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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여행은 언제나 짧은 것 같다. 짧은 여행이지만 그만큼 삶의 리프레시도 강한 것 같다. 긴 여행도 좋지만 주말에 즐기는 짧은 여행이 오히려 더 행복할 때가 있다.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 어디를 가야 할까 방황을 했다. 이순신 광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여수당 앞에는 아침부터 벌써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아침부터 화창했다. 열차 시간까지는 세 시간 정도 남았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일단 이순신 광장으로 걸어갔다. 정오 전이지만 광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였다. 샤워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옷은 다 젖어 있었다.

 

파란 하늘로 보이는 구름들, 오늘따라 바다가 더 푸르게 보였다.

 

아름다운 바다로 풍덩하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걸어 다니기에 날씨가 너무 더웠다.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유람선은 유유히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고 있었다.

 

배에는 관광객이 많이 있었다. 배의 갑판은 얼마나 더울까!

 
 
 

기차 출발 시간까지는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 무엇을 해야 할까. 3~4시간 무엇을 하기에 가기엔 애매한 시간인 것 같다. 이럴 땐 애매한 체크아웃 시간이 너무 싫었다. 자차로 왔으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다 보니 제약사항이 많았다.

 
 
 

너무 더워서 더 이상 걷다가는 쓰러질 것 같아서 전날 보았던 카페로 들어왔다. 투썸플레이스 2층으로 올라와 앉았다. 2층에서 내려다보는 여수의 풍경은 그림 같았다. 역시 몸이 편해야 보이는 풍경도 아름다운 것 같다.

 
 

에어컨 바람 때문에 시원했지만 통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뜨거웠다. 그래도 창가 좌석은 포기할 수 없었기에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창가에 앉아 있었다.

 

멍하게 케이블카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차 탑승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남겨두고 택시를 타고 여수엑스포역으로 이동했다. 시내에서 역까지는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날 아빠가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셨던 엑스포역 앞에 있는 조형물과 사진을 찍었다.

 

조형물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음식점들이 있었다. 배도 고프기도 했고 서울에 도착하면 6시가 되기에 늦었지만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기차를 탑승하면 좋을 것 같았다.

 
 
 

건물 안 다른 조형물이 꽤 인상적이었다. 바다로 놀러 가는 가족들. 가족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출근하는 길도 매일매일 이렇게 가벼우면 좋을 것 같다.

 
 
 

평소에 좋아하던 돈까스보다 이날은 짜장면과 탕수육에 끌려 중국집으로 들어갔다. 세트메뉴로 주문했더니 짜장면, 탕수육, 짬뽕이 나왔다. 기차 탑승 전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기차 탑승 시간이 거의 다 되어 플랫폼으로 갔다. 우리가 타려는 기차는 서울역까지 운행되는 기차였다. 순천-구례구-남원-전주-익산-공주-오송-광명을 지나 서울역까지 가는 기차로 대부분의 기차가 용산으로 가는 반면 이 기차의 종착지는 서울역이라 신기했다.

 

오른쪽에는 산천이 왼쪽에는 유럽산 KTX가 정차해 있었다.

 
 

KTX4번 열차로 초창기에 들어온 기차 같아 보였다.

 
 
 

기관차 포함해 총 20량의 기차는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이렇게 긴 열차가 시속 300킬로미터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KTX 산천보다 상어를 닮은 구형 KTX가 더 정감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천에 비해 앞뒤 간격이 좁은 것 같지만 내부 디자인은 아늑해서 산천보다 구형 KTX가 훨씬 더 좋았다.

 
 
 
 

역시 KTX 일반 석은 자리가 좁은 것 같다. 내가 덩치가 크다 보니 아빠랑 둘이 앉으니 자리가 꽉 차버렸다. 다음엔 특실 예약을 해야 할 것 같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다. 갑자기 예매한 표라서 좌석이 역방향밖에 없었다. 표를 살 때는 역방향인지도 모르고 예매했는데 기차를 탑승하고 난 뒤에 역방향인지 알게 되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기차는 역을 빠져나오니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익산까지는 고속선이 아니기에 일반 열차의 속도로 철로를 달렸다.

 
 

순간순간 옆으로 지나가는 열차 때문에 깜짝깜짝 놀랐다.

 
 
 

순천을 지난 기차는 지리산 자락을 끼고 북으로 달렸다. 천천히 가도 기분 좋은 길이었다.

 
 
 

지리산 자락을 나온 기차는 전주를 지나면서 넓은 평야를 만났다. 시원시원한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익산에서 고속선에 진입한 기차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속도가 증가할 때마다 느껴지는 기차의 진동과 바람 소리.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역방향의 좌석이라 조금 어질어질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이 속도감이 너무 좋았다.

 
 

기차는 오송역에 가까워져 오니 다시 속도가 줄기 시작했다. 오송 드리프트를 지나면서 기차는 경부선 본선과 합류되고 있었다.

 
 
 

경부선에 진입하려고 하니 다른 열차가 우리보다 먼저 빠른 속도로 오송역을 지나고 있었다.

 

경부선 본선에 진입한 기차는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기차는 광명역에 도착해 많은 승객들을 내려주었다.

 
 

다시 기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강을 지나 서울역에 진입하기 전 남영역 부근부터 서행을 하기 시작했다.

 
 

여수에서 서울까지 세 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익산까지는 고속선이라 한 시간 반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나머지 구간은 일반 선로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고속철과 일반 철로를 둘 다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라 기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만한 노선 같았다.

역시 여행의 마무리는 서울역에서 내려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기차의 시작과 끝이 있는 곳에서 짧은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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