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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오클랜드 시내관광을 하고 다른 하루는 오클랜드 근교여행을 다녀왔다. 뉴질랜드에 온다면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 호빗톤이다. 영화 호빗의 촬영지로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이 영화 속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뉴질랜드 여행시 꼭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으로 입장료도 비싸고 마타마타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만족감이 크다는 평이 많았다.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을 통해 오클랜드와 호빗톤이 있는 마타마타까지 가는 버스표를 예약해 두었다. 그리고 호빗톤 입장권도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예약해 두었다. 아침 일찍 밥을 먹고 마타마타로 가기 위해 숙소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1월이였지만 계절은 여름이라 아침 8시가 못된 시간이였지만 주변은 환했다.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오피스에서 체크인을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는 로토루아까지 가는 버스인가 보다. 우리는 마타마타에서 내리면 되었다.

 

앞에서 풍경을 보고 싶어서 좌석은 앞자리로 예약했다. 오클랜드를 벗어나니 바로 초원이 펼쳐졌다.

 

오클랜드에서 해밀턴까지는 고속도로가 있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한국의 고속도로보다는 못하기는 하지만, 아마 뉴질랜드 유일의 고속도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부터는 차를 빌려서 여행을 했다. 오클랜드를 벗어나 해밀턴까지는 고속도로가 있지만, 이곳을 벗어난 이후로는 고속도로를 본 적이 없었다. 전부 국도 뿐이였다. 그리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뉴질랜드를 보러 오기 때문일까, 뉴질랜드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터널을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동하는 시간이 같은 100키로미터를 가도 한국보다 2배 정도 길게는 3~4배 더 걸렸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을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저절로 되었다. 한국은 지금 겨울로, 항상 우중충한 하늘을 보이고 있는데, 지구 반대편으로 오니 이곳의 하늘은 정반대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버스는 국도를 달렸다. 우리도 내일 이런 길로 여행을 해야 하기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국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들판을 달렸다. 끝을 알 수 없는 길이 계속 나왔다. 사람은 볼 수 없고 길가에 있는 소가 내가 볼 수 있는 도로 위의 생명체였다.

 

오클랜드에서 마타마타까지는 두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버스는 우리를 마타마타 관광안내센터에 내려 주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관광안내센터의 외관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아직 호빗톤에 가지도 않았는데, 영화 호빗에 나왔을 법한 관광안내센터의 외관에 벌써 호빗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호빗톤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세트이지만 이곳은 사람들이 일을하고 생활하는 공간이라 건물의 외관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관광센터 안에서 기념품도 살 수 있었고, 호빗톤 예매 업무 등을 하고 있었다. 호빗톤 당일 티켓도 이곳에서 구매가 가능했다. 호빗톤은 개인적으로 여행할 수 없고 시간대별로 투어형식으로 갈 수 있었다. 우리는 만약 마타마타로 오는 시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12시 30분에 입장하는 투어로 신청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것이 날짜를 선택하기도 수월하고 시간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다. 당일 티켓의 경우, 해당시간 투어에 빈자리가 생기면 표를 살 수 있는 것 같았다.

 

너무 일찍 마타마타에 왔나보다. 예약증을 보여준 후 표를 받았다. 기념품도 구경했다. 그러고 나니 투어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우리는 12시 30분 투어로 시간이 많이 남아서 관광안내 센터 주변 동네를 돌아다녔다.

 

 

내가 나중에 집을 짓는다면 왠지 이렇게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꽤 남아 있었는데도 이런 곳 저런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놀다 보니 벌써 버스에 탑승할 시간이 되었다.

 

 

딱봐도 저 버스라는 인상이 드는 버스가 관광안내 센터 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표를 확인한 후 버스에 탑승했다. 마타마타 관광안내 센터에서 호빗톤까지는 20분 정도 걸렸다. 호빗톤으로 가는 길에 호빗톤에 관련된 영상을 시청했다.

 

호빗톤으로 가는 길도 그림이였다. 푸른 초원에 소가 풀을 뜯어 먹고, 하늘의 구름은 솜을 하늘에 얹어 놓을 것 같았다.

 

 

가이드가 앞에서 설명을 하고 뒤에 관광객이 따라서 갔다. 뉴질랜드 특유의 발음이 강해서(내가 영어를 못알아 듣는 것도 있만) 이해하는데 애를 먹었다. 같이 있던 여행객들은 가이드의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았다. 한국가면 열심히 또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단체로 다니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가이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었다.

 

 

아! 이거지!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 눈앞에 보였다. 진짜 키가 작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곳에 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들이 너무 아기자기한게 이런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집 지붕이 누군가의 놀이터가 되고 쉼터가 되는 그런 특이한 집이였다.

 

 

여름 한낮 뉴질랜드는 무더웠다. 그리고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지 해볕은 엄청 뜨거웠다.

 

 

 

밖에서 보기만 해야하는 점이 아쉬웠을 뿐이였다. 실내도 들어가서 볼 수 있게 만들었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안은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보기만 해야했다.

 

 

집의 규모는 작은 집도 있고 큰집도 있고 각각 사이즈가 달랐다. 그리고 어떤 곳은 집 앞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꾸며진 곳도 있었다.

 

이국적인 풍경에 넋을 놓으며 구경을 했으나,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투어가 조금 시들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에 가기 전에는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을 한편쯤 보고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집들도 이쁘고 귀엽지만, 이곳의 풍경자체가 너무 좋아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대신 강렬한 태양은 걷는 내내 힘들게 했다.

 

 

어떤 집은 문색이 빨갛고, 어떤 집은 노랗고 각각 집집마다 비슷하면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뉴질랜드 여행에서 처음 간 근교 여행이라 그런지 뉴질랜드의 자연 경관을 보면서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렇게 사진을 찍으며 가다보니 같이 온 일행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서 사진찍고 후다닥 다시 대열에 붙었다가, 다시 사진찍다 늦어졌다를 반복했다.

 

 

호빗들이 걸을 땐 길이 그래도 이렇게 작아 보이지 않았는데, 인간들이 호빗의 길을 걷고 있으니 길이 너무 작아 보였다. 호빗마을에 놀러온 간달프가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이집은 조금 문이 다른 집보다 컸다. 그리고 영화에 나온 주인공이 사는 집을 찾아 보는 재미도 좋았다. 가이드가 설명을 해준 것 같은데, 시간이 벌써 4년이 지나니 어떤 집이 주인공의 집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영화를 보면서 그집이 어디인지 찾아 보아야 할 것 같다.

 

언덕의 윗부분으로 올라오니 호빗이 사는 마을이 한눈에 들어 왔다. 영화에서도 이렇게 호빗이 사는 마을의 전체 풍경을 보여준 것 같은데 영화에서 본 장면과 내가 직접 눈으로 본 장면이 똑같은 것이 신기했다. 영화에서는 약간의 CG가 더 들어갔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

 

 

아마 이 집이 주인공의 집이 아닐까? 문도 가장 크고 사람들이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집이였다. 살짝 열린 문을 통해 안을 볼 수 있지만, 안은 텅비어 있던 것 같다. 아빠랑 둘이 이렇게 사진을 잘 못찍는데 가이드가 돌아가며 관광객에게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제 투어도 중반을 넘어 갔다. 우리는 다시 언덕아래로 내려갔다.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펍이 있는데, 티켓을 주면 음료를 한잔 준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이런 세트를 만들었을까?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현실감 있게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경외감이 갔다. 단지 책에 있는 내용일 뿐인데, 상상에만 존재하는 공간일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 집에 있는 이 나무는 진짜가 아니라는 것 같았다. 다른 나무들은 진짜인데, 이 나무는 호빗 소품팀이 만든 나무란다.

 

멀리서 봤을 땐 진짜 같아 보였다 그리고 가까이 가서 보았을 때도 진짜 같아 보였다.

 

이 집 뭔가 낯이 익었다. 그런데 집들이 거의다 비슷비슷해 보여서 다 낯이 익어 보이기는 했다. 집 위에 이러헥 나무가 자라면 어떤 느낌일까? 만화 위베어베어스의 곰들도 이런 집에 살고 있는데, 이런 집에 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지붕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것 같았다.

 

 

키가 작은 호빗이 이곳을 가꾸었다고 상상하며 구경을 했다. 집앞에 이렇게 작은 정원을 가꾸는 호빗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먹다 남은 치즈 모형을 보며, 방금 누군가 먹으려고 잘라 논 것 같았다.

 

호빗마을을 걸어다니고 있으니 우리도 잠시동안 호빗 영화의 엑스트라가 되어 마을사람이 된 것 같았다.

 

 

 

 

다시 집에 가면 호빗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오는 비행기에서도 호빗을 본 것 같은데, 호빗톤에 와봤으니 한번 더 영화를 보면서 이곳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투어는 거의 끝나갔다. 가격에 비해 투어가 약간 부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거나 이색적인 풍경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인당 5만원이 그렇게 아깝지 않을 것 같다. 1인당 5만원의 입장료가 절대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지구 반대편까지 비행기 타고 날아왔는데, 5만원 때문에 쫄보가 되고 싶지 않았다.

 

 

마을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서 펍에 왔다. 투어가 끝난 사람들은 이곳에서 음료를 마시며 버스를 타고 마타마타로 돌아갈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펍 안은 분주했다. 내 기억에 우리는 무알콜 음료인 진저비어를 마신 것 같다. 시원한 비어에 생강맛이 진한게 느껴졌다.

 

내부 인테리이도 영화의 모습을 떠올리도록 꾸며져 있었다.

 

 

여러팀들이 섞여 있다보니 조금 펍 안은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구석진 곳에 빈자리가 있어서 잠시 자리에 앉아서 쉴 수 있었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니 온몸의 더위가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버스 탑승까지 시간이 남아서 펍 앞에 있는 강인지 호수인지로 가보았다. 간달프가 이 다리를 건너서 호빗 마을에 가는 것이 생각났다. 이곳을 구경하면서 영화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생각해 보면서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가 있었다.

 

펍근처에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여행만 오면 시간이 평소 내가 경험하던 시간과 달라지는 것 같다. 같은 24시간일 텐데 시간은 상대적인 속도로 흐르는 것 같다.

 

 

작은 호빗의 집만 보다 실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크기로 디자인된 집을 보니 이런 집에 한번쯤 꼭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사람들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버스시간이 오기를 기다렸다. 몇 시간 밖에 있지도 않았는데 얼굴은 벌써 까맣게 타버린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뜨겁고 강렬한 햇살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강가에도 소소하게 소품들이 있었다. 호빗들이 사용하던 낚시도구 같았다. 테이블 위에 얹어진 물고기를 보니 골룸이 탐욕에 물들기 전 물고기를 잡아 먹던 모습이 떠올랐다. 반지에 눈이 멀어 점점 괴물로 변해간 골룸의 모습을 물고기를 통해 생각이 났다.

 

호빗톤은 어디에서 보든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나고 아름다웠다. 호빗톤 안에서 집들을 가까이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강 건너에서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각각의 집마다 문색도 다르고 창문도 다르고 우리집 지붕이 다른 집의 마당이 되는 언덕 위에 집이였다.

 

영화 세트가 아닌 진짜 사람이 살고 있는 이런 마을이 있는지 궁금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마타마타로 돌아왔다. 잠시동안 영화 속에 들어갔다.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버스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나 빨리 오클랜드로 돌아가고 싶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빨리 돌아가서 씻고 쉬고 싶은데,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이래서 렌트카로 여행을 하나 보다. 버스는 정시에 마타마타에 도착했고 우리는 두시간 정도 뒤에 오클랜드에 도착했다. 뉴질랜드에서의 첫 교외 여행이라 뭔가 뿌듯했다. 다음날 있을 렌트카 여행이 기대가 되면서 걱정이 되었다. 일단 저질러 놨으니 모든게 잘되겠지라는 생각 뿐이였다.

A. Hobbiton™ Movie Set Tours 501 Buckland Road, Matamata

B. Matamata Matamata

C. InterCity Sky City Bus Terminal 102 Hobson Street, Auckland CBD, Auckland 1010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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