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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술레사원 근처의 볼거리를 위주로 구경을 한 후,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해질 무렵 양곤의 상징, 아니 아마 미얀마의 상징인 쉐다곤 파고다를 보기 위해 갔다. 택시를 타고 갈까, 걸어갈까 고민을 하다가 거리가 그렇게 먼 것 같지는 않아서 걸어서 가기로 했다.

 

구글로 보니 쉐다곤 파고다까지는 팬 퍼시픽 호텔에서 그냥 직진만 하면 되었다. 대략 2키로 정도로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였다. 쉐다곤 파고다로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1번처럼 알려주는데, 두번째 사진처럼 남쪽문을 이용해서 쉐다곤 파고다에 들어 갈 수 있으니, 날 뜨거운 동남아에서 조금이라도 적게 걷는게 체력적으로 이득인 것 같다.

 

 

팬퍼시픽을 나와서 계속 위로 올라갔다. 이정표도 중간에 있으니 그렇게 찾아가는게 어렵지 않았다. 쉐다곤 파고다로 가는 길에 작은 연못이 있어서 연못에 뭐가 사는지 아빠가 궁금해 하셔서 잠시 가는 길을 멈추었다. 연못 위 다리에는 비둘기 때가 있었는데, 이것들이 겁을 상실해서 사람들이 지나가도 날아가지도 않고 목을 뻣뻣하게 내밀고 쳐다보는게 무서웠다. 치킨은 좋아하지만 실제 새를 보는 것을 무서워 하는 나이기에, 내가 피해서 걸어갔다. 다리를 건너니 작은 사원이 있었다.

 

아빠는 이게 쉐다곤 파고다냐고 물어보셨다. 생각보다 별로라고 투덜투덜 거리시길래, 이건 동네에 있는 사원 같다고 그냥 얼버무렸다.

 

 

작은 사원이지만, 사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과 양말을 벗어야 했다. 미얀마 여행을 하다보면 신발과 양말을 벗는게 익숙해진다. 아예 양말을 안신고 나오는 날이 더 많은 것 같다. 미얀마에서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반바지나 긴바지를 입어야 하고,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비닐봉지 하나를 준비해서 신발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 딱히 신발을 사원 앞에 놓고 가도 훔쳐가는 사람은 없지만 말이다.

 

사원이 크지 않기에 쓰윽 보고 나가려는데,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물을 마시는 새들을 잡기 위해 몸을 잔뜩 웅크리고 기회를 넘보고 있는 냥이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이놈에게는 생사의 문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을 사원에서 나와서 조금 더 걸어서 쉐다곤 파고다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에 도달하니 꽃을 파는 어린아이들이 있었는데, 꽃을 사지 않으니 우리에게 뭐라고 욕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곳이 워낙 외국인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이런저런 삐기들이 많았다. 그리고 택시 기사들도 손님을 태우기 위해 정차해 있었는데, 여기서 택시를 타면 왠지 바가지를 옴팡 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디가나 관광객이 많은 곳은 가끔은 훨씬 더 위험한 것 같다.

 

 

신발은 가방에 넣고 회랑길을 따라 계속 걸어갔다. 회랑을 따라서 상점들이 많았다. 몇몇 개의 계단을 오르기는 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매표소에 도착했다. 딱봐도 매표소라는게 티가 났다. 외국인만 서있으닌까.

 

 

미얀마인들은 무료인 것 같은데 외국인에게만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인도에서도 그러더니 여기서도 그래서 기분이 조금 그렇기는 했지만, 이들은 이곳이 종교장소이지만 우리야 관광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는 이해가 되기도 했다. 대략 인당 10,000짯으로 우리 돈으로 10,000원 정도였다. 비싼 돈이기는 했지만 이곳을 보지 않고는 미얀마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으니, 당연히 지불하는게 마땅한 것 같기는 하다. 타지마할에 비하면 그래도 이 정도 가격이면 저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빠가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반바지를 입고 오셔서, 어쩔 수 없이 론지를 빌릴 수 밖에 없었다. 론지 빌리는 비용은 5,000짯으로 나중에 반납을 하면 다시 돈을 돌려주었다. 보증금의 개념이었다.

 

입장료 2장과 론지 빌리는 종이 이렇게 해서 종이 3장을 받았다. 특히 빨간색 종이는 잘 보관했다가 나중에 론지를 반납할 때 확인하는 종이이기에 잘보관해 두었다.

 

 

일요일 저녁이라 사람이 많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놀랬다. 미얀마 사람들, 태국사람들, 기타 외국인들 등 저마다의 이유로 이곳을 찼고 있었다. 한줄로 서서 바닥을 쓸고 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

 

 

가운데 아주 거대한 사원을 기점으로 주변에 작은 사원들이 있었다. 부처와 관련된 인물들이 사원마다 있었는데, 자신 믿는 신에게 가서 기도를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아빠와 나는 믿는 신이 없으니, 전부 같은 신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전이라 이렇게 사람 많은 장소에 갈 수 있다는게 요즘의 시선으로 보면 문화 충격이었겠지만, 그당시는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 가는게 일상이었으니, 코로나가 퍼진지 몇 달이 되지 않았지만, 서로 거리를 두고 생활한지 몇 년은 된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만났던 것이 겨우 7개월 전의 모습이라니 사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놀랐다.

 

각각의 사원 안에는 부처가 있었고, 어떤 사원은 LED장식을 하고 있어서 화려했다. 각각의 사원이 나름의 개성이 있었다.

 

너무 걸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그냥 바닥에 앉아서 쉬웠다. 아빠의 발바닥을 보니 까맣게 되어있었다. 우리는 까맣게 된 발을 보면서 서로 웃음 나왔다.

 

 

사람들이 불상에 물을 붓고 있기에 아빠도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가서 물을 부었다. 종교가 무엇인가를 떠나 외국인에게는 처음 보는 문화로써 생소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조용히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데이트를 하는 젊은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아무튼 종교적인 공간이자, 문화적인 장소이고, 만남의 광장 같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목적을 가진 장소로 보였다.

 

 

작은 사원들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 종종 이렇게 인기가 많은 사원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와서 기도를 하고 있을지 꿈에도 상상을 하지 못했다.

 

 

서로 사원이 비슷비슷해서 약간 질리는 느낌도 들었다. 태국사원과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심플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미얀마 남자들은 론지를 진짜 많이 입고 다니는 것 같았다. 론지를 입으면 주머니가 없어서 불편할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론지의 허리춤에 구멍을 뚫어서 자동차 열쇠나 집열쇠를 걸고 다니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허리 뒤에 스마트 폰을 꼽고 다니는데 폰이 허리 아래로 빠지지 않는지 신기했다.

 

 

해가 서서히 지고 어둡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가 쉐다고 파고다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조명을 받으니 파고다의 탑들과 사원들은 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더욱더 탑들과 사원들이 신비스럽게 보였다.

 

그리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은 그림으로 그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름다웠다.

 

 

 

하늘은 점점 더 짙은 푸른색으로 변하였고, 파고다는 더욱더 강한 금빛으로 변하였다. 이때부터 환상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밤이 되니 이 공간은 더욱더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놀이동산의 밤은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공간이 되듯이 이곳도 현실에 없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모든게 환상인 것 같은, 한순간의 꿈같이 느껴졌다.

이제 해도 지고 내일의 일정을 위해 숙소로 가기 위해 나왔다. 나오면서 다시 한번 발을 보니 원숭이 발이 되어 있었다. 아마 호텔에 가자마자 발부터 닦아야겠다.

 

 

저녁이 되니 쉐다곤 파고다를 방문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았다. 상점의 주인들도 손님이 없는지 가게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밖에 나오니 아까 우리에게 욕을 했던 꽃을 파는 아이들이 아직도 집에 가지 않고 있었다. 우리는 또 그애들과 부딪치는 것이 싫어서 그애들이 다른 사람을 붙잡고 꽃을 팔고 있을 때 잽싸게 지나갔다. 택시를 타고 갈까 하다가 저녁이 되니 날이 시원해서 걸을만 해서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거리의 가로등이 많이 있지 않아서 걸어가는 길이 조금 무서웠다. 어떤 외국인들은 버스를 타고 가려고 버스정류장에 서있다가 툭툭이 같은게 와서 서로 이야기를 하더니 툭툭이를 타고 가버렸다. 아무튼 어둠이 짙게 내려 깔려진 인도를 걷고 있으니, 조금 무서웠다. 특히 개가 달려들까봐 그점이 가장 무서웠으나, 그런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철길을 지나니 몇몇 현지인을 볼 수 있었다. 양곤 순환열차를 타면 이런 작은 역들을 돌아서 다시 양곤 중앙역으로 도착하는 것 같았다.

 

숙소 주변에 와서 저녁으로 먹을 것을 사기 위해 KFC에 왔다. KFC도 나라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중국이나 홍콩에서 KFC를 먹으면 중국 특유의 향신료가 났다. 그리고 이곳의 KFC의 맛은 어떤지 궁금했다.

 

치킨 6조각, 프렌치프라이, 콜라 큰 것해서 11,050짯을 지불했다. 그리고 영수증에 지불했다는 PAID라는 도장과 스티커를 붙여 주었다.

 

 

낮에 사온 미얀마 맥주와 함께 치킨으로 저녁을 먹었다. 역시 어디서나 치맥은 진리인 것 같다. 내일아침 얼굴이 얼마나 부을지는 걱정은 되었지만, 오늘 충분히 즐기고 싶었기에 맛있는 치킨과 맥주, 그리고 양곤의 야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밤이었다.

A. 팬 퍼시픽 양곤 Corner of Bogyoke Aung San Road and, Shwedagon Pagoda Rd, Yangon, 미얀마

B. 슈웨다곤 파고다 Ar Zar Ni, Road Pha Yar Gyi Ward, Yangon,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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