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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에서의 나날들은 비현실적이었다. 이곳에 과연 근심걱정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한국에서도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 였는데 왜 그런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결혼의 계절은 5월이니, 5월에 이곳에 온다면 1월보다 훨씬 더 파라다이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의 변화가 너무 잦았다. 그래서 해변에 썬배드가 있어도 나갈까 망설여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선배드에 한번 누워는 봐야 할 것 같아서 약간 쌀쌀하기는 했지만 나가 보았다. 갑자기 낀 먹구름 때문에 사진이 너무 추워보이지만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훨씬 더 따뜻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동남아의 후텁지근한 느낌의 온도는 아니었지만.

카리브해는 동남아의 에매랄드 빛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니 답장이 너 남미간거 아니었어? 동해바다 갔어? 얼핏 보면 동해 바다같아 보이지만, 계속 바다를 응시하고 있으면 쪽빛바다가 이런 바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푸른색의 바다는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저쪽으로 계속 가면 여행자들의 로망인 쿠바가 나오는데, 시간 상 쿠바를 가지 못한 점이 무지무지 아쉬웠다. 언젠가 기회가 생기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리조트가 해변에서 보니 생각보다 컸다. 안에서만 돌아다닐 때는 그냥 크다 정도 였는데, 건물도 두세동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해변쪽에서 바라보니 꽤 웅장해 보였다. 바로 해변 앞의 방은 어마무시하게 비쌀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우리도 오션뷰이니 불만은 없었다. 칸쿤에 온다면 무조건 오션뷰를 해야하는 것 같다. 이런 바다를 언제 또 볼지 모르닌까 이곳까지 왔으면 충분히 즐기고 느끼고 가야하는 것 같다. 여기까지 오는 차비를 생각하면 조금 비싸더라도 오션뷰 방에서 자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다.

멀리서 거세게 불어오는 파도 때문에 물안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못하고, 해변 언저리에서 놀기만 했다.

물에 들어가면 추울 것 같고, 안들어가고 그냥 바라만 보자니 너무 아쉽기만 했다.

해변 가운데 이런 석회암석(?)도 있는데 이런 바위가 부숴져서 칸쿤의 고운 모래를 만들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서 바로 해변으로 나가는 길이 있어서 해변까지 쉽게 나갈 수 있었다.

그냥 사람이 없는 바다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힐링이 되는 곳이었다. 남미여행의 마지막 부분이라 더욱더 아쉽게 느껴졌다. 아빠는 살면서 이번 남미여행이 마지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나이가 있으신 분이 오시기에는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고, 치안도 불안정하고 이래저래 남미여행을 오기는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매순간 긴장을 놓치 못했다. 한달이라는 시간 동안 남미를 다 볼 수 없기에 랜드마크만 찍고 갔는데, 나중에 파타고니아나, 아마존, 모아이 석상 등 너무나 아직도 볼 것이 많이 남아 있기에 언젠가 또 남미를 와야할 것 같았다.

전런 곳에 누워서 그냥 낮잠을 자고 싶었다.

하루종일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숙소에 들어갔다 다시 나와서 해변을 거닐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또 식사하고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지만,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이 시간이 특별했다. 그리고 항상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웠다.

다시 해변으로 나와서 이번에는 걸어서 시티센터로 걸어 갔다. 갈 때는 해변을 따라 다시 숙소로 올 때는 도로를 따라서 왔다. 아빠의 볼리비아 우유니에 산 노오란 티셔츠가 날씨와 잘 어울렸다.

저 멀리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야 했다.

이곳의 날씨는 뭐라고 정의할 수 없었다. 저멀리 먹구름이 보이네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이렇게 날씨가 변해 버렸다. 그리고 가끔은 비도 뿌리고 가버렸다.

푸른 바다와 새하얀 모래, 그리고 노오란 티셔츠가 너무 잘 어울렸다. 난 무릎수술이후 점프를 할 수 없어서 매번 아빠한테만 점프샷 찍자고 조르기 대문에 아빠는 계속해서 점프를 해야 했다.

해변에 앉아서 바람을 즐기는 갈매기가 무섭기도 하면서 웃기기도 했다.

갈매기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한쪽 방향으로 서서 가느다란 두다리로 바람을 맞으며 서있었다.

갈매기들이 사람의 손길을 탄건지, 아니면 무리지어 있어서 겁을 상실한건지 사람이 접근을 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호텔별로 오늘 손님들의 성향이 다른 것 같다. 우리 호텔은 가족단위나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는 것 같은데, 밖에 나와서 레저를 즐기는 분이 많이 없는 반면, 다른 호텔은 젊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하거나 간단한 축구를 하거나 우리쪽 보다는 사람들이 역동적이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습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원했다.

그리고 뭔지 모르는 해초가 해변에 놓여 있었다.

비가 올까 안올까를 걱정하면서 시티 센터까지 계속 걸었다. 비오면 비를 맞아야 할 것 같았다.

한참을 걸어서 온 것 같은데 아직도 걸어야할 길이 많이 남아서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다. 모래 위를 걷는거라 힘이 몇배는 드는 것 같았다.

그래도 사진을 찍으며 걸으니 힘든 느낌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래도 힘들기는 힘들었지만.

이곳에서 결혼 사진을 찍으면 어떤 느낌일까? 날씨가 더 좋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필 먹구름이 잔뜩 몰려올 때 찍어서 신부는 속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모래사장 가운데 바위가 있어서 한번 올라가 보았다.

모래사장에는 놀러 온 멕시코 꼬마들도 있었다. 센터쪽으로 오니 호텔 투숙객보다 멕시코 현지인들이 더 많았다. 우리쪽 해변보다 이쪽이 훨씬 더 생동감 있었다.

바위에 앉아서 파도치는 바다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했다. 아마 저들이 우리 둘을 구경했을 것 같다. 칸쿤이 아시아 쪽에서도 유명한 관광지이기는 하나 그래도 아시아인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호텔에 있으면서 몇몇 한국이 패키지 관광객을 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아시아인을 찾는 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파도가 아빠를 잡아먹을 것 같이 무섭게 쳤다.

모래사장으로 걷는게 너무 힘들어서 시티센터 부근에 와서 어떤 리조트를 관통해서 시티센터로 갔다.

확실히 이쪽이 사람도 많고 생기가 있었다.

시티센터로 드디어 왔다. 멕시코 느낌이 물씬 나는 쇼핑몰에 가보았다. 가기 전에 영화 '코코'를 보고 가면 멕시코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멕시코의 색채감각과 문화에 대해 알고 가면 그들의 삶이 조금더 이해하기 쉬워질 것 같다. 특히 제일 이해 안되었던 문화 중 하나가 죽은자가 돌아오는 날인데, 코코의 배경이 그날이니 아마 무서운 문화로 다가오기 보다는 정겹게 느껴질 것이다. 상점마다 죽은자의 날과 관련된 해골 장식 등이 많기 때문에 멕시코를 가기 전에 꼭 한번 영화를 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지금 해골 사진을 보니 코코의 장면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저 당시에는 왜 무서운 뼈를 세워놨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밤에 길거리에서 보면 무서울 것 같기는 했다.

그리고 레스링을 사랑하는 사람들 답게 레슬링 가면도 팔았다.

유명한 곳에는 다 있는 하드락 카페인데 그냥 구경만 했다. 그리고 쇼핑센터에서 저렴한 티셔츠와 수영복을 구매했다. 사이즈도 빅사이즈가 많아서 이것저것 사고 싶은게 많았는데, 지름신이 내릴까 마음을 계속 다스려야 했다.

돌아오는 길은 더욱더 힘들었다. 해변을 걸어서 오다 보니 힘이 배로 더 많이 든 것 같다. 그리고 길가로 오니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해변은 그래도 바람이 불어서 춥다고 느껴졌는데 길은 병풍처럼 드러선 호텔, 리조트들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다. 그리고 호텔 담장이 엄청 높아서 생각보다 걸으면서 볼거리는 없었다.

그래도 야자수를 따라 걸으니 기분은 좋았다. 그리고 매달려 있는 코코넛이 조금은 무서웠다. 머리 위로 떨어지면 바로 세상과 이별할 것 같아 보였다.

길가에 핀 꽃도 이뻤는데, 이건 꽃이라고 하기엔 쥬라기 시대에서 온 것 같은 사이즈였다.

그리고 호텔 앞에서 인증사진도 한장 찍었다. 생각보다 호텔 밖으로 나올 일이 많지 않아서 이럴 때 사진을 찍지 않으면 호텔 앞에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을 것 같았다.

방에 사온 물건을 두고 다시 해변으로 나왔다. 날이 다시 좋아지니 해변으로 나와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도 선배드 하나 차지하고 누웠다. 피곤한지 잠이 들었다. 그런데 바람에 실려온 모래가 계속 몸을 때려서 단잠에서 깨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는 한정된 시간만 주어졌기에 이곳의 시간들이 더욱더 갑지게 느껴졌다.

A. Grand Park Royal Cancún Blvd. Kukulcan Km. 10.5, Punta Cancun, Zona Hotelera, 77500 Cancún, Q.R., 멕시코

B. Cancun Center Blvd. Kukulcan, Punta Cancun, Zona Hotelera, 77500 Cancún, Q.R.,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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