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예전에 싱가폴에서 에프터눈 티를 마시고 싶었지만, 가격이 착하지 않아서 패스 했었어요. 이번 홍콩 여행 중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전망이 멋진 곳에서 에프터눈 티를 여유롭게 마시는 거여서 블로그를 찾아보니 '카페 그레이 디럭스'가 가성비도 좋고 전망이 좋다고 해서 가봤어요. 

​생각보다 '카페 그레이 디럭스'를 찾아가는게 쉽지 않았어요. 무슨 건물을 방탈출 게임처럼 만들어 놓았는지 끊임없이 가는 길을 물어봐야 했어요.

​가끔 비즈니스석도 이용하고 라운지도 가고 하지만, 아직도 뭔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 불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팬시한 건물에 오면 마음이 갑자기 작아지게 되더라고요.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평생 한번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손가락에서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스마트 캐쥬얼이라는 드레스 코드에 맞추느라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날씨에 긴바지를 입고 다니느라,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서 카페에 가기 전부터 뭔가 꼬질꼬질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드레스 코드라는 말이 별건 아니지만, 드레스 코드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엄청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고요. 막상 가보면 별거 아닌거지만요. 

​미리 '어퍼하우스'홈페이지를 통해서 창가쪽 코너자리로 예약을 했어요. 비싼돈 들여서 오는 곳이니, 멋진 전망도 보면서, 인생에 없을 것 같은 허세도 한번 부려보려고요. 

​차 한잔 마시는 가격으로 저렴하진 않지만, 여기는 홍콩이잖아요. 그래서 있는 척하고 주문을 했어요. 

​역시 더운 여름엔 뜨거운 홍차보다는 아이스 커피인 것 같아요. 

​그리고 더위로 인해 식욕이 떨어졌었지만, 다양한 디져트를 보니 급 배가 고파지더라고요. 

​뭔가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잼과 버터, 꿀이네요. 

​조카를 위한 파인애플 & 깔라만시 스무디인데, 생각보다 맛은 그럭저럭이었어요. 

​화장실에서 보는 풍경마저 멋졌어요. 인스타 감성 충만한 인싸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화장실이었어요. 

화장실 전망마저 말을 잊게 만들더라고요. ​

​드디어 계산의 시간이네요. 차마시는 비용으로 한화로 7만원 가량 지불했어요. 가끔 인생에서 이런 허세스런 삶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불하면서 손은 부들부들 떨리더라고요. 역시 전 그냥 편의점 커피가 최고인 것 같아요. 

한시간 가량 꿈꾸다가 다시 현실로 내려왔어요. 여전히 밖은 더웠고, 방금 전 일어난 일이 꿈만 같았어요. ​

​숙소까지 이 더운날 걸어갔어요. 고칼로리 음식을 다량으로 흡입했으니 운동을 해야할 것 같아서요.

​저에게 맞는 건 이런 정감어린 골목인 것 같아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날이 너무 더워서 숙소로 들어가서 에너지를 다시 충전했어요. 여름 홍콩여행은 더위와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할 것 같았어요. 수영장에서 더위 좀 식히고, 홍콩의 상징인 야경을 보러 나갔어요. 야경은 다음편에 이어서 올릴께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