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폭포 마지막 편입니다. 2년 전 여행이지만 다시 사진을 뒤적거리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아요. 대신 그때 만큼 생생하게 기억에 남지 않아서 그 느낌을 바로 전달해드릴 수 없지만, 그래도 기억을 최대한 꺼내서 적어보려고요.
트레킹 길을 따라서 걸으면서 점점 이과수 폭포에 가까워졌어요. 아르헨티나 방면에서 이과수를 봤을 때는 폭포 하나하나의 스케일과 에너지에 초점을 두고 볼 수 있었다면, 브라질 쪽에서 바라보니 이과수폭포의 전체적인 크기와 느낌을 알 수 있었어요.
어제의 악마의 목구멍은 보고 있으면 빨려든다는 느낌이라면 이쪽에서 본 모습은 이쁘다. 아름답다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과수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남길 수 있었어요.
어제 산 정글탐험 모자 쓰고 셀카도 찍었어요. 근데 너무 많이 먹어서 머리에도 살이쪄서 모자가 완전히 들어가지는 않네요.
언제 다시 이과수에 올지 모르니 멋진 풍경을 볼 때마다, 계속 사진을 찍었어요.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과수를 마시는 컵셉 사진도 찍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지나가더라고요.
드디어 이과수 폭포가 떨어지는 부근으로 왔어요. 이때부터는 옷 젖는 것은 감수해야 했어요.
물이 떨어지며 만드는 물보라가 장관이었어요.
햇빛은 강렬해서 뜨겁지만, 폭포가 만든 물보라가 온몸을 적시니 시원해지더라고요.
아빠 모자가 바뀌었네요. 폭포로 가기 바로 전에 상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이과수라고 써있는 정글모자를 구매했어요. 이건 끈까지 있어서 더 유용해보이더라고요.
이제 모자까지 장착하고 이과수 폭포 안으로 들어갔어요.
사람이 있는 곳에 이 동물이 계속 있더라고요.
폭포 근처로 내려오니 물보라가 생각보다 엄청 심하더라고요.
그리고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물색이 더 깊고 무섭게 느껴졌어요.
그러더니 또 해가나고, 무슨 날씨가 이리 변덕이 심하게 바뀌는지 알 수가 없네요.
이 보도를 따라서 걸어가면 폭포의 근처까지 갈 수 있었어요.
돌아오는 관광객을 보니 다 젖은 상태로, 젖은 생쥐처럼 걸어오더라고요.
바람이 휙불면 물보라의 방향이 바뀌면서 관광객에게 몰아치더라고요.
아마 우비를 쓰고 가시면 땀과 폭포물로 범벅이 되실거예요. 가방은 비닐봉지가 있으시면 감싸서 가는게 좋으실 것 같아요.
아마 이과수폭포 생각하면 이 물보라를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옷은 젖었지만, 폭포의 초당 뿜어내는 수량에 감동하고 그 웅장한 소리에 귀를 빼앗겨 버렸어요.
찍어도 찍어도 사진 찍는 것을 놓을 수 없었어요.
옷도 다 젖고, 배도 고프고, 힘도 없어서 셔틀버스를 타려고 위로 올라왔어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놈이 또 지나갔어요. 만지고 싶지만 만질 수 없는 그 것이요.
이곳에서 간단히 식사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저희는 잠시 의자에 앉아서 옷도 말렸어요.
그런데 갑자기 비가 퍼붓기 시작하더라고요. 전날 아르헨티나 쪽에 갔을 때도 오후 늦은 시간이 되니 값자기 비가 한 20분 퍼붓더니, 이곳도 한 20분간 미친듯이 비를 퍼붓더라고요.
비가 멈춘 것 같아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처음 왔던 매표소로 갔어요.
비가 갑자기 내리니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다시 버스를 타고 아침에 왔던 그 길을 거꾸로 갔어요. 브라질에서 출국 후, 아르헨티나 입국해서, 푸에르토 이과수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어요.
버스에서 친해진 두분의 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도 했어요. 갈 때도 같은 버스를 타고, 올 때도 같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거든요. 이날은 저희도 아르헨티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거하게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 왔어요. 다음 날은 두번의 비행기 경유를 한 후 페루 리마로 간 후, 리마공항에서 대기 후 파나마시티를 경유해서 멕시코 칸쿤으로 가는 긴 여정이었거든요.
첫 날 브라질 쪽 이과수를 가려다 실수로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폭포를 다녀왔어요. 계획대로라면 둘째날 여유롭게 아르헨티나쪽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서 이과수 폭포에 딸린 여러가지 작은 폭포들을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어쩌다 꼬여서 둘째날 브라질 쪽 이과수를 갔다왔어요.
아침에 숙소에서 조식을 간단하게 먹고 터미널로 걸어가는데, 길거리에 이쁜 꽃들이 많이 펴있어서 사진찍으며 터미널까지 갔어요.
이건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꽃인데 이름은 생각이 잘 안나네요. 아마 극락조인가 그럴거예요. 전 아무리 꽃 이름을 알아서 외워둬도 꼭 금방 잊어 버리더라고요.
그리고 히비스커스, 무궁화예요. 지구 반대편까지 왔는데 이렇게 무궁화를 보니 반가우면서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역시 대한민국 사람은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보면 뭔가 모를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뜨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길가에 핀 꽃도 많고, 정원에서 키워진 꽃들도 많고, 터미널까지 걸어가는 발걸음이 너무 가볍고 좋았어요. 그러나 아침이지만 정글의 습함과 뜨거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침에 샤워하고 나왔는데, 조금 걸었을 뿐인데 옷이 다 젖었어라고요. 습도가 거의 100퍼센트에 가까운 곳이다 보니 비 오기 전에 그 습함을 아침부터 느낄 수 있었어요.
전날 봤던 시간표인데 어떤게 브라질 쪽 이과수를 가는 건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이번에는 정확하게 산 것 같아요. 출발지가 푸에르토 이과수고 데스티네이션이 카타라타스 포스두 이과수로 되어 있더라고요. 왕복 40페소를 주었어요. 티켓은 하늘색으로 되어 있네요. 전날 아르헨티나쪽 이과수 갈 때는 붉은색 바탕의 티켓을 받았거든요.
직원에게 물어보니 10번에서 기다리래서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렸어요. 버스가 와서 탑승하고 표를 보여준 후 브라질 가는 거냐고 물어보니 맞다고 하네요. 아무튼 오늘은 실수를 안한 것 같아요. 일단 맞다고 하니 안도감이 생기더라고요.
아르헨티나에서 브라질쪽으로 넘어가야 하니 조금 달리다 보니 출입국 관리소에서 한번 내려요. 아르헨티나출국을 한 후, 브라질 출입국 사무소에서 입국 심사를 한 후 타고 온 버스를 타고 이어서 이동을 했어요.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사진촬영이 안되기 때문에 나올 때 한 장 기념으로 찍었어요. 저는 버스가 가버릴까봐 무지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저희 말고 한국인 한팀이 있어서 은근 안도감이 생기더라고요.
다시 버스에 탑승을 하고 브라질 쪽 이과수 쪽으로 달려갔어요. 대시 시간이 한시간 변화가 생겼어요. 아르헨티나 쪽에서 브라질 쪽으로 넘어오니 시차가 한시간 있더라고요. 거리상으로는 얼마되지 않는데, 이건 뭐 잠깐 이동해 왔다고 시간이 변한다는게 신기하면서도, 사람의 임의로 정해논 시간의 관념이라는 것이 얼마나 웃긴건지 부질 없는 것인지 알 수 있었어요.
드디어 이과수 폭포 매표소에 도착했어요. 버스 내린 곳에서 아르헨티나행 돌아가는 버스를 다시 탑승하면 되요. 대신 시차가 있기 때문에 버스 시간을 정확히 알고 이과수 관광을 해야할 것 같아요. 대략 아르헨티나 이과수에서 브라질까지 한 시간 정도 이동한 것 같아요.
버스 내린 곳에 아르헨티나행 버스 말고도 브라질 버스도 오기 때문에 버스를 탈 때는 행선지를 잘 확인하고 타야할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 이과수폭포 티켓은 이곳에서는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 표를 사야했어요. 그리고 저희는 브라질 돈을 바꾸어 오지 않아서 그냥 카드로 입장료를 샀어요. 몇 시간 브라질에 있지도 않는데, 환전을 하기가 애매해서 카드로 입장권을 구매했어요.
입장권을 구매한 후 이과수 폭포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이동했어요.
이과수 폭포까지는 한참을 버스를 타고 가야했어요. 중간중간 버스가 정차하는데, 대부분의 승객들은 지도에서 파란색 버스 정류장으로 표시된 곳에 내려서 걸어서 이과수 폭포 전망대까지 가더라고요. 체력이 안되실 것 같으면 그냥 핑크색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바로 이과수 폭포로 가셔도 될 것 같아요.
이층에 앉았는데 생각보다 덥더라고요. 한낮의 정글의 햇볕은 진짜 생각 이상으로 강렬하더라고요.
그리고 거의 다가 마지막 정류장까지 가지는 않고 파란색 정거장에 내려서 걸어서 가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왠지 여기서 내리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이 내렸어요.
그리고 귀요미인 너구리같이 생긴 동물을 조심하라는 경고판이 저희를 반기더라고요. 전날은 생각보다 이 동물을 많이 못봤는데, 여기는 지나다 보면 계속 보이더라고요.
버스 내린 곳에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바로 이과수 폭포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요. 진짜 전날 아르헨티나쪽의 이과수가 야생미가 넘치는 모습이라면, 이곳은 이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반대쪽 이과수는 자연을 탐험하는 어드벤쳐라면, 브라질 쪽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관광에 가까웠어요.
이과수를 배경으로 찍으니 진짜 이곳이 남미의 자랑,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이제 북미의 나이아가라랑,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보면 3대 폭포는 마스터 되는데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어제 가봤던 악마의 목구멍이 저기에 있네요.
사진을 찍어도 찍어도 질리지 않더라고요. 어제 잠깐만 이 풍경을 보고 홱하고 가버렸다면 평생 아쉬워 하면서 지냈을 것 같아요.
걸어가는데 옆으로 왕도마뱀 한 마리가 휘리릭 지나가더라고요.
오! 완전 이게 야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걸어가는 길이 산책길 처럼 잘 되어 있기 때문에 걷기 너무 편했어요. 그냥 동네 산책한다는 느낌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날이 덥기 때문에 가방에 물이나 음료를 미리 준비해서 숙소에서 출발을 했어요.
지나가면서 보이는 이과수의 모습은 보는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역시 이곳에서도 너구리 같은 동물이 있네요. 생김새는 너무 귀여운데, 발톱보이시나요? 성격이 날카로워서 긁히면 피가 질질질 난다고 하네요.
이놈들도 사람 손에 익었는지, 사람들이 지나가면 뭐 먹을 것좀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절대로 먹을 것을 주면 안된다고 해서 그냥 쌩까고 지나갔어요. 아빠는 이놈들이랑 같이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주고 싶은데, 제가 봤을 때는 너무 위험할 것 같아서 못하게 막았어요.
그래도 이놈들이 하는 행동은 귀엽기는 한데, 상처날 것 생각하니 만져볼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단지 거리를 두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기만 했어요.
걸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의 이과수를 보는 맛이 쏠쏠하더라고요. 어제 내가 갔던 곳이 어디였는지, 계속 찾아 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곳에 오면 설정샷을 찍어야 겠죠?! 그런데 제 생각대로 설정 사진이 잘 찍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이과수 폭포가 1단 폭포인지 알았는데, 2단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떨어지면 죽겠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어요.
얼마나 많은 물이 떨어지면 끊임없이 물보라가 일고 있더라고요.
폭포물을 시원스럽게 마셔야 하는데 물을 다 흘려 버렸네요. 이것으로 브라질 쪽 이과수 폭포 1부를 마칠께요. 2부에서는 좀더 가까이 이과수 폭포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실 수 있으세요. 요즘 마음가는대로 블로그를 올리고 있어서 순서가 엉망인데, 조만간 남미 여행편이 끝나면, 작년에 여행했던 곳 부터, 다시 차근차근 올리려고해요.
남미여행 후기를 너무 뜸하게 올리는 것 같네요. 올릴 후기가 많아서 생각나는대로 올리는 중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기억이 희미해져서 후기를 쓰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JTBC 트레블러에서 아르헨티나 여행을 하는 영상을 봤는데, 다시금 남미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오더라고요. 특히 이과수 폭포 영상은 진짜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에서 파타고니아 지방을 못가서 아쉬웠는데, 언제인가 다시 갈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남미여행 후기를 올립니다.
아침 비행기로 이과수로 넘어오니 시간이 벌써 12시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주인 아무머니와 아저씨께서 시간이 어중간하니 저희보고 그러면 브라질 쪽 이과수를 잠깐 다녀오는게 좋을 것 같아서 짐만 숙소에 놔두고, 서둘러서 숙소에서 나왔어요. 동남아는 여러번 가봐서 열대기후가 비슷하겠지 생각했는데, 밖으로 나오니 강렬한 태양과 높은 습도로 나오자 마자 땀으로 샤워를 했어요.
저희 숙소는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먼 편이라 걸어서 15분 정도 가야했어요. 낮인데 길에 사람 한명 보이지 않더라고요.
종종 개들이 더운 날씨에 축쳐져서 돌아다니곤 했는데, 전 개만 보면 머릭 하얗게 변해서 개의 으르렁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빠 뒤에 숨어서 걸었어요.
일단 블로그를 몇 개 확인하고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막상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가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이과수가 푸에르토 이과수, 아르헨티나쪽과 포스두 이과수, 브라질 쪽 이과수가 있는데, 제가 이때는 두 곳 명칭이 헷갈려서 아마 푸에르토 이과수를 어떻게 가는지 물어본 것 같아요. 원래는 브라질쪽 이과수를 잠시 다녀오려고 했던거였거든요. 암튼 이과수간다고 하니 이렇게 생긴 매표소로 알려주더라고요.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써있길래 그냥 이과수 가는 표를 달라고 하니, 표를 주더라고요. 이때까지 저는 브라질 쪽 이과수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금액은 75페소를 주었어요. 왕복가격인 것 같아요. 목적지는 이과수라 써있길래 브라질 쪽 빨리 보고 와야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빨간색 표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로 가는 티켓이예요. 브라질 쪽은 하늘색깔로 주는 것을 다음날 알았어요.
시간이 되니 버스가 도착하고 이과수가냐 물어보니 간다고 해서 탑승했어요. 그런데 버스가 푸에르토 이과수 공항 방면으로 가는거예요. 맵스미로 위치를 확인하니 차는 강 옆을 따라서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로 가고 있더라고요. 원래는 다음 날 풀로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보고 싶었거든요. 트래킹 길이 여러개 있어서 다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정이 틀어져 버렸더라고요.
아무튼 이곳까지 왔으니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시간도 많지 않고해서 악마의 목구멍만 보고 가려고 마음을 고쳐 먹었어요. 그런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진짜 짧게 있다갈건데 500페소나 하더라고요. 할인되는건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거금을 지불하고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들어갔어요.
저희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기차를 타고 바로 악마의 목구멍을 보러 갔어요.
아빠도 브라질쪽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악마의 목구멍을 보러 간다고 하니 살짝 실망하신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일정이 꼬여버렸지만. 이것도 여행이니 즐기는 수 밖에요.
아침부터 와서 여유롭게 구경했으면 좋았겠지만,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밖에 없잖아요. 이런게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점심을 안먹어서 간단하게 매점에서 만두같이 생긴 빵을 사먹었어요.
이제 기차를 타러 역으로 갔어요. 입장료에 기차가 포함이기 때문에 트래킹을 안하실 분들은 편하게 미니열차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근처까지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살짝 늦은 오후라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미니기차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진 않았어요. 천천히 움직이지만 사방이 뻥 뚫려서 시원했어요.
저희자리 앞으론 어떤 가족이 앉았는데 덩치가 큰 사람이 아빠 앞에 앉아서 아빠는 살짝 좁았다고 투덜투덜 거리셨어요.
기차를 꽤 오래타고 갔어요. 저는 버스 막차 시간이 계속 신경 쓰여서 마음이 조급한데, 기차는 아주 천천히 가더라고요.
중간중간 트랭킹하는 길을 가로질러서 갔어요. 이과수 폭포는 열대우림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습도가 너무 높아서 그냥 살만 스쳐도 끈적거림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땀이 많은 체질이라 그런지 땀으로 샤워를 했어요. 그냥 밖에 있으면 물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기차에서 내린 후 이제 조금 걸어가면, 이과수의 상징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어요. 전 목구멍이 계속 생각안나고, 악마의 항문, 악마의 똥**으로 말하게 되는데, 아마 이무렵 토르영화에서 Devil's Asshole이 나오는데 비행기에서 토르를 너무 많이 봐서 계속 이렇게 생각하고 다닌 것 같아요.
기차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서 가야했어요.
물 위에 데크를 설치해 놓아서 쉽게 갈 수 있었어요.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데 유속이 꽤 빠르더라고요. 빠지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중간중간 나무가 있어서 그늘이 있기는 하지만 물 위를 걷는거라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더라고요.
이때까지는 폭포는 눈꼽만큼도 안보이고 그냥 아마존에 가면 이런 느낌이겠다 라는 생각만 조금 들었어요.
저 안에서 악어가 나오면 어쩌지, 저 속에 피라냐는 살고 있을까? 은근 잡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물 속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게 신기했어요.
진짜 악마의 목구멍까지는 한참을 걷고 또 걸어야 했어요.
지나가는데 어떤 분이 손에 나비를 들고 있길래, 또 이런건 못 지나치는 아빠는 그 분 옆에 가서 서서 사진을 찍으니, 나비를 옮겨주더라고요. 안도망가고 아빠 손으로 나비가 옮겨 왔어요.
역시 나비 사이즈도 한국과는 다르게 자이언트 하더라고요.
또 그 분의 남자친구가 자기 손에 있는 나비도 아빠에게 옮겨 주더라고요.
이렇게 큰 나비는 처음 보기도 하고 초딩때 이후론 이렇게 나비를 가깝게 본 적이 처음인 것 같아요. 역시 이곳이 정글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더라고요.
아빠는 동식물을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런 걸 보면 꼭 한번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시거든요.
이제 저멀리 물보라가 보이네요.
악마의 목구멍이 코 앞에 있으니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어요. 영상로 봤을 때는 크다 멋지다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세계 3대 폭포인데 남미까지 왔는데, 무리하게 일정을 빼서 이과수까지 왔거든요. 전 빅토리아,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일지 감이 안잡히더라고요.
점점 악마의 목구멍에 가까워 올 수록 물보라가 심하게 일더라고요. 악마의 목구멍을 보기 전에 물보라고 샤워를 하는 것 같았어요.
넓게 퍼져서 흐르던 물이 갑자기 폭포로 떨어어지는데, 이곳이 어떻게 이런 지형이 만들어 졌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찾아보지는 않았네요. 그냥 궁굼만 했나봐요.
악마의 목구멍에 도착했어요. 사진을 찍는데 물보라가 너무 심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더라고요. 렌즈를 닦아도 닦아도 계속 일어나는 물보라 때문에 물기를 닦아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물소리 만은 이때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웅장함을 가지고 있었어요. 떨어지만 그대로 즉사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있으면 제 몸이 자동적으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이 폭포의 장관을 말로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멍하게 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이곳에 왔다는 것에 행복했어요.
물소리가 너무 커서 옆사람과의 대화가 힘들긴 했지만, 아빠의 표정만 봐도 어떤 느낌이실지 알 것 같았어요. 그냥 이곳은 어떠한 말이 필요없는 곳이었어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어요. 물보라로 온 몸은 젖었지만,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어요. 이과수에 왔으니 이과수로 폭포 물로 샤워는 한번 가야겠죠!
저희 둘다 온몸은 다 젖었지만 기분만은 최고였어요. 저는 카메라랑 핸드폰이 다 젖기는 했지만 이곳에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열심히 사진을 찍었어요.
악마의 목구멍에 오실 땐 그냥 젖을 것을 각오하고 오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운동화나 등산화 보다는 스포츠 샌달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오면 젖는 것을 피할 수가 없거든요.
머리는 물에 젖어 엉망이고 온몸은 땀과 폭포물로 인해 끈적거렸지만, 이때가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제자신을 놔버리니 젖었지만 마음만은 편안했어요. 제가 20대 때 박카스 국토 대장정을 할 때도 이랬던 것 같아요. 처음에 비올 땐 비에 몸이 젖을까봐 우비를 입었지만, 한번 비에 온몸이 흠뻑 젖고 나니, 비가 와도 비맞는 것을 즐기면서 걷고 물웅덩이가 보이면 피하기 보다는, 마음 편하게 물 한번 크게 차고 옆사람과 즐기면서 갔던 기억이 나거든요. 모든지 마음을 놓으면 편해지는데 우린 너무 아둥바둥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기차역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 멀리 악마의 목구멍에서 일어나는 물보라를 보니, 방금 전 봤던 전율이 온몸에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날 브라질 쪽에서 한번 더 이과수를 볼 예정이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마음 속 한쪽에 남겨두고 돌아 갔어요.
오후 해질 무렵의 구름이 가슴 속에 꽉 박히는 것 같았어요. 왠지 마음 한 곳이 저려오는 느낌이더라고요.
저멀리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었어요.
방금 전까지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으로 가득차기 시작하더라고요.
기차역에 도착하니 기차를 기다리는 관광객이 꽤 있었어요. 그리고 너구리 같이 생긴 동물이 있는데,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네요. 그런데 귀여운 반면에 성격이 포악해서 귀엽다고 쓰다듬다가는 아마 피를 봐야하기 때문에 눈으로 구경만 했어요. 아빠는 귀엽다고 만지려는데 제가 못만지게 했더니, 표정이 뾰루퉁 해지셨더라고요. 가이드 북에도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고 써있고, 이과수 국립공원 중간중간 마다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한 가족인지 단체로 저희 쪽으로 오는데 전 조금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비가 엄청 퍼붓기 시작했어요. 진짜 저는 태풍오는 줄 알았어요. 다행히 저희는 비가 퍼붓기 전에 기차역으로 와서 비를 피할 수 있었는데, 조금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비로 샤워를 하고 왔더라고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렸어요. 그래도 한 코스 정도는 걸어보고 싶었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내려서 버스타는 곳까지 가더라고요. 아마 저희처럼 늦게 와서 바로 악마의 목구멍을 본 후 아쉬운 마음이 들어 한 코스 정도는 걸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비는 길게 오지 않고 아주 잠깐만 내리고 그치더라고요. 비오고 난 후라 날도 시원했어요. 대신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생겼지만요.
진짜 깜짝 놀랬어요. 뱀이 이렇게 땅 위로 올라와서 저러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닌까요.
그리고 버스를 타러 가기 전 상점에 들려서 기념품도 샀어요. 전 정글 모자 같은 것을 구매하고 아빠는 자석이랑, 인형을 구매했어요. 왠지 이런 곳을 다니려면 정글모자는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딱히 필요는 없는데, 눈에 보이니 하나 사고 싶어지더라고요.
다행히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었어요. 도착하니 왠지 안도감이 들었어요.
숙소로 돌아가기 전 저녁은 먹고 가야 할 것 같아서 터미널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 왔는데, 생각보다 한국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단 식전 빵이 제공되고요. 배고프니 거의 흡입하듯이 먹은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에 왔으니 와인 한 잔은 마셔봐야겠죠! 그래서 제일 저렴한 것으로 주문했어요.
역시 와인은 와인이네요. 전 딱히 술맛을 구분 못하니 그냥 쌉싸름 한게 오늘 하루의 긴장을 쫘악 풀어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저희의 메인 요리인 쇠고기 플래터예요. 단품으로 주문하려다가 하나씩 주문하기 귀찮아서, 플래터가 있길래 주문했는데, 비쥬얼과 고기 냄새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이게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 정도 하는 것 같았어요.
소고기 스테이크와 부산물이 함께 나오는데, 오! 태어나서 이런 맛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기 맛이 생각나서 다음날 저녁에도 또 와서 먹었어요. 역시 소고기의 나라 답게 맛도 끝내주더라고요.
소스에 같이 먹어도 되지만 고기의 순수한 맛을 느끼고 싶으면 그냥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배가 놀랬어요.
약간의 와인과 고기를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뭔가 모를 뿌듯함과 이과수 폭포를 본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내일은 어떤 모습의 이과수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더라고요. 남미여행이 점점 끝나가서 아쉬워지면서도 점점 무엇을 볼지,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 모든게 궁금하고 기대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