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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미적거리다 점심 무렵 숙소에서 나왔다. 주차장에는 우리처럼 게으른 여행자의 차량만 한두 대 덩그러니 주차되어 있었다. 오늘은 어디 갈까! 오늘도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전날 천지연 폭포로 향하다 봤던 이정표가 생각나서 오늘 첫 번째 코스는 정방폭포로 정했다. 바다로 바로 떨어지는 폭포가 아름다운 곳으로 처음 가는 곳은 아니지만 오늘은 이곳에 마음이 끌렸다. 

 

광복절 연휴라 그런지 정방폭포 주차장에는 차량이 많아서 주차할 곳을 찾기 조금 힘들었다. 

 

65세 이상은 무료이고 성인은 입장료가 2,000원이었다. 정방폭포는 천지연 폭포와는 달리 폭포를 보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표를 사고 매표소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활동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여행자라면 이곳은 여행지에서 빼야 할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다. 계단을 따라 폭포로 향하는데 멀리 폭포가 눈에 들어왔다. 힘차게 떨어지는 두 가닥은 물줄기, 그리고 코발트빛의 물까지. 더운 여름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정방폭포는 가까이서 보는 맛도 좋고 이렇게 내려가는 도중 보이는 절벽과 폭포의 모습도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바다로 바로 흘러드는 폭포이기에 바다와 폭포의 조화에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페로제도에 있는 바다로 떨어지는 강물을 보러 가고 싶은데 언제쯤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오가 되니 날은 무더웠다. 바다에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지만 습했다.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은 끈적거림이 싫었다. 

 
 

경사진 계단을 내려가니 평지 길이 나왔다. 역시 이곳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여행에서 새로움도 좋지만 이제는 이런 익숙함도 너무 좋다. 시간이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과거의 모습을 현재에도 또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폭포로 가기 위해서는 폭포 주변의 바위를 폴짝폴짝 넘어서 가야 했다. 

 

무릎이 안 좋아서 이곳을 지날 때 무지 신경이 쓰였다. 바위가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바위 덩어리가 꽤 크기 때문에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더운 날 시원하고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기만 해도 마음만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포토 스폿 같은 바위 위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폭포 주변이 전부 바위이다 보니 돌들이 열을 받아서 훨씬 더 덥게 느껴졌다. 

 

바위에 기대 사진을 찍으니 따뜻했다. 찜질방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따뜻한 돌 위에서 허리나 어깨 좀 지지고 올 걸 그랬나 보다. 

 

폭포와 함께 사진만 찍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할 때가 많았는데 오늘은 크록스도 신고 왔고 날도 더웠기에 폭포 물이 흐르는 곳으로 갔다.

 
 

발이 물에 닿는 순간 온몸에 전기가 쫘르륵 왔다. 너무 차가웠다. 시원하다를 넘어서는 발이 시리도록 물이 차가웠다. 땡볕을 걷다 마신 얼음 물같이 온몸을 부르르 떨게 했다. 

 

발을 아주 잠깐 담갔을 뿐인데 발이 너무 시려서 오래 물속에 발을 담그지 못했다. 

 
 
 

물이 얼음장같이 차갑기는 했지만 이날 너무 습하고 더웠기에 물 밖으로 나가기 싫었다. 이렇게 날이 더운데 물은 어떻게 이렇게 차가울 수 있을까. 

 
 
 

코발트색의 폭포는 보기만 해도 깊어 보였다. 

 

아이들은 시원한 물을 만나니 신이 나서 물을 튀기며 놀았다. 

 
 
 

물속에 발을 오래 담그니 너무 추워서 물 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오면 찜질방에 온 것 같고, 물에 있으면 냉수탕에 온 것 같은 극과 극의 느낌을 주었다. 

 
 
 

이렇게 더운 날 얼음 물같이 차가운 물이 흐른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물이 너무 차가워서 물에 오래 있지 못하고 잠깐씩 물 밖으로 나와야 했다. 

 

온몸은 땀과 미지근하고 덥고 끈적이는 바람 때문에 끈적끈적했지만 발만은 시원한 물에 담갔다 나오니 보송보송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저 폭포는 쉬지도 않고 끊임없이 물이 떨어지는 것일까.

 
 

발만 물에 담그고 바위에 기대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바람에 물방울이 안경에 튀어서 시야가 가려졌지만 시원했다. 

시리도록 차가웠던 정방폭포의 물을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내려올 때는 편하게 생각 없이 내려왔는데 막상 올라가려고 위를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열심히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았다. 폭포는 힘차게 떨어지고 폭포의 물은 바다로 흘러들었다.

 
 

날이 너무 더워서 정방폭포 주차장 앞에 있는 미술관 옆 카페에서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갔다. 카페도 작은 미술관 같았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한 후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도 미술 작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2층에는 낮고 작은 창문이 일렬로 있었고 창문 위로도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온몸이 끈적거렸는데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 몇 분 있으니 온몸의 끈적임이 많이 사라졌다. 이곳에서 정방폭포에서 찍은 사진을 카메라에서 핸드폰으로 옮겼다. 날이 너무 뜨거워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방폭포 다음에 어디로 가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가본 곳 중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사려니 숲길. 몇 년 전에 가본 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다. 오늘 하루는 레트로 여행인가 보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에너지를 충전한 후 우리는 사려니 숲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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