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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출을 보러 가기 전까지는 가이드가 과연 올까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었다. 일출을 보고 숙소로 와서 조식을 먹고 아침 10시경 가이드와 만나기로 했다. 하루종일 진행되는 투어라 조금 더 일찍 시작했어야 했는데, 우리는 굳이 많이 보는 것보다 이번에는 바간에 대해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아서 30분 정도 시간을 늦추어서 10시에 호텔 앞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가이드는 영어도 꽤 잘하고 자신의 투어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우리에게 자기가 모든 계획을 다 세웠다며, 뭐라고 설명을 하는데 바간에 대해 감이 없었기에 그냥 가이드가 하자는 대로 투어가 진행되었다. 하루에 5~6군데 정도 방문했는데, 어떤 곳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어떤 곳은 10여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일몰을 보아야 했기 때문에 시간 조절을 가이드가 잘 해준 것 같다.

가이드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던 자신의 차량이다. 미얀마에서는 저런 중고 차량도 3,000만원 정도 된다고 했다. 자신도 임대업자에게 빌려쓰는데, 돈을 다 지불하면 자기차가 된다고, 아마 몇 십년이 걸릴 것 같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중고차가 얼마냐고 물어봐서 대략적인 가격을 물어보니 미얀마는 중계상들이 중간에 엄청 가격을 뻥튀기 하기 때문에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 미얀마에서 차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기에 부유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번호판이 양곤 번호판으로 되어 있었나 보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쉐지곤 사원이었다. 양곤에서 쉐다곤 파고다를 보고 왔기에 그렇게 큰 감흥은 오지 않았다.

 

이곳도 사원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다.

 

쉐다곤 파고다에 비해서 사원의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아마 양곤을 구경하지 않고 이곳을 처음으로 왔으면 아마 큰 감동으로 다가 왔을 것 같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가장 큰 사원을 보고 왔으니 그저 그런 반응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간이지만, 해가 중천에 다다를 시간이 되니 머리 위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있기에 가보았더니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책을 찾아보니, 이곳에 고인 물에 탑이 물에 비친다고 써있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사진을 찍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 것 같다.

 

날이 더워지니 강아지도 지쳤는지 길바닥에 누워서 쉬고 있었다. 어떻게 귀신같이 그늘진 곳만 찾아서 쉬는지 그것도 신기했다.

 

어디선가 종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걷다보니 종소리가 나는 곳으로 오게 되었다. 우리도 복을 빌면서 종을 쳤다.

 

 

생각보다 사원이 컸다. 그리고 아마 이날 다닌 사원 중 최신식의 사원이었을 것이다.

 

 

날이 뜨거워지니 바닥도 같이 뜨거워졌다. 그래서 그늘진 곳을 골라서 걸어 다녔다.

 

이제 어느정도 사원을 다 본 것 같아서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사원에서 나갔다.

 

누군가는 앉아서 기도를 하거나 불경을 조용히 읽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돈을 넣으며 자신의 복과 행복, 건강들을 비는 것 같았다.

 

 

잠시 그늘에서 쉬는데 아이가 와서 놀고 있었다. 얼굴에는 타나카를 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누군인지 어느나라에서 왔는지 상관없다는 듯이 혼자서 놀고 있었다. 아빠는 아이가 너무 귀엽다며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와서 애가 엄마를 따라 가버렸다.

 

사원을 나가기 위해 회랑을 걸어서 가는데 과일을 팔고 있었다. 과일을 사먹고 싶은 욕구가 생겼으나 바로 안먹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눈으로만 구경을 했다. 바로 숙소로 갔으면 석류를 사고 싶었는데, 가지고 다니면 짐이 될 것 같아서 사는 것은 포기 했다.

 

사원 앞에는 사자같은 아마 한국의 해태같은 것이 세워져 있었다. 아마 악을 쫒아내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가이드 아저씨들이 땡볕에 줄지어 관광객이 나올 때까지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코로나가 퍼지기 전이라 저렇게 자유롭게 앉아서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저분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궁금해졌다. 모든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순간 실직을 하게 되었고, 그게 벌써 6개월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니, 아무튼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가이드를 만나서 두번째 사원으로 갔다. 가이드 차량에 여행지도가 있길래 잠시 살펴 봤다. 공항에서 얻을 수 있는 지도인데, 나는 정신이 없어서 가지고 오지 못했었다. 지도는 대략적인 유명한 사원들만 표시해 둔 것 같았다. 아마도 수천개의 사원을 이곳에 표시할 수 없기도 하거니와 대부분은 2박 3일에서, 길면 3박 4일 일정으로 이곳을 방문하기에 바쁜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것은 핵심관광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몇군데의 사원을 가다 보니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이드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잘 외워지지 않아서 어디가는지 아는 것은 포기했다. 성격이 부지런해서 모든 것을 필기해두었으면 이럴때 쉽게 기억해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게으름보라 그냥 도착했습니다. 하면 구경하고 다음으로 이동하는 아주 수동적인 여행을 하고 왔다.

 

모든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다. 다행히 관리가 잘되는 사원은 맨발을 하고도 편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이것저것 파는 상점이 있어서 들어가는 입구가 심심하지 않았다. 바간의 사원을 다니다 보면 어쩔 때는 사람 한명 없는 사원이나 탑에 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무서웠다. 오히려 사람이 많아 북적거려 사람에 살짝 치여서 짜증나긴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무서운 느낌은 없었다. 특히 혼자 돌아 다니는 개가 가장 무서웠다.

 

 

쉐다곤 파고다나 쉐지곤 파고다와는 분위기가 다른 벽돌로 지은 것 같은 탑이었다. 바닥도 벽돌로 되어 있었는데, 바닥이 뜨거워서 되도록이면 그늘로만 다녔다. 그리고 간간히 큰 돌을 밟을 때도 있었다. 미얀마에 와서 보았던 사원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의 사원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구름 한점 없이 파란 하늘과 붉은 색 벽돌의 사원이 꽤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지, 또 이 사원들은 왜 이곳에 지어졌는지 궁금해졌다.

 

아마 바간에는 수천개의 사원이 있고, 모양도 다양하다. 이바이크를 빌려서 여행을 한다면 마음에 드는 곳에서 인생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우리는 가이드가 추천하는 곳 위주로 가다 보니 바간을 모험한다기 보다는 페키지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고대 유적에 관심이 많거나, 가이드 북이 시키는 것보다 나만의 여행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탐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올드바간 여행은 보물 찾기 같은 재미를 줄 것 같다. 그러나 너무 외진 곳을 가는 것은 안전을 위해 자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면 하루는 가이드 투어를 하고, 나머지 날들은 이바이크를 빌려서 자신만의 여행을 완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탑 안에는 부처가 있었다. 다 같으면서도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한 부처의 모습이 있었다.

 

 

옛날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사원을 만들고 이름을 다 기억할지 궁금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에 실루엣 사진을 찍고 싶었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살이 탑 안을 더욱더 신묘스럽게 보이게 했다.

 

 

허허벌판에 버려진듯이 있는 탑과 사원들이 툼레이더를 찍고 있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고고학자가 되어 탐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 보지 못하는 풍경을 보고 있으니, 핸드폰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캄보디아의 앙코로 와트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앙코르 와트는 정글에 있는 사원의 흔적들이라면 이곳은 아주 건조한 사막에 놓여진 고대 사원들이었다.

 

 

사진을 찍으면 하늘과 건물, 사원이 너무 대비되게 나와서 비현실적인 공간에 있는 것 같이 나왔다.

 

 

 

 

그냥 찍는 사진마다 그림과 같이 찍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사원의 모습이 비슷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오히려 아빠는 사원보다는 건조한 기후에 피어있는 식물들에 더 관심이 가시는 것 같았다.

 

 

이제 두군데 갔을 뿐인데 약간 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전날 양곤에서 바간으로 이동한 것에 대한 여독이 아직도 있었겠지만, 뜨거운 태양볕이 겨울나라에서 온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한창 겨울인 한국에서 동남아로 오니 햇볕에 오래동안 노출되어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사원으로 갔다. 대부분의 사원은 무료 입장이었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역시 신발을 벗어야 했다. 이곳은 넓은 뜰이 있었던 곳인데 탑까지 걸어가는데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여름날 해변 위 모래를 밟고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늘진 곳에 있으면 그래도 서늘한 편이기에 아빠가 너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서 구경하는 것보다는 쉬는게 나을 것 같아서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갔다. 아빠가 쉴 때 나는 지나가는 닭을 보며 무서워서 호들갑을 피우기도 하고 나무 위의 새들이 무서워 잠시 땡볕으로 갔다가, 새들이 날아가면 다시 나무 밑에서 쉬었다. 아무튼 어디가나 동물이 가장 무섭다.

 

 

가이드가 너무 덥다며 코코넛을 사주었다. 그런데 이곳 식당의 위생상태는 좋지 않았다. 아빠는 안 마시고 싶었든데 가이드가 앞에 앉아 있으니 안마실 수 없어서 꾸역꾸역 드셨다고 한다. 나도 식당이 지저분하고 파리도 많고 싫기는 했는데, 코코넛 주스 한입을 딱 마시니 눈이 번뜩여지면서 단숨에 마셔버렸다.

 

사원이나 절 안에서는 금연이라 지정된 흡연장소에서 담배를 피었다. 그리고 이곳이 건조한 곳이다 보니 흡연 후 꽁초처리를 잘해야 했다. 잘못하면 뉴스 1면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바간이 미얀마에서 가장 건조한 기후라고 했다.

 

점심을 먹기 전 들린 마지막 사원이였다. 아빠는 체력적으로 힘드신지 빨리 식당으로 가셨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이곳은 관리가 꽤 잘되어 있는 사원으로 상점도 많고 걷는 길도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규모도 꽤 큰편이었다. 바간에서 론지를 입고 사진을 찍으니 약간 현지인 같은 느낌이 났다. 그리고 이곳도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옷은 종종 입장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저렴한 론지를 구매해서 입고 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지인 느낌도 나고, 사진찍었을 때 론지를 입고 찍으니 꽤 잘나왔다.

 

 

 

 

 

 

 

 

 

 

스카프 같은 것을 직접 틀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었는데, 짜시는 분의 목이 특이 했다. 다큐에서 보던 소수 민족 같은데 목에 링을 엄청 많이 하고 계셨다. 목이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목디스크 수술 후 목에 보조기를 착용한 적이 있었는데, 2달 동안 착용하면서 너무 불편해서 잘 때마다 보조기를 빼고 잤었다. 보조기를 차다 뺐을 때의 해방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다. 저분은 불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시간 착용해서 아마 반지를 꼈을 때처럼 못느끼고 살까?라는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코코넛으로 만든 원숭이들이 너무 귀여웠다. 특히 눈이 작고 띵구런게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약간 겁을 먹은 것 같은 오랑우탄(?), 원숭이(?)같은 모습이었다.

 

 

 

 

 

 

 

 

사원만 덜렁있는 곳도 있었다.

 

몇시간 되지 않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식당으로 오는 길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가이드를 따라 식당으로 갔다. 이곳에서 가격도 괜찮고 음식도 괜찮은 곳이라고 했다.

 

들어가니 관광객들로 가득한 했다.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쟁반가은 것에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미얀마식 식사를 2개 주문하고 맥주와 음료를 같이 주문했다. 날이 더워 이런 날은 맥주가 제격인 것 같은데, 나는 맥주를 먹으면 또 두통이 올 것 같아서 음료를 어쩔 수 없이 주문했다.

 

 

 

 

음료와 맥주가 먼저 나왔다. 시원한 음료가 몸 속으로 들어가니 온몸의 세포가 하나하나 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미얀마 요리가 나왔다. 약간 짜게 느껴질 수 있는데, 뜨거운 날씨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짭조르름하기는 하지만 밥알 한톨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후식으로 수박을 주는 것 같은데 우리는 잊고 주지 않아서 약간 기분이 나빴다. 그냥 기분이 나빠서 빨리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다음날 꼭가서 수박까지 먹고 오겠다고 다짐을 하고 식당에서 나왔다. 가격은 2만원 정도 나왔는데, 비싸지 않고 맛도 괜찮았다. 이제 든든히 먹었으니, 오후 투어는 더 힘차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A. 쉐지곤 사원 

B. Wetkyi In

C. Bagan Myaw Phaya

D. Htilominlo

E.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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