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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링 어디선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홍차의 한 종류로서 쌉싸름하고 강한 맛 때문에 아침에 마시기는 부담스럽지만, 진한 향이 너무 마음에 드는 홍차이다. 바라나시에서 다즐링으로 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바라나시에서 12간 넘게 열차가 연착되었고, 또 기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이틀만에 우리를 다즐링으로 가는 관문인 뉴잘파구이 역에 내려 주었다. 우리는 낮에 이역에 도착했어야 했는데, 한밤중에 기차를 내리니 다황스러웠다.

 

 

다즐링은 네팔과 미얀마, 부탄이 맞닿은 곳에 위치한 고산지대로 다즐링에서 히말라야 산맥의 높고 웅장한 산들을 볼 수 있었다. 대신 뉴잘파구이에서 다시 지프를 타고 4시간 가까이 산길을 올라가야 했다. 밤에 도착해서 가다 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낮에 이동하기로 결정을 했다. 기차에서 만난 인도인들의 도움을 받아 기차역 근처에 하루 숙박비 1만원 이내의 저렴한 숙소에서 지낼 수 있었다. 흔들리던 기차만 이틀 가까이 탔더니 쿠션이 좋지 않은 침대에 누우니 아직도 흔들거리는 것 같았다. 이렇게 가는 길이 힘든데 과연 다즐링을 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즐링으로 가는 관문까지 왔는데,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다즐링으로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지프를 이용해 3~4시간만에 다즐링에 도착하는 방법과 다즐링으로 가는 7시간 이상 소요되는 꼬마기차가 있었다. 꼬마기차도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기차에 화장실이 없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에 지프를 타고 다즐링으로 갔다. 근데 지프에 짐짝처럼 찌그려져 가야하기에 이것도 쉽지 않았다.

 

3~4시간 정도 걸려서 드디어 히말라야 산맥이 보이는 다즐링에 도착했다. 숙소를 정하지 못해서 돌아다니며 숙소를 찾았다. 그리고 광장 근처에 있는 곳에 숙소를 잡았다. 해발 2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라 그런지 쌀쌀했다. 밤이되면 춥다고 느낄 정도였다. 아빠는 이곳은 다른 곳과는 달리 정신없지 않아서 그래도 좋은 것 같다고 하셨다.

 

시내 몰에 도미노 피자가 있기에 인도 피자는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피자를 주문했다. 간만에 음식에 대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한국보다 가격도 저렴해서 두판 세판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즐링에 온다면 꼭 봐야 하는 것은, 아마도 다즐링 꼬마 기차가 아닐까?

 

다즐링 역은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기차역이 맞나 싶을 정도의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기차역에서 보는 전망은 기차역의 외관 정도는 무시해도 될만큼 멋졌다.

 

기차를 타러 오는 사람도 있고 기차역을 구경오는 우리같은 관광객도 많았다. 다즐링의 집들은 산에 모여 있기에 다즐링 어디를 가나 달동네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느 곳을 가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좁은 협궤, 협궤열차의 궤간보다 더 좁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이용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철도가 놓여져 있었다.

 

연기를 뿜으며 기차가 플랫홈으로 들어왔다. 이곳을 출발해 저 산아래 마을까지 운행되는 기차였다. 한번쯤 탄 후 한정거장이나 두정거장쯤 가서 내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기차가 들어오니 손님들이 하나둘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어떻게 보면 엄청 비효율적인 교통수단 같지만, 나같이 이런 기차의 모습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또 각 마을을 연결해주는 발의 역할을 아직도 하고 있기에 이 기차가 지금까지도 운행되고 있지 않을까? 기차역의 역명이 적힌 팻말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런던 지하철 마크와 같은 모양이였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를 오랜시간에 걸쳐 받았던 나라이기 때문에 아직도 이런 팻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는 갈듯말듯 연기만 계속 피웠다. 기차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기관사 아저씨가 내 마음을 알았는지, 안가고 계속 기적소리만 내고 기차에서는 연기만 흘러 나왔다.

 

 

오후시간이 되면 히말라야 산맥의 구름이 걷히면서 산봉우리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렇게 보여도 저 산들의 높이가 대략 7000~8000미터 정도 되는 산들이였다. 멀리 있어서 그런가 그 높이가 어림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산 정상은 하얗게 덮여 있는 것을 보니 높기는 높은 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에 관심을 조금 끄고 주변을 둘러보니 기차는 기적소리를 내며 다즐링역을 천천히 출발했다. 사람의 걷는 속도보다는 조금 빠른 속도로 기차는 산밑 마을로 향했다.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광장이 나왔다. 이곳은 산동네다 보니 이렇게 넓은 광장을 생각보다 보기 힘들었다.

 

여행책자를 보니 이곳에 티벳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어쩐지 동네를 걸어다니다 보면 인도사람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다양한 수공예품도 길거리에서 팔고 있었는데, 이것도 인도풍보다는 티벳이나 고산민족들이 만드는 수공예품의 느낌이 많이 났다.

 

 

다른 인도와는 다르게 골목도 조용하고 깨끗했다. 이곳도 지프차가 많이 모여있고, 작은 버스가 다니는 시내같은 곳에 나가면 정신이 약간 없기는 하지만, 델리나 바라나시처럼 정신이 나갈 정도의 복잡함은 아니였다.

 

걷다 보니 이렇게 놀고 있는 성질 사나운 원숭이들도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티벳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이곳이 인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도 티벳사람들처럼 인너피스, 마음이 편아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즐링에 있으면서 짜증이 거의 나지 않았다. 델리나 바라나시에서는 날카로운 경적소리와 시끌거림, 끊임없는 사기로 인해 나름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3일간은 마음이 편했다.

 

티벳은 가보지 못했지만 이곳, 티벳사람들의 마을을 돌면서 티벳이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스모그로 인해 칙칙한 하늘만 보다 이곳에 오니 드디어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해가 질 때가 되면 히말라야 산맥이 만년설은 햇빛을 받아 붉게 물들었다. 이 산들은 얼마나 많이 떠오르는 해를 보았으며 지는 해를 보았을까? 나는 고작 이곳에서 보는 첫번째 석양인데 이렇게 감동을 받는데, 저 산들은 얼마나 많이 자연의 풍경을 보면서 감동을 했을지 궁금했다.

 

 

산의 밤은 빨리 찾아 왔다. 햇살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어둠이 찾아 오면 또 다른 느낌으로 길거리는 활력을 찾았다. 일을 마친 사람들, 관광객들은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상점이 즐비한 거리로 나왔다.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은 이런 풍경이 낯설기만 하다. 하루종일 이동했기 때문인지, 고산지역인지 모르겠지만, 컨디션이 엉망진창이였다. 그러나 그냥 오늘밤을 그냥 흘러보내기는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에 아빠와 함께 해가 져가는 거리를 하릴없이 거닐었다.

 

 

밤거리가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끌시끌할 수록 하늘은 더 아름답게 변하고 있었다.

 

 

다즐링의 밤은 추웠다.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추울 것이라고, 한국의 추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추위라 밤잠을 설쳤다. 그래서 아침일찍 일어났다. 광장에는 개들이 일광욕을 하느라 광장 한가운데 누워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부터 나와서 길거리에서 무건을 팔고 있었다. 밤에는 추웠지만, 아침의 다즐링은 상쾌했다. 가을날 아침같은 상쾌함이였다.

 

 

숙소에서 나와 숙소 근처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았을 때는 구름에 가려서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다는 카첸중카가 보이지 않았는데, 마을을 한바퀴 돌고 다시 오니 구름이 산을 넘어 가버렸다.

 

다즐링에 있으며 다시 산밑의 도시로 다시 갈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돌아가기는 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지만,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이런 자유와 조용함, 깨끗한 공기 등을 최대한 누리고 싶었다.

 

아침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숙소라 산책을 나왔을 때 카페에 가서 조식을 먹었다. 이곳은 수도시설이 그렇게 좋지 않은 곳이라 아침에 숙소 욕실에서 씻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뜨거운 물은 왜 그렇게 자주 끊기는지, 만족스럽게 샤워를 하는 것이 아닌 언제 또 뜨거운 물이 끊길지 모르기에 마음을 졸이며 샤워를 했다. 그래도 다른 모든 것이 마음에 들기에 하나정도 단점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다즐링에 왔으니 차밭은 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여행책자를 보고 차밭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우리 숙소보다 더 아래쪽 광장인데, 이곳은 살짝 시끌벅적 거렸지만, 정신이 혼미할 정도는 아니였다. 이곳에서 다즐링 곳곳으로 가는 마을 버스가 운행되는 것 같았다. 여행자들이나 현지인들도 산밑 도시로 갈 때는 주고 지프를 이용해서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광장을 벗어나니 또 조용했다. 바람소리만 종종 들리고, 가끔 개 짓는 소리도 들리고, 아주 가끔 사람의 목소리도 들렸다. 개들도 귀찮은지 개짓는 소리도 많이 듣지는 못했다.

 

여기서부터 차밭입니다라는 팻말은 없었다. 그냥 걷다보니 차밭이 시작되었다.

 

 

차밭은 마을이 위치한 곳보다 조금 더 아래에 있었다.

 

나중에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조금 힘들 것 같다는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때는 그래도 날씬해서 오르막 길을 걸어 다녔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녹차와 삼나무(?)는 땔 수 없는 관계인 것인가? 삼나무가 아닐 수 있지만 말이다.

 

 

 

 

 

걷다보니 책에 나오는 녹차농장이 나왔다. 여러군데의 플랜테이션이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걸어가기 편한 곳에 위치한 플랜테이션으로 갔다. 우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직원이 나와서 다즐링 홍차에 대해 영어로 빠르게 설명를 해주었다. 몇몇 부분은 미쳐 알아듣지 못했지만, 대부분 내가 알고 있던 내용들이라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나오는 길에 선물할 다즐링 홍차를 몇 통 구매했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구매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었다. 다즐링에 와서 구매한 다즐링 홍차, 뭔가 의미가 있게 느껴졌다.

 

차재배지를 구경한 후 산길을 따라 내려가서 히말라야 동물원 및 등산 협회에 도착했다.

 

다양한 동물들이 있지는 않지만, 이런 산골 안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이 더욱 신기했다.

 

곰도 보고 고산에 사는 동물들도 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 히말라야 등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관같은 곳도 있었다. 등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멀리서 히말라야 산맥을 보고 있으면, 저런 곳을 나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지만 난 역시 멀리서 보는 것이 더 만족스럽긴하다. 이곳에서 동물도 구경하고 히말라야의 산들을 등반하기 위한 장비 등을 볼 수 있었다.

 

차밭을 구경하고 히말라야 동물원으로 올 때는 내리막 길이라 수월하게 왔으나, 다시 돌아가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길이였다. 역시 현대인들은 운동부족인가 보다. 힘들지 않은 오르막 길인데 헉헉 거리기만 한다. 그래도 뭔가 뿌듯한 하루였다.

 

저녁은 인도식 카레를 먹었다. 난 탈리가 맛있고 좋은데 아빠는 보시더니 손이 안가신다고 하셨다. 아마 아빠에게 인도여행은 음식과의 전쟁같았다.

 

 

식사 후 야식거리를 사기 위해 밤거리로 나왔다. 밤공기가 정말 찼다. 가방에서 작은 담요를 꺼내서 인도사람들처럼 겉에 두르고 나왔다.

 

 

오랜만에 본 장작난로였다. 다즐링의 숙박시설은 진짜 열악하다, 그러나 인도같지 않기에, 특별한 인도의 모습을 만날 수 있기에 이런 불편함 정도는 견딜만 했다. 밖에 나갔다 왔더니 주인 아저씨께서 몸을 녹이고 들어가라고 하셨다. 도시에서와는 다른 사람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뭔가 따스함이 느껴졌다.

 

다즐링에서의 마지막날이다. 더 있고 싶지만, 일정이 너무 빡빡하게 세웠다. 인도 여행은 진짜 찐으로 한달, 두달 잡아서 와야하는데, 우리에게는 고작 3주 정도의 시간 밖에 없었다. 그런데 보고 싶은 곳은 왜 그렇게 많은지, 가고 싶은 곳만 뽑았는데도 이동시간 때문에 북인도의 일부밖에 여행을 하지 못했다.

 

이곳의 개들은 사람들의 성향을 닮은 것일까? 옆으로 지나가도 경계하지 않는다. 개를 무서워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개의 뒷모습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는 히말라야 산맥이였다. 며칠동안 보다 보니 이제는 친근한 풍경이 되었다. 이곳에 온지 이제 삼일째, 아침마다 동네 한바퀴를 돌면 손에 잡힐 것 같은 산맥을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아쉬웠다. 조금 알 것 같으면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여행자란 익숙해지면 떠나는 존재들인 것 같다.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였다. 머리는 사진을 그만 찍으라고 아우성 치지만 손은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풍경을 찍었다.

 

티벳사람들이 하듯이 우리 여행의 안전을 빌며 저 통을 한바퀴 돌렸다. 돌리면서 당연히 부자되게 해달라고도 빌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은 숙소에 둔 후 뉴잘파구이로 가는 지프를 탈 때까지 시간이 비어서 차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풍경 좋은 카페를 찾아다녔다.

 

 

 

 

다즐링이 다 보이는 이 카페에 앉아 차한잔 마시며 다즐링 여행을 생각해 보았다. 첫날, 둘쨋날, 오늘, 이렇게 삼일을 이곳에 있었다. 뉴잘파구이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꼬불꼬불한 길이며, 숙소의 한기, 또 잊지 못한 카첸중카의 모습까지 인도지만 인도 같지 않은 이곳에서의 3일은 꿈꾼 것 같았다. 다시 산아래 도시로 내려가면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이제 지프를 타고 3시간에서 4시간 가까이 뉴잘파구이역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아빠 옆에 엄청 덩치가 큰 아줌마가 앉아서 차가 커브를 돌 때마다 아빠가 아줌마에게 짓눌려서 산에서 내려오는 내내 힘드셨다고 한다. 그리고 뉴잘파구이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밤새 이동해서 콜카타(캘커타)로 이동을 했다. 이제 여행의 후반부라 인도에 익숙해 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인도여행은 쉽지 않았다.

A. Darjeeling Joy Ride 인도 734101 서부 벵골 다르질링 림부가언

B. Happy Valley Tea Estate 해피 밸리 티 에스타테 Lebong Cart Rd, Chauk Bazaar, Near, Darjeeling, West Bengal 734101 인도

C. Kanchenjunga View Point (Behind Mahakal Mandir) Mall Rd, Upper Bhutia Busty, Darjeeling, West Bengal 734101 인도

D. Himalayan Mountaineering Institute 인도 734101 서부 벵골 다르질링 자와하르 파밧

E. Darjeeling Mall 인도 734101 서부 벵골 다르질링 차욱 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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