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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라벤더 축제를 갈까 말까 망설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라벤더 축제를 다녀왔다. 이번 년도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인지 축제를 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2019년 라벤더 축제보다 훨씬 더 이뻤던 것 같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부산을 떨었다. 해가 뜨기는 한 것 같은데 새벽 안개가 너무 자욱해서 해가 뜬건지 안뜬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구름 속에 있는 것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었다.

라마다 평창에 있는 썰매장인데 일반 요금은 1인 12,000원으로 비싼 반면 가족단위로 타면 할인이 많이 되는 것 같았다. 튜브를 타고 밑에 까지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를 반복하는 것 같은데, 은근 운동이 될 것 같아 보였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아침으로 사리곰탕면을 먹었다. 그리고 초여름이기는 했지만 평창의 새벽은 반팔만 입고 있기에는 쌀쌀했다. 그래도 분위기 만큼은 최고인 아침이었다.

지인분을 만나서 차 한대로 평창에서 고성으로 이동을 했다. 지인분의 아이는 라벤더 사이에서 이쁘게 보일 수 있도록 드레스까지 입고 갔다. 라벤더 농장에 가니 반절 이상의 사람들은 드레스(?), 원피스를 차려 입고 왔다. 확실히 일반 옷 보다는 사진이 잘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이번에는 가로 줄무늬 티셔츠와 밀집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었는데, 확실히 밀집모자가 사람의 분위기를 확 바꾸어 주는 것 같아 보였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할 때는 같은 강원도이닌까 평창에서 고성 하늬라벤더농장까지 가까울 거라 생각했는데, 거의 두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백산맥 서쪽은 아침에 구름이 잔뜩 끼었는데, 영동으로 넘어오니 너무 하늘이 맑았다. 단지 산 하나를 넘어 왔을 뿐인데, 날씨가 너무 달라서 신기했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속초에서부터는 국도를 달려서 고성으로 왔다. 점점 북쪽으로 가는게 조금만 더 가면 북한에 닿을 것 같았다.

새벽부터 부산하게 움직여서 온 것 같았는데, 벌써 주차장은 자리가 없고 길가를 따라서 일렬로 주차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그래도 빨리 온 편이라 농장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에 나올 때 보니, 보이지 않는 곳까지 차가 세워져 있었다. 이번 년도는 축제를 안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인스타그램이나 소셜네트워크에서 라벤더 명소로 스멀스멀 사진이 올라 왔었다. 그리고 방문할 무렵 방송에도 나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전 10시를 넘기니 서울에서 단체 버스가 수십명 씩 라벤더 농장으로 사람을 내려주고 갔다.

1년이 지났지만 작년과 달라진게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발열검사를 하고 손소독을 하는 정도만 달라졌다.

일반은 6,000원인데 아빠는 경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5,000원에 입장을 했다. 신용카드만 되는 키오스크가 따로 있었다.

하니 라벤더 농장이라는 글을 보는 순간 이번 년도에도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장에 들어서자 마자 보랏빛으로 물든 라벤다의 물결을 볼 수 있었다. 작년에 비해 이번 년도 라벤더가 더 풍성해 보였다. 6월 19, 20일이 절정이라고 들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보랏빛 향렬이였다.

8,000원 주고 산 노란색 선글라스가 꽤 잘 어울렸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르게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사용하여 인물은 살리고 주변은 살짝 죽이게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래도 아쉬울 수 있으니, 일반 컷과 라이브 포커스 컷 두 가지를 번갈아 가면서 찍었다.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서 그런지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해가 점점 올라오기 시작하니 더워졌다.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이때까지만해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사진 찍을 때 여유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않고 독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햇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풍광은 너무 달랐다. 구름이 조금 없어지니 다시 화려한 색감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의 아바타인 아빠에게 점프샷을 주문했다. 다행히 한번에 찍기는 했는데, 내가 구상한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뭔가 극적이고 강렬한 점프샷을 찍고 싶은데,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라벤더 농장이라고 해서 라벤더만 있는게 이니라 짜투리 공간에는 이렇게 밀밭도 있었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사진에서만 보던 프로방스 지방에 온 것 같았다. 라벤더밭이 프로방스라면, 밀밭은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밀밭같이 보였다. 일단 요즘은 국내에서 즐기는 세계여행이기 때문에 갖다가 붙일만한 장소는 다 가져다 붙이는 것 같다.

라벤더와 건물을 같은 화면에 넣으니 프랑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작년에 비해 다양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언젠가 일본에 가게 된다면 다시 가고 싶은 곳이 홋카이도의 라벤더 농장인데, 이정도면 안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하니라벤더팜도 일본의 라벤더 농장에 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사진 동호회 사람들인지 다양한 소품을 가지고 와서 인물사진을 찍었다. 역시 전문가의 포즈는 남달랐다. 풍선하나만을 들고 있었지만, 이곳을 동화같은 공간으로 바꾸어 주었다.

그리고 라벤더 농장 가운데 건물인데 이 건물 또한 이국적이었다.

아빠는 건물이 으시시하다고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표정이 안좋으셨지만, 제생각에는 이 건물만큼 운치있는 건물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많지 않은 시간대라 그런지 의자에서 사진도 기다리지 않고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라벤더와 라벤더 사이에 다른 종류의 식물을, 아마 서양 양귀비 같지만, 심어 놓으니 자칫 지겨울 수 있는 보라색을 상쇄시켜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노란색 물결이 강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라벤다 들판을 넘어 높게 자라는 나무는 이곳에 있는 사람에게 시각적인 편안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감성에 더욱더 잦아들게 해주었다.

그리고 간만에 가방 속에서 나의 분신인 프레드릭슨씨를 꺼내서 햇빛을 보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라벤더 농장이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못본 것 같은데, 해바라기 곷이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었다. 노란 우산을 꺼내어 햇빛도 가리고 소품으로 사용했다.

라벤더 농장 한쪽에는 라벤더말고 다른 꽃들도 피어 있었다. 노란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으니 얼굴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었고, 사진도 뽀샤시 한게 이쁘게 나왔다.

이곳을 프로방스라고 생각하면 사진을 찍으니 진짜 프랑스에 온게 아닐까 라는 착각이 들었다.

누가 놓은지 모르는 자전거지만 잠시 이곳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아빠와 나는 항상 2시간 정도 되면 질리기 시작하는 것 같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표정만 봐도 이정도면 만족스럽다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출구로 나가는 길에 루드베키아가 펴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싱싱한 루드베키아면 좋았을 텐데, 꽃잎의 힘이 다 빠져 있었다.

그리고 기념품 가게 앞 장미에서 사진을 찍었다.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일행이 사올 동안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나는 살 것도 없으면서 기념품가게에 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라벤더 제품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빈손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드디어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었다. 맛은 그렇다고 치고, 그냥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이 순간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때 만큼은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보라보라 모든게 보라색, 연보랏빛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정원에서 사진을 찍은 후 차로 돌아 갔다.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나 보다. 주차된 차량은 끝이 어디인지 모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앞쪽으로 계속 주차가 되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면 왕복으로 다니는 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꿔서 동선이 꼬이지 않게 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주차를 하러가는 길에 꽃잎이 쌩쌩한 루드베키아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남들보다 빠르게 라벤더 농장에서 나와서 송지호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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