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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을이 왔다. 이번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지 생각했지만 몸이 근질거렸다. 어김없이 어디를 가면 좋을까 숙소를 검색하고 있었다. 

 

이번엔 조금 멀리 숙소를 정했다.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 신안으로 정했다. 신안으로 가는 길 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를 걸쳐서 가기로 했다. 주말이라 차가 밀릴 것 같아서 오늘도 새벽에 집에서 출발했다. 오래간만에 서울 톨게이트를 거쳐서 전라도 지방으로 향했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향했다. 동쪽 하늘은 붉게 물들고 있었다. 잠을 많이 못 자고 출발해서 그런지 정신이 몽롱했다. 지구의 시간은 내 몸 상태와는 달리 어김없이 아침이 오고 있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빨리 벗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쉬지 않고 내리 달렸다. 수도권을 벗어나니 차량도 많이 줄었다. 

 

아침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차가 밀리지 않고 내장산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내장산 톨게이트를 나와 장성 쪽으로 향했다. 이제 아침 공기가 많이 차가웠다. 

 

서울에서 늦게 출발했으면 아마도 가을 단풍을 구경 가는 차량들 때문에 수도권도 못 벗어났을 것 같았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단풍이 우리를 맞이했다. 

 

점점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짙은 단풍을 볼 수 있었다. 아직 백양사에 도착을 하지 않았는데도 입구에서부터 아름다운 단풍이 우리를 맞이했다.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아침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차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온 차량들이 많았다. 

 
 

쌀쌀한 공기를 마시며 백양사로 걸어갔다. 

 

주차장과 연결된 계단을 통해 백양사로 갔다.

 

예전에 왔을 땐 이 길이 사람들로 가득 찼던 기억이 났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길이 한적해서 호젓하게 걷기 좋았다. 

 

간혹 차가 지나기는 했지만 아직 지나는 차들이 많지 않아서 이렇게 차도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간혹 차들이 다니기에 다시 인도로 와서 걸었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인 민박마을이 있었다. 하루 정도 이런 곳에서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혼자 카메라를 들고 걷는 사람이 보였다. 나도 예전에는 저렇게 혼자 잘 다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혼자보다는 아빠랑 둘이 다니는 것이 더 익숙해졌다. 20대 때는 무서운 것도 없이 카메라 하나만 들고 전국을 아니 전 세계를 돌아다녔었다. 

 

새로 산 조리개 값 2.8 렌즈 때문에 인물사진을 찍을 맛이 났다. 어디서 본 것은 있어서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처럼 사진을 찍어 보았다. 

 
 

사진의 결과물을 볼 때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나중에 핸드폰으로 옮겨서 사진을 확인하니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은 것이 많았다. 

 
 
 

사람에 치이지 않다 보니 주차장에서 절까지 올라가는 길이 멀기는 했지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풍이 화려하진 않았다. 그러나 은은하게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은 걸으며 밟을 때마다 바삭바삭 소리를 냈다. 시각적으로도 좋고 청각적으로도 걷는 길이 너무 좋았다. 몇 시간 아니 몇 분 뒤면 인파에 이 고즈넉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시간이 행복했다.

 
 

2022년의 가을은 이 순간뿐이기에 천천히 걸으며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빨리 걸으면 금방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는 게으른 여행자이기에 아주 천천히 백양사 쪽으로 향했다. 

 

하늘이 맑다. 기분도 맑다. 몸은 잠을 못 자서 피곤했지만 맑은 공기가 피곤한 몸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 주었다. 

 

감나무의 꼭대기에는 아직 감이 매달려 있었다. 누구를 위해 저렇게 남겨 놓은 것일까. 

 

감나무를 흔들어 감을 따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그냥 눈으로 구경하는 것이 더 좋았다. 

 
 

예년에도 백양사에 왔었다. 그때는 내장산 1일 투어를 이용해서 왔었다. 단체 투어로 오다 보니 여유가 없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여유였다. 백양사의 단풍만 구경하고 신안으로 이동할 예정이었기에 충분히 이곳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쁜 게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이런 여유로운 여행이 요즘은 더 마음에 끌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백양사로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호수는 단풍이 든 산을 머금고 있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맑은 하늘이 하늘에도 땅에도 있었다. 

 
 
 

주차장에서 백양사로 가는 길이 힘이 들지 않기에 누구나 쉽게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와! 이 맛이 그리워, 이 풍경이 그리워 다시 이곳 백양사로 오게 되었다. 

 
 

이제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들어가는 초입이기에 어떤 나무는 단풍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을 가지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도 단풍이 무성한 나무도 모두 다 이쁘게 보였다. 

 
 

이 나무는 얼마나 이곳을 지키고 있었을까. 나무가 너무 커서 한 화면에 나무의 전체 모습을 다 담기 힘들었다. 

 
 
 
 

백양사로 올라가는 길 만난 또 다른 사진 명소. 물에 반영된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약간의 오르막길을 따라 걸으니 백양사의 최대 포토 스폿이 눈앞에 보였다. 

 
 
 
 

백양사의 단풍과 누각, 그리고 내장산의 모습까지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였다. 

 
 

어떻게 찍으면 잘 찍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내 능력으로 이 아름다운 모습을 다 담아낼 수 있을까. 

 
 
 

때깔 꼬마니 같은 풍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리저리 카메라의 설정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뭔가 2퍼센트 부족한 이 느낌은 무엇인지.

 
 
 

뭔가 아쉽기는 하지만 내 영혼을 갈아 넣는다는 생각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징검다리를 건너 건너편으로 넘어왔다. 이젠 제법 관광객이 많아졌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게으름을 피우며 사진을 찍으며 걷는 사이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백양사로 들어오니 입구에서 구운 가래떡을 팔고 있었다. 이른 시간에 아침을 먹어서 그런가 가래떡을 굽는 구수한 냄새에 위가 요동쳤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가래떡을 먹고 백양사 경내를 구경했다. 

 
 
 

처마끝 매달려 있는 발이 인상 깊었다. 

 
 

햇빛을 가려주는 용도뿐만 아니라 미적으로도 아름다웠다. 기능성과 미를 둘 다 취하고 있었다. 

 
 

절 뒤로 보이는 바위산에서 영업함이 느껴지고 절은 아기자기했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간은 고요했다. 관광객이 다니는 길과 스님들만의 공간은 낮은 나무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뭔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백양사 본당에 들어서니 마음이 경건해졌다. 다른 절에 비해 본당이 웅장하지는 않지만 뒤로 보이는 산과 절이 주는 분위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아직까지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 경내가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절이라는 공간이 주는 경건함이 느껴졌다. 

 

극락보전 뒤에는 아직까지 따지 않은 감들이 매달려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보이는 홍시는 더욱더 주황색 빛을 띠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양사를 나오는 길 뒤를 돌아 보았다. 들어갈 때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백양사를 구경한 후 경내 외부로 나오니 단풍을 보기 위한 수많은 관광객을 볼 수 있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서둘러 왔기 때문에 백양사의 고즈넉함과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백양사 앞 카페에 앉아서 잠시 여유를 느껴보았다. 커피를 주문할까 고민하다 따스한 대추차를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에는 전통차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카페 뒤로 사람들은 분주히 백양사의 단풍을 보기 위해 지나갔다. 

 

실내보다는 역시 실외가 좋은 것 같다. 날이 조금은 쌀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끼기에는 야외 테라스가 좋았다. 

 
 

대추차를 마시고 왔던 길을 되돌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침에 오면서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왜 처음 볼 때는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뒤돌아보면 항상 미처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이 보였다. 인생도 가끔 뒤돌아보면 내가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무엇을 찍어도 작품이 되었다. 눈으로 본 것을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2022년의 가을을 느끼지도 못하고 아쉬움만 남기고 지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내장산 백양사에서 잠시나마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먼 거리를 온 후 백양사 산책길을 걸으니 피곤함이 밀려왔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가벼웠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가을을 느끼기 위해 우리와 반대편으로 걷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평범한 모습이지만 일렬로 걸어가는 그들이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진보다 동영상으로 찍었으면 어떠했을까. 사람들의 모습이 물에 비친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아쉬움이 남아 가끔씩 뒤를 돌아보았다. 이 가을을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이제 백양사에서 다시 신안으로 이동해야 했다. 왜 그렇게 숙소를 멀리 정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최대한 멀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백양사로 가고 오는 산책로 만으로도 충분히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남들보다 서두른 탓에 백양사의 호젓함을 볼 수 있었다. 

 

이제 2시간 이상을 달려서 또다시 이동해야 했지만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떠날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웠다. 2022년의 가을을 뜻깊게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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