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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에서 바쁜 하루를 보낸 후 다음날이 되었다. 추석 명절을 이용해 여행을 와서 그런지 여행기간이 길지 않아서 일정이 빡빡했다.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게 보인다. 마스크 없이 사람 많은 곳에서 이렇게 편하게 밥먹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가 없어져도 한동안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것도 조심해야 될 것 같다. 아무튼 예전 사진들을 보면 이렇게 편하게 사람이 많은 곳에 아무렇지 않게 다녔던 모습을 보면 1~2년 사이에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것 같다.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 하니 손에 잡히는 대로 가져온 것 같다. 햄과 빵, 치즈가 너무 맛있었다. 한국에서 사먹으면 이 맛이 왜 안나는지 모르겠다. 짜장면을 한국에서 먹는 것과 해외에서 먹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아무튼 유럽 현지에서 먹는 빵과 치즈, 햄은 유럽의 분위기 때문인지 한국보다 백만배는 맛있는 것 같다.

 

2000년대였다면,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걸어서 비엔나(빈)서역으로 걸어가서 기차를 탔을 텐데, 지금은 중앙역까지 가야하기에 조금 서둘러 숙소에서 나왔다.

 

비엔나에서 유럽각지로 나가는 기차와 동유럽과 서유럽에서 들어오는 기차로 기차역은 분주했다. 서역에 비해 기차역이 훨씬 컸기에 정신이 없었다. 처음오는 곳이라 적응이 필요했다.

 

서둘러 왔더니 기차시간 남아서 내가 사랑하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기차를 기다렸다. 스벅같은 경우 대부분 가격도 비슷하고 서비스도 비슷하고 맛도 비슷해서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직원들 눈치를 안봐도 되는 점이 가장 좋다. 어디를 가던지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라 왠지 식당이나 커피숍을 가면 마음이 불편한데, 스벅같은 경우 직원들이 전혀 고객에게 신경을 안쓰는 편이기에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대신 다른 승객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스벅이 있어서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했다.

 

중앙역에서 기차가 출발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온 기차는 중앙역에서 잠시 정차한 후 출발하는 것 같았다. 보통의 수도에 있는 중앙역은 출발이나 종착역이라 중앙역에서 기차가 대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신기하게 기차가 통과하는 역이였다.

 

이날부터 유레일패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전날 비엔나 공항에서 유레일패스를 개시하면서 잘츠부르크행 기차도 같이 예약을 했다. 유레일 패스가 있어도 좌석을 예약하려면 예약비를 추가로 내야 했다. 2007년 첫 유럽여행 때 이런 예약비가 얼마나 이상했던지. 일본의 JR패스도 예약할 때는 무료로 좌석을 예약할 수 있는데, 유럽의 경우 유레일 패스가 있어도 열차좌석을 지정하거나, 예약을 무조건 해야하는 열차는 추가 예약비를 내고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다. 지방 열차(레조널, R)은 보통 예약없이 탑승이 가능한데, 인터시티나 고속열차의 경우는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단, 독일의 ICE(고속철도)는 대부분 예약을 하지 않아도 탑승이 가능하나, 인기가 많은 구간은 좌석이 없어서 서서갈 수도 있다.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까지는 대략 2시간 반이 걸렸다.

 

도시를 벗어난 기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드넓은 들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골지역을 달리는 기차는 우리가 유럽하면 생각나는 그런 풍경의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창문이 깨끗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일등석 좌석이라 조금 더 일반석 좌석보다는 편하기는 하지만, 유럽기차들은 전반적으로 뭔가 불편함이 있었다.

 

 

 

다음 여행을 위해 잘츠부르크 여행책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풍경을 보다 보니 두시간 반이 훌쩍 지나갔다.

 

몇몇 대도시를 지나온 기차는 우리를 잘츠부르크역에 내려주었다. 숙소를 잘츠부르크에 잡은 이유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를 가기 위해서 였다. 원래는 뮌헨에서 일박을 하고 싶었지만 옥토버페스트로 뮌헨과 주변 도시의 숙박비가 생각 이상으로 비싸서 주변 도시인 잘츠부르크에 숙소를 잡았다. 잘츠부르크 구경도 하고 기차타고 2시간 거리에 있는 뮌헨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되기에 잘츠부르크에서 이박을 했다.

 

 

잘츠부르크가 유명하다 보니 이곳에서 내리는 사람이 많았다.

 

숙소는 잘츠부르크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로 예약을 했다. 구시가지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뮌헨을 가려면 기차를 타고 가야하기에 기차역 앞이 다니기 편할 것 같았다. 그리고 잘츠부르크여행 후 다시 기차를 타고 할슈타트로 이동할 예정이라 기차역 앞이 우리의 일정에 편했다.

 

 

숙소에 짐을 푼 후 잘츠부르크 구시가지로 이동을 했다. 가을 햇살이 너무 따스했다. 기차역에서 구시가지까지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좀 되기는 하지만 숙소에 짐을 다 두고 나와서 편하게 걸을만 했다.

 

기차역에서 구도심까지는 오스트리아의 조용한 소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이 도시를 유명하게 한 영화가 하나 있다.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을 했다고 여행책자에서 본 것 같다. 특히 이곳에 온다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가 미라벨 정원이 아닐까 싶다. 2007년 당시 혼자 이곳에 왔을 때, 이곳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미라벨 정원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관련 투어가 따로 있을 만큼 잘츠부르크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은 뺄 수가 없는 서로 떨어뜨려서 생각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2007년에 왔을 땐 겨울이라 미라벨 정원을 보고 적잖이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꽃이 활짝핀 정원은 영화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관광객들은 정문 입구에서 정원의 모습을 찍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정문이 아니더라도 살짝 떨어진 곳이지만 멋지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곳곳에 화사하게 핀 꽃들이 아빠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겨울엔 진짜 횡한 느낌이 가득한 정원인데, 꽃과 나무가 가득한 정원은 잠시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미라벨 정원 뒤로 언덕 위에 있는 궁전이 보였다. 미라벨 정원을 나와 다리를 건너면 구시가지가 나온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 정원은 아늑함이 느껴졌다. 이곳에 가기 전 사운드 오브 뮤직을 한번 보고 온다면 이곳이 새롭게 느껴질 것 같다. 1978년에 개봉한 영화의 배경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한국은 자고 일어나면 내가 살던 동네도 낯설어지는데, 이곳은 30년이 넘도록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변화의 최첨단을 달리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인 우리 눈에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정원 옆으로는 이렇게 아름들이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정원이 있었다. 이곳도 아마 영화에 등장했던 것 같다.

 

 

 

아기자기한 정원을 보다보니 정원의 끝부분에 다달았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지만 잘 가꾸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았다. 잘츠부르크 상공으로 많은 비행기가 지나다녔다.

 

약간 허기진 배를 군것질거리로 배를 채웠다. 정원의 마지막에는 분수가 있는데, 이 부분도 영화에 등장했던 것 같다. 주인공들이 분수대에 올라 걸었던 기억이 난다. 미라벨 정원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흔적을 따라 가며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영화의 찐팬이라면 영화의 한장면을 따라서 사진으로 찍어보거나 동영상으로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시가지로 가는 길에 모짜르트와 관련된 박물관이 있었다.. 잘츠부르크를 걷다보면 모짜르트와 관련된 상품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잘츠부르크의 상징 중 하나가 모차르트가 아닐까!

 

박물관에 딱히 관심없는 아빠를 위해 앞에서 잠깐 사진만 찍었다.

 

 

이곳도 비엔나처럼 도시전체가 예술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런 곳에서 자라면 왠지 나도 음악적인 소양이 마구마구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섰다. 가을 날씨가 따스한게 여행하기 너무 좋았다.

 

다리를 건너면 큰 마트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마트구경도 할 겸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이것저것 눈길을 끌었지만, 내 눈에 가장 들어온 것은 치즈였다. 유럽 어디가나 치즈가 저렴하다. 한국에서 만원정도 하는 치즈를 반에 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있는 동안 치즈랑 빵은 엄청 많이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김치코너에 가면 김치가 종류별로 다양하게 있듯 유럽의 어느 마트를 가나 치즈는 정말 다양하게 있고 저렴하기까지 하다.

 

간단하게 먹을 것을 산 후 구시가지로 들어섰다. 잘츠부르크를 방문한 모든 관광객이 이곳에 와있는 것 같았다.

 

구시가지의 메인 거리는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바로크시대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살았을까?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어주는 통로가 있어서 뭔가 미로찾기 하는 기분이 들었다.

 

모짜르트가 태어난 생가 앞은 2007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노란색으로 칠을 한 모짜르트의 건물은 다른 집에 비해 눈에 확 튀었다.

 

음악에 관심이 없는 아빠는 모짜르트는 들어 본적이 있으시다며, 모짜르트 그림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모짜르트보다 아빠의 관심을 더 끈 것은 길거리에서 파는 과일이였다. 가격이 꽤 비싼것으로 기억이 난다. 라즈베리가 맛있어 보인다며, 계속 라즈베리에 눈길만 주시기에 라즈베리 한통을 샀다.

 

 

 

헤리포터에서 본 것 같은 액자를 길거리에서 봤다. 독일어라 뭐라고 써있는지는 잘 몰라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은근 베리가 많이 들어서 걸어 가면서 하나씩 먹기 좋았다.

 

 

아직도 체스가 바닥에 있는 모습에 십여년이 지나도 이곳은 그대로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은 큰 체스를 두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이 큰체스를 두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구경하기 시작한다. 한국으로 하면 장기를 두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동양이던 서양이던 남이 게임하는 것 구경하며 훈수를 두는 것은 같은가 보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오르는 푸니쿨라가 있었지만, 오르는 길이 그렇게 힘들지 않기에 걸어서 올라갔다. 체력적으로 힘들거나 푸니쿨라를 한번 타보고 싶은 분께는 권하지만, 성까지 오르는 길도 꽤 볼만하기에 걸어서 성까지 올라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금씩 성에 가까워질 수록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옛날에는 말을 타고 이성까지 올라왔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을 지나면 성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성 안으로 들어온 후 가파른 언덕길로 접어 들었다. 머리 속으로 난 말을 타고 이곳을 가고 있다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 당시 기사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드디어 평지가 나왔다. 이 알을 포탄을 모아서 만들어 놓은 것일까? 돌덩이 같아 보이기도 하고 화석 같아 보이기도 했다.

 

성벽에 오르니 잘츠부르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우리가 있는 기차역과는 정반대 방향 같아 보였다. 아마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주택단지 같아 보였다. 대부분 낮은 층을 가진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은 알프스일까? 자세히 보면 산정상에 눈이 쌓여 있는 것 같이 보였다.

 

 

마지막에 오르는 길이 힘들긴 했지만 올라오기를 잘 한 것 같았다. 시원하게 보이는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았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걷기만 했더니 힘들기도 하고 사람들이 성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모습이 부럽기도 해서 우리도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가기 위해 풍경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것저것 입장료 아껴서 이런 곳 앉아서 차한잔 마시고 가는 것도 너무 좋았다. 잠시 쉬면서 에너지 충전도 하고, 풍경 감상도 하고 언제 또 이런 곳에서 이런 풍경을 보면서 커피 한잔 할 수 있을까? 이젠 이렇게 차한잔 마시는 것도 부담스러운 시대가 되어 버렸기에 지금 다시 이 사진을 보니 더욱더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 같다.

 

 

이번에는 구시가지가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왔다. 저쪽 어딘가가 숙소가 있겠지, 저기 보이는 곳이 미라벨 정원이겠지, 우리가 걸어온 곳이 어디인지 하나씩 생각해 보았다.

 

하루라는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아침에 기차타고 이동을 하고 잠깐 잘츠부르크 시내를 구경하니 벌써 해가 지려고 하늘이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걸어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야하기에 걸어서 돌아갈 생각을 하니 한숨이 쉬어졌다. 그래도 다시 못 올 수 있는 곳이기에 많이 구경하고 좋은거라 생각했다.

 

 

가을느낌이 물씬나는 미라벨 정원의 숲길을 지났다.

 

2007년 겨울에 왔을 땐 나에게 잘츠부르크는 너무 배고프고 추웠던 곳으로 기억되었다. 그래서 딱히 볼거리 없는 도시에 불과했다. 그러나 꽃과 나무가 핀 가을에 이곳에 왔을 땐, 내가 알던 곳이 아니였다. 그땐 너무 춥고 횡한 느낌이 가득했는데, 가을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가득한 도시였다. 그리고 따스하게 내리는 햇살이 너무 좋았다. 역시 어디를 가던지 언제 가느냐가 이래서 중요한 것 같다. 나에게 짤츠부르크는 다시 좋은 기억으로 남는 도시가 되었다.

A. Salzburg Hbf (Südtiroler Platz) 오스트리아 5020 잘츠부르크

B. Mozart's Birthplace Getreidegasse 9, 5020 Salzburg, 오스트리아

C.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Mönchsberg Mönchsberg 34, 5020 Salzburg, 오스트리아

D.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Mirabellplatz 오스트리아 5020 Salzburg, Mirabellplatz, 미라벨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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