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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의 셋째날은 오후시간에 바간 근교에 위치한 포파산에 다녀왔다. 투어가 반나절 투어였기에 오전에는 늦게 일어나서 조식을 먹고,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냈다.

 

투어는 1시에 시작해서 6시가 못된 시간에 끝났다. 전날 올드바간 투어가 알차면서도 조금 힘에 부치는 투어였다. 오늘은 다행히 4~5시간만 하면 되는 투어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에서 출발을 했다. 아빠는 론지를 입는게 이제는 익숙해 지셨는지 허리춤에 폰도 꼽아 놓는 여유를 보이셨다. 길거리에서 많은 미얀마 남성들이 스마트폰을 허리춤에 꼽고 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다. 종종 어떤 분은 자동차키까지 달고 다녔다. 그리고 허리에 설치하는 작은 주머니도 파는 것 같았다. 아무튼 주머니 하나 없는 옷이기에 소지품 소지가 항상 문제인 옷이였다.

 

 

포파산은 바간에서 50키로 정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가는 길에 휴게소 같은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갔다. 아마도 가이드가 커미션을 받는 그런 상점 같았다. 우리에게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간다고 하면서 미얀마 술을 먹어보라고 권유를 했다.

올드바간 투어가 하루종일 하는 투어인데도 50,000원 정도였고, 이 투어는 반나절인데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40,000원이나 하였다. 두개의 투어를 해서 거의 100,000원 정도를 지불했다. 아마 미얀마 여행 중 가장 큰 돈을 지출한 것 같다.

 

 

팜유로 만든 술이라고 하는데 소주보다 독한 것 같았다. 이 술을 마시기 전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인도에서 가짜 술을 먹고 죽었다는 이야기가 제일 먼저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다. 우리 팀말고도 다른 팀들도 마시는 것 같아서 그냥 죽기야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마셨는데, 날 더운날 뜨거운 술이 들어가니 훅 췻기가 올랐다. 의외로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한별 살까 하다가 또 살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 술은 구매하지 않았다.

 

 

술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도 해주었다. 보기에는 비위생적이나 맛은 꽤 나쁘지 않았다.

 

뭔가 하나를 구매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팜유로 만든 설탕 같은 것과, 미니 타나카를 구매했다. 아빠말에 의하면 타나카를 하면 은근 시원하다고, 발리가서 쓰면 좋을 것 같다고해서 아빠거 하나랑 내꺼 하나를 구매했다. 미니 타나카는 분말을 굳힌 형태라서 나무를 갈아서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이 용이했다.

 

 

휴게소 주변에 해바라기가 활짝피어 있어서 해바라기 밭에서 사진도 찍었다. 뒤로 펼쳐진 야자수와 해바라기 밭의 풍경이 이국적이였다.

 

 

정오를 지난 시간이라 밖의 햇살은 점점 뜨거웠지만, 풍경만은 만점이였다.

 

수세미가 달려있는데 수세미 키가 어린아이 키처럼 엄청 컸다. 확실히 더운 나라라 그런지 사이즈가 한국과는 달랐다.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기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작은 수공예품도 볼 수 있었다.

화장실이 급해서 화장실을 갔더니 순간 화장실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재래식 화장실처럼 완전히 나쁘진 않았지만, 조금 깔끔한 사람이라면 한번 망설일 것 같았다.

 

나무에 무엇인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길래 유심히 봤다.

 

자세히 보니 입구같은게 있었다. 아마 새집인가 보다. 자연적으로 만든건지 인위적으로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래에서 봤을 때는 열매같이 보였다. 새도 이런 곳에 사는게 더 안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날 나는 하와이안 남방을 입고 나왔는데, 너무 블링블링한 것 같아서 걸어 다닐 때 민망했다.

국도같은 길을 가는데, 톨비도 한번 냈다. 그리고 앞에 있는 트럭에 사람들이 저렇게 매달려 가는게 신기했다. 아마 옛날 다큐에서나 볼 것 같은 모습이였다. 가이드가 우리에게 6시가 넘어서 포파에서 출발하면 추가 요금이 붙는다고 말을 했다. 처음부터 말을 해주었으면 조금 빠릿빠릿하게 움직였을 텐데, 가이드가 왠지 머리를 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순간 나빠졌다. 미리 사전에 말을 해주어야 하는 부분을 찔끔찔끔 흘리는 것 같아서 왠지 속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우리가 호구가 된 것 같았다.

 

포파산에 가면 화장실이 없다며, 어느 슈퍼 앞에 정차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만 다녀오기 뭐해서 음료도 몇 개 샀다. 그러나 포파산을 올라가다 보면 화장실이 하나있었다. 오늘따라 가이드에게 배신당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이드도 애가 세명에다 차 대출금도 갚아야 하기에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해하느 하지만, 그래도 뭔가 속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다.

 

슈퍼 공터에 개들이 앉아서 쉬고 있었다. 개가 어린애 크기라 너무 무서워서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사진만 찍었다. 슈퍼에서 특산품 같은 것도 팔고 있었는데, 물과 음료만 구매했다. 아무튼 포파산 올라가는 길에도 상점이 무지 많고, 화장실도 있기에 우리처럼 다른 분들은 호갱님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파산이 포이는 포인트에서 사진도 찍었다. 볼록하게 솟은 산 위에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좀 더 사진을 잘 찍을 걸, 너무 대충 찍어서 쓸만한 사진이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포파산 올라가는 길은 두군데 있는데, 정문을 통해서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가서 가는 방법과 옆쪽으로 난 상점 길을 지나서 가는 방법이 있는데, 가이드가 정면으로 막 오르면 힘들기에 옆쪽 상점이 길게 늘어선 입구에서 내려주었다. 우리에게 선셋까지 보고 내려오면 추가요금이 붙을거라고 말을 해주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3시 정도여서 해가 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선셋은 안보고 올거라고 말한 후 포파산을 올랐다.

 

 

오르는 길에 상점이 많았다. 다양한 수공예품부터, 아까 보았던 미니 타나카까지 없는게 없었다. 이곳이 조금 더 저렴한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미리 이것저것 샀기에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면서 계단을 올랐다.

 

가는 길목에 중간중간마다 원숭이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원숭이들이 완전 빌런이였다. 조금만 틈을 보이면 가방을 열고 가방에 있는 물건을 가져가려고 하였다. 그리고 원숭이에게 화를 내면 뾰족한 이빨을 보이면서 우리에게 성을 냈다. 아무튼 이곳에서 원숭이는 악당이기에 피하는게 최선이였다.

 

 

따로 입장료는 없었다. 입장료가 있는지 알아보지 않고 왔기에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이었다. 유로 사물함도 있었다. 이제 이곳부터 신을 또 벗어야 했다. 원숭이가 훔쳐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신발은 가방에 넣었다.

 

이제 무한 등산이 시작되었다. 중간에 길바닥을 쓸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 앞을 살짝 쓸고는 팁을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몰라서 주는게 맞나보다라고 생각해서 팁을 주었는데, 이런 사람이 한사람만 있는게 아니라 엄청 많았다. 그리고 종종 팁을 대놓고 달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중에는 그냥 무시하고 계속 계단을 올랐다.

 

원숭이들은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작은 악당들은 조금만 방심하면 안으로 들어와서 사람들을 놀랬켰다. 귀여운 것 같지만 성격이 대단했다.

 

점점 위로 올라갈 수록 계단의 경사가 가파르게 변했다. 중간에 쉴 수 있는 장소도 있었지만, 항상 우리를 주시하는 눈이 있었다.

 

 

어떤 놈은 계단 중간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불쌍한 척 앉아 있었다. 왠지 이 놈과 시비가 걸리면 안될 것 같아서 시선을 피해서 지나갔다. 얼마나 영리한지 청소하는 사람이 겁을 주면 도망가는 척을 하다가, 어느새 계단으로 다시 돌아왔다.

 

 

계속 계단을 올라가니 탁트인 풍경에 내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오늘따라 뭔가 기분이 싸했는데, 그래도 대자연 앞에 있으니, 모든 근심이 나도 모르게 사라졌다.

 

 

 

 

아빠는 오르는게 힘드신지 중간중간 쉬는 지점마다 조금씩 쉬면서 올라가셨다. 그러나 그놈의 원숭이들 때문에 마음편하게 쉬지는 못했다. 그냥 숨고르기 정도만 하고 또 올랐다.

 

이곳에 사원이 왜 지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시된 길을 지나서 또 올라갔다. 영어와 미얀마어로 사원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챕터별로 나뉘어 설명되어 있는데, 너무 힘들에 영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 거의 다 올라온 것 같았다. 아래를 내려보니 겹겹히 쌓여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철재지붕의 풍경이 인상적이였다.

 

철재지붕 위로 호연지기를 즐기는 원숭이 한마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에서 봤을 땐 조잡해 보였던 것 계단의 모습이 이렇게 내려다 보니 풍광 하나만큼은 장관이였다. 역시 사진발에 혹해서 올 수 밖에 없는 곳이였다.

 

 

높은 곳에 올라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과 땅이 맞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올록복록한 곡선의 미가 있는데, 이곳은 직선으로 펼쳐진 대평원같은 장엄함이 느껴졌다.

 

 

 

정상에 오르니 작은 사원이 있었다. 뭐라고 뭐라고 미얀마 글씨가 적혀 있었지만, 알길이 없기에, 그냥 글씨가 이쁘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다. 확실히 동남아 국가의 글씨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것 같다. 미얀마 글씨는 태국 글씨에 비해 곡선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 그래서 귀엽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징을 치면서 소원도 빌었다. 매번 같은 소원이지만, 소원을 빌 기회가 있으면 꼭 빌고 지나간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기에 해가 지려면 조금 늦은 시간에 와야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바간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바간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에 이곳도 소개가 되어 있어서 기회가 되면 오고 싶었기에, 한번 오고 싶었는데, 한번 오기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석양을 잘 보았기에 이곳에서는 이곳의 느낌정도만 느끼고 가면 충분한 것 같았다. 다음날 또 새벽에 일어나서 양곤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이곳에서 시간적인 체력적인 무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풍경이 좋은 장소가 있어서 의자에 앉아서 풍경에 젖어 보는데, 해가 너무 뜨거웠다.

 

사진만 찍고 그늘로 이동해야 했다. 지대가 높다 보니 전반적으로 시원했는데 해가 비추는 곳에만 가면 통구이가 되는 것 같았다.

 

 

절에서 일하는 사람들인지, 덫을 만들고 있었다. 덫이 잘 작동되는지 실험을 하는데, 아마 원숭이 잡는 덫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가나 원숭이가 꼭 있었다. 아주 작은 공간만 있어도 그곳에는 꼭 원숭이가 있었다.

 

 

사원은 조잡해 보였지만, 사원에서 보는 풍경만큼은 찐이였다.

 

 

다시 사원을 나와서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오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이 10배는 더 힘들었다. 그리고 이녀석들이 언제 이곳에 들어 왔는지, 계단 가운데를 떡하니 점령하고 있었다.

 

원숭이가 사람을 피해가는게 아닌, 사람이 원숭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며 피해가야 했다.

마실물도 이렇게 있었지만, 미리 생수를 준비해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내 장이 얼마나 튼튼한지 실험해보실 분이라면 한번 드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말이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와서 사원에서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옆쪽 길을 통해서 올라갔지만, 내려올 때는 중앙입구로 내려왔다.

 

길바닥에도 작은 깡패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내려오니 오후 4시가 조금 지났었다. 한시간만에 후다닥 보고 내려왔다.

 

바간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도로 건설현장을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이 직접 자갈을 들쳐업고 나르고, 기계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바간에서의 셋째날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너무 짧게 바간에서 보낼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바간에 대해 이제 알 것 같고, 익숙해 지려고 하는데, 내일이면 바간을 떠나 다시 양곤으로, 다시 방콕으로 간 후, 발리로 떠나야 했다.

A. Mount Popa Nat Shrine, at the foot of Popa Taung Kalat

B. Mont Popa Monastery

C. Top Of Popa Rock Spur

D. Ananta Ba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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