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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를 살 때는 3시간 30분 정도의 배탑승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후포에서 출발하나 포항에서 출발하나 한 시간 정도 배를 더 타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런데 배 안에서의 1시간 아니 1분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길고 힘들었다. 특히 울릉도로 들어갈 때는 배가 붕붕 뜨기 때문에 멀미를 잘하지 않는 나마저 멀미의 기운이 느껴졌다. 화장실 갈 때 서 있었는데 그때가 제일 어지러웠다.

 

배에서 내린 후 카카오 맵에서 다 온 프라임을 찾아서 도보모드를 누른 후 따라갔다. 저동 여객선 터미널을 나와 큰 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턴을 한 후 다시 골목으로 들어갔다. 지도는 우리에게 조금 구불구불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지도를 따라 걷다 보니 막상 이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걷다 보니 길이 막혔다. 동네 주민분께서 이 골목에는 길이 없다고 하셨다. 다온프라임으로 가려면 다시 왔던 길을 나와 더 위로 올라가면 369 식당과 교회 사이로 난 길로 가면 된다고 하셨다. 아빠는 멀미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데 길도 잘못 들어서 더 힘들게 한다고 뭐라 뭐라 나에게 하셨다.

 

 

교회와 식당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다온 프라임 호텔이 나온다. 호텔이 대로변에 있지 않고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조금 찾기 힘들었다. 카카오 맵에서 자동차 버전으로 설정하면 정확히 369 식당과 교회 사이의 길까지만 안내를 해준다.

http://www.daonprimehotel.co.kr/

 

다온프라임호텔

다온프라임호텔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www.daonprimehotel.co.kr

다온프라임호텔 예약은 다온프라임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었다. 

 

 

울릉도에서 가장 최근에 지은 건물이라 시설 면이나 청결 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라는 말을 다다음날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들었다. 울릉도에는 신축 건물이 없기 때문에 다온 프라임 호텔이면 최고라고 하셨다. 체크인할 때 직원이 많지 않아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흡연은 건물 밖 테라스에서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호텔에서 가장 저렴한 방으로 예약을 했다. 직원분께서 우리가 예약한 등급의 방 중 가장 높은 층에 있는 방으로 배정을 하셨다고 했다.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601호로 엘리베이터를 내리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방이였다. 다른 방들은 창문이 큰데 비해 내가 예약한 방은 창문이 반절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살짝 'ㄱ' 자로 꺾인 부분에 방이 놓였기 때문에 옆방에 비해 살 짝 방이 작았으나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가장 기대가 되었던 것은 방에서 바라보는 뷰였다. 방 밖을 내다보면 저동항이 보이고 촛대바위가 짠하고 나타난다는 블로거들의 글을 많이 보았기에 기대하고 커튼을 열였다. 저동항과 촛대바위가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중간에 공사현장을 거쳐서 보였다. 아마 1호 라인의 방은 대부분 저 건물에 뷰가 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호, 3호, 4호의 방은 저 건물보다 비켜있기에 앞에 있는 건물이 완성되더라도 뷰는 괜찮을 것 같은데, 1호방은 나중에 인기가 적을 것 같았다.

 

 

옷장 대신 옷걸이 거는 곳이 있고, 수건은 너무 넉넉하게 주었다. 처음에 3박하는 동안의 수건을 다 준거라 생각하고 아껴 사용했다. 그런데 다음날도 수건을 꽉꽉 채워주었다. 그리고 베개가 너무 높아서 목이 아파서 배게 대신 수건을 사용했다. 그래도 매일매일 수건은 넘치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미니티도 매일 새것으로 바꾸어 주셨다.

 

물은 냉장고에 3병이 있었고, 커피포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화장실에 샤워부스가 따로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깨끗하고 따뜻한 물도 잘 나왔다. 선풍기도 있었는데, 여름이지만 울릉도 날씨 자체는 죽을 정도로 덥지가 않았다. 단지 습해서 덥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에어컨만 틀어 놓아도 충분했으며, 밤새 에어컨을 켠 상태로 잠을 자서 그런지 자고 일어나면 목이 아팠다.

 

 

내가 예상했던 풍경보다 조금 더 난잡한 풍경이라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방안에 앉아서 동해바다와 촛대바위, 저동항을 바라볼 수 만족스러웠다. 4일 내내 촛대바위를 보다 보니 나중에는 너무 친숙한 바위가 되어 버렸다.

 

 

아빠는 뱃멀미 때문에 숙소로 오신 후 한 시간 정도 주무셨다. 나는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블로그 작성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이렇게 아무것도 한 것 없이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쉽기에 아빠와 밖으로 나왔다. 다온 프라임에서 나와서 저동항 반대편으로 걸어가니 버스 타는 곳과 택시 승강장이 나왔다. 이쪽이 식당도 많고 편의점도 있어서 매일매일 이곳을 지나며 먹을 것을 사가지고 숙소로 들어갔다.

 

 

다온 프라임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는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 촛대바위, 봉래폭포 정도였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질 것이기에 가까운 촛대바위로 가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리고 도동까지는 차로 5~10분 정도 걸리는데 전부 고갯길이고 가는 길도 무서워 보였다. 아빠 친구분께서 일 때문에 울릉도에 거주하고 계시는데, 그 아저씨께서 심심해서 도동에서 저동까지 걸어간 적이 있었는데 40분 정도 걸리셨다고 하셨다.

 

부두에 서서 저동을 바라보니 가파른 산세를 가진 울릉도의 산이 먼저 눈에 보였다.

 

 

 

산이 높고 험해 보였다. 사람들은 아주 가파른 산세를 피해 아주 좁은 공간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울릉도 하면 오징어가 아닐까! 요즘 오징어 가격이 금보다 비싸서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사느니 금을 사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오징어를 잡는 어선은 아직 나갈 준비를 하지 않고 부두에 정박하고 있었다.

 

부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개를 3마리씩이나 데리고 산책을 하고 계셨다. 아빠는 개가 너무 이쁘다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셨다. 나는 개가 너무 무서워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사진을 찍었다.

 

저동항의 방파제는 높이가 6미터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촛대바위를 보기 위해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야 했다. 그리고 부두의 한쪽엔 산이 있었다. 가파르게 깎인 산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아 보였다.

 

 

비탈진 길을 올랐다. 방파제가 높다 보니 이렇게 길을 만들어 놓았다. 예전에는 이 길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해안산책로를 따라 도동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길이 무너져 내려서 길이 끊겼다고 한다.

 

방파제 안에 있는 아늑한 저동항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는 수직으로 솟아 있는 산들까지. 처음 보는 풍경들이 낯설었다. 물빛도 특이하고 산도 특이했다.

 

 

방파제에 도착하니 촛대바위가 보였다. 옆에서 바라보니 바다를 바라보는 얼굴같이 보였다. 바위의 뒤쪽에서 보면 촛대 모양으로 보이고 옆에서 보니 또 다른 모양으로 보였다.

 

촛대바위라 적힌 조형물 앞에서 인증숏을 찍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날씨가 너무 걷기 좋았다. 뜨겁지도 춥지도 않은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3박 4일을 있으며 느낀 점은 이곳의 날씨는 너무 지랄맞다는 점이다. 방금 전까지 화창했다, 갑자기 배가 오지를 않나. 하늘에서 비를 퍼붓다가 갑자기 해가 나기도 하고, 이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곳이, 울릉도였다.

 

방파제 아래의 바다를 바라보니 제주의 바다, 부산의 바다, 강릉의 바다와는 물색이 달랐다. 지중해 빛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바다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지중해 빛 바다라 불렀다.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에서는 배가 출항을 하고 있었다. 아마 우리가 타고 온 배인 것 같아 보였다. 우리가 포항에서 늦게 출발해서 저동에 도착해서 포항으로 돌아가는 배도 늦게 출발한 것 같았다.

 

방파제가 꽤 길었다. 방파제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도 있고, 시원한 바람을 친구 삼아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고, 저마다 울릉도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저동항을 출발한 배는 바다로 나간 후 점점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눈에 아주 작게 보였다.

 

흰 등대까지 오니 죽도가 보였다. 울릉도의 대표적인 부속 섬으로 한 가구가 살고 있다고 한다. 도동에서 죽도로 가는 유람선이 있어서 타보고 싶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해는 빠르게 지고 방파제의 가로등에는 하나, 둘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등대에도 불이 들어왔다.

 

일찍 조업에 나간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이 어두운 바다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저동에도 불이 들어왔다. 건물에서 나온 불빛들이 저동항을 반짝반짝 비추고 있었다.

 

 

 

물빛에 반하고 야경에 반했다. 이렇게 울릉도 여행의 첫날이 지나가 버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서울에서 차 타고 포항으로 와서 또 탑승이 지연되어 배를 기다리다, 4시간 배를 타고 울릉도에 왔다. 그리고 조금 쉬다 이렇게 저동항 방파제에 서서 울릉도를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울릉도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처음 배에서 내려 숙소까지 갈 때는 정신이 너무 없었다.

 

 

 

 

해가 져서 어두워지고 있지만 야경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촛대바위 쪽으로 삼삼오오 모여서 오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본 촛대바위의 모습과 떨어져서 본 촛대바위의 모습은 다르게 보였다. 멀리서 보는 모습이 조금 더 촛불의 모습 같아 보였다. 물에 비친 바위의 모습은 진짜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처럼 보였다.

 

다음날 투어를 하게 될지 아니면 일주 버스를 타고 섬을 여행할지 아직 안 정했기 때문에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시간을 찍어 두었다. 울릉도 맵에도 버스 시간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편의점을 들려 폭풍 쇼핑을 한 후 숙소로 들어왔다.

울릉도에서 구하기 힘든(?) 도시락을 무려 3개나 사서 숙소로 왔다. 지인분께서 울릉도로 오는 화물선은 화, 목, 토에 있는데 이때 삼각김밥이나 도시락도 같이 들어온다고 하셨다. 김밥이 들어오는 날이면 금세 물건이 빠져서 구매하기 힘든 품목 중 하나라고 하셨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어제 우리가 포항에서 울릉도로 들어올 때, 아빠 지인분은 딸과 함께 후포에서 울릉도로 오셨다. 울릉도를 오려고 표를 구매했다가 태풍으로 표가 취소되어 울릉도 여행을 취소했는데, 그분의 딸이 너무 가고 싶어 해서 급하게 울릉도를 우리와 같은 날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울릉도 여행 2일차는 아빠 지인분과 함께 1일 투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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