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어찌 아부심벨까지 다녀왔더니 이번 여행의 반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아쉽지만 아스완을 떠나 룩소르로 이동하는 날이다. 원래라면 나일강 크루즈를 타고 우아하게 룩소르까지 갔을 텐데, 일정이 꼬이면서 육로로 룩소르까지 이동해야 했다.



한창 다이어트 중이라 풀 한가득과 빵 한 조각을 가지고 왔다. 식사량이 줄었는지 뷔페에 오면 한 접시 밖에 먹지 못했다. 이제 점점 뷔페가 아까워지려는 것 같았다.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는 미리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다. 원래는 중간에 신전 하나를 들렀다 가고 싶었는데 기사 말에 의하면 고속도로로 안 가면 3시간 거리를 6~7시간 걸려서 가야 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짧은 도로를 이용해서 갔다.



말이 고속도로이지 사막 한가운데 이 차선 도로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곡선도 없이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사막의 모래 폭풍인가 보다.



3시간이 넘는 거리이다 보니 중간에 휴게소도 한 번 들렸다. 기사분과 어쩌다 같이 동행한 다른 가이드분께 음료수를 선물해 드렸다. 젊은 기사분은 차를 많이 아끼는지 깨끗했다. 그리고 현대차라 뭔가 믿음이 갔다. 3시간을 달려 드디어 룩소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체크인 시작 시간이 조금 지난 뒤라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5층 인가로 배정을 받았는데 방 청소가 되어 있지 않아 방을 바꾸었다. 그랬더니 2층을 배정해 주었다. 2층의 장점이자 단점은 테라스였다. 방 앞에 선베드와 의자가 있어서 좋았는데 2층 테라스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항상 커튼을 치고 있어야 하고 문을 잠그고 있어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


테라스 앞에 서니 나일강이 약간 보였다. 고층으로 배정받았으면 강이 더 잘 보였을 것 같았다.


이 부근에 좋은 호텔이 많이 없다 보니 이 호텔도 좋은 호텔 축에 속했다. 호텔이 오래된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깔끔한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구경을 하기 위해 방에서 나왔다. 시설이 오래된 것 빼고는 정원도 넓고 수영장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었다.


높게 높게 자란 야자수가 이곳이 열대지역임을 알려주었다. 아스완에서는 조금 덥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이곳에 오니 오히려 서늘했다. 이집트가 사막에 있지만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얇은 재킷 하나는 걸치고 다녀야 했다.


호텔에 심어진 나무들도 이쁘고 핀 꽃들도 아름다웠다.



어느덧 해는 서쪽 하늘로 지고 있었다. 여행에서의 하루는 정말로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평소의 두 배 이상의 속도로 지나가는 것 같이 느껴진다.


여름이었으면 사람으로 북적일 수영장에는 사람이 없었다. 물을 만져보니 많이 차가웠다.


붉게 물든 하늘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하늘도 붉게 물들고 나일강도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강바람을 타고 펠루카들이 유유히 나일강 위를 흘러가고 있었다.


서쪽으로 지는 해는 빠르게 지평선 아래로 숨어들고 있었다.


강바람은 선선했다. 이집트에 여행 왔는데 날씨가 이렇게 선선해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의자에 앉아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이곳에 오니 강물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크루즈를 볼 수 있었다. 안 해본 것에 대한 미련이라고 할까. 크루즈를 보고 있으니 우리도 한 번쯤 해봐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펠루카를 한번 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클룩에서 펠루카 시승하는 것이 있나 뒤적거렸더니 생각보다 펠루카 탑승 비용이 비쌌다.


지나가는 크루즈도 보고 또 펠루카도 보고 이곳에 있으니 모든 것이 여유롭게 느껴졌다.


날이 따뜻하면 수영장에서 놀면 참 좋겠는데 그러기에 날이 너무 차가웠다.


저녁이 되니 정원 이곳저곳에 불이 들어왔다. 낮에 보는 정원과 밤에 보는 정원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구글에서 보니 숙소 옆에 KFC가 있는 것을 보았다. 오늘 저녁 식사는 치킨으로 정했다. 인도가 없는 길을 따라 걸었다.


지나가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놈의 호객행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걷다 보니 KFC가 나왔다.


너무 많이 주문하면 다 먹지 못할 것 같아서 적당한 가격과 양으로 주문했다.


전이라면 컵밥도 다 먹고 치킨도 다 먹었을 텐데 컵밥 하나를 먹으니 배가 너무 불렀다. 오늘 하루가 이렇게 흘러갔다. 내일은 왕가의 계곡 투어가 있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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