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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이라 많이 설레었다. 갑자기 떠난 여행이라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 숙소도 급하게 알아보고 계획도 없었다. 그냥 기차 타고 멀리 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가고 싶었던 숙소도 만실이라 저렴한 숙소로 예약을 했다. 6월 한 달간 코레일에서 다른 여행사와 제휴해서 기차표와 여행상품을 같이 구매하면 기차표가 반값이었다. 우리는 왕복 KTX 티켓과 여수 미남크루즈를 예약했다. 크루즈 예약할 때 날짜를 지정해서 다 된 건가 생각했는데 다시 여행사에서 보내준 링크로 들어가서 미남크루즈를 예약했어야 했는데 스팸문자라 생각해서 링크를 누르고 예약을 다시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부랴부랴 예약을 하려고 하니 야경투어는 매진이라 웹투어로 전화해 사정을 이야기하고 미남크루즈는 취소했다.

 
 

어찌 되었든 여수행 기차를 타기 위해 용산역으로 왔다. 여수 갈 때는 주로 비행기나 승용차를 타고 가다 보니 용산역은 오랜만이었다. 서울역만큼 산뜻한 느낌은 덜하지만 카카오 프렌즈 숍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오전 기차는 모두 매진이라 12시 열차로 예약을 했다. 갑자기 중부지방은 비가 내리려고 해서 날도 습하고 더웠다.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어나 기차역에 오니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생각났다. 역에 있기에 들어간 커피숍의 커피 맛과 향이 너무 좋았다. 다음에도 한 번 더 가고 싶었다.

 

앱으로 기차 플랫폼을 확인한 후 다시 한번 던 전광판으로 확인 후 기차를 타기 위해 내려갔다.

 
 

전광판에는 목포행과 여수행 기차가 같은 플랫폼에 같은 시간으로 나오기에 의아했다. KTX산천 두대가 연결되어 익산까지 같이 간 후 분리되에 한 대는 호남선을 계속 따라서 다른 한 대는 전라선을 따라갔다.

 

유럽이나 일본에서 이런 형태의 목적지가 다른 중련 연결을 많이 보았는데 한국에서 보니 신기했다. 우리가 타는 열차 등록번호도 119였다.

 

산천어처럼 생긴 열차의 주둥이가 서로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진짜 물고기 두 마리가 뽀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중련으로 연결되었기에 탑승하는 승객이 많았다. 작년에 KTX 이음을 타본 후 아마도 처음 타는 기차 같았다. 산천은 예전에 타보고 좌석이 불편해서 좋은 기억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방향 좌석이 없기에 그 점은 좋았다. 여수에서 올 때는 역방향을 타고 왔지만.

 

저상 홈이라 탑승을 위해서는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최근에 나온 이음은 저상과 고상홈에서 둘 다 사용하는 점이 좋고, 그리고 이음이 다니는 노선의 경우는 대부분 고상홈이라 짐을 가지고 기차에 타고 내릴 때 편했다.

 
 
 

기차가 뭐가 되었든 오랜만에 기차를 탄다는 것에 설레었다.

 

다른 승객들이 오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KTX 매거진의 앞뒤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앞뒤 모두 사진으로 되어 있어서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구분이 모호했지만 이점이 마음에 들었다.

 
 

기차 안에 들어와 앉으니 시원했다. 기차는 서서히 용산역을 출발했다. 드디어 떠나나 보다.

 
 

한강을 지나고 경부선을 따라 달리던 기차는 지하터널로 진입하니 첫 번째 역인 광명역에 도착했다. 용산에서보다 많은 승객들이 광명에서 탔다. 그리고 다시 기차는 도시 외곽으로 나오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서해안고속도로도 지나고 지하철 4호선과 선로가 교차하며 지났다.

 

어느덧 기차는 조금씩 진동을 하고 휙휙 소리가 났다. 속도는 280킬로미터를 왔다 갔다 했다.

 
 

천안아산을 지났다. 또 이곳에서 많은 승객이 내리고 탔다.

 
 

오송을 지난 후 우리 기차는 경부선에서 분리되어 나와 오송 드리프트라 불리는 구간을 지났다. 한쪽에는 일자로 뻗은 경부선이 보였고 우리는 굽이가 큰 고가구간을지나고 있었다.

 

호남선에 들어선 후 속도를 내던 기차는 밤꽃 나무 가득한 공주 역에서 정차를 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에 만들어진 공주 역을 보니 이런 곳에 왜 기차역을 세웠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공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여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역.

 

공주 역을 나온 기차는 다시 가속을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게 느껴졌다.

 
 

드디어 시속 300킬로미터에 도달했다. 평야라 그런지 기차는 시원하게 속도를 내는 것 같았다. 푸른 들판 사이를 달리고 있으니 마음도 시원했다.

 
 

시속 300킬로미터로 달리니 익산까지 금방 와버렸다. 익산에서 앞 열차와 우리 열차를 분리했다. 우리는 익산에서부터는 고속철로가 아닌 일반 선로를 이용하기에 서행을 했다. 익산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는데 이제 익산에서 여수까지 한 시간 반을 더 가야 했다.

 
 
 

모가 심어진 들을 보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기차가 지리산 쪽으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이런 광활한 들판이 계속 보였다.

 
 

들판의 끝을 알 수 없었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것만 보일 뿐이었다.

 
 
 

전주역을 지나 우리는 계속해서 남으로 향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더 날씨가 좋았다.

 
 

이제는 들판이 아닌 산과 강만이 보였다.

 

춘향이의 고장 남원을 지났다.

 
 

화장실에 갔다 오면서 둥근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여수가 멀긴 먼 것 같다. 아직도 더 가야 하니.

 
 

곡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영화가 먼저 생각난다. 장엄한 태백산맥이 보이고 섬진강이 우리를 따라 흘렀다.

 
 

예전 전라선 철길이 보였다. 2000년 초반에는 여수에 가려면 6시간이 걸렸었다. 그래도 KTX 때문에 반절밖에 걸리지 않으니 더 좋아져야 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때만큼의 설렘과 낭만은 없어진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이 편하고 좋지만.

 
 

무슨 하늘이 이렇게 파란지. 중부지방은 날씨가 흐린데 이곳은 살이 탈 정도로 햇살이 뜨거웠다.

 

기차는 경전선과 전라선이 교차하는 순천에 도착했다.

 
 

역시 큰 도시라 기차의 대부분 승객이 내렸다.

 
 

빈 좌석이 많이 보였다. 우린 이제 조금 더 남으로 내려가면 되었다.

 

순천에서 여수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여수공항 근처를 지날 땐 이륙하는 비행기를 보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여수에 내리니 뜨거웠다. 남도는 벌써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여수역이 종착역이다 보니 한참을 걸어서 역으로 갈 수 있었다.

 

플랫폼 양옆에는 기차가 서있는 모습에서 유럽의 향기가 느껴졌다.

 
 

여수역 앞에서 사진을 찍고 너무 덥기에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https://youtu.be/ZneWyHySN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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