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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의 첫날의 시작은 이른 시간에 시작되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바간을 왔지만 우리에게 바간을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가는 날과 바간에서 나오는 날을 제외하니 딱 이틀이었다. 아무튼 이틀동안 바간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가려면 바간의 일출, 데이투어, 일몰을 봐야하고, 하루정도는 근교를 갔다와야 했다. 원래는 근교를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가이드와 이야기 하다보니, 반나절 투어도 있다고 해서 혹해서 근교 포파산을 가는 일정도 예약을 해버렸다. 그래서 바간에서 일출, 데이투어, 일몰을 같은 날에 보고, 다음날 오후에 포파산을 갔다왔다.

 

 

새벽 4시 30분 정도, 5시가 못된 시간에 숙소에서 일출보는 장소로 출발하였다. 전날 공항에서 호텔로 오면서 가이드와 구두로만 오늘의 투어를 이야기해서 과연 올까 반신반의 했는데, 우리가 나온 시간보다 훨씬 더 일찍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물어보니 만날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와서 잠깐 눈을 붙였다고 한다. 아무튼 전날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그냥 선금 20,000짯만 날리는게 아닌가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새벽 길을 달리는데, 가로등 하나 없는 길을 가고 있으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납치를 당하는지 뭐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구글로 위치를 찾아볼 수 있었는데 살짝 졸리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찾아보지는 않았다. 도착하니 어느 공터 같은 곳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그리고는 충분히 해뜨는거 즐기고 차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했다. 일출을 보고 바로 호텔로 가서 조식을 먹고, 대략 10시부터 또 투어가 진행되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일출을 보는데 할애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충분히 많은 사진을 찍고, 가장 이쁜 순간을 보고 갈만큼의 시간의 되었다.

 

 

사진에서 봤을 때는 주변이 밝아 보이지만, 도착했을 때는 너무 어두워서 핸드폰으로 후레쉬를 켜고 걸어야 했다. 아이폰 사진 기능 중 야간 모드 때문에 사진은 밝게 보이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칠흙같은 어둠뿐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해서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종 멀리 보이는 탑과 사원의 조명만 있을 뿐 이렇게 깜깜한 밤은 오랜만이였다. 그리고 새벽의 바간은 쌀쌀했다. 쌀쌀보다는 추웠다. 다행히 아빠는 걸쳐입을 옷을 가지고 오셨다. 나는 스포츠 샌달을 신고 있었는데, 발가락이 시려웠다. 동남아라고 얕봤다가 새벽에 감기 걸릴뻔했다.

 

 

하늘이 조금씩 문을 열기 시작했다. 땅 위의 물체들의 실루엣이 조금씩 보였다.

 

 

우리가 서있던 언덕 앞에는 물웅덩이인지 호수 같은게 있었는데, 호수에 앞에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비치기 시작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시간이 왜이리도 안가는지, 아주 서서히 주변의 밝아지며 동이 트기 시작했다. 매순간마다 다른 모습의 하늘을 보여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한방향만 바라보며 해가 떠오르는 것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중국인 패키지 일행이 오기까지는 평화로웠다. 몇몇 무리의 패키지가 오더니 정신이 없어졌다. 어떤 사람은 추운지 호텔에 입던 가운을 가지고 와서 입고 왔다갔다 했다. 이곳에서도 중국어, 저곳에서도 중국어가 들려서 미얀마에 온건지 중국에 온건지 약간 정신이 없었다.

 

 

하늘이 조금씩 밝아졌다. 이제 제법 주변이 환하게 보였다.

 

 

주변의 사원과 탑도 실루엣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바간에 와서 처음으로 보는 사원들이라 자세히는 보이지 않으나, 뭔가 심쿵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여행사진이나 여행잡지의 표지에서 보던 모습을 직접 보고 있으니, 가슴이 설레였다.

 

 

그리고 얇게 깔린 안개가 이곳을 더욱더 신비하게 느껴지게 했다.

 

 

 

낮게 깔린 안개가 사원들 사이에 있을 때 신비함은 극에 달했다. 해가 뜨니 올드바간의 신비함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주변이 훤해졌다. 처음에 왔을 때는 몇명 없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사람이 많아졌다. 그리고 언덕 아래에는 마차들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를 한번 타봤어야 했는데, 기회가 되지 않았다. 마차로 바간을 여행하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러헥 대형 버스들이 한쪽에 주차해 있었다. 바간을 여행하면서 생각보다 패키지 여행을 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아마 바간이 넓기도 하고, 워낙 아직까지는 개별여행자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아마 이런 대형버스를 본 것은 일출, 레스토랑, 일몰을 보는 곳에서가 아닐까 싶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열기구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다큐나 사진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벌룬이 확 떠올랐는데, 다큐나 사진보다 벌룬이 확 떠오르는 느낌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순간을 보기 위해 이곳에 왔기에 하나라도 더 사진에 담고 느끼기 위해 아쉬움따위에 나의 금같은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하나둘씩 계속 하늘을 향해 열기구들이 떠올랐다.

 

 

특히 열기구가 사원을 지날 때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 같았다.

 

 

 

 

 

 

역시 이런 풍경을 보면 인생사진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이곳저곳에서 찰칵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열기구를 타고 바라본 바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전에 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갔을 때 헬기 투어를 한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땅에서 바라본 모습보다 감흥이 덜했던 적이 있었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열기구 투어를 해야 장엄한 풍경을 더욱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이곳은 땅에서 보는 것이 좋은지,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좋은지. 아무튼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해 궁금함이 남았다.

 

 

 

 

드디어 해가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이제 또 다른 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가 떠오르니 하늘이 다시 붉게 물들었다. 이때가 아마 가장 중요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불게 물든 하늘과 열기구의 실루엣이 이 공간을 현실감 없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구의 끝이 있다면, 저 열기구를 타고 지구 끝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풍경에 내 마음도 물들어 버렸다.

 

 

 

 

나는 해가 떠오른 후의 풍경이 훨씬 더 멋있던 것 같다. 지평선 위에서 볼 수 있는 여명도 아름답지만, 해가 뜬 후 모든 사물의 실루엣이 없어지고 하늘이 부드러운 오렌지 색이 되고, 하늘 높이 떠오르는 열기구들의 모습이 동화의 한장면 같았다.

 

 

 

 

 

어느정도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언덕을 천천히 내려왔다. 초입에서 물건을 팔고 있어서 잠시 구경을 했다. 병따개가 눈에 들어 왔다. 2,000원 정도 밖에 안하길래 집에 장식할 겸 하나 샀다.

 

 

그리고 우리의 가이드가 아침 선물이라며 미얀마 옥수수를 주었다. 맛은 단맛 빠진 옥수수 같은 맛이였다. 한국 옥수수보다 알도 크고 길이도 길었으나, 맛은 덜했다. 그래도 사준 성의를 생각해서 맛있는 표정을 하면서 다 먹었다.

 

 

 

아침잠이 많아서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라고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 아빠 덕분에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어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미얀마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는 점이 신기했다. 양곤에서도 그렇고 바간에서도 그렇고 어떻게 저렇게 구름한점 없는 하늘이 있는지 신기할 뿐이였다. 그래서 그런가 하늘이 더욱더 맑고 선명한 색으로 보였다. 바간에 간다면 꼭 아침잠을 포기하더라고 일출 볼만한 가치가 있다. 예전에는 사원 위 계단에서 본 것 같은데 지진으로 인해 사원에서 보는 것이 안전하지 않아서 아마 이 언덕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 같다. 사원의 계단에 앉아 보는 것 보다는 덜하겠지만, 이곳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였다.

A. Sunrise Hill Bagan Unnamed Road, 미얀마

B. Ananta Bagan Old Bagan,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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