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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토루아에서 저녁시간을 보낸 후 아침이 되었다. 오늘 오전에는 로토루아 주변을 구경한 후, 오후에는 타우포 호수로 이동하였다. 로토루아에서 타우포까지는 대략 100키로미터가 되지 않아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았다. 아마 중간중간 쉬다 가면 2~3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았다.

레인보우 스프링 자연공원, 로토루아

 

로토루아에서 구경할 만한 곳은 2군데 있었다. 하나는 키위새를 볼 수 있는 레인보우 스프링스이고 다른 하나는 화산활동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와카레와레와라는 곳이 있었다. 이곳은 마오리족이 살고 있는 화산 마을로서 시간마다 뿜어져 오는 간혈천이 인상적이였다. 일단 숙소에서 가까우 레인보우 스프링스부터 갔다. 뉴질랜드 어디를 가나 주차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 특히 이렇게 시골지역으로 오면 어디가나 주차공간이 널널했다. 그러나 웰링턴이나 오클랜드, 더니든, 퀸즈타운 같은 대도시로 가면 주차가 가장 큰 걱정이였다. 다행히 시골지역을 주로 돌아다녔기에 크게 주차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레인보우 스프링스는 수목원 같았다. 숲이 울창하게 자란게 정글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쥬라기시대 원시 자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속에서 놀고 있는 물고기들은 골롬이 와서 낚시를 할 것 같았다.

 

 

숲이 너무 울창해서 한여름의 강렬한 태양 빛을 나무들이 막아 주었다. 시원하면서도 습했다.

 

 

뉴질랜드 어디가나 쉽게 볼 수 있는 고사리 나무를 보았다. 저런 고사리가 죽어 오랜시간이 지나야 석탄이 되나 보다. 우리가 마트에서 사먹는 고사리가지고는 석탄은 커녕 음식물 쓰레기만 생기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이런 고사리의 모습을 한번 보면 왜 이 고사리들이 썩어서 석탄이 되는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보였다.

 

 

자연상태에서 동물들도 만날 수 있어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힐링의 시간으로 좋을 것 같았다. 특히 동물과 식물을 좋아하시는 아빠는 신기한 식물을 보시랴, 동물들을 유혹하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숲이 너무 무성하다 보니 나같은 쫄보들은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아침시간이라 관광객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도 않았다. 숲 속에서 새가 부시럭 거릴 때마다 얼마나 심장을 쫄였던지, 아무튼 숲 속을 걷고 있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가끔씩 부시럭거리는 소리는 너무 무서웠다.

 

 

오래전 뉴질랜드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고 본적 없는 동물들이 있었나 보다. 걷다 보니 타조같이 생긴 동물의 동상이 서있었다. 두발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공룡같기도 하고 생김새는 타조같아 보였다. 아마 영화 업에 나오는 그런 새가 아닐까?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이런 동물들인 이제 동물원이나 아니면 책에서 봐야하는 동물들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새장 안에는 발톱이 날카로운 앵무새들이 철창에 붙어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세웠다. 멀리서 보면 귀여운 새이지만 부리도 날카롭고, 특히 발톱이 날카로운 동물이였다.

 

 

 

우리를 통해 물 속을 볼 수 있었다. 물이 차가운지 유리에는 이슬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진짜 통통한 물고기들이 유유히 연못을 수영하고, 오리들은 무엇을 찾는지 연신 머리를 물 속으로 쳐박았다.

 

물고기의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아빠가 키우는 구피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컸다. 이런 물고기는 맛이 있을까? 아빠는 지나가는 물고기들에게 애정을 보여주었으나, 물고기는 그런 마음은 무시하고 그냥 지나갔다.

 

이렇게 넓은 곳에서 참 사람보기 힘들었다. 분명히 입장할 때 주차장에 몇 대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사람들은 다 어디있을까? 뉴질랜드를 여행하며 차를 타고 갈 때는 사람을 보는 것이 지나가다 소를 보는 것보다 적었다. 관광지나 도시에 와야 사람들이 조금 보일 뿐이였다. 운전할 때는 지나가다 보이는 소가 사람 수보다 많은 것 같았다.

 

온실 안에서 자라는 파충류들도 보았다.

 

그리고 이 메뚜기들은 뭐하고 있는 것일까? 언제 떨어지나 궁금해서 한참을 쳐다 보다 우리가 포기하고 자리를 떴다.

 

 

직원분이 작은 파충류를 손에 얹어 놓고 사람들에게 구경을 시켜주었다. 아이들은 느낌이 궁금한지 손으로 만져보았다.

 

 

그리고 이 곳에 온 가장 큰 이유는 키위새를 보기 위해서였다. 뉴질랜드에는 세가지의 키위가 있는데, 한가지는 과일 키위, 다른 한가지는 키위새, 마지막으로 뉴질랜드 사람들을 속된 말로 키위라 부른다. 그래서 세가지 키위가 있는데, 그중 한가지인 키위새를 보기 위해서 이곳에 왔다. 키위새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이제는 멸종되어 가는 새라고 한다. 그래서 쉽게 뉴질랜드 야생에서 이제는 보기 어려운 새가 되었다.

 

계속 걷기만 했더니 힘들어 조금 쉬었다 갔다.

 

물소리도 듣고 커피도 한잔 마시며 잠시 쉬니 살 것 같았다. 아무리 수풀이 우거져 시원하다고 해도 여름은 여름인 것 같다.

 

 

드디어 키위새를 볼 수 있는 건물로 왔다. 키위새는 날지 못하는 새로 긴부리로 땅 속의 벌레 등을 먹는다고 한다. 크기는 엄청 작은 편이다.

 

 

지금은 보호종이라 쉽게 만나기 힘들고 특별히 이렇게 보호하는 곳에서나 볼 수 있다. 들어가니 키위새 박제가 있었다. 몸크기에 비해 알이 엄청 큰 것 같았다. 그리고 키위새를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키위새는 야행성이라 실내를 전반적으로 어둡게 해놓았다. 운이 좋아서 다행히 살아 움직이는 키위새를 아주 잠깐 볼 수 있었다.

 

키위새를 보고 나오니 사람들의 소리로 시끌시끌해서 그곳으로 가보았다. 새공연이 있었다.

 

 

가장 인기 있던 동물은 앵무새였다. 이것저것 잔재주를 부리고 있었다. 쟤들도 먹고 살기 참 힘든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작은 기쁨이였다. 이렇게 레인보우 스프링스를 구경한 후 근처에 있는 마오리족이 사는 와카레와레와 지열 마을로 향했다.

와카레와레와 지열 마을 간혈천, 로토루아

 

정오에 가까워져 오니 정말 뜨거웠다. 대신 미세먼지 없는 하늘과 공기는 너무 좋았다. 차로 몇 분거리에 지열마을이 있었다.

 

 

입장권을 산 후 입구까지 걸어 갔다. 말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다리가 있었다. 누군가 다리 아래 물에서 시원하게 놀고 있었다.

 

땅 곳곳에서 연기가 났다. 일본 여행갔을 때가 생각났다. 일본 뉴질랜드 전부 불의 고리 안의 있는 곳으로 지금도 수시로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지역 중 하나이다. 특히 북섬은 화산과 관련된 관광지가 몇 군데 있었다.

 

사람이 들어가 다치지 않도록 위험한 곳은 펜스가 둘러져 있었다. 아주 옛날엔 이곳이 얼마나 신성하게 여겼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땅에서 끊임없이 연기가 나오고, 또 시간마다 주기적으로 물이 뿜어져 나오니 과학이 발달하지 않던 시절에는 이곳이 신성시 되었을 것 같았다.

 

 

화산활동으로 인해 지표면의 물은 일반적인 물색이 아닌 푸른색을 띠었고, 곳곳에서 주황색이나 갈색 등의 색을 띤 흙이나 돌을 볼 수 있었다.

 

 

 

저 물은 얼마나 뜨거운 것일까? 겨울이 아닌데 물 위로 저렇게 수증기가 자욱하게 보일 정도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떨어지는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마을이 꽤 컸다. 마을 안과 주변으로 화산활동을 볼 수 있었다. 이 사람들은 무섭지 않을까? 매일 보면 적응이 되서 괜찮은 것일까? 아무튼 연기가 부글부글 나오고 옆에서는 간혈천이 빵빵 터지는 곳에 사는 마오리족 사람들도 대단한 것 같았다.

 

마을엔 관광객을 위한 상점도 있고 거주하는 사람도 있었다.

 

간혈천을 보기 위해 조금 마을 위쪽으로 올라갔다.

 

저 멀리서 연기가 모락모락 났다. 그러더니 한순간 물기둥이 솟아 올랐다.

 

한순간 물기둥이 힘차게 솟아 오르더니 또 다시 사그라들었다.

 

사그라들면 기다렸다 다시 사진을 찍었다. 그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기에 순간을 놓치면 다시 자리에 앉아서 간혈천이 터질 때까지 기다렸다.

 

 

같은 자리에 서서 간혈천이 터지기를 몇 번을 기다렸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진짜 땅 위를 흐르는 용암을 보고 싶은데, 딱히 그럴 일이 없어서 이렇게 나마 화산활동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간혈천이 솟아 오를 땐 얼마나 기분이 좋고 짜릿하던지. 이번엔 얼마나 높게 솟아 오를지 궁금해서 계속 시선을 간혈천에 고정시킨 채 물기둥을 바라보았다.

 

마우리족의 공연이 있어서 시간에 맞춰서 마을의 공연장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다리 아래에서 놀던 사람들이 그냥 노는 것이 아니였다. 다리 위에서 물로 점프를 했다. 진짜 나같으면 뛰면서 오줌을 지릴 것 같은데, 점프점프라고 밑에서 말을 하니 그냥 단번에 멋지게 물로 뛰어 들었다. 한두번 해본 것이 아닌 것 같다. 이것이 진정한 리얼 번지 점프 같아 보였다.

 

 

공연장 앞에서 마우리족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공연은 우렁찬 목소리로 시작되었다. 뭐라고 하는지, 아마 자신들의 언어로 말을 하는 것 같다. 옆에서 영어로 설명을 해주니 열심히 듣기 평가를 하듯이 들은 후 아빠에게 짧게 설명해 주었다. 나중엔 내가 정신이 없어서 그냥 대충 크게크게 설명했다.

 

 

마오리족의 공연을 본 후 우리는 100키로미터 떨어진 타우포로 떠났다.

 

100키로미터면 대강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거리이지만 여기는 전부 국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운전할 때보다 2배 이상 잡아야 했다. 타우포로 가는 길에 볼거리가 뭐가 있나 검색을 해보았으나 딱히 뭐가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풍경이 멋진 곳에서 잠깐씩 쉬었다 가면서 타우포로 향했다.

A. 레인보우 스프링스 자연공원 192 Fairy Springs Road, Fairy Springs, Rotorua 3015 뉴질랜드

B. Whakarewarewa - The Living Maori Village 17 Tryon Street, Whakarewarewa, Rotorua 301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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