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추석 전 청아공원에 다녀왔어요. 청아공원은 이름대로 공원이 아닌 납골당이예요. 6년인지 7년인지 기억이 이제는 가물가물하네요. 엄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거든요. 병원에 딱 10일 입원하셨다가 고비를 못넘기시고 돌아가셨어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잊어가는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전 목소리부터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아무튼 시간이 지나니 여기 오는 것도 전보다는 한결더 가벼워지더라고요. 추석 때 대만여행을 갈 예정이라, 추석 전 엄마에게 미안해서 인사하러 갔다왔어요.
전 점심시간 넘어서 갔더니 조문객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어요. 주차장이 두세곳 있는데, 저희는 대형주차장에 주차 후, 살짝 걸어갔어요. 명절부근에는 조문객이 진짜진짜 많아서 본 건물이 있는 주차장은 주차가 어렵거든요.
대형주차장에서 납골당까지는 걸어서 2~3분이라서 걸을만해요. 처음에는 이곳에 오면 가슴아프고, 기분이 가라앉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이곳도 익숙해지더라고요.
먼저 엄마를 만나기 전에 꽃부터 샀어요. 오늘만큼 소중한 날이 없겠죠! 지금의 제게 주어진 오늘 하루는 어떤이에겐 와보지 못한, 간절한 하루일 수 있잖아요. 오늘은 노란국화로 샀어요. 이렇게 밖에 마음을 전할 수 밖에 없네요. 살아계실 때 엄마가 좋아하는 꽃 한번 물어본 적이 없네요.
납골당에 들어가기 전 향도 피웠어요. 그리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발길도 전보다 가벼웠어요. 그냥 나들이 오는 마음으로 가볍게 올 수 있었어요.
추모시간은 오전8시부터 오후 6시까지예요.
예전에는 제례실이 납골당 내부에 있어서 명절 때가 되면 줄서서 제례실 앞에서 기다려서 납골당 안이 복잡했는데 제례실 위치가 주차장 근처로 옮겼더라고요. 특히 제사나 차례에 사용한 술을 처리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제례실이 한 곳에 있어서 사용하려면 오래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부대시설이 이전보다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청아공원까지 올 수 있으세요. 탑승은 3호선 정발산역 4번 출구에서 탑승하시면 되는데 평일은 운행편수가 적기 때문에 시간을 꼭 확인하셔야해요.
그리고 최근 새로지은 화장실인데 이름이 비움이네요. 뭔가 이곳에서 마음 속 몸 속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것 같은 이름이네요.
그리고 청아공원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가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소로 이용되요. 여기서 제가 요즘 빠져서 보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도 여기서 마지막 부분을 촬영했나봐요. 막내 딸이 납골당에 와있는 사진으로 봐서, 폐암에 걸린 설렁탕 집 아주머니가 결국 돌아가시나봐요. 그리고 다큐 3일에도 나왔었네요. 이곳이 또 연예인이나 가족들도 있는 곳이예요. 오래 전 배우 이은주씨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완전 충격이었거든요. 배우 이은주씨도 이곳에 계시더라고요.
날씨가 너무 맑은 날이었어요. 그래서 저멀리 북한산도 볼 수 있었어요.
납골당 주변에서 집에서 마련해온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야외 공간도 있어요. 잠시 앉아서 가족들과 고인을 추억하며 담소를 나누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리고 흡연은 비움화장실 근처에서 할 수 있어요.
한쪽 벽에 그림들이 있는데,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배고프면 요리사가 되고, 아프다면 간호사가 되시고, 성탄절엔 산타도 되시는 당신의 이름은 엄마입니다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도 누군가에게 이런 무한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은 위대하다는 걸 한번더 깨닫게 되더라고요.
이번 년도는 싸돌아 다닌다고,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나고 와서 미안하더라고요. 올 추석도 그래도 마음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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