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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다음으로 기대되었던 곳은 아부심벨이었다. 그래서 아부심벨 투어를 신청했다.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는 편도로 3~4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었다.

 

전날 호텔에 아부심벨을 가서 조식을 못 먹는다고 말을 하니 간단한 도시락을 싸서 주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투어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사막이지만 새벽 공기는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우리 호텔 앞에서 아부심벨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며 투어 버스를 기다렸다. 사람들은 하나둘 버스를 타고 떠나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버스는 오지 않았다. 남겨진 사람은 캐나다에서 온 부부와 우리 분이었다. 둘 다 VIATOR에서 예약했는데 아마 우리가 잊힌 것 같다고 차를 빌려서 아부심벨에 가는 것이 어떠냐고 캐나다에서 온 아저씨가 제안을 했다. 아저씨의 강한 추진력 때문에 호텔에 이야기해 미니밴을 빌릴 수 있었다. 1인당 50달러였다.

 

겨우 차를 빌려 우리는 아부심벨로 향할 수 있었다. 차 상태는 최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는 것이 어딘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진을 뺐더니 피로가 몰려왔다. 남들은 새벽 4시에 출발하는데 우리는 2시간 늦은 6시가 되어 출발할 수 있었다.

 
 

편도로 3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다. 가는 차 안에서 잠깐 눈을 붙였지만 금세 잠에서 깨어났다.

 

가은 길은 단순했다. 그냥 일자로 뻗은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검은건 길이고 나머진 모래뿐인 땅이었다.

 
 

한 시간 반을 달린 미니밴은 휴게소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차에서 내려 기지개부터 했다. 뭔가 모르게 온몸이 찌푸둥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 스트레칭 좀 하다 다시 차로 돌아갔다.

 

또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갔다.

 

세 시간여 만에 드디어 아부심벨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침에 그렇게 난리를 치고 온 아부심벨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 내려 아부심벨 매표소로 향했다.

 

비지터 센터에 들어가니 아부심벨 미니 모형을 볼 수 있었다.

 

매표소 앞에서 암표를 파는 사람도 있었지만 카드로 표를 살 예정이라 그냥 줄을 서서 표를 구매했다.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둘 다 지불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나니 온몸에 긴장이 쫙 풀리는 것 같았다. 힘겹게 온 곳인 만큼 기대가 되었다.


 

표를 가지고 입구로 향했다.

 
 

입구를 지나니 거대한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드넓은 호수도 있었다.

 

호수가 너무 넓다 보니 바다같이 느껴졌다. 남해안의 어느 해안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대한 산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갔다.

 

아부심벨로 바로 오는 비행편도 있는지 이집트 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서서히 공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아스완보다 날이 조금 더 더웠다. 새벽에는 살이 얼얼할 정도로 춥더니 해가 뜨니 날이 더워졌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아부심벨의 모습을 살짝 볼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멀리서 봐서 그런지 웅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부심벨 앞에 오니 거대한 석상이 눈에 들어왔다.

 
 

댐 건설로 물에 잠길 뻔한 유적지를 통째로 옮겼다는 것이 일단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유적을 어떻게 옮겼는지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멀리서 봤을 때와는 다르게 바로 앞에서 보니 모든 것이 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석상이 너무 거대해 할 말을 잃어버렸다.

 

이걸 만든 사람도 대단하고 이 유적지를 이렇게 옮기 사람들도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석상 사이로 난 입구에 서서 사진을 찍는데 바로 앞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더욱더 크기에 압도되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또 다른 작은 석상들과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안은 밖에 보다 시원할 줄 알았는데 사람들의 열기 때문인지 더 더웠다.

 
 

밖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안에 들어오니 뭔가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 밖에 있는 석상이 너무 커서 그런지 안은 조금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화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이집트 역사를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모든 벽화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와 나는 그저 신기한 눈으로 벽화를 바라보았다.

 
 

거대한 방도 있고 작은방도 있었다.

 
 
 

이곳의 랜드마크인 4개의 석상에 왔다. 석상 중 하나는 일 년 내내 빛을 보지 못한다고 하는데 몇 번째 석상인지 잊어버렸다. 그래도 유명한 석상이니 이 앞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4개의 석상을 보고 나니 아부심벨을 다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입구에 서있는 석상은 우리나라 절에 있는 사천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도 묘하게 닮은 것 같았다.

 
 

작은방에 구멍이 나 있었다. 이 구멍을 통해 작품 사진을 하나 찍어 보았다.

 

이쪽에서 찍어 보고 저쪽에서 찍어 보기도 했다.

 

메인 석상에서 나와 그 옆에 있는 작은 석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곳의 석상에서는 강인한 힘보다는 여성성이 강조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내부는 방금 전에 본 것보다 작았다.

 

여성을 나타내는 조각들을 볼 수 있었다.

 

방금 전 봤던 곳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이곳은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두 곳의 신전을 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신전을 구경한 후 신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는데 크루즈를 볼 수 있었다. 우리도 나일강 크루즈를 신청했는데 여행사에서 일부러 우리 예약을 취소해 버렸다. 그래서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육로로 이동을 해야 했다. 우리는 1인당 50만 원에 나일강 크루즈를 예약했는데 겨울 성수기라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버렸다. 아마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다 생각해서 우리 예약을 취소해 버린 것 같다. 다시 예약하려고 하니 너무 비싸 크루즈 타는 것을 포기했다.

 

고요한 호수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했다. 아침에 그 난리를 친 게 언제였다는 듯이.

 
 
 

마지막으로 신전을 한 번 더 보고 출구로 향했다.

 

아쉽기는 하지만 충분히 즐겼기에 미련 없이 출구로 향했다.

 

캐나다에서 온 부부가 오지 않아서 로컬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런데 커피를 끓이는 도구가 너무 지저분해서 이 커피를 마셔도 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끓인 것이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커피를 마셨다.

 

차를 타기 전 꽃에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다시 아스완을 향해 달렸다.

 
 

시속 12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렸다. 한 번도 쉬지 않고 3시간 만에 아스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지금 자면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숙소 밖으로 나왔다.

 

숙소가 방갈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일강에는 펠루카가 유유자적 가고 있었고 해는 서쪽으로 우아하게 지고 있었다. 이 풍경만 보면 모든 것이 평화로워 보였다.

 
 
 

이집트에서 보는 석양은 색이 짙고 강렬했다.

 

우리는 호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석양이 보이는 방일 수록 방가격이 비쌀 것 같았다.

 
 

해는 조금씩 서쪽으로 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렸다. 고요함 속에 들리는 한국말은 귀에 정확히 꽂혔다. 이 부부는 이집트와 요르단을 여행 중이시라고 했다. 한국 사람을 만난 기념으로 호텔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셨다. 이 부부도 우리와 일정이 비슷해 또다시 만날 것 같았다. 신기하게 후루가다 공항에서 다시 이분들을 만났다.

 
 

이렇게 한국말로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덧 해는 서쪽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 새벽부터 시작된 일정이라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으나 피라미드 다음으로 꼭 한번 봐야 하는 것이 아부심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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