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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8월의 일기를 올리고 있는데 달력은 10월을 가리키고 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누사페니다 투어의 여파로 하루 종일 숙소에 쉬면서 시간을 보내다 해가 누그러질 즘 호텔 밖으로 나왔다. 발리에서는 게을러져도 좋지만 비싼 돈 들여왔다는 본전 생각이 여행자의 마음을 조급하게 한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 해변에는 길게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건기라 시원하기는 하지만 해가 남쪽 하늘에 있을 땐 햇살이 뜨겁기만 하다. 늦은 오후가 되니 사람들이 해변으로 나왔다.

 
 

사누르 해변이 좋은 점은 해변을 따라 난 산책길이 아닐까. 쿠타 해변은 저번 겨울에 갔을 때 공사 중이었는데 이번 여행에는 쿠타 지역을 안 갔으니 공사가 마무리된지는 모르겠다. 쿠타는 해변 옆으로 노점들이 많아서 정신없는데 사누르는 노점이 없기에 산책 삼아 걷기 좋았다.

 
 
 

물이 빠진 바다는 대천 해수욕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며칠 이곳에 있으며 왔다 갔다 해서 그런지 이제 사누르의 풍경도 눈에 익었다.

 
 

오늘따라 해변 위로 올라온 배들이 많이 보였다.

 
 
 

알록달록한 색의 배들은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렸다. 대천해수욕장이 동남아의 바다가 된 것 같다고 할까.

 
 

길게 늘어선 배의 더듬이가 메뚜기같이 보였다.

 

오늘은 사누르 쪽으로 비행기가 이륙하나 보다. 하늘에는 쉴 새 없이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비치의 모래가 단단한 편이라 걷기 수월했다.

 
 

뒤로 지는 해를 보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서의 하루는 한 것도 없는데 화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항구에 세워진 정자에 앉아서 바닷가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자연이 만든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곳을 떠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서운함일까 후련함일까. 발리로 올 때의 그 마음은 아닐 것 같다는 건 확실한 것 같나.

 
 
 

비치에 누워서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파도 소리마저 없는 조용한 바다였다. 단지 사누르 해변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만이 조용한 해변의 적막을 깼다.

 
 

며칠 전에 왔을 땐 사누르 해변의 반만 걷다 돌아갔는데 오늘은 거의 끝까지 걸어왔다.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뭔가 해서 보니 거북이들이었다. 주인 왈 거북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자연으로 방생한다고 했다. 작은 거북이들은 갈색 빛보다는 검은색을 띠는 것이 신기했다.

 
 
 

해가 서쪽으로 더 기울수록 하늘은 한쪽은 남색을 띠고 다른 한쪽은 짙은 오렌지색을 띠었다.

 
 
 

날씨가 선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다 보니 덥게 느껴졌다.

 
 
 

잠시 앉아서 쉬는데 바위 틈새로 게가 들락날락했다. 바위색과 똑같은 색이라 처음에는 게가 잘 보이지 않았다.

 
 
 
 
 

사누르에는 개들이 참 많다. 나처럼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사누르에 숙소를 잡는 것이 처음에는 망설여질 것 같다. 나도 처음 사누르에 오겠다는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정보를 찾아보니 개들이 많다는 글을 보고 괜히 사누르로 가는 것인가 후회를 했다. 개들이 순해서 사람에게 짓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제 돌변할지 모르기에 항상 거리를 두고 다녔다.

 

개들이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는지 사람에게 달려들지는 않지만 대화가 안되는 동물이기에 언제나 개가 있으면 긴장이 되었다.

 
 
 

이제 해가 지고 나면 밝았던 하늘도 금세 어두워질 것이다. 사누르는 석양을 보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랗게 물든 하늘을 보기엔 충분했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시내를 통해서 갔다. 해변에서 벗어나니 차와 오토바이 소리가 귀를 아프게 했다.

 
 

이렇게 많이 걸어왔었나. 걸어가는 길에 쿠타에서 가본 BBQ레토랑이 보였다.

 

역시 하얏트호텔은 입구부터 압도적이었다. 1박에 30만 원 정도인데 우리가 있는 기간만큼 지내려면 너무 무리인 금액이라 그냥 언제나 그렇듯이 슬쩍 구경만 하고 지나갔다.

 
 

해변으로 걸을 땐 못 본 호텔 입구들이 보였다. 해변에서 봤을 땐 호텔이 좋네라고 생각했는데 앞을 지나가니 나도 모르게 분위기에 주눅이 들었다.

 
 

동남아라 언제나 사시사철 꽃과 풀이 자라는 게 좋았다. 가을만 되면 마음 한곳이 허전해지는데 이곳은 언제나 푸르니 그럴 마음이 생길 것 같지 않았다.

 
 

오늘은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고민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갔다.

 

사람이 많아서 안쪽에 앉을 자리가 없어서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가격은 저렴하진 않았다. 외국인들이 1인 1피자를 주문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랬다. 우리 같으면 다양하게 주문해서 나눠먹을 것 같은데.

 
 

스테이크와 피자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가격은 대략 4만 원이 넘었다. 이 부근에서 조금 가격이 있는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앞에서 후식으로 젤라또까지 먹었다.

 

젤라또의 상큼 달달한 맛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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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이곳이 너무 어색했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소심했다. 가슴이 새가슴이다 보니 처음 가는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드는 경향이 있다.

아빠도 컨디션이 우붓에서 보다 좋아지신 것 같다.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 주변 건물들이 훤하게 보였다. 리조트 주변으로 고층 빌딩이 없으니 단독 주택들의 붉은색 지붕들이 이곳을 유럽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들게 했다.

 

리조트의 투숙객은 많은데 식당의 크기가 작다 보니 붐비는 시간에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곳에 며칠 있다 보니 장기간 체류하며 쉬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항상 같은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할머니도 보이고 이 사람 저 사람이 눈에 익었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음식 코너에 음식들이 많이 비어 있었다. 베이컨은 조리 코너에 있는 직원에게 달라고 부탁해야 아주 조금 주었다.

 
 
 

음식 가짓수는 우붓보다 많은 것 같은데 딱히 많다고 할 수는 없어 보였다. 일단 배가 고프니 손에 잡히는 대로 접시에 담아가지고 왔다.

 
 

정신없이 아침 식사를 한 후 리조트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역시 수영장이 큰 점이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은 큰데 선베드가 많지 않아서 선베드를 차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리조트는 'ㅁ'자 모양으로 되어 있었고 위치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달랐다.

 

일단 가격적인 측면이 너무 매력적이기에 이 정도 컨디션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돈이 많다면야 하얏트나 해변에 있는 리조트에 가면 좋은데 우리 예산에는 이곳이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수영장이 앞뒤로 두 개 있는 점이 좋았다. 발리는 해변에서 수영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숙소 선택 시 항상 수영장의 컨디션과 크기가 숙소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아침밥을 너무 많이 먹은 상태로 수영장 주변을 돌아다녔더니 숨이 헐떡거렸다. 음식만 보면 맛이 있건 없건 눈이 휙 돌아가 버리는 게 큰일이다.

 

리조트 안에는 여러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방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이곳도 4층이 없었다.

 

붉은색은 지붕과 푸른 하늘이 대비된 모습은 사누르를더욱더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호주 여행자들이 많아서 일까. 일요일에 회의실에서 교회 예배가 진행된다는 안내를 로비에서 볼 수 있었다.

아침 식사 후 아빠는 피곤하다며 다시 주무시고 난 피트니스센터로 향했다. 러닝머신이 두 대가 있는데 하나는 고장인지 잘 작동이 안 되었다. 혼자 러닝머신을 걷고 실내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한 꼬마가 헬스장으로 오더니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더니 자기 동생 4명인가 5명을 헬스장에 데리고 와서 한동안은 고요했던 헬스장이 키즈카페가 되어 버렸다.

 
 

운동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테라스에 앉아있는데 하늘이 너무 맑았다. 맑은 하늘에 유유히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오후 시간이 되어 느릿느릿 호텔에서 나왔다. 오늘은 사누르 해변을 어제 걷던 곳보다 더 걸어가 볼 생각이었다.

 

어디 가든 가지런하게 주차된 오토바이를 볼 수 있었다. 낮인데 사람이 없다. 사누르는 밤이 되어야 활기를 띠는 곳이었다.

 
 

걸어가다 본 이발소 간판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날이 선선하지만 햇살은 강했다. 그래도 습도가 낮다 보니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았다. 발리에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쾌적한 날은 처음이었다.

 
 

오늘은 전날과 다른 길을 통해 사누르 해변으로 갔다.

 
 

담장을 따라 길게 길이 나있었다. 담장을 뒤덮은 풀 때문에 정글 속을 따라 걷는 것 같았다.

 
 

강한 햇살을 등지고 골목의 끝에 서니 푸른 바다가 희미하게 보였다.

 
 

거리에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해변 산책로에 오니 많은 관광객이 보였다.

 
 

어제는 늦게 해변에 와서 사누르 해변을 맛만 보고 갔었다. 사누르 해변은 길게 뻗어 있었고 모래사장 옆에 산책길도 잘되어 있어 걷기 편했다. 전날 만났던 직장 동료는 아침마다 어머니와 함께 운동 삼아 해변 산책로를 걸었다고 했다. 그냥 이곳은 느림의 여행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인 것 같았다.

 
 

푸른 바다로 뛰어들어 놀고 싶지만 바다에서 노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많지 않았다.

 
 

수영보다는 바람과 파도를 이용한 레저를 더 즐기는 것 같았다.

 
 
 
 
 
 

시원하지만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온몸이 끈적였다. 바닷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오래된 나무에 설치된 그네에 앉아 사누르 해변을 바라보았다.

 
 

산책로 옆으로는 하얏트호텔이 있었다. 멀리서 봐도 고급져 보였다. 수영장도 해변 근처에 있었다. 약간 그들만의 세상 같아 보였다. 그리고 선베드도 해변에 줄지어 있었다.

 
 

우린 그냥 운동 삼아 해변에 오는 게 더 좋았다.

 

아무리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우리가 하얏트에 가는 것은 과소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에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타는 서퍼들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파도를 타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뻥 뚫리듯 시원했다.

 
 

쿠타는 해변을 걷고 있으면 그냥 정신없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데 이곳은 그저 여유롭다는 생각뿐이었다.

 
 
 
 
 
 

걷다 보니 전망이 좋은 카페가 보여서 잠시 쉬어 갔다.

 
 

바다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바다에서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기에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시원한 커피에 달달한 시럽을 다 넣었다. 온몸에 시원 달달한 기운이 퍼져갔다.

 
 
 

바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큰 섬이 누사페니다 같았다.

 
 

누사 페니다 투어를 신청했는데 기대가 되었다.

 
 

어느 정도 쉬었으니 왔던 길을 돌아 숙소로 걸어갔다.

 
 

리조트의 선베드에는 이제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해변에 놓인 선베드도 직원들이 정리를 하고 있었다.

 
 
 
 

어느덧 오후가 다 지나가고 있었다. 파랬던 하늘은 조금씩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다.

 

해변의 조명엔 하나둘 불이 들어왔다.

 
 

해변의 반대쪽에선 석양의 강렬한 햇살이 이곳을 비추고 있었다.

 
 
 

오늘도 아궁산은 신비하고 영엄한 모습을 가지고 또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여행의 하루는 언제나 쏜 화산같이 지나가버리는 것 같다.

 
 

갑자기 가방 안에 있던 프레드릭슨씨가 생각났다. 프레드릭슨씨도 이곳 사누르에 왔다는 인증 사진을 찍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기에 전날 갔던 곳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어제 한번 와봤다고 괜히 친근함이 들었다. 이곳 사누르에 있으면서 해변에 자주 오다 보면 나중에 정이 들것 같았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마트에 들러 구아바 주스도 사고 파인애플 등을 샀다.

 
 

그리고 배가 고파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아빠는 볼로네즈 스파게티를 난 텍사스 햄버거를 주문했다.

 

스파게티 소스에 고기가 많아서 맛있었다.

 
 

내 햄버거에는 패티와 치즈를 추가했기에 원래 크기보다 햄버거가 컸다. 나 같은 대식가가 혼자 먹기에도 양이 많았다.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보니 다시금 그 맛이 생각난다.

 

고기 냄새를 맡고 온 고양이가 우리 테이블을 떠나지 않았다. 내 햄버거 패티를 쪼개서 주었는데 맛을 들였는데 아예 자리를 잡고 슬픈 눈빛을 하며 우리를 보았다.

음료에 햄버거, 스파게티까지 해서 가격이 2만 원 정도 나왔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나와서 사 먹어도 될 것 같았다.

숙소로 돌아와 키 홀더에 키를 넣는데 계속 전원이 꺼졌다. 그래서 리셉션에 전화를 했다. 직원도 한참을 헤매더니 키 홀더에 키를 넣고 뒤에 두꺼운 종이를 넣어 고정해 두었다. 참 원시적이면서 이 순간이 당황스럽고 재미있었다. 순간 카드 키가 두 개 생겨서 생활이 편해졌다.

https://youtu.be/wRIH1DaOJkM?si=PSYP2S3A8n7flgZ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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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누르는 우붓에 비해 참 조용한 곳 같았다. 길거리의 차도 우붓보다 분주하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조용했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느낌이 없으니 작은 소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도네시아의 인도는 두 사람이 걷기에는 폭이 좁았다. 그러다 보니 맞은편에 사람이 오면 한쪽에서 몸을 틀어주어야 어깨를 부딪히지 않았다.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일몰을 보기 위해 해변으로 가는데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해변으로 가기 위해 들어선 골목은 우리나라 평창동 같은 느낌을 주었다. 고급스러운 집들과 높은 담장. 왠지 주눅이 들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도 벤츠, BMW 등의 고급 차였다.

 
 

담장이 성벽같이 높게 느껴졌다.

 
 

골목의 끝에 도착하니 해변이 나왔다. 오토바이가 워낙 많은 곳이다 보니 오토바이만 주차하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발리의 해변은 우리가 생각하는 동남아의 깨끗한 해변과는 달랐다. 그래서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보다는 파도가 센 곳이기에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다. 건기라 그런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저 멀리 있는 아궁산이 선명하게 보였다.

 

해발고도가 3000미터가 넘는 화산으로 발리에 있다 보면 어디서든 보이기에 친구같이 느껴졌다.

 

노을빛을 받은 구름과 산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해안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는 흰 포말을 만들며 거친 파도를 일으키며 해안으로 밀려왔다. 파도가 세서 그런가 해안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 방파제가 있는 것 같았다. 거침없이 밀려온 파도는 해안과 가까운 바다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곳까지 파도가 밀려오지 않기에 해변은 고요하고 조용했다. 다만 희미하게 멀리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시시각각 아궁산 주변 하늘이 변해갔다. 바다에서 밀려온 구름이 아궁산에 부딪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구름은 힘겹게 산을 넘고 있었다.

 

 

 
 

사람들은 바닥에 앉아 아름답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 먼 곳에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파도가 밀려왔지만 그 기세는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고 아궁산은 산의 반절이 구름에 덮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은 지상과 하늘을 선명하게 구분 짓기를 하고 있었다.

 
 

아빠는 바닥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고 계셨고 나는 구름에 점령당한 아궁산이 신기해 카메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산의 모습도 조금씩 어둠에 사라지고 있었다. 사누르 해변이 동쪽에 있기에 노을은 해변 뒤쪽으로 지고 있었다. 해변은 노을빛을 받은 아름다운 빛을 반사하고 있을 뿐이었다.

 

바다에는 짙은 어둠이 깔려있지만 등을 도니 해변 뒤로는 아직 해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아주 잔잔하고 조용하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쿠타 해변과 모래는 비슷한 것 같지만 쿠타보다는 더 깨끗한 것 같았다.

 
 

금빛의 고운 모래가 아니라 조금 아쉬웠다. 발리에 있다 보면 가끔 길리 섬의 아름다운 바다가 그리울 때가 있다. 발리라는 곳은 휴양하고 즐기기 참 좋은 곳인데 가끔 포카리스웨트에 나오는 그런 깨끗한 바다가 그리울 때가 있다.

 

아빠는 아직도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지 않으셨는지 조금 밖에 움직이지 않았는데 피곤해 하셨다.

 

저녁이 되니 날이 더 선선해졌다. 쿠타보다 사누르 해변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낮에는 더워 해변에 사람이 적으나 해가질 무렵이 되니 해변에는 현지인으로 해변이 낮보다 더 활기차게 보였다.

 

산책로에의 가로등에는 불이 들어왔다. 평범한 해변이 가로등 불빛을 받으니 황홀한 길로 만들어 주었다.

 

하루 종일 한 것이라고는 우붓에서 사누르로 이동하고 호텔에서 운동한 것 밖에 없는데 저녁이 되니 몸이 노곤노곤 피곤해졌다.

 
 
 
 

해변 산책로가 잘 되어 있어서 걷기 좋았다. 아침 또는 저녁에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길이었다.

 

바다에서는 끈적이는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도 우기 여행에 비하면 건기 여행은 쾌적한 편이었다.

 
 

동쪽 하늘은 빠르게 어두워졌고 사람들도 해변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숙소로 바로 들어갈까. 아니면 약속 시간까지 더 있다 들어갈지 고민이 되었다.

 

보랏빛으로 물든 하늘이 황홀했다. 하늘이 어쩜 이렇게 이쁠 수가 있을까.

 

높다란 담장이 위압적으로 느껴졌지만 보랏빛 하늘만은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같은 하늘이지만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하루가 이렇게 지나감이 아쉬웠다.

 
 
 

약속시간까지는 시간이 비어서 일단 숙소에 들렸다 나가려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데 카드 결제가 안된다고 해서 순간 당황했다. 주머니 속에 있는 현금을 주섬주섬 꺼내서 돈을 냈다.

 

숙소로 벌써 어둠이 졌다. 밝음에서 어둠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한순간이었다. 리조트에는 밝게 조명이 들어왔다.

 
 

수영장이 호텔 가운데 있다 보니 수영장 사용시간 마감이 빠른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저녁엔 리조트가 조용했지만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 쉬다 나왔더니 다시 기분도 업이 되고 에너지도 넘치는 것 같았다.

 

저녁 8시에 바투 짐바르 앞에서 지인을 만났다. 지인도 우리와 같이 여러 번 발리에 왔는데 이번에는 우연히 일정이 하루가 맞아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 몇 년을 같이 일해서 같은 직장에서 보다 여행 와서 만나니 더 반가웠다.

 

반가운 만남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헤어지기 전 아쉽기에 같이 사진을 찍었다. 사누르에서의 첫날, 처음 오는 곳이라 긴장되고 떨렸다. 한편으로는 복잡한 우붓을 떠나 조용한 사누르가 마음에 들었다.

https://youtu.be/wRIH1DaOJkM?si=DIXVHajsN-9Xd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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