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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자세히 보기에는 3주 정도의 시간은 너무 짧은 것 같다. 일단 이동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가 된다. 그러다 보니 한 도시에 2일에서 3일 밖에 있지 못했다. 조금 그 도시를 알 것 같으면 이동하다 보니 이동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인도여행도 이제 후반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이번에는 인도 동쪽 콜카타에서 내륙인 카주라호까지 이동했다. 원래는 카주라호까지 바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었으나 콜카타에서는 카주라호까지 바로 가는 기차가 없어서 카주라호 주변 도시까지 이동한 후 택시로 갈아타고 카주라호까지 갔다. 주변도시라고 하지만 차로 3~4시간 떨어진 도시였다.

 

 

이번에 탄 기차는 침대칸이기는 하지만 에어콘이 나오지 않는 열차였다. 창문을 열면 이렇게 밖의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창문을 열어 놓고 누워있으면 가끔 창문 넘어에서 물건을 팔려는 장사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차는 내륙으로 내륙으로 이동했다. 내륙으로 들어갈 수록 스모그와 안개가 심해지는 것 같았다. 기차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아마 안개 때문인 것 같다.

 

확에어콘이 나오는 기차칸과 나오지 않는 기차칸의 사람들의 느낌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우리에게는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인도인들에게 에어콘이 나오는 칸과 나오지 않는 칸의 차이가 큰 것 같았다. 비행기로 하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차이라고 할까?

 

 

침대는 총 3층으로 2층은 접어서 이렇게 의자로 만들어 앉아 갈 수 있었다. 1층 좌석의 경우 이사람 저사람 앉았다 가는 곳이 되어 내자리이지만 내자리가 아닌 이곳을 이용하는 모두의 자리가 되어 버렸다.

 

우리 기차는 이번에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원래는 오전에 카주라호 주변 도시인 마닉푸르 정션역에 도착해야 하는데 우리기차는 몇 시간 연착이 되어 저녁 늦은 시간에 마닉프루 정션역에 도착했다.

 

기차에 앉아서 주변 풍경을 보고 있으면 연착되는 기차때문에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나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러나 기차의 시설이 좋지 못해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씻지 못해 물티슈로 얼굴을 닦았지만 얼굴에 개기름은 없어지지 않고, 머리를 감지 못해 머리는 떡이져 버렸다. 그리고 겨울이라 사람들이 모포같은 것을 들고 다니며 기차에서 사용하다 보니 은근 기차 안에 먼지가 많았다. 또 잘 때 창문을 닫지 않으면 밖에서 으스스한 바람이 들어와서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기차여행 낭만은 있지만 현실은 전쟁같았다. 그리고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것도 은근히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밤 늦게 마닉푸르역에 도착해서 카주라호로 이동하려니 막막했다. 대중교통으로는 일단 이동할 수 없는 시간이라 택시밖에 방법이 없었다. 기차역 앞에 있는 택시기사 아저씨와 가격 흥정을 한 후 택시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짐을 트렁크에 넣지 않고 가방을 끌어 안고 택시 뒷자리에 앉았다. 중간에 아저씨가 쉬었다 가자며 집한채만 있는 곳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식당인데 손님이 한두명 있었다. 짜이를 마시라고 주는데, 너무 많은 안좋은 여행기를 읽어서 주인장이 주는 차를 마실까 말까 망설였다. 그래서 일단 한명이 먼저 마신 후 다른 사람이 마셨다. 다행히 그 짜이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산을 넘고 넘어 늦은 밤이 되어 카주라호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얼마나 가슴을 졸이며 왔던지, 산을 넘을 때 택시기사가 산이 험해서 기도를 해야 한다며 사당같은 곳에 차를 세운 후 기도를 한 후 운전을 하기도 했다.

 

 

몸은 천근만금 피곤했지만 힘들게 왔으니, 카주라호 시내에 있는 사원들을 이른 시간부터 돌아 다녔다. 아침식사는 사원 앞에 있는 한식당 같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사원으로 향했다. 그때 한국에서 사가지고 간 담배가 떨어져서 상점에서 담배를 사고 사원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직원이 담배는 안된다고 자기들에게 주고 가라고 한다. 그래서 숙소가 가까우니 숙소에 놓고 온다고 하니 어의없어 했다. 왠지 이 사람들이 내가 담배사는 걸 계속 보고 있다가 입장하니 빼앗아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아서 나도 짜증나서 방금 산 것인데 빼앗기기 싫어서 오기를 부려보았다.

 

 

카주라호에 오는 백이면 백사람은 인간의 욕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는 사원들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

 

 

처음에 이 조각상을 마주했을 때 사진을 찍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봤을 땐 그냥 야하네, 노골적으로 표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조각을 보니 야하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저런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조각 하나하나마다 살아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살아있는 사람같은 느낌이라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종교적으로 찍어도 되는 것인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현재의 기준에서 봐도 파격적인 느낌이 드는 조각들인데,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이 조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이런 조각들이 한두개가 아닌 탑을 둘러싸고 장식되어 있었다.

 

이 당시 사람들이나 현재의 사람들이나 사람의 성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나라는, 원초적인 물음을 하게 되었다.

 

비딱한 시선으로 본다면 외설적이고 저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하나의 예술로서 보니 외설적인 장면들 보다는 저 조각들의 섬세함과 만든이의 의도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사원의 조그마한 공간까지 조각이 되어 있었다. 세월의 흐름의 여향을 받아 몇몇 조각들은 떨어져 나가 있었으나, 떨어져나간 자리에 어떤 모습의 조각이 있었을지는 다른 조각들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사원을 구경하며 자주 보다 보니 이것도 익숙해 지는 것일까? 처음엔 야릇한 기분이 들더니 이제 익숙해졌다고, 조각이 실감나네 등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충실해 지는 것 같았다.

 

 

평범해 보이는 조각마저 평범하게 보이지 않았다.

 

 

 

사진으로 봤을 땐 각각의 장들을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조각들이 주는 압도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운 것 같다. 섬세하게 조각된 조각들이 나를 압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젯밤 무서운 택시(?)를 타고 이곳에 온 보람이 느껴졌다. 색안경을 끼고 보면 한없이 퇴폐적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오래전 사람들의 고민을 조각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관광객들도 조각 및 보존 상태를 보고 많이 놀라는 것 같았다. 사원을 지키는 사자 같은데, 뒷모습이 너무 통통해서 이런 부분까지 조각하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본 사원 말고도 다른 몇몇 사원들도 구경을 했다. 그러나 앞에서 본 사원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다른 사원들은 평범하게 느껴졌다.

 

화려한 조각들을 구경하다 보니 오전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카주라호에서 오후 시간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으로 갔다.

 

카주라호 시내를 조금 벗어 났을 뿐인데 분위기는 타임머신을 타고 1960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카주라호도 시골이라 시내라고 해봤자 그렇게 현대화 되어 있지 않은데, 이곳은 시내보다 몇 십년은 뒤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곳엔 무너져 가는 사원이 군데군데 있었다. 무너진 사원은 동네 댕댕이들의 모임장소가 되기도 하고, 사람이 오면 사람이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되었다. 길가에 돌아다니는 동물들을 보며, 리얼 인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는 조각상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면, 오후에는 시골지역의 풍경을 보며 또 한번 문화적인 충격을 받은 느낌이였다. 아무튼 인도를 인크레더블 인디아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끊임없이 우리가 지루할까 놀래켜 주는 것 같았다.적응했다 생각했지만, 매순간 적응이 되지 않았다.

A.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카주라호 Sevagram 인도 471606 마디아프라데시 카주라호 세베그램

B.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Khajuraho Rina, Road, Eastern Group of Temples, Sevagram, Khajuraho, Madhya Pradesh 471606 인도

C. Khajuraho Staion Khajuraho, Madhya Pradesh 471606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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