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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업시티호텔 하버뷰에서 11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4박 5일이라는 시간이 화살과 같이 지나가 버렸다. 제주신라호텔은 체크인이 2시부터였다. 어디서 시간을 보내다 가면 좋을까. 제주 남원에서 중문으로 가는 길에 있는 관광지를 들렀다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정한 곳이 쇠소깍이었다. 한두 번 간 곳이 아니지만 여름에 간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다 가기 딱 좋은 장소라 생각이 되었다. 

 
 

여름휴가 및 연휴다 보니 주차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보니 주변 주차장마다 차가 가득했다. 겨우 차를 주차를 하고 해변을 따라 걸었다. 제주하면 역시 야자수가 아닐까. 제주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야자수인 것 같다. 아마 내가 오래된 사람이라 그런지 제주에서 자라는 야자수만 봐도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전에는 겨울에 시내버스를 타고 이곳에 왔었다. 그래서 쇠소깍 상류에서부터 바다 쪽으로 걸어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바다 쪽에서 쇠소깍 상류 쪽으로 걸어서 갔다. 산책로가 잘되어 있어서 걷는 것은 힘들지 않으나 쇠소깍을 구경하려면 다시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점이 불편했다. 

 

계단을 내려오면 에메랄드, 코발트색을 가진 강이 나왔다. 겨울에 왔을 때는 쇠소깍에서 배를 타는 사람이 없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배를 타고 쇠소깍을 한 바퀴 도는 관광객과 카약을 타고 여유롭게 주변 풍경을 구경하는 사람들 등 겨울보다는 여름이 활기찬 느낌이 들었다. 바닷가 근처이지만 그래도 너무 덥다는 생각은 계속 들었다. 

 
 
 

카약은 내가 직접 노를 저어야 하니 타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는데 돛단배는 그냥 앉아만 있으면 되기에 한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앞으로 돛단배가 지나가는데 빈자리가 없어 보였다. 

 
 
 
 

그래도 이곳의 풍경을 여유롭게 보고 싶으면 역시 카약이 최고인 것 같다. 그런데 구명조끼 입고 노 젓고 하기에 날씨가 너무 더웠다. 태양이 우리를 고사시킬 것 같이 뜨거웠다. 

 

날이 덥기는 했지만 물을 보고 있으면 마음만은 시원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카약과 돛단배를 타기에 우리도 한번 타볼까 싶어서 매표소로 갔다. 매표소로 가는 길에 승선대기소가 있어서 안을 살짝 봤더니 승선대기소는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 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아쉽기는 했지만 그냥 쇠소깍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다시 걸었다.

 

아빠는 바닥에 떨어진 솔방울을 주운 후 인형처럼 가지고 다니셨다. 내 눈에는 잘 안 보이는 것들이 아빠의 시선에는 딱 들어오는 것이 신기했다. 

 

배를 타고 구경할 마음에 부풀었다. 못 타게 되니 뭔가 아쉬워서 마음의 김이 픽하고 새어 나가는 것 같았다. 뭐 언젠가 탈 기회가 또 있을 테니. 

 
 
 

위에서 내려다본 쇠소깍의 물 색깔은 시시각각 조금씩 변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니면 내가 보는 것과 카메라가 보는 색이 다른 것일까. 어쩔 때는 짙은 녹색의 에메랄드 색으로 어쩔 때는 짙푸른 코발트색을 띠었다. 사람들은 신선같이 카약을 타고 쇠소깍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바위 아래 그늘진 곳에는 안전요원들이 쉬고 있었다. 

 

날이 뜨겁고 더워서 걸어 다니기 짜증 나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나뭇잎들이 직사광선을 막아주어서 한결 걷기 수월했다. 

 

산책로 중간중간마다 전망대가 있어서 주변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무 때문에 시야를 많이 가려져서 가끔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쇠소깍을 걷다 보니 일본 규슈에도 이와 비슷한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지명이 생각나지 않았다.

 
 
 
 
 

상류로 올라가던 카약은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아빠는 솔방울을 장난감 삼아 말도 걸고 같이 사진도 계속 찍으셨다. 나보다 솔방울이 더 이쁘다고 계속 들고 다니셨다. 계속 협곡의 상류 쪽으로 걷다 더 걸어봐야 힘만 들 것 같기에 다시 돌아가 기려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른 방식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빠는 전망대로 내려가고 나는 위에서 아래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 위에서 아래로 사진을 찍으니 훨씬 더 쇠소깍의 물색과 주변 풍경, 인물을 같이 담을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사람이 뜸한 틈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사진을 찍었다. 

 

인물의 정면에서 찍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인물도 살리고 주변의 모습도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제주도도 한국이다 보니 별다른 특이한 점이 없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종종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환경을 보면 왜 제주가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고요한 호수에 온 것 같았다. 배를 타고 협곡에서 바라본 모습은 어떨까. 우리는 항상 쇠소깍을 내려다보고 오지만 배를 타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과 푸른 물. 병풍처럼 둘러쳐진 돌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조금 더 날이 시원해지면 한 번쯤 다시 와서 배를 타며 풍류를 즐기고 싶었다.

 
 
 

협곡엔 바람이 불지 않아서 덥고 습했다. 여름 제주 여행에서 습함과 더움은 친구처럼 받아들여야 하나 보다. 

 
 

오늘도 저 멀리 한라산이 보였다. 제주에 와서 매일매일 한라산을 볼 수 있는 것도 복인 것 같았다. 그리고 체력과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자전거 종주였다. 체력을 더 키운 후 몇 년 안에 한번 도전하고 싶다. 

 

쇠소깍의 끝은 해변과 맞닿아 있다. 검은색 해변은 모래가 아닌 작은 돌들이 모래처럼 작아져서 생긴 해변이었다. 모래처럼 작은 알갱이들이 몸에 붙지 않아서 좋았으나 모래가 너무 뜨거웠다. 신발을 신고 겉는데도 열이 그대로 느껴졌다. 

 
 

파도가 치는 해변에서 서핑을 타는 서퍼가 보였다. 시원해 보였다. 부럽기도 하면서 이런 날 저렇게 서핑을 하면 살이 시커멓게 탈 것 같아 보였다. 

 
 

모래사장 위에 서 있기만 하는데도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찜질방에 온 것 같았다. 오히려 쇠소깍 산책길을 걸을 때가 덜 더웠던 것 같다. 

 
 

파도가 시원하게 육지로 밀려왔다. 마음 편하게 물속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곳에서도 우리의 솔방울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해수욕장에 서서 뒤를 돌아보면 쇠소깍의 모습과 한라산의 모습을 둘 다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었다.

 
 

사진기가 색감을 잘 못 잡아내는 것 같다. 너무 구형 사진기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쪽과 바깥쪽의 색이 같은 모자를 양면 모자처럼 만들어 놓았다. 

 
 

보트 선착장 입구에 서서 사진을 찍으니 쇠소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대신 돌이 뜨거워서 땀을 뻘뻘 흘리기는 했지만. 

 
 

다양한 포즈나 구도를 잡으면 꽤 괜찮은 곳 같았다. 미리 어떻게 사진을 찍을지 생각을 하고 찍었으면 더 좋았을 같다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처음으로 산 귤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으니 제주의 느낌이 더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날이 너무 더워 점심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시원한 투썸플레이스로 향했다. 

 
 

안과 밖의 온도는 천국과 지옥 같았다. 안에 들어오니 너무 시원했다.

 
 

이곳에서 사진도 정리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다. 잠깐의 휴식이지만 꿀맛같이 느껴졌다. 

 
 

시원한 곳에 있다 보니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았다. 밖에 나오니 머리가 핑 하니 어지러웠다.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인 제주신라호텔로 향했다. 여행의 마지막 숙소이자 날이어서 기대가 컸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신라호텔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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