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에서 남원까지 지도상으로 봤을 땐 꽤 가깝게 느껴졌는데, 숙소에 오니 벌써 해는 다 저버린 늦은 저녁이 되어 버렸다. 숙소가 새로 생겼다는 것만 알고 숙소를 예약했었다. 처음에는 남원시내에서 얼마나 멀겠어라고 생각했었다. 후기들도 주변 풍경이 너무 멋지다는 말이 많아서 주변 풍경이 멋지다는 말에 홀려서 숙소를 예약했다. 그런데 남원 시내에서 한참이 떨어진 곳에 숙소가 위치해 있었다. 대략 숙소에서 시내까지는 20km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어쩐지 산 속으로 산 속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는게 왠지 불안했다.
해가 진 지리산은 어둠이 깊게 깔려 있었다. 그래서 주차장 입구를 못찾고, 어쩌다 보니 직원들(?)이 사용하는 듯한 후문 주차장 같은 곳에 주차를 하게 되었다. 아무튼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하고 온몸이 끈적거리기에 다른 주차장을 찾아 다시 주차하기는 너무 귀찮아서 일단 짐을 들고 호텔 내부로 향했다. 10일간의 여행 중 마지막 호텔이였다. 10일이라는 여행이 꽤 길다고 생각했었는데, 10일도 바람과 같이 지나가 버렸다.
짐을 들고 어두 컴컴한 후문을 지나 호텔 로비로 왔다. 후문으로 들어오니 처음에 호텔 운영을 안하는 줄 알았다. 호텔이 너무 조용해서 망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 상품은 허브벨리 입장권이 포함된 것이였는데, 폭우와 장마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어서 입장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일부러 이 곳 호텔로 정한 이유 중 하나가 허브벨리 바로 옆에 있어서 쉬었다가 다음날 허브벨리를 볼 생각이었는데, 이곳까지 왔는데 허브벨리 입장이 안된다고 하니 머릿 속이 하얗게 변했다. 아빠도 다양한 허브랑 야생화를 볼 수 있다고 기대를 잔뜩하셨는데 많이 실망하셨다.
일단 너무 힘들기에 빨리 방으로 올라왔다. 문을 여니 큰 욕조가 눈에 띄였다. 그리고 생긴지 얼마 안된 호텔이라 그런지 시설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수건도 뽀송뽀송하고 욕조도 있는게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침대도 푹신하고 누워있으니 잠이 스르륵 왔다.
확실히 새로 지은 호텔이여서 그런지 새것의 느낌이 방 이곳저곳에서 물씬 느껴졌다.
창문을 열어보니 저멀리 보이는 지리산의 실루엣이 어렴풋하게 보였다. 그리고 호텔 주차장이 보였는데, 오잉! 생각보다 투숙객이 많구나라고 세워진 차들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차를 세워놓은 곳은 어떤 곳인지 왜 우리는 어두컴컴한 공터 같은 곳에 주차를 했는지 미스테리였다.
너무 늦게 호텔에 왔기에 아쉬운 마음에 한번 밖에 나가 보았다. 산 속에 호텔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잠깐 호텔 정문 쪽으로 나갔을 뿐인데 칠흙같이 어두웠다.
우리가 방문한 달이 2020년 8월이니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호텔이였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5층에 옥상정원이 있다고 하여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옥상 정원은 방문하는 사람이 없는지 그냥 옥상이였다. 그러나 저 멀리 보이는 산과 마을의 불빛이 꽤 인상적이였다. 그러나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벌레들 때문에 오래 있지는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조금 더 옥상을 투숙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 놓는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흰둥이 버블버블은 따뜻한 물에 풀어 넣었다. 근데 생각보다 흰둥이 입욕제에서 거품이 나지 않아서 샤워기로 거품을 막 만들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야 주변이 어떤 곳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창문 밖에서 푸릇푸릇함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조식을 먹기 위해 1층에 있는 카페로 갔다. 조식은 간단한 빵과 커피 정도 있었다. 간단하게 먹기에는 좋은 것 같은데, 나이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게 토스트기로 구운 빵과 잼, 그리고 시리얼로 오랜만에 먹어본 아침이였다.
아침을 먹고 잠시 호텔 밖으로 나가 보았다. 이곳에서부터 지리산 바래봉 둘레길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여름이지만 아침 공기만큼은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8월의 중순을 향해가는 시점이지만 이렇게 상쾌한 여름을 맞이한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2020년 7월과 8월은 매일매일 비와의 전쟁 같았다. 이곳 남원과 구례 일대도 계속이어진 장마로 수해를 입은 지역이라 차를 타고 가면서 수마가 할퀴고간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높은 산을 구름은 열심히 넘고 있었다. 그냥 하루 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오늘 저녁에는 또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에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체크아웃 전 나에게 주어진 최고의 호사를 부려보고자 욕조에서 시간을 보내었다. 창문 넘어로 보이는 지리산의 모습이 그림과 같이 느껴졌다.
체크아웃을 한 후, 체크인 때 받은 아메리카노 무료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조식먹은 카페로 갔다.
쌉싸름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손에 들고 차로 갔다. 오늘은 어디를 들렸다 집으로 갈까 고민을 했다.
호텔을 나오는 길에 아쉬운 마음에 허브벨리 입구에서 사진만 찍어 보았다. 다양한 허브를 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었지만 되돌아서 나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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