도 조금씩 파란 기운을 잃어가고 있었다. 

 
 

옷을 갈아입고 숙소 밖으로 나와 제주정돈이라는 흑돼지 전문점으로 향했다.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사 먹는 흑돼지 구이였다. 흑돼지가 비싸서 사 먹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뭐 간단한 백반이나 보말 칼국수 정도는 사 먹어 봤지만 흑돼지 구이는 처음이었다. 

 
 

담장에 다육이들이 자라고 있는데 돌담에 꽃이 핀 것 같이 보였다. 돌담색과 다육이의 색이 비슷했다. 

 

첫날에 가본 시냇가. 산에서 내려온 물이 바로 바다로 흘러들었다.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물속이 투명하게 보였다. 

 

물이 빠져서 검은 돌밭이 되었지만 물이 차면 또 이곳은 호수가 되었다. 맞은편에 코업 시티 호텔 하버뷰가 보였다. 숙소 앞에 있는 상가 건물 때문에 호텔이 답답해 보였다. 호텔과 상가가 너무 붙어 있어서 호텔과 한 건물인지 두 개의 다른 건물인지 헷갈렸다. 

 

카카오 맵으로 제주정돈을 찾아보니 예상외로 별점이 높았다. 삼겹살에 와인을 같이 파는 곳으로 리뷰가 꽤 괜찮았다. 

 
 
 
 

모둠세트 소와 제일 저렴한 와인을 주문했다. 삼겹살에 와인은 처음 먹어보는 것 같다. 

 

기본 밑반찬이 먼저 상 위에 놓이고 삼겹살이 나왔다. 생고기가 가격이 비쌌다.

 

와인과 모둠세트만 주문해도 벌써 7만원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즐기러 온 것이니 돈 생각하지 않고 먹었다. 

 
 

고기가 두꺼워 익는 데 시간이 걸렸다. 고기만 먹으면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공깃밥과 김치찌개도 같이 주문했다. 느끼한 돼지고기와 함께 먹기에 김치찌개가 딱 좋았다. 

 

사방으로 튀는 돼지기름이 싫었으나 너무 맛있어서 생오겹살 200g을 추가로 주문했다. 딱 세트메뉴에서 끝냈어야 했나 보다. 추가로 주문한 고기까지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와인에 삼겹살을 먹고 나오니 알딸딸했다. 나는 와인을 아주 조금 마셨을 뿐인데 어질했다. 

 
 
 

저녁을 다 먹고 나왔는데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몸에서는 고기 냄새가 진동을 했지만 말이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았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루프탑에 들려지는 해를 감상했다. 8월의 중순이라 이제 해가 제법 빨리 졌다. 뜨거운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저녁이 되었지만 수영장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이 코업 시티 호텔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아쉬웠다. 아쉬운 부분도 많았으나 좋은 점이 더 많은 호텔로 기억될 것 같다. 

 
 
 
 

아름다운 야경은 방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보는 것이 더 좋기에 다시 방으로 내려갔다. 

 
 
 

매일 똑같은 아침과 풍경이지만 구름의 모양에 따라 보는 이의 마음을 매일매일 설레게 만들었다. 이 바다에서 수영만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멀리 해수욕장까지 갈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아무튼 멍하게 힐링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뷰를 우선시하는 관광객에게 가성비가 가장 좋은 호텔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여름 성수기 시즌이라 웬만한 이름있는 호텔은 숙박비가 천정부지로 올라 있었다. 처음에는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숙소로 예약을 했다가 숙박비를 조금 더 줄여보고자 하는 마음에 아고다를 뒤적거리다 코업 시티 호텔 하버뷰를 발견했다. 아직까지 1박에 5~6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아마 위치가 애매한 곳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것 같았다. 앞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지만 수영을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 숙소의 이곳저곳에 대해 미리 다른 블로거들이 올린 글을 보고 갔다.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말이 제일 마음에 걸렸다. 체크인 시간은 3시였다. 3시가 못되어 호텔에 도착했는데 지하주차장은 벌써 만차였고 우리는 호텔 주변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호텔로 걸어갔다. 이곳에서 5일 동안 있으면서 한 번도 지하주차장에는 주차를 못한 것 같다. 외부 주차장도 빨리 만차가 되기에 가끔은 해변가 앞에 있는 공터에 주차를 하기도 했다. 

 

체크인을 하면서 조식도 같이 추가했다. 1인 15,500원이었다. 아침에 따로 나가서 사 먹기 귀찮기도 했다. 첫날 호텔에 들어갈 때는 아침에도 부지런히 일찍 일어나서 맛집도 가고 해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여행을 하다 보면 게을러져서 멍한 눈을 뜨고 조식을 먹으러 가는 것이 더 나았다.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루프탑 수영장 때문이었다. 수영장이 있는 호텔은 대부분 가격이 비싼데 이곳은 5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인피니티 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9층 건물에서 8층으로 배정받았다. 체크인 시 가장 높은 층으로 배정해 달라고 했다. 예약할 때도 예약 메시지에 높은 층으로 배정 부탁한다는 글도 미리 남겨 두었다. 오션뷰의 객실이라 커튼 넘어 희미하게 푸른 바다가 보였다. 어떤 뷰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화장실은 기본만 갖추고 있었다. 큰 수건 2장(가끔은 큰 수건을 안주는 경우도 있었음), 작은 수건 2장, 헤어드라이기, 다회용 샴푸, 린스, 바시 워시가 준비되어 있었다. 

 

방이 워낙 좁다 보니 화장실도 크지는 않았다. 욕조가 하나 있으면 딱 좋겠는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을 생각하니 이 정도면 최고라 생각되었다. 

 
 
 

캐리어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현관 앞에 작게 있었다. 다음날 지나가면서 다른 방을 봤는데 트윈룸은 더블룸과 방의 크기 및 구조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냉장고에는 물 두병이 있었고, 차나 라면을 먹을 수 있게 커피포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다른 시설들은 어느 호텔이나 비슷하니 그냥 쓱 하며 한번 지나갔다. 가장 기대된 부분인 오션 뷰를 보기 위해 커튼을 열고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갔다. 

 
 

바다에는 물이 빠져서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파란 바다가 보였다. 이 정도 뷰 면 5성급 호텔이어야 하는데 5만원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운 같이 느껴졌다. 숙소 예약을 하면서 이 숙소의 단점을 적은 글도 많이 보았기에 예약을 하고 나서도 망설였지만 이 풍경을 보고 나니 모든 단점이 커버가 되는 것 같았다. 

 
 

진짜 바다가 바로 보이는 오션뷰였다. 앞에 방파제가 있어서 살짝 시야를 가리기는 했지만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조용한 시골마을에 온 것 같은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다에는 하늘의 그림자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공터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었다. 호텔의 규모는 꽤 큰 편이나 그에 맞게 주차장이 설계가 된 것 같지 않았다. 아마 지금이 성수기라 주차장이 부족한 것 같았다. 비수기에는 현재의 주차장으로 충분히 주차하는 차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씻고 하다 보니 벌써 저녁시간이 되어 버렸다. 호텔 주변에 뭐가 있고 수영장은 어떻게 생긴지 궁금해서 밖으로 나왔다. 

 
 

우리는 8층이라 9층까지는 계단을 이용해 올라갔다. 우리 방과 반대쪽은 마운틴 뷰인데 한라산을 이렇게 볼 수 있다면 마운틴 뷰도 너무 좋은 것 같았다. 우리가 있는 4일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라산을 매일 볼 수 있었다.

 

창문 넘어 깨끗하게 보이는 한라산이 그림 같았다.

 
 

수영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층 더 올라가야 했다. 수영장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앉아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수영장은 크지 않았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크게 보였으나 실제로 보니 작은 풀장 정도라고 할까. 성인이 놀기보다는 아이들이 놀기에 더 좋을 것 같아 보였다. 

 
 
 

이날은 수영복을 입고 가지 않아서 물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들이 많아서 조금 정신이 없었다. 사방에서 소리 지르고 물을 튀겨서 정신은 없지만 풍경만은 끝내 주었다. 아마 투숙객의 대부분이 이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놀기 위한 가족단위 여행객인 것 같았다. 

 
 

수영장 옆에는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여름이라 해가 길어서 아직 한라산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끊임없이 에어컨 실외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긴 했지만 멍하게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도 멋지고 산도 멋지고 날씨만 조금 선선하다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제주도는 연일 폭염경보를 내보내고 있기에 풍경을 즐기기에는 날이 너무 더웠다. 해가 지고 있지만 그래도 이곳은 열대야였기에 저녁이라고 시원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한쪽에는 한라산, 다른 한쪽에는 바다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해는 점점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먼바다의 구름들은 뭉게뭉게 떠있는 것이 아름다웠다. 

 
 

구름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데 구름이 몸을 늘려 이쪽으로 달려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 

 
 

1층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숍, 편의점이 있었다. 역시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곳은 기념품 가게였다. 다양한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시중보다 더 저렴한 것 같았다. 

 

진열되어 있는 물품 중 귤 모자가 눈에 들어와서 사고 싶었으나 아빠가 난색을 표시하셔서 이날을 모자를 구매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음날 혼자 가게에 가서 귤 모자 하나를 구매해 왔다. 

 

1+1으로 판매되는 과자가 많아서 나중에 체크아웃 전날 주변 사람들에게 줄 과자를 이곳에서 왕창 구매했다. 1+1으로 판매하고 있는 과자가 많아서 선물용으로 구매하기 좋았다. 그리고 많이 구매할 경우 이곳에서 택배로 보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마트에서 65리터 쇼핑백을 구매해서 과자를 수화물로 보냈지만, 많이 구매하신다면 바로 택배로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이 끝날 무렵 과자와 기념품도 같이 도착해 있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제주의 특급 호텔이 아니면 어미니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층 구석진 공간에서 자판기를 통해 일회용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곳은 정문이 살짝 반지하처럼 들어가 있기 때문에 처음에 캐리어를 끌고 왔을 때 정문인지 후문인지 조금 헷갈렸다. 아무튼 반지하 같은 정문을 나와 계단을 올라오면 도로가 나왔다. 

 
 

바다로 가는 길 담쟁이가 너무 이뻐서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리스의 느낌이 나는 가게는 문은 닫은 것인지 문이 닫혀 있었다. 

 
 

제주 바다를 둘러싼 검은색 현무암은 매번 볼 때마다 익숙해지지 않았다. 

 

숙소 앞에 있는 붉은색 집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숙소의 구조가 조금 애매한 것 같았다. 숙소 앞에도 몇 채의 집이 있었는데 이 부분까지 호텔 부지로 사용했다면 호텔의 부대시설이 더 풍부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을 나서면 바로 제주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호텔을 벗어나면 제주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밤에 가끔 떠돌이 개가 돌아다녀서 개를 무서워하는 나는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것도 무서웠지만, 밤에 산책을 나가기도 좋은 곳이었다. 

 
 
 

바다이지만 앞의 방파제 때문에 호수같이 느껴졌다. 저 멀리 있는 방파제까지 한번 걸어가 볼까 생각했다. 너무 멀어서 관두었다. 그냥 보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바다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어서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해안가에는 해초들이 말라죽어 약간 냄새가 나고 미관상 보기는 안 좋았지만 물만은 맑고 투명했다.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입구 부분도 물이 너무 맑아서 물속이 다 보였다. 물속을 자세히 보면 보말들이 보였다. 

 

아빠는 물에 들어가서 보말 몇 마리를 잡으셨다. 어떻게 해 먹을 수 없기에 다시 바다로 돌려보냈다.

 
 
 
 

한라산에서 내려온 물과 바다가 만나는 이곳의 물은 시릴 만큼 차가웠다. 아빠는 오랫동안 물에 있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셨다. 

 
 

이제 숙소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데 바다 위에 달이 둥그렇게 떠 있었다. 하늘의 구름은 솜사탕같이 뭉게뭉게 피어있는 게 이 시간만큼은 동화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바닷가 근처에는 누군가 가꿔놓은 정원이 있었다. 

 

정원은 아주 작았다. 

 
 

돌밭 위에 핀 꽃들은 검은색 돌 때문에 더 원색으로 보였다. 

 
 
 

하늘도 이제 어느 정도 어두워졌다. 이렇게 제주 여행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차를 가지고 음식점을 가면 주차를 다시는 못할 것 같아서 1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 음식을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저녁을 먹고 발코니로 나가니 짙은 어둠이 찾아왔다. 항구의 불빛과 달빛이 어두운 바다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728x90
반응형

코로나 이후 제주에 몇 번을 가는지 모르겠지만 제주로 가는 길은 항상 신나기만 하다. 비행시간이라고 해봐야 한 시간이 채 못되고 워낙 유명한 여행지라 코로나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항으로 가는 발걸음만은 가볍다. 

 

전날까지 중부지방에는 비가 억수로 퍼부었다. 강남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침수되는 차량도 생기고 비로 인해 피해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제주로 가는 날 갑자기 날이 맑아졌다. 전날의 비구름은 충청 이남 지역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며칠 만에 보는 맑은 하늘인지 모르겠다. 

 

짐도 많고 비가 올지 몰라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아빠가 오시기 전까지 1층 엔젤인어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보충했다. 마음 한편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무섭지만 그래도 여행 가는 길은 항상 즐겁기만 하다. 

 

아빠를 만나 2층으로 올라갔다. 김포공항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가 조금 변동이 생긴 것 같이 느껴졌다. 광복절 연휴라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예전에 바이오 등록을 해두어서 긴 줄을 설 필요가 없어서 빠르게 보안검색대를 지날 수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면 회원 등급을 유지할 때까지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이번 연도 10월이면 아빠는 회원 등급이 떨어지고 나만 다이아몬드를 유지하게 된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없는 회원 등급 유지이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유지하고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작년에 열심히 탑승 횟수를 나마 채웠다. 

 

매번 같은 자리에 앉았다.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음료를 마시고 같은 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국내선 비즈니스 라운지는 딱히 특징지을만한 것이 없다. 간단한 과자류와 음료만 있을 뿐이었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오랜만에 보이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냥 하늘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곳 같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 라운지에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이 보이는데 언제쯤 국제선을 타고 제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볼지. 해외여행 광고가 홍수처럼 밀려 미디어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여권을 장롱에서 꺼낼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애써 그런 광고들을 외면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탑승시간이 되었다. 이번에 탑승하는 기종은 A330이라 탑승객도 많았다. 예전에는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이상 고객은 비즈니스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비즈니스석은 유료로 바뀌어 이코노미석만 선택 가능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대한항공보다 좋은 점은 회원에 대한 혜택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부분까지 대한항공을 닮아 가는 것 같아서 조금 씁쓸했다. 

 
 

그래도 줄을 서지 않고 남들보다 먼저 탈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짐도 비즈니스석 고객과 함께 나오기에 이런 소소한 혜택 때문에 회원 등급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부분 소형 기종을 국내선에 운용 중인데 하루에 한편은 대형 기종을 김포-제주 구간에 운용 중이었다. 그것도 매일 띄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큰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가니 멀리 유럽까지 여행 가는 느낌이 났다. 비행기가 커서 그런지 승무원도 많았다. 특히 남자 승무원이 많은 것이 신기했다. 

 
 

비행기가 크다 보니 한참을 걸어야 우리 자리인 44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른 승객들이 탑승하기 전에 비행기 기내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분께서 우리를 힐끔 쳐다보시고 지나가셨다. 

 

내가 좋아하는 2-4-2 배열의 좌석이었다. 3-3-3 배열의 좌석의 경우 뭔가 좌석 배치가 애매해서 싫었다. 3명이서 여행 가면 딱 좋은 좌석 배치이지만 보통은 4인 가구나 2인 여행이 많다 보니 3-3-3 배열의 좌석은 뭔가 싫었다. 

 
 

에어쇼를 볼 수 있는 모니터도 있지만 구형 모니터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매번 모니터가 없는 비행기를 타다 있는 비행기를 타니 오랜만에 신세계를 맛보는 것 같았다. 

 
 
 

탑승하는 데 한참 걸렸다. 탑승이 완료된 뒤 비행기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방송이 흘러나왔다. 익숙한 방송이지만 이 방송을 들으면 이제 비행기가 출발한다는 설렘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푸시 백을 하고 계류장을 열심히 달려 활주로에 들어섰다. 그리고 앞에 비행기가 없는지 바로 활주로에서 이륙할 수 있었다. 활주로로 가는 도중 일본항공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드디어 김포공항에도 국제선 비행기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비행기는 서울 시내를 향해 날았다. 김포 쪽으로 날 때와는 다른 묘한 느낌이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한강은 황토색을 띠고 있었고 물이 불어서 도시를 침범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구로 상공을 날고 있을 때 안양천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자전거를 타던 안양천의 자전거 길은 물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맑은 서울 하늘을 오랜만에 봤다. 비행기는 동쪽을 향해 날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남쪽으로 갈수록 구름층이 두꺼워졌다.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비행기는 구름 속을 날고 있었다. 

 

우리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비행경로는 모니터를 통해 확인 가능했다. 오늘따라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는 한동안 구름 속을 날았다. 종종 비행기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구름 속을 날고 있는 비행기 치고는 터뷸런스가 그다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행기는 남부 지방에 도착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중부지방은 구름으로 가득 찼었는데 남쪽은 비교적 날씨가 좋았다. 

 
 
 

승무원들은 착륙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비행기는 계속 고도를 낮추고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비행기가 선회를 할 때는 비행기와 바다가 맞닿을 것 같았다. 푸른 바다 위를 날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의 윙렛의 로고가 눈에 확 들어왔다. 

 
 

비행기는 몇 번을 선회하면서 속도를 줄이고 고도를 낮추었다. 나는 애월 쪽으로 착륙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비행기는 성산일출봉 쪽에서 착륙을 했다. 

 
 

처음 보는 풍경이 아니지만 매번 볼 때마다 설레는 풍경이다. 저기 우도도 보이고, 성산 일출봉도 보이고, 조천 지역의 풍력 발전 단지도 보인다. 

 

비행기는 빠르게 제주공항 활주로를 향해 하강했다. 함덕 해수욕장 앞을 지날 때는 에메랄드빛의 푸른 바다가 보였다. 

 
 
 
 

플랫이 더 많이 내려온 것으로 보아 착륙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제주항의 긴 방파제를 빠른 속도로 지났다. 그리고 탑동공원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어디가 용두암인지 알 수 없지만 이쯤 용두암이 있지 않을까라는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봤을 땐 제주에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이 보였는데 한라산의 한쪽만 초밥처럼 구름이 살포시 얹어져 있었다.

 

비행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활주로에 들어섰다. 이륙을 준비하는 두 대의 비행기가 보였다. 

 
 

비행기는 역추진과 에어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였다. 이제 드디어 제주여행이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왔는데 비행시간은 왜 그렇게 짧은지 모르겠다. 딱 한 시간만 더 타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맨 뒷자리라 여유롭게 내렸다. 수화물은 먼저 나와서 빙글빙글 벨트 위에서 돌고 있었다. 짐을 빠르게 찾은 후 밖으로 나왔다. 

 
 

제주의 날씨는 뜨거웠다. 서울은 몇 주째 내린 비로 습하고 끈적였는데 이곳은 그냥 뜨거웠다. 그래도 서울보다 습한 느낌이 덜해서 좋았다. 

 
 

렌터카 예약이 힘들다고 그리고 비싸다고 뉴스에서 연일 나왔다. 버스를 타고 다닐까 하다 그래도 차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몇 달 전에 렌터카를 예약해 두었다. 

 
 

이번에도 SK 렌터카로 예약을 했다. 평소보다 차량 예약금이 비싸기는 했지만 그래도 빌리고 반납할 때 편하기 때문에 항상 애용하게 되는 것 같다. SK 렌터카 셔틀버스 탑승 장소는 1번 쪽이기에 한참을 걸어야 했다. 셔틀버스가 자주 다니기 때문에 떠나가는 버스를 두들기며 세울 필요가 없었다. 두들기면서 울어도 세워주지 않으니까. 

 

사전에 카톡으로 픽업 장소 위치 및 차 번호를 보내주기에 셔틀버스에서 내린 후 바로 지정된 렌터카로 가면 되었다. 

 

캐스퍼만 빌린지 세 번째인 것 같다. 캐스퍼 자리는 매번 같은 것 같았다. 

 

외관 체크는 특별히 할 필요 없게 완전 자차로 보험을 들어 두었다. 완전자차이다 보니 렌터카 비용이 조금 비쌌다. 그렇지만 반납할 때 특별히 외관 체크 등을 하지 않기에 비싸도 편한 것 같다. 트렁크를 열어 캐리어를 넣었다. 작은 캐리어 두 개를 넣으니 조금 자리가 남았다. 가방 하나 정도 더 들어갈 것 같았다.

 

C 구역 앞에 흡연장소도 있었다. 몇 번 이곳을 왔는데 흡연실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출발 전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다. 휘발유 게이지도 출차할 때 직원이 체크를 하지만 이 부분도 따로 사진을 찍어 두었다. 

 
 

SK 렌터카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번 응모해 볼까 하다 또 은근히 이런 건 귀찮기에 쓱 한번 읽어만 보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렌터카 반납은 꼭 "용담이동 735-22"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티맵에서 용담이동만 치니 추천 검색어로 나머지 주소 자동으로 떴다. 

 
 

에어컨을 풀로 가동하고 숙소가 있는 위미로 향했다. 

 

제주 시내를 지날 땐 신호등에 걸려서 빨리 가지 못했다. 제주 어디에서든 한라산이 보이는 것이 너무 좋았다. 

 
 

제주 시내를 빠져나와 한라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향했다. 

 
 

밖은 30도가 넘어 뜨거웠지만 오랜만에 보는 맑은 하늘이 너무 행복했다. 이번 여행에는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느낄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기에 숙소에 가서 계획을 세워야 했다.

 

반응형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