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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일정이 꼭 맞으면 가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인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였다.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았다. 어떻게 하면 옥토버 페스트 일정을 맞출 수 있을까? 다행히 옥토버 페스트 마지막날 옥토버 페스트에 갈 수 있었다.

 

 

불과 몇달 전 삿포로 맥주축제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 맥주축제가 있는지 모르고 삿포로에 놀러 갔는데, 오도리 공원에서 일본의 유명한 맥주회사들이 참여하는 맥주축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흥겨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번 오스트리아, 독일여행을 계획할 때 처음에는 맥주축제 일정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할까 했는데, 겨우겨우 머리를 굴려보니 맥주축제에 갈 수 있는 날이 딱 하루가 나왔다. 우리가 간날은 맥주축제의 마지막 날이였다. 만약 여행도중 변수가 발생하면 갈 수 없는 상황이였다. 아침을 먹고 잘츠부르크 기차역으로 왔다. 우리가 타고갈 기차는 아직 플랫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기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와 정차하고 있었다.

 

 

2층으로 된 기차는 한국에서 보기 힘들기에 우리가 타는 기차는 아니지만 사진을 찍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춘선 ITX청춘 열차의 일부만 2층으로 된 객차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2층 열차가 조금 더 많이 보급되었으면 좋겠다. 1층에 앉게 된다면 낮은 좌석으로 인해 풍경이 좋지 않지만, 2층의 경우 보통의 기차보다 위에 좌석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풍경을 감상하기가 좋은 편이다.

 

 

뮌헨에 숙소를 잡았다면 기차를 타고 갈 필요없이 걸어서 가면 되겠지만, 옥토버 페스트가 열리는 기간은 숙박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근처 국가나 도시에 숙소를 정하고 당일치기로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가기에 축제에 오래있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축제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드디어 뮌헨으로 가는 기차가 플랫홈으로 들어왔다. 유레일 패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예약비만 추가로 지불하면 되었다. 레일젯같은 경우 무조건 좌석을 예약해야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레일 패스가 있어도 예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레일젯을 이용할 경우 창구나 키오스크를 이용해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기차표 예약과 관련해서는 독일철도청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유레일 앱을 이용하면 유용하다. 좌석을 필수적으로 예약해야 하는지는 여행 전 해당 사이트 등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1등석 좌석이라 2등석 좌석에 비해 좌석간의 간격도 넓고 쾌적했다. 그리고 각각의 좌석마다 메뉴판이 있는데, 커피같은 것을 주문하면 승무원이 자리로 가져다 주었다. 금액은 주문하면서 지불했다.

 

 

기차 안이라 다른 곳보다 커피값이 조금 비싸지만, 기차에 앉아 카푸치노 한잔을 마셔보는 호사를 누려보았다. 이런 것도 유럽 기차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큰 돈은 아니지만 뭔가 대접 받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기차의 창밖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어느 풍경 좋은 카페보다 운치있고 로맨틱했다.

 

 

대략 한시간 반정도 기차는 달렸다. 그리고 우리를 뮌헨 중앙역에 내려 주었다. 굳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뮌헨에 숙박할 필요가 없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끝에서 끝까지만 가도 한시간 반은 훌쩍 넘게 걸리니, 한시간 반정도의 기차여행은 나쁘지 않았다.

 

 

기차에서 내리니 바로 흡연실이 있었다. 그런데 노란색 페인트로 선만 그려 놓고 흡연실이라고 하니 뭔가 이상했다. 뮌헨 중앙역은 더 이상 기차가 갈 수 없는 종착역이기에 기차역에 세워진 기차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곳도 유럽 각지에서 오는 기차로 정신이 없었다.

 

 

옥토버 페스트가 진행되는 공원까지 어떻게 가나 오는 내내 고민이 되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독일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모두 한방향으로 걸어가기에 딱봐도 축제에 가는 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닥에 이렇게 옥토버 페스트로 가는 방향을 표시해 두었기에 쉽게 따라 갈 수 있었다. 독일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축제가 진행되는 공원에 도착을 했다. 백팩을 매고 갔는데, 백팩은 입장이 안된다고 해서 사물함에 넣은 후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이무렵 독일에서 테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큰 백팩의 경우는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았다.

 

짐검사를 한 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니 이곳은 밖과는 달리 완전 축제 분위기였다. 아침부터 약간 술에 취한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예전에 롤러코스트 타이쿤이라는 게임을 한적이 있는데, 게임에 나온 놀이동산의 느낌과 비슷했다. 각 맥주회사(?)에서 운영하는 텐트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각 맥주회사의 텐트에 입장하기 위해 따로 예약할 필요가 없었지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텐트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한다고 공식사이트에서 본 것 같다. 아침에 왔기에 텐트 안은 완전히 꽉차지는 않았다.

 

 

딱히 알거나 선호하는 맥주 텐트가 없어서 호프브로이하우스 텐트로 들어갔다. 예약을 하지 않고 그냥 왔기에 입장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전시간은 피크타임이 아니기에 그냥 입장할 수 있었다. 아마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모르는 한국인 관광객이 있을까? 뮌헨 여행을 하면 꼭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맥주 양조장(펍)이기에 너무 익숙한 곳 중 하나이다. 밖에서 봤을 때보다 안에 들어가니 규모가 어머어마했다. 호프브로이하우스 가게에서 맥주를 마실 때도 그 술집도 크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원래 술집의 몇 배는 되는 것 같았다.

 

텐트의 한쪽에서는 술집과 같이 밴드가 연주를 진행했다. 밴드에서 노래를 한곡 끝날 때 마다 독일어로 함께 완샷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면 모든 사람들이 잔을 들고 맥주를 마셨다.

 

우리도 빈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호프브로이하우스의 기본 생맥주를 주문했다. 기본잔 크기가 1리터이다. 그리고 맥주 도수는 11도 정도로 일반 맥주의 두배가 넘었다. 맥주잔이 너무 무거워 한손으로 들기 버거웠다. 그런데 웨이터분들은 한손에 최소 다섯개씩 양손에 열개 가까이 잔을 들고 가시는 분도 계셨다.

 

맥주 한모금을 마시기 위해 팔운동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주문한 소시지가 나왔다. 짭조름한 소시지가 맥주와 진짜 잘어울렸다. 그리고 소시지와 같이 나온 양파인지 뭔지 모를 음식은 소시지와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이루었다.

 

 

독일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들을 주변에서 볼 수 있었다. 예전에 독일에 왔을 때 저런 무늬의 파란색 체크무늬 옷을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산적이 있는데, 이때 입고 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체크무늬 옷이 독일 전통 복장인지 모르고 샀는데, 이날 와보니 모두 식탁보 무늬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지금은 살이쪄 그 옷을 입을 수 없어서 너무 아쉽기만 하다.

 

대낮부터 도수 높은 맥주에 사람들이 취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술을 마시지 않아도 공기중에 알콜의 기운이 느껴졌다. 술 한잔을 해서 그런가 누구나 쉽게 친구가 되고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겼다.

 

맥주만 마셔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그래서 지나가는 직원으로 부터 빵을 구입했다. 빵도 짭조르름한게 모든 것이 맥주를 마시기 위한 안주 같아 보였다. 아빠도 맥주를 드시더니 기분이 업이 되신 것 같아 보였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짜 이런게 축제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1리터 맥주를 다 마시고 나니 약간 알딸딸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도 한잔은 아쉬우니 다른 맥주를 한잔씩 더 주문했다. 새로 주문한 맥주는 레들러라는 맥주로 달달한 맛이 계속 마시다 보면 그대로 필름이 끊길 것 같았다. 일단 맥주 가격이 우리 기준으로는 비싼 편이기에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 예전에 호프브로이하우스에 와서 제정신으로 숙소에 돌아간 적이 별로 없었다. 항상 맥주를 마시고 다음날 여행이 힘들었었다. 그래서 딱 분위기를 즐길만큼만 맥주를 마셨다.

 

두잔만 마시고 나왔는데, 술이 확 올라왔다. 기분도 같이 업이 되었다.

 

 

이곳에는 매주 텐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독일 전통 음식들도 판매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것인지 놀이기구도 있었다.

 

지나가는 멋쟁이 독일 아저씨들과 같이 사진도 찍었다. 다들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라 낯선 이방인인 우리에게 친절히 같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다른 텐트에 가서 맥주를 더 마시려다 더 마시면 오늘 잘츠부르크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다른 텐트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해서 한번 들어가 보기만 했다.

 

 

아침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정오를 지나면서 날이 개기 시작했다. 아침보다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았다. 술이 올라와서 그런지 어딘가 가서 쉬고 싶었다. 아침부터 술을 너무 달린 것 같았다. 그래서 아쉽지만 더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맥주축제하는 곳을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일찍 나왔다.

우리가 나올 때도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뮌헨까지 왔는데 뮌헨 구경은 잠시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 걸어서 신청사가 있는 마리엔 광장까지 걸어 갔다.

 

걷다 보니 뮌헨의 구시가지에 들어섰다. 맥주를 2리터 가까이 마셔서 그런가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다. 진짜 방광이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그런데 카페도 없고 공용화장실도 없고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것 같았다.

 

 

다행히 스타벅스에 들려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공중화장실을 찾는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이런점은 한국이 좋은 것 같다.

 

화장실에서 마음을 비우고 나니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도 항상 겨울에만 왔기에 항상 싸늘한 느김을 받았는데, 푸른하늘과 낙엽깔린 길을 보고 있으니, 동화 속의 한장면에 내가 잇는 것 같았다.

 

 

낮에 본 신청사의 모습은 웅장했다. 신청사 앞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다.

 

겨울보다는 역시 가을에 보는 독일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겨울은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사람들의 옷도 칙칙하고 건물도 칙칙하게 보이는데, 가을에 가니 사람들의 옷도 더 화사하고 주변 건물의 꽃과 나무가 도시를 더욱더 생기 있게 만들어 주었다.

 

 

평소엔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지만 옥토버 페스트 때문인지 메인 관광지인 이곳도 한적하다고 느껴졌다.

 

 

우리가 방문한 날이 특히 옥토버 페스트의 마지막 날이기에 주요 관광지들이 한적했던 것 같다.

 

평소라면 줄서서 구경해야 하는 것들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셨는지 알딸딸한 느낌이 없어지지 않았다. 역시 안먹던 맥주를 한번에 너무 많이 마신 것 같다. 그 분위기에 안마실 수가 없었다. 10월에 유럽을 갈 수 있는 날이 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평생에 한번 참여하는 축제가 될 것 같기에 최대한 즐기고 싶었다.

 

날은 점점 화창해졌다. 아빠도 아침부터 너무 알콜을 달려서 그런지 피곤하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잘츠부르크로 생각했던 시간보다 빨리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가 이곳이면 잠시 숙소에 들어가서 쉬었다 나오면 되는데, 숙소가 다른 나라에 있기에 쉬기 위해서는 또 다시 한시간 반을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다시 아침에 도착한 뮌헨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기차표를 예약했다. 뮌헨 중앙역의 경우 예약 부스도 많고 일처리도 빨리빨리 해주기에 쉽게 기차를 예약할 수 있었다.

 

기차는 뮌헨을 출발해 비엔나로 가는 기차였던 것 같다. 아빠도 힘드신지 기차가 출발하자 마자 취침모드로 들어가셨다.

 

 

나도 졸다 일어나 사진찍고 또 졸았다.

 

 

기차는 시골지역을 달렸다. 오늘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만 오면 시간이 평소보다 백배는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다음날 여행을 위해 일찍 오스트리아로 돌아오기를 잘한 것 같다. 다음날은 오스트리아의 히든 명소인 할슈타트로 이동할 예정이였다. 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기차를 한번 가아 타야하고 또 배로 갈아타야 했다. 은근 갈아타는 횟수가 많으면 신경이 꽤 쓰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 충분히 쉬고 다음날 여행을 준비해야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옥토버 페스트였지만, 그 기분만은 평생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아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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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serviceapi.nmv.naver.com

A. 뮌헨 중앙역 Bayerstraße 10A, 80335 München, 독일

B. Dokumentation Oktoberfest-Attentat Haupteingang der Theresienwiese Gegenüber, Bavariaring 5, 80336 München,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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