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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 후기를 너무 뜸하게 올리는 것 같네요. 올릴 후기가 많아서 생각나는대로 올리는 중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기억이 희미해져서 후기를 쓰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JTBC 트레블러에서 아르헨티나 여행을 하는 영상을 봤는데, 다시금 남미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오더라고요. 특히 이과수 폭포 영상은 진짜 잊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에서 파타고니아 지방을 못가서 아쉬웠는데, 언제인가 다시 갈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남미여행 후기를 올립니다. 

아침 비행기로 이과수로 넘어오니 시간이 벌써 12시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주인 아무머니와 아저씨께서 시간이 어중간하니 저희보고 그러면 브라질 쪽 이과수를 잠깐 다녀오는게 좋을 것 같아서 짐만 숙소에 놔두고, 서둘러서 숙소에서 나왔어요. 동남아는 여러번 가봐서 열대기후가 비슷하겠지 생각했는데, 밖으로 나오니 강렬한 태양과 높은 습도로 나오자 마자 땀으로 샤워를 했어요. 

저희 숙소는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먼 편이라 걸어서 15분 정도 가야했어요. 낮인데 길에 사람 한명 보이지 않더라고요. 

종종 개들이 더운 날씨에 축쳐져서 돌아다니곤 했는데, 전 개만 보면 머릭 하얗게 변해서 개의 으르렁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빠 뒤에 숨어서 걸었어요. 

일단 블로그를 몇 개 확인하고 버스터미널로 갔는데, 막상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가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더라고요. 이과수가 푸에르토 이과수, 아르헨티나쪽과 포스두 이과수, 브라질 쪽 이과수가 있는데, 제가 이때는 두 곳 명칭이 헷갈려서 아마 푸에르토 이과수를 어떻게 가는지 물어본 것 같아요. 원래는 브라질쪽 이과수를 잠시 다녀오려고 했던거였거든요. 암튼 이과수간다고 하니 이렇게 생긴 매표소로 알려주더라고요.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써있길래 그냥 이과수 가는 표를 달라고 하니, 표를 주더라고요. 이때까지 저는 브라질 쪽 이과수에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금액은 75페소를 주었어요. 왕복가격인 것 같아요. 목적지는 이과수라 써있길래 브라질 쪽 빨리 보고 와야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빨간색 표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로 가는 티켓이예요. 브라질 쪽은 하늘색깔로 주는 것을 다음날 알았어요. 

시간이 되니 버스가 도착하고 이과수가냐 물어보니 간다고 해서 탑승했어요. 그런데 버스가 푸에르토 이과수 공항 방면으로 가는거예요. 맵스미로 위치를 확인하니 차는 강 옆을 따라서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로 가고 있더라고요. 원래는 다음 날 풀로 아르헨티나쪽 이과수를 보고 싶었거든요. 트래킹 길이 여러개 있어서 다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정이 틀어져 버렸더라고요. 

아무튼 이곳까지 왔으니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시간도 많지 않고해서 악마의 목구멍만 보고 가려고 마음을 고쳐 먹었어요. 그런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더라고요. 진짜 짧게 있다갈건데 500페소나 하더라고요. 할인되는건 하나도 없고요. 그래서 거금을 지불하고 이과수 국립공원으로 들어갔어요. 

저희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기차를 타고 바로 악마의 목구멍을 보러 갔어요. 

아빠도 브라질쪽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악마의 목구멍을 보러 간다고 하니 살짝 실망하신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일정이 꼬여버렸지만. 이것도 여행이니 즐기는 수 밖에요. 

아침부터 와서 여유롭게 구경했으면 좋았겠지만,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밖에 없잖아요. 이런게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일단 점심을 안먹어서 간단하게 매점에서 만두같이 생긴 빵을 사먹었어요. 

이제 기차를 타러 역으로 갔어요. 입장료에 기차가 포함이기 때문에 트래킹을 안하실 분들은 편하게 미니열차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근처까지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살짝 늦은 오후라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은 많지 않았어요. 

미니기차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진 않았어요. 천천히 움직이지만 사방이 뻥 뚫려서 시원했어요. 

저희자리 앞으론 어떤 가족이 앉았는데 덩치가 큰 사람이 아빠 앞에 앉아서 아빠는 살짝 좁았다고 투덜투덜 거리셨어요. 

기차를 꽤 오래타고 갔어요. 저는 버스 막차 시간이 계속 신경 쓰여서 마음이 조급한데, 기차는 아주 천천히 가더라고요. 

중간중간 트랭킹하는 길을 가로질러서 갔어요. 이과수 폭포는 열대우림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습도가 너무 높아서 그냥 살만 스쳐도 끈적거림이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땀이 많은 체질이라 그런지 땀으로 샤워를 했어요. 그냥 밖에 있으면 물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기차에서 내린 후 이제 조금 걸어가면, 이과수의 상징 악마의 목구멍을 볼 수 있어요. 전 목구멍이 계속 생각안나고, 악마의 항문, 악마의 똥**으로 말하게 되는데, 아마 이무렵 토르영화에서 Devil's Asshole이 나오는데 비행기에서 토르를 너무 많이 봐서 계속 이렇게 생각하고 다닌 것 같아요. 

기차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서 가야했어요.

물 위에 데크를 설치해 놓아서 쉽게 갈 수 있었어요.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데 유속이 꽤 빠르더라고요. 빠지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중간중간 나무가 있어서 그늘이 있기는 하지만 물 위를 걷는거라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되더라고요. 

이때까지는 폭포는 눈꼽만큼도 안보이고 그냥 아마존에 가면 이런 느낌이겠다 라는 생각만 조금 들었어요. 

저 안에서 악어가 나오면 어쩌지, 저 속에 피라냐는 살고 있을까? 은근 잡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물 속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게 신기했어요. 

진짜 악마의 목구멍까지는 한참을 걷고 또 걸어야 했어요. 

지나가는데 어떤 분이 손에 나비를 들고 있길래, 또 이런건 못 지나치는 아빠는 그 분 옆에 가서 서서 사진을 찍으니, 나비를 옮겨주더라고요. 안도망가고 아빠 손으로 나비가 옮겨 왔어요. 

역시 나비 사이즈도 한국과는 다르게 자이언트 하더라고요. 

또 그 분의 남자친구가 자기 손에 있는 나비도 아빠에게 옮겨 주더라고요. 

이렇게 큰 나비는 처음 보기도 하고 초딩때 이후론 이렇게 나비를 가깝게 본 적이 처음인 것 같아요. 역시 이곳이 정글이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더라고요. 

아빠는 동식물을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런 걸 보면 꼭 한번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시거든요. 

이제 저멀리 물보라가 보이네요. 

악마의 목구멍이 코 앞에 있으니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했어요. 영상로 봤을 때는 크다 멋지다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세계 3대 폭포인데 남미까지 왔는데, 무리하게 일정을 빼서 이과수까지 왔거든요. 전 빅토리아,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일지 감이 안잡히더라고요. 

점점 악마의 목구멍에 가까워 올 수록 물보라가 심하게 일더라고요. 악마의 목구멍을 보기 전에 물보라고 샤워를 하는 것 같았어요. 

넓게 퍼져서 흐르던 물이 갑자기 폭포로 떨어어지는데, 이곳이 어떻게 이런 지형이 만들어 졌는지 궁금해졌어요.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찾아보지는 않았네요. 그냥 궁굼만 했나봐요. 

악마의 목구멍에 도착했어요. 사진을 찍는데 물보라가 너무 심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더라고요. 렌즈를 닦아도 닦아도 계속 일어나는 물보라 때문에 물기를 닦아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물소리 만은 이때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웅장함을 가지고 있었어요. 떨어지만 그대로 즉사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악마의 목구멍을 보고 있으면 제 몸이 자동적으로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이 폭포의 장관을 말로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멍하게 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이곳에 왔다는 것에 행복했어요. 

물소리가 너무 커서 옆사람과의 대화가 힘들긴 했지만, 아빠의 표정만 봐도 어떤 느낌이실지 알 것 같았어요. 그냥 이곳은 어떠한 말이 필요없는 곳이었어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어요. 물보라로 온 몸은 젖었지만,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어요. 이과수에 왔으니 이과수로 폭포 물로 샤워는 한번 가야겠죠!

저희 둘다 온몸은 다 젖었지만 기분만은 최고였어요. 저는 카메라랑 핸드폰이 다 젖기는 했지만 이곳에 언제 또 올지 모르니 열심히 사진을 찍었어요. 

악마의 목구멍에 오실 땐 그냥 젖을 것을 각오하고 오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운동화나 등산화 보다는 스포츠 샌달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오면 젖는 것을 피할 수가 없거든요. 

머리는 물에 젖어 엉망이고 온몸은 땀과 폭포물로 인해 끈적거렸지만, 이때가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제자신을 놔버리니 젖었지만 마음만은 편안했어요. 제가 20대 때 박카스 국토 대장정을 할 때도 이랬던 것 같아요. 처음에 비올 땐 비에 몸이 젖을까봐 우비를 입었지만, 한번 비에 온몸이 흠뻑 젖고 나니, 비가 와도 비맞는 것을 즐기면서 걷고 물웅덩이가 보이면 피하기 보다는, 마음 편하게 물 한번 크게 차고 옆사람과 즐기면서 갔던 기억이 나거든요. 모든지 마음을 놓으면 편해지는데 우린 너무 아둥바둥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기차역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저 멀리 악마의 목구멍에서 일어나는 물보라를 보니, 방금 전 봤던 전율이 온몸에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날 브라질 쪽에서 한번 더 이과수를 볼 예정이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마음 속 한쪽에 남겨두고 돌아 갔어요. 

오후 해질 무렵의 구름이 가슴 속에 꽉 박히는 것 같았어요. 왠지 마음 한 곳이 저려오는 느낌이더라고요. 

저멀리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었어요. 

방금 전까지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먹구름으로 가득차기 시작하더라고요. 

기차역에 도착하니 기차를 기다리는 관광객이 꽤 있었어요. 그리고 너구리 같이 생긴 동물이 있는데,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네요. 그런데 귀여운 반면에 성격이 포악해서 귀엽다고 쓰다듬다가는 아마 피를 봐야하기 때문에 눈으로 구경만 했어요. 아빠는 귀엽다고 만지려는데 제가 못만지게 했더니, 표정이 뾰루퉁 해지셨더라고요. 가이드 북에도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고 써있고, 이과수 국립공원 중간중간 마다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한 가족인지 단체로 저희 쪽으로 오는데 전 조금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비가 엄청 퍼붓기 시작했어요. 진짜 저는 태풍오는 줄 알았어요. 다행히 저희는 비가 퍼붓기 전에 기차역으로 와서 비를 피할 수 있었는데, 조금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비로 샤워를 하고 왔더라고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렸어요. 그래도 한 코스 정도는 걸어보고 싶었거든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내려서 버스타는 곳까지 가더라고요. 아마 저희처럼 늦게 와서 바로 악마의 목구멍을 본 후 아쉬운 마음이 들어 한 코스 정도는 걸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비는 길게 오지 않고 아주 잠깐만 내리고 그치더라고요. 비오고 난 후라 날도 시원했어요. 대신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생겼지만요. 

진짜 깜짝 놀랬어요. 뱀이 이렇게 땅 위로 올라와서 저러고 있는 모습은 처음 보닌까요. 

그리고 버스를 타러 가기 전 상점에 들려서 기념품도 샀어요. 전 정글 모자 같은 것을 구매하고 아빠는 자석이랑, 인형을 구매했어요. 왠지 이런 곳을 다니려면 정글모자는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딱히 필요는 없는데, 눈에 보이니 하나 사고 싶어지더라고요. 

다행히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다시 돌아 올 수 있었어요. 도착하니 왠지 안도감이 들었어요. 

숙소로 돌아가기 전 저녁은 먹고 가야 할 것 같아서 터미널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 왔는데, 생각보다 한국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맛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단 식전 빵이 제공되고요. 배고프니 거의 흡입하듯이 먹은 것 같아요. 

아르헨티나에 왔으니 와인 한 잔은 마셔봐야겠죠! 그래서 제일 저렴한 것으로 주문했어요. 

역시 와인은 와인이네요. 전 딱히 술맛을 구분 못하니 그냥 쌉싸름 한게 오늘 하루의 긴장을 쫘악 풀어주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저희의 메인 요리인 쇠고기 플래터예요. 단품으로 주문하려다가 하나씩 주문하기 귀찮아서, 플래터가 있길래 주문했는데, 비쥬얼과 고기 냄새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이게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 정도 하는 것 같았어요.

소고기 스테이크와 부산물이 함께 나오는데, 오! 태어나서 이런 맛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고기 맛이 생각나서 다음날 저녁에도 또 와서 먹었어요. 역시 소고기의 나라 답게 맛도 끝내주더라고요. 

소스에 같이 먹어도 되지만 고기의 순수한 맛을 느끼고 싶으면 그냥 먹어도 맛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배가 놀랬어요. 

약간의 와인과 고기를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뭔가 모를 뿌듯함과 이과수 폭포를 본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내일은 어떤 모습의 이과수를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더라고요. 남미여행이 점점 끝나가서 아쉬워지면서도 점점 무엇을 볼지,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 모든게 궁금하고 기대가 되더라고요. 

A. 이구아수 폭포, Misiones Province, 아르헨티나

B. 이과수 국립공원, Ruta 101 Km 142, N3370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C. Terminal de Omnibus de Ciduad de Puerto Iguazú, FBA Puerto Iguazú Misiónes Argentina, Av. Misiones 1-99, N3370 아르헨티나

D. Parrilla Pizza Color, Av. Córdoba 135, Puerto Iguazú, Misiones, 아르헨티나

https://youtu.be/vK83TSJ0w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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