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떠나는 여행은 여행자의 입장에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체력적인 면에서 더위때문에 힘들 수 있지만, 그래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여행자는 평소보다 조금더 여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
다랭이 논을 보고 나오니 강렬했던 해는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늘이 조금씩 남색하늘로 변해갔다. 남해에서 여수까지 이동은 생각보다 오래걸렸다. 지도상으로 보면 바로 옆에 위치해 있지만, 남해에서 여수로 바로가는 길이 없기 때문에 남해를 나와 하동과 광양을 지나 여수로 갈 수 있었다. 다행히 이순신 대교가 놓여진 후 광양에서 순천을 거쳐갈 필요가 없기에 시간적인 절약이 많이 되었다.
여행을 오면 하루하루가 지나가는게 왜 그렇게 아쉬운지 모르겠다. 평소의 일상이라면 하루가 빨리 가버린다는 것은 퇴근시간이 빨리 오는 것이기에 즐거운 일인데 여행에서의 하루의 지남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며칠 남지 않은 것이기에 하루가 가버림이 너무 아쉬웠다.
남해를 나와 하동으로 넘어가는데, 뭔가 새롭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봤던 빨간색(주황색) 남해대교는 없어졌나? 이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살펴보니 옆에 남해대교가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 생긴 노량대교를 지나 하동으로 들어섰다.
하동으로 들어서니 하늘의 반이상은 어두워져 버렸다. 저멀리 반짝이는 광양의 불빛이 눈에 들어 왔다. 제철소에서 나오는 불빛이 우리를 유혹하는 것 같이 보였다.
이순신대교를 타기 위해 광양제철부근을 지났다. 파이프가 길게 연결된 길을 따라 가는데, 자동차 게임의 한장면을 달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파이프가 터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도 되면서,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서 신기함과 신선함이 느껴졌다.
이제 해가 완전히 바다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이순신 대교를 지나기 위해 차는 열심히 힘을 내었다. 이순신 대교는 광양과 여수를 잊는 현수교로 교각과 교각 사이 길이가 1545미터로 이순신 장군께서 태어나신 해인 1545년에 맞춰서 설계가 되었다고 한다. 봄에 광양 락희 호텔에서 하루 지낸적이 있는데, 호텔에서 이순신 대교가 보였다. 그때는 멀리서 보기만 했을 때는 꽤 높고 크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막상 이순신 대교 위로 오니 생각보다 더 다리가 높고 컸다.
현수교인 이순신 대교는 두개의 교각이 있다. 차는 다리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다리 위에 오르니 광양항의 풍경과 여수산업단지가 보였다. 밤에 빛나는 항구와 산업단지는 들뜬 여행자의 마음을 홀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길었던 낮의 기은 금새 없어지고 어두컴컴한 밤이 바로 찾아 왔다.
여수 시내를 지나 돌산으로 넘어가기 위해 또 다리를 지났다. 남해에서 하동을 지나 광양으로 여수로 몇 개의 다리를 지났을까?! 이번에는 거북선 대교로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다리는 다 건너 보는 것 같았다. 노량대교, 거북선대교, 이순신 대교 등 다리이름만 외워도 임진왜란에 대해 다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거북선 대교 옆으로 여수밤바다가 보였다. 여수라는 말을 들으면 어느날 부터인가 밤바다가 먼저 생각나게 되었다. 그만큼 여수 밤바다는 여수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거북선 대교를 지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노블호텔이 나왔다. 주변에 새로 생긴 라마다 호텔이 있었는데, 휴가철이라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아서 노블호텔로 숙소를 예약했다. 하루 숙박비가 5만원 정도로 많이 저렴했다. 약간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자차로 이동할 경우 그렇게 이동의 부담을 느끼지는 못했다. 뚜벅이 여행자인 경우 이곳에 숙소를 잡으면 이동하기에 많이 불편하기에 여수여객선 터미널 부근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날 태풍이 올라온다고 해서 걱정이 되었다. 차는 호텔 앞 주차장에 세워두었다. 호텔 앞 주차장은 넓지 않아서 많은 차가 주차를 할 수는 없었다. 지하주차장도 있고, 호텔 부근에 또 다른 주차장이 있다. 호텔 입구는 관광호텔 같은 느낌이 났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는 점이 인상적이였다.
1층에 커피숍과 식당이 있었다. 그리고 호텔 주변에 편의점이 몇 군데 있기 때문에 간단한 간식 같은 것을 사기는 편했다.
방이 작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 생각보다 넓네! 그리고 테라스로 나가 보았다. 밤이라 그런지 밤바다가 보이지는 않았다. 테라스에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실도 꽤 깔끔했다. 모텔같은 느낌이 없어서 이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은근히 컵같은 것을 사용할 때 망설이게 되는데, 이곳은 종이컵으로 제공되는 점이 좋았다. 차도 메밀차, 녹차, 인스턴트 커피까지 해서 3종류나 되었다. 그리고 칫솔과 치약세트는 무료로 제공되었다.
작은 냉장고와 정수기가 놓여져 있었다.
화장실도 깔끔하게 화이트였다. 큰수건도 있고 작은 수건도 있었다. 그리고 샴푸 및 바디샴푸 등은 다회용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까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등가죽과 뱃가죽이 거의 달라 붙을 것 같았다. 멀리 나가서 밥을 먹는 것이 싫어서 호텔 1층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 손님이였다.
여수에 왔으니 꼬막은 한번 먹어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꼬막 비빔밥을 주문했다. 역시 꼬막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것 같다. 배가 고파서 더 맛있게 느껴졌다.
밥을 먹고 편의점으로 가는 길에 노블호텔 전용주차장이 보였다.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면 이곳에 주차를 하면 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테라스로 나가니 날이 너무 흐렸다. 태풍이 접근한다는데 그래도 이정도 날씨면 그렇게 나쁜것 같지는 않은데,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그리고 밤에 보이지 않던 숙소 앞의 바다와 섬들이 보였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아침, 이제는 여수를 떠나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밖을 내다 보니 맑은 하늘과 작고 귀여운 섬들이 보였다.
멋진 풍경에 이끌려 노블호텔을 예약하게 되었는데, 태풍때문에 충분히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날이라도 이렇게 주변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ccomod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Aug 아침에 눈을 뜨면 지리산이 눈 안으로, 남원오헤브호텔 (0) | 2021.01.06 |
---|---|
2020 Aug 진도에 간다면 꼭 가봐야 할, 쏠비치 진도 (0) | 2021.01.04 |
2020 Aug 루프탑에서 바라본 야경이 인상적인, 통영 호텔야자 통영여객터미널점 (0) | 2020.12.09 |
2020 Aug 국내에서 즐기는 료칸여행, 거제 토모노야 호텔 (0) | 2020.12.04 |
2020 Aug 해운대가 보이는 미포 오션사이드 호텔 (0) | 2020.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