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청옥산 후기를 이번 여행의 마지막에 올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핸드폰을 초기화 하는 바람에 사진 편집을 못해서 청옥산 후기를 먼저 올립니다. '여행에 미치다'등에 핫하다는 곳으로 계속 뜨는 곳이라 평창에 온 김에 나도 이 물결에 동참하고자 청옥산에 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국내 이색명소를 찾아 다니는 것 같다. 나또한 해외로 한 7년 아빠랑 나돌은 것 같은데, 지금 1월 미얀마, 발리여행 이후로 계속 한국에서 있으니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대신에 해외로 안나가니, 돈이 많이 굳고 있어서 이점은 좋은 것 같다.
평창에서 청옥산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다. 국도를 따라 산 속으로 산 속으로 계속 들어 가는 것 같았다. 평지가 없어지고 점점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티맵이 조금 빠른 길을 알려준다고 해서 시골길로 알려주는 바람에 가는 길이 힘들었다. 시골길을 달리는데 너무 차가 없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들어서 안오나 했는데, 다른 도로와 함류하는 지점에서 차가 너무 많아 정체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닳을 수 있었다. 이상한 시골길로 와서 그래도 남들 보다는 그래도 빨리 중간지점까지 오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지점에서 합류한 후로 계속 비포장 도로가 계속되었다. 날씨는 너무 맑은데 먼지가 심하게 날려서 창문을 열수가 없었다. 그래도 뒤로 보이는 풍경은 예술작품 그 자체였다. 요즘 생산되는 한국차들은 차가 꽤 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용차 두대가 겨우 지나갈 것 같은 도로를 겨우 옆차를 비켜가며 계속 위로 올라갔다. 아빠차도 그렇게 작다고 생각이 안들었는데, SUV차량을 보니 소형차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오르는 길에 레이가 옆 도랑에 빠져있는 모습을 봤다. 옆차를 비켜주다가 아마 도랑에 바퀴가 빠진게 아닐까?! 아무튼 청옥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천국으로 가는 길 같으면서도 현실은 지옥으로 가는 문 같이 힘들었다.
네비게이션을 청옥산 육백마지기로 해놨지만 구절초(데이지)를 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되었다. 청옥산 전망대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더욱더 쉬울 것 같다. 아무튼 겨우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주차공간이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주말이라 수많은 관광객을 주차장이 감당할 수 없어서 가늘 길목마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서, 차 한대가 지나가려면 다른 차량은 비켜주어야 했다.
주차장에서부터 구절초를 볼 수 있었다. 진짜 장관이라는 표현밖에 나오질 않았다. 날이 맑아서 사진도 잘 나왔다. 그러나 햇빛은 심하게 따가웠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청옥산 야생화 단지'인가 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구름원을 지나 풍경원, 전망대 쪽으로 가면 된다.
주차장 옆에 있는 구름원을 지나는데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 내년쯤, 2년 뒤쯤 오면 그때는 멋진 야생화 정원이 되지 않을까?
멀리서 보는 야생화도 너무 이뻤다. 그래서 이때부터 정신없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잘나온 사진을 골라서 블로그에 올리는데, 뭐를 올리는게 좋을까 고민하다, 그냥 이뻐 보이는 사진은 다 올려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진에 대한 설명이나 느낌보다는 그냥 사진으로 그곳의 느낌을 전달하고 싶다.
옆에서 야생화 단지를 찍으니 흰구절초와 푸른 산, 파란 하늘의 조화가 스위스의 어느 한자락에 있는게 아닐까라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전망대 계단을 통해서 야생화 단지로 들어가도 되고, 저희처럼 옆쪽 비탈길을 따라 내려가서 사진을 찍어도 된다. 우리는 옆쪽으로 들어가서 전망대가 있는 가운데 길로 나오는 동선을 택했다.
전날 안반데기의 고도가 1000미터 정도였는데, 이곳은 1200미터로 모든 산들이 우리의 발아래에 있었다.
그리고 햇빛도 가리고 소품으로 사용할 우산도 가지고 갔다. 흰꽃과 노란색 우산, 빨간소매의 옷이 잘 어울렸다.
어떻게 찍어도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게 보였다. 누군가는 드론으로 야생화 전경을 찍는데 어떤 모습으로 찍혔을지 궁금했다. 나도 이제 드론까지 사야하나라는 고민에 살짝 빠졌었다.
먼저 온 사람들이 들어갔던 흔적이 있어서 사진 포인트를 잡기는 쉬웠다.
이곳은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높게 떠있는 것 같으면서도 낮게 떠있는 뭉게구름과 산수화에서나 보았을 법한 ,앞은 진하고 점점 옅어지는 산들의 모습이 야생화와 함께 장관이었다.
이곳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인스타 성지처럼 뜨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녀가 많았던 것 같았다.
풍력발전기를 배경으로 찍으니 대관령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 구절초, 영어로 데이지라고 한다. 길가에 한두송이 피어있을 때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 아름다움이 백만배 더 커진 것 같다. 도시에서 볼 때와는 산뜻함이 더 있는 것 같았다.
아이폰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서 찍으려고 노력했다. 인물도 살리면서 풍경도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버젼으로 찍어 봤다. 너무 오는 길이 험하기에 다시 언제 올지 모르기에 찍을 수 있는 때 미친듯이 사진을 찍은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면 꽃들이 져서 볼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더욱더 가열차게 사진을 찍은 것 같다.
저 뒤에 보이는 교회 앞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서 그럼 우리는 그냥 교회를 살짝 배경으로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히려 교회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 보다 더 괜찮은 사진을 얻은 것 같다. 아빠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는 상황이다 보니 서로 근접하게 있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마저 감성만점이었다. 연인끼리 오신다면 남자분들은 마음의 각오를 해야하고 올 것 같다. 미리 핸드폰에 여유 공간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한곳에서 수싶 컷을 찍어도 화를 내지 않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저야 그냥 막 찍는 편인데, 다른 분들을 보니 한 곳에 서서 수십장을 찍는 것 같았다.
이렇게 삼각대를 세워두고 두분만의 아름다운 순간을 찍는 분도 있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찍히는 곳이었다.
꽃 속에 파뭍혀서 보기도 했다. 누군가 먼저 들어간 곳이 있기에 굳이 이쁜 꽃을 훼손해가며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곳에도 꽃들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늘에서 아기 천사가 내려오는 것일까?
그리고 항상 찍는 점프샷, 점프를 하기에는 길이 좁기는 했다. 그러나 아빠가 기분이 좋았는지 먼저 점프사진을 찍자고 하셨다. 청옥산을 올라오는 내내 구박을 받았다. 길이 너무 안좋다. 차가 너무 많다 등등등, 오는 내내 불만을 고스란히 들어야 했다. 그러나 막상 와보니 모든 불만이 싹 사라진 것 같았다.
오는 동안의 짜증이 야생화 군락을 보니 하나도 없이 사라진 것 같다. 오히려 저보다 더 신나서 이렇게 사진찍고 저렇게 사진찍고, 사진만 수백장 찍은 것 같다.
이런 곳을 찾아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지 궁금했다. 앞산을 보는 척 우수에 젖은 것 같은 컵셉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을 방문할 때는 이런 밀집 패도라도 좋은 것 같다. 특히 남자들은 따로 가져갈 소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모자 하나 정도 쓰고 사진을 찍으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 같다.
바람이 간간히 불어와 구절초들이 흔들흔들 거렸다. 흔들리는 모습이 추워서 부르를 떠는 것 같아 보였다.
나므이 사진을 도촬한 것이 아니라 아빠사진을 찍다 보니 옆사람들을 따로 자를 수가 없어서 이렇게 찍었는데, 사람들이 잘못하면 오해할 수 있는 사진 같아 보였다. 그래서 아빠한테 뒤돌아봐라고 말했는데, 그냥 이렇게 찍으라고 했다.
중앙 전망대 계단을 통해서 위로 올라왔다. 전당대 계단을 통해서 본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구르면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계단 손잡이를 잡고 올라왔다. 뒤돌아 봤을 때 또 다른 풍경이 나를 반겼다.
전망대 옆쪽으로 가로로 난 데크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본 풍경도 좋았다.
청옥산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은 진짜 버릴 사진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이날따라 날씨마저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다. 어렵게 올라온 곳인 만큼 더욱더 값진 사진들이었다.
갑자기 맑은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친구의 카톡을 통해서 이유를 알았다. 이날 전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을. 그러나 이곳은 구름이 조금끼어 있는 상황이라 일식을 볼 수 없었지만, 대신 멋진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개기일식이 절정에 다다를 시간에 청옥산을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길이 좁아서 길을 비켜 주었다가 다시 갔다가를 반복했다. 다행히 우리 뒤에 캠핑카가 내려와서 뒤에 있는 차들도 전부 천천히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캠핑카보다 앞에 있어서 간격을 두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전에 지리산에서 내려오는데 자동D에 놓고 내려오니 브레이크를 자주 밟아서 나중에 차 바퀴에서 연기가 난적이 있었다. 그래서 내려갈 때는 1단에 놓고 내려갔다.
경사도가 심한 곳은 14%가 넘었다. 다행히 사고없이 사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아빠는 멋지기는 한데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가는 길에 목숨을 내놓고 간 것 같다고.
고속도로로 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렸다. 그래서 차에 뭍은 먼지를 씻어 내내 했는데,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 오히려 더 차가 지저분해졌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KTX선과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나왔다. 지나가는 케이티엑스를 보고 싶었으나 나에게는 항상 그런 운이 없는 것 같다. 왠지 고속기차를 이때 만나면 반가울 것 같은데, 이런 행운이 없다.
차가 막혀서 문막휴게소에서 쉬었다. 원래는 돈까스를 먹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돈까스가 없다고 한다. 문막휴게소에 올 때마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절대로 문막휴게소는 안가기로 다짐을 했다. 대신 고등어 정식을 주문했는데 이것마저도 우리가 주문하고 나니 품절되었다. 홧김에 폭식을 위한 김밥도 구매하였다. 돈까스 하나면 되는 것을 돈까스 가격의 두배만큼 돈을 쓴 것 같다.
이날이 하지라 그런지 해가 늦게졌다. 오늘 하루 뭔가 대단한 엄청난 것을 보고 온 것 같아 감동이 마음 속에서 가시지 않았다. 이날이 지나면 또 월요일이다. 별 다를 것없는 일상의 시작된다. 오늘이 왠지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코로나는 언제 없어질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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