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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는 아시아 사람들에게 핫하게 뜨고 있는 할슈타트였다. 잘츠부르크에서 할슈타트까지 가는 길은 기차를 한번 갈아타고 또 배를 타야 하기에 잘츠부르크에서 멀지는 않지만 이동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였다. 옛날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여행의 숨은 명소였으나, 지금은 패키지 여행에도 포함되는 머스트 고가 되어버린 곳이 였다. 당일치기로 잠깐 다녀와도 되지만, 할슈타트의 낮과 밤, 아침을 다 느껴보고자 할슈타트에서 일박을 하기 위해 잘츠부르크에서 짐을 다 정리한 후 할슈타트로 이동을 했다.

 

할슈타트로 이동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식당이 호텔 꼭대기층에 있기에 잘츠부르크 시내가 다 보였다. 과식하지 말아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먹을 것에 손에 갔다. 특히 유럽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은 당연히 치즈가 아닐까.

 

잘츠부르크역에서 기차를 타고 아트낭(Attnang)까지 이동한 후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아트낭까지는 40여분이 소요되었다. 우리가 탄 기차는 빈으로 가는 기차였다.

 

저 멀리 높은 산들이 보였다. 알프스를 따라 기차가 가는 것 같았다. 아빠는 기차에 탑승하자마자 바로 주무셨다.

 

들판을 지나고 호수를 지나 기차는 빈쪽으로 향했다.

 

40분 뒤 기차는 우리를 아트낭에 내려주었다. 아트낭역에서 다시 완행열차로 갈아타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역에 내려서 기차를 갈아타기에 플랫홈을 몰라도 사람들을 따라다니면 되었다.

 

기차에서 내린 후 바로 완행열차로 갈아타면 되기에 빨리 기차를 갈아 탔다. 이제 이 기차를 타고 한시간 반정도 알프스 산 속으로 들어갔다.

 

완행열차다 보니 기차 좌석은 편하지는 않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한시간 반이 짧게 느껴졌다. 기차는 느리게 마을과 마을사이를 지나갔다.

 

가끔은 마을을 지나고 또 호수를 지났다. 기차는 점점 알프스산맥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스위스 같기도 하고 독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완행열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의 한적한 시골마을들을 지났다.

 

기차의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매일매일 빠른 속도에 익숙한 것일까. 가끔은 이렇게 느리게 이동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가는 길도 하나하나 놓칠 풍경이 없었다. 우리가 생각하던 유럽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는 점점 산골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어쩔때는 걸어가는 속도보다 더 느리게 가기도 하지만 기차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할슈타트로 향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한달정도 살다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 하루라는 시간 밖에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한시간 반 뒤에 기차는 할슈타트역에 도착했다. 기차의 대부분 사람들이 할슈타트역에서 내렸다. 어떤 사람은 우리처럼 캐리어를 끌고 내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당일치기 여행인지 백팩 하나만 가지고 기차에서 내렸다.

 

할슈타트역에서 할슈타트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한번 더 이동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어차피 다 배를 타러 가기 때문에 그냥 따라 가면 되었다.

 

 

배시간은 기차시간에 맞춰서 운행되는 것 같았다.

 

 

호수를 가로질러 할슈타트 마을에 도착했다. 가을이라 그런지 산에 있는 나무들은 알록달록했다.

 

알록달록하게 단풍이 든 산과 아기자기한 마을이, 현실세계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짐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맑고 깨끗한 하늘과 맑은 호수, 그리고 동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건물들까지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을이 그렇게 크지 않기에 산책삼아서 그냥 걸었다.

 

 

아기자기한 골목을 걷고 있는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였다. 예전에는 숨은 여행 명소다 보니 바쁜 여행자들은 오기 힘든 이곳을 빼고 비엔나나, 잘츠부르크, 인스부르크 등을 구경한 후 독일이나 헝가리 등으로 이동을 했다. 그러나 요즘은 패키지에도 꼭 포함되는 여행명소가 되었다.

 

개별여행객도 많았지만 패키지로 방문하는 관광객도 많았다.

 

그래도 이런 마을은 와봤다는 느낌보다는 하루정도 있으면서 마을을 느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오전, 오후, 저녁, 밤에 바뀌는 풍경을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인 것 같다.

 

마을의 뒤쪽 높은 곳으로 올라오니 마을의 전경과 주변 산이 전부 보였다. 산속에 숨겨진 마을 같았다.

 

마을 앞에 있는 호수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높은 산은 마을을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해주는 요새같은 느낌이 들었다.

 

 

 

따스한 가을햇살을 받으며 마을을 여유롭게 걸어다녔다. 꼭 이것을 봐야겠다는 목적은 없었다. 걸어다니며 마을의 정서를 느낌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였다. 그냥 걸고 있는 자체만으로 힐링이 되는 곳이였다.

 

간혹가다가 마을 안에 차가 지나다니는 경우가 있지만 차량의 통행이 많지 않았다.

 

마을의 끝부분까지 걸어 왔다. 마을의 끝부분이라고 하지만 걸어서 몇분 걸리지 않는 곳이였다. 산아래 자리 잡은 마을이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유럽 어디를 가나 마을 가운데에는 꼭 성당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기에 가보니 백조무리가 사람들이 주는 빵조각을 받아 먹고 있었다. 아빠가 빵은 안주고 약을 올리니 화가난 백조는 아빠에게 꽥꽤 거리며 화를 냈다.

 

 

마을 끝자락에 가면 소금광산으로 가는 푸니쿨라같은 것을 타는 곳이 나왔다. 이 동네 이름에서 Hall이 소금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면 소금광산을 구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동굴이나 광산 같은 곳을 가는 것을 무서워해서 소금광산에 가지는 않고, 입장권 사는 곳 앞에서 사진만 찍었다.

 

 

위에 올라가면 이렇게 할슈타트와 주변이 다 보이는 전망대가 있나보다. 전망대를 가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너무 무섭다. 아빠도 내가 이런 곳에 가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을 아시기에 별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제주도 갔을 때 한림공원의 동굴을 갔었는데, 얼마나 무섭던지, 특히 동굴을 나와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어지는 동굴이 너무 짜증나고 무서웠다.

 

할슈타트에는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꽤 많았다. 지나다니다 보이는 동양인은 대부분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이였다.

 

 

길거리에서 들리는 한국말이 정겹게 느껴졌다. 한국을 떠난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한국이 그리워진 것일까? 아무튼 그만큼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이 많다 보니 어떨 때는 풍경만 유럽이고 프랑스마을, 독일마을에 온게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마을 밖에 주차장이 있었다. 패키지 버스 및 자가용으로 온 사람들은 이곳에 차를 주차한 후 마을을 구경하는 것 같아 보였다. 유럽 자동차 여행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운전면허증은 딴지 20년이 다되어 가지만 운전 경력은 며칠이 안되기에 일단 한국에서 연습하고 언젠가 다시 유럽에 오면 그때는 렌트카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

 

숙소에서 잠시 쉰 후, 늦은 오후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패키지 관광객이 빠진 마을은 낮과는 달리 조용했다.

 

 

낮에 왔던 곳을 저녁에 다시 와보았다. 낮에는 빵조각도 안주고 백조를 약올린 것 같아서 가방에 작은 빵조각을 챙겨서 왔다. 먹을 것을 주니 아까와는 달리 백조가 화도 내지 않고 우리 근처에 머물렀다.

 

낮동안 북적이던 마을은 많은 관광객이 빠져나가니 조용한 마을로 변하였다. 그리고 산이라 그런지 해가 다른 곳보다 빨리 지는 것 같았다. 벌써 해는 산을 넘어 저 멀리 조금씩 보이지 않았다.

 

 

 

할슈타트 사진을 보면 이런 구도로 찍은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나무에 살짝 가려서 집이 다 나오지 않았지만 저 멀리 성당도 보이고 유럽풍의 건물은 맑은 호수에 반영되어 보였다. 그리고 마을을 둘러싼 산들도 호수 속에 담겨져 있었다.

 

 

아! 오스트리아는 겨울보다 가을에 꼭 와봐야 할 것 같다. 겨울에는 너무 회색빛이 도는 무채색의 나라이지만, 알프스에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녹색의 잎들과 빨갛고 노랗고, 갈색의 다양한 색으로 보였다. 알록달록한 집을 알록달록한 잎으로 장식을 했다.

 

 

나무가 집을 타고 자라고 있었다. 나무와 집이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마을을 천천히 걷다보면 하나같이 같은 집을 찾기가 힘들었다. 집집마다 주인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아마 손이 많이 가는 집들이기에 부지런해야 하겠지만, 이런 곳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 산다면 아마 게을러서 귀신의 집처럼 되지 않을까? 부지런한 아빠는 집에 꽃이 많은 것이 너무 좋다고 하신다. 이렇게 꽃을 가꾸고 식물을 가꾸며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고 하셨다.

 

 

 

작은 마을이기에 왔던 길을 또 걷고 갔던 곳을 또 갔지만 시시각각 보이는 느껴지는 모습은 달라 보였다.

 

 

 

 

 

마을 끝에 오니 넓은 공원이 있었다. 푸른 잔디가 깔려 있는 공원이 부러웠다. 몇몇 동네 아이들이 이곳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이제 해가 산뒤로 숨어 버렸다. 산그림자는 더 짙게 물 위에 드리웠다. 오늘은 특별히 식당에서 저녁을 먹어볼까 생각을 하고 호수 주변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걷다가 풍경이 너무 이뻐서 들어온 곳이다. 아마 실내도 있는데, 날이 좋으니 대부분 손님들은 호수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식당에서 먹은 것 같다. 저녁이 되니 산 속이라 날이 쌀쌀했다. 그래서 몸을 따스하게 만들어줄 수프와 아빠가 사랑하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그리고 샐러드도 같이 주문했다. 나도 뭔가 주문한 것 같은데 사진을 찍어 두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와인 한잔씩도 주문을 했다.

 

 

배도 부르고 술을 한잔 마셔서 그런지 알딸딸 했지만 행복한 알딸딸한 느낌이였다.

 

 

산 속의 어둠은 금방 찾아 왔다. 길가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노란 불빛의 가로등은 분위기를 운치있게 만들어 주었다.

 

 

밤이 되니 사람들의 인적이 없었다. 인적이 없는 길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갔다. 온전히 하루를 할슈타트에서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전날 많이 돌아다녀서 힘들었는데, 신기하게 눈이 자동적으로 떠졌다. 아침엔 추웠지만 호흡할 때마다 들어오는 공기에서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호수 위로는 구름이 얇게 깔려 있었다. 어디서 온 구름들일까?

 

 

호텔 앞에서 사진 한장을 찍고 구름을 잘볼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갔다.

 

우리가 좋은 장소를 찾아가는 사이 구름은 조금씩 조금씩 우리가 하루를 보냈던 마을쪽으로 움직였다.

 

길고 얇게 펼쳐진 구름은 다시 높은 산을 만나며 뭉게구름처럼 변하는 것 같았다.

 

 

아!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일까? 부지런한 사람들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좋은 자리를 벌써 차지하고 있었다.

 

구름이 생명체처럼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을 반대편에서 온 구름은 바람을 타고 마을쪽으로 흘러갔다.

 

 

그냥 말이 필요없는 풍경이였다. 계속 보고 싶었지만 똑 아침식사를 하고 이번에는 독일로 이동해야 했다. 대략 이동시간은 8시간 가까이 되기에 하루가 다 이동하는데만 사용이 되었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기 너무 아쉬웠다. 동쪽하늘에서는 해가 뜨기 시작했다.

 

 

이른 시간이라 식당에 이용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처럼 아침 풍경을 보고 온 사람들로 식당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이동하는 거리가 꽤 되는 하루인 만큼 더 열심히 먹었다. 이번 유럽여행 후 살이 몇키로는 찐 것 같았다. 이렇게 해서 하루동안 동화속 마을에서 여행을 마치고 이번에는 독일로 이동을 했다.

A. Heritage Hotel Hallstatt Landungspl. 101, 4830 Hallstatt, 오스트리아

B. Hallstatt Bahnhof 4831 Obertraun, 오스트리아

C. 할슈타트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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