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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의 시간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것 같다. 2022년 제주의 여름은 뜨거웠다. 한반도 거의 대부분이 구름에 덮여 있을 때 이곳은 항상 날이 맑았다. 

 
 

더운 날은 한라산 중턱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보내는 것은 어떨까. 날이 맑으니 한라산 정상도 잘 보였다. 살면서 한 번은 저곳에 오르고 싶은데 언제쯤 오를는지. 이 무릎을 가지고 오를 수 있을지 시작도 하기 전에 겁부터 났다. 

 

제주도 녹차밭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오설록 녹차밭일 것이다. 오늘 우리가 방문한 녹차밭은 오설록 녹차밭의 크기에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다원이었다. 녹차 단지가 크기 않기에 광활한 녹차밭을 느낄 수 없지만 방문자가 많지 않아 조용하게 걷기 좋은 곳이었다. 예전 블로그들에는 입장료가 없다고 나온 것 같은데 이곳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다 보니 인당 5,000원의 입장료가 생긴 것 같았다. 아마도 사람들이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쳐 가다 보니 농장주의 입장에서는 손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입장료를 입구에서 받고 있었는데 인당 입장료는 5,000원이고 녹차밭 가운데 있는 다원에서 차를 무료로 마셨다. 예전에는 차를 유료로 마셨다는 글을 읽은 것 같다. 

 

주차장은 위, 아래 두 군데 있었는데 우리는 다원을 걸으며 구경하고 싶어서 아래쪽에 주차를 한 후 걸어서 다원으로 올라갔다. 

 
 

입구에서 다원까지는 살짝 오르막이나 삼나무가 일렬로 심어져 있어서 차를 타고 지나가기보다는 걸으며 삼나무 길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또 이런 길은 걸어봐야 제맛이 아닐까. 날이 더워 차에서 내리는 것이 조금 귀찮기는 했다. 

 

다원을 감싸듯이 나무들이 다원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서귀다원에 서면 날이 맑은 날은 한라산이 바로 보이는 것 같았다. 이날은 날이 너무 좋아서 분화구가 깨끗하게 보였다. 구름이 자욱한 날도 꽤 운치기 있을 것 같았다. 

 
 

날이 너무 더워 온몸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멋진 풍경 때문에 카메라는 쉴 새 없이 셔터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녹차밭만 있다면 얼마나 밋밋할까. 들어서는 입구에 삼나무 길이 있으니 더욱더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차를 타고 이 길을 지나기보다는 걸어서 다원까지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올라가면서 보이는 한라산에 감탄하고 이국적인 느낌의 길에 한 번 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인스타나 블로그에서 보았던 더 멋진 풍경은 서귀다원 안에서 녹차밭을 바라보아야 볼 수 있기에 차를 마시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녹차밭부터 둘러보았다.

 
 
 

가끔씩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오긴 했지만 제주에 온 후로 시원한 바람이 분 날은 없는 것 같다. 역시나 뜨겁고 습했다 오늘은 햇살이 더 강해서 피부가 타들어 갈 것 같았다. 

 
 

무슨 구름이 저렇게 생겼을까. 보는 사람마다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다 다를 것 같았다. 

 

한순간 만들어진 구름이 참으로 신기했다. 누군가 가운뎃손가락을 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저 구름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빠도 신기하신지 사진을 찍으셨다. 

 

신기하게 생긴 구름은 오랫동안 하늘에 떠 있지 못하고 금세 모양이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자연이 만든 작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자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걷다 보니 전망대가 있어서 전망대로 올라가 보았다. 

 
 

전망대에 서니 녹차밭이 시원하게 잘 보였다. 

 

이곳을 일구며 나온 돌들을 쌓은 것일까. 

 

녹차밭이 넓지는 않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녹차밭 사이사이로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약간의 사진 상의 트릭을 사용한다면 녹차밭 사이에 서 있는 것 같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한라산 남쪽 사면의 숲에 숨은 보석처럼 차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녹차밭이다 보니 뜨거운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어야 했다.

 
 
 

일렬로 통일감 있게 뻗어 있는 길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했다. 

 

조금 걸었을 뿐이지만 날이 더워 목이 타서 녹차를 마시기 위해 다실로 들어갔다. 

 

녹차밭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는 다 차서 빈자리에 앉았다. 이곳에 에어컨은 있었지만 손님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창문을 수시로 열어서 그런지 선풍기만 열심히 일을 할 뿐이었다. 

 
 

다기는 미리 비치되어 있었고, 차가든 유리 주전자는 직원에게 받아와야 했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차는 녹차와 황차로 오랜만에 티백 녹차가 아닌 잘 우려진 차를 맛볼 수 있었다. 쓴맛 없이 고소하고 구수한 느낌이 티백과는 차별화된 맛을 나타냈다. 여유롭게 차 한 모금, 풍경 한 번을 보며 쉼을 가지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다. 

 

봄, 가을에 온다면 덥지도 춥지도 않아 좋을 것 같았다.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차 두병을 거의 다 마셨다. 

 
 

화장실은 다실밖에 있었는데 화장실 안은 에어컨을 켜놓아서 이곳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었다. 

 
 

주차장으로 걸어서 내려갔다. 몇몇 차는 입구로 들어오다 입장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 기분이 안 좋은지 차를 돌려 나갔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여유롭게 쉬며 차 한자 마시고 간다고 생각하면 방문하기 좋은 곳 같았다. 

 

짧지만 좋은 추억을 남기고 다음 방문지인 돈내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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