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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시내에 도착했다. 숙소는 스카이 타워 근처에 있는 서프 앤 스노우 백팩커스 호스텔이였다. 오클랜드 숙박비가 미친듯이 비쌌기에 최대한 저렴한 곳으로 잡다보니 호스텔로 숙소를 예약했다. 원래는 화장실이 있는 방으로 예약했는데 방이 없어서 더블룸인데 공용화장실과 샤워실을 사용하라고 한다. 관리하는 직원이 한국인이였는데,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돈을 더 내고 화장실 달린 방을 예약했는데 말이 되냐고 따지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완전 어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쪽 지리도 모르고 아는게 없으니 우리가 약자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기분이 나빴지만 어쩔 수 없이 화장실 없는 방으로 갔다. 대신 무선인터넷을 추가로 더 사용하게 해준다고 했다. 보통 다른 나라의 호스텔은 무선 인터넷의 경우는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했는데, 이곳은 한명당 이용할 수 있는 용량이 정해져 있고, 필요하면 리셉션에서 돈을 주고 아이디와 비번을 매번 받아야 했다. 침대는 쿠션이 없어서 침대라고 볼 수 없었다. 아무튼 저렴해서 왔는데 기분도 저렴해져 버렸다.

 

기분이 안 좋아서 힘들었지만 숙소에서 대강 씻고 밖으로 나왔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에 왔는데 흥이 많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숙소에서 가까운 항구로 왔다.

 

 

항구에서 다운타운 방면을 바라보니 도심의 스카이 라인이 보이고 오클랜드의 상징 스카이 타워가 보였다.

 

 

날이 흐렸지만, 공기도 깨끗하고 도시가 녹색 빛을 띠는 것 같았다. 사람들도 서두르는 것 없이 여유로워 보였다.

 

 

 

예전에도 지금도 항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항구의 일부분을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문화공간이나 산책할 수 있는 시설들로 만들어 놓았다.

 

항구를 걸으며 쳐진 마음을 달래 보았다. 예전에는 이곳에 기차도 다녔었나 보다. 바닥에는 철로가 깔려 있었다. 기찻길을 철거하기 보다는 이렇게 놔두니 이것도 볼거리가 되는 것 같다.

 

 

월요일이었던 것 같다. 도심이지만 서울과 같은 번잡함은 느낄 수 없었다. 도시를 걷다보면 녹색의 공간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래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 뉴질랜드로 이민을 많이 오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를 걷다보면 영국인들이 만든 것 같은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간간히 영국식 건물도 보였고, 홍콩처럼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초고층 빌딩은 아니지만, 나름 오클랜드에서 높은 건물 같아 보였다. 생각해보니 홍콩, 뉴질랜드, 호주 전부 과거에 영국의 식민지였다.

 

 

밤새 비행기를 타고 왔더니 피곤해서 일찍 호스텔어 들어가서 쉬었다. 그러다 잠이 들었고, 깨보니 저녁이였다. 1월은 뉴질랜드의 여름이였고, 해는 저녁 9시가 넘어야 조금씩 어두운 기운이 하늘을 덮었다. 며칠 뒤 차를 타고 남섬으로 넘어가니 해가 저녁 10시가 넘어서 까지 하늘에 떠있었다. 말로만 듣던 백야 같았다.

 

 

밤이 되니 길에는 사람이 낮보다 더 없었다. 낮에는 그래도 근처에 일하는 회사원들로 거리가 분주했지만 퇴근시간이 지나니 큰 거리는 몇몇 관광객들만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은 거리를 걷고 있으니 도시엔 우리만 있는 것 같았다.

 

낮에 즐기지 못한 오클랜드를 저녁이 되서야 느끼고 즐길 수 있었

 

시차가 3시간 밖에 되지 않지만 아직까지 내몸은 한국에 시간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호스텔 키친에서 대강 아침을 해먹고 밖으로 나왔다. 잠을 자긴 했는데 누가 나를 밤새 두들겨 팬 것 같이 온몸이 쑤셨다.

 

오늘은 걸어서 에덴 분화구까지 갈 생각이였다. 가는 길에 볼만한 곳이 있으면 잠깐씩 들렸다 갔다.

 

숙소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갔다. 근데 나무 사이즈가 보통의 공원과는 달랐다. 도심 안 공원에 이런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반지의 제왕을 찍은 나라 답게 나무의 스케일도 남달랐다. 나무정령이 살아서 움직일 것 같았다.

 

나무 옆에 서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진짜 사람이 한없이 작아 보였다. 아이들도 나무에 오르고 내리면서 자연을 벗삼아 놀고 있었다.

 

 

공원의 다른 곳으로 가니 또 다른 나무정령들이 있었다.

 

곰돌이 푸가 살 것 같은 나무도 있었다. 나무 안에 직을 짓고 살아도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공원의 한쪽은 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잔디에 들어가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우린 여행 온 이순간도 너무나 바쁘게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무들만 구경해도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알버트 공원 옆은 오클랜드 대학이였다. 이곳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해서 오클랜드 대학에 가보았다.

 

대학에 담장이 없는 것이 신기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수업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로 학교 이곳저곳은활기찼다.

 

대학 부속 건물은 이동네 이곳저곳 흩어져 있었다.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캠퍼스 구조였다.

 

대학 구경이 아닌 산책삼아서 캠퍼스를 걷기 좋았다. 나도 이런 곳에서 한 이삼년 유학와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영어도 쑥쑥 늘고 공부에도 집중이 잘될 것 같았다.

 

 

걷다 다리가 아프면 잠쉬 쉬면서 벤치에 앉아서 간식을 먹었다.

 

걷다보니 또 유럽풍의 건물이 보였다. 간간히 보이는 유럽식 건물들이 어색해 보였다. 단지 과거 영국의 통치를 받았다는 것을 건물을 통해서 알 수 있었을 뿐이였다.

 

 

오클랜드 대학을 나와 고속도로 같은 곳을 지나 오클랜드 도메인(도멩)으로 갔다. 마운트 에덴으로 가던 길에 있기에 공원을 질러서 갔다

 

찻길을 건널 땐 저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빨리 바뀌었던 것 같다.

 

이렇게 나무가 크고 무성한 곳에 사람이 많지 않으니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다.

 

나무도 많고 곳곳에 꽃도 피어 있고, 아빠는 많이 걸어서 힘드실 텐데 꽃과 나무를 보니 저절로 기운이 나신다고 하셨다.

 

 

도심 안에 이렇게 큰 공원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거기서 자라는 식물들의 규모도 상상 이상이였다. 무슨 쥬라기 공원에나 나오는 식물들 같았다.

 

 

 

뉴질랜드의 상징인 고사리 나무도 보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사리와는 차원이 달랐다. 어릴적 고사리가 죽으면 화석이 되서 석탄이 된다고 들었는데, 한국에서 자라는 고사리만 봤을 땐 이게 고사리가 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 고사리를 보니 드디어 이해가 되었다. 차를 타고 지방을 달리다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고사리 나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잔디밭에는 오리가 사람들도 무서워 하지 않고 놀고 있었다.

 

동물도 좋아하는 아빠는 발걸음을 멈추고 동물들에게 말을 걸었다. 난 한국말로 말하닌까 동물들이 못 알아 듣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곳의 식물들은 진짜 사이즈 면에서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었다.

 

 

 

잠시 잔디에 앉아서 쉬었다. 그리고 또 걸었다.

 

이상한 공장지대(?) 같은 곳을 지나 마운트 에덴에 도착했다.

 

 

입구에 도착하니 계단이 우리를 반겼다.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섬들은 모습이 달랐다. 북섬에서는 화산활동의 결과 만들어진 자연을 볼 수 있었고, 남섬은 빙하, 피오르드 같은 자연환경을 볼 수 있었다. 북섬은 북섬대로 매력이 있고, 남섬은 남섬대로 아름다웠다.

 

가파르지 않은 등산이였다. 마운튼 에덴은, 제주도 산굼부리 같은 곳으로 예전에 분화를 했던 기생화산 같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오르는 길에 보이는 주변 풀들이 이국적이였다.

 

 

중간쯤 올라와 주변을 보니 오클랜드의 모습이 보였다.

 

 

제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집만 서양식이라고 해야할까? 아무튼 제주도에 있는 오름에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정상에 오르니 움푹 들어간 분화구를 볼 수 있었다.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기에 분화구는 풀로 덮혀 있었다.

 

 

 

그래도 뭔가 해낸 것 같은 뿌듯함이 온몸을 감쌌다.

 

 

 

오늘 하루 이곳에 오려고 걸어 왔는데, 오늘 여행의 목표치를 채운 것 같아서 뿌듯했다.

 

 

두껍게 깔린 구름 사이로 아주 조금 하늘이 보였다. 너무나 파란하늘이었다.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를 하늘에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이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갔다. 올때는 설레여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걸었지만, 돌아가는 길에는 피로감이 몰려왔다.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걸어 갔다.

 

숙소에 들어오기 전 마트에서 소고기를 샀다. 뉴질랜드에 왔으니 소고기는 한번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뚜벅이로 여행하다 보니 멀리 가지는 못하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만 다녀왔다. 다음 날에는 영화 호빗을 찍은 호빗톤을 갈 예정이었다.

A. Surf 'N' Snow Backpackers Albert Street 102 Albert Street, Auckland CBD, Auckland 1010 뉴질랜드

B. Viaduct Basin 뉴질랜드 1010 오클랜드 오클랜드 CBD 비아덕 베이슨

C. Albert Park Albert Park, Auckland 1010 뉴질랜드

D. Auckland Domain Auckland Domain, Auckland 1010 뉴질랜드

E. 에덴 산 도메인 250 Mount Eden Road, Mount Eden, Auckland 1024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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