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점심을 먹고 일몰을 볼 때까지 오후 일정이 계속 되었다. 아침과 저녁으로 날이 쌀쌀한 바간이지만, 낮이되니, 사람이 지칠만큼 햇살이 따갑고 뜨거웠다. 나도 모르게 점점 쳐지는게 느껴졌다. 이럴 땐 호텔 수영장에서 첨벙첨벙하면서 쉬는게 최고인데, 하루종일 진행되는 투어다 보니,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30대인 나도 이렇게 지치고 힘든데, 아빠는 나보다 더 잘 버티시는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바로 간 곳은 사원인지 탑인지, 그러나 지붕들이 기울어져 있는 곳이었다. 다들 제각각 지붕이 이리삐뚤 저리 삐뚤했다. 간간히 사람들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정적이 흐르는 곳이였다.

 

 

 

몇해 전 바간 지역에 지진이 왔다고 들었다. 그로 인해 많은 사원과 탑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미얀마 관련 블로그를 보면 사람들이 일출과 일몰을 보기 위해 사원이나 탑에 올라서 보는 사진이 많은데, 지진 이후 안전상의 이후로 유명한 사원(이름이 생각이 안나서)이 폐쇄 되었다고 한다. 이 탑들도 그때 기울어졌는지, 제각각의 방향으로 탑의 지붕이 삐뚤어져 있었다. 매력적인 장소이지만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론지를 입고 사진을 찍으니, 배경과 의상이 매치가 잘되는 것 같았다. 올드바간을 여행할 때는 론지가 좋은 것 같다.

 

바간이 건조해서 한국의 여름처럼 땀이 줄줄 흐르지는 않지만, 나의 몸의 시계는 지금 겨울에 맞춰져 있기에, 뜨거운 태양볕에 맥을 추지 못했다. 바간을 돌아다니면서 만화영화 정글북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폐허가 된 도시에 사람의 인적이 끊기고, 오직 사람이 만들어 놓은 탑과 사원만이 남아 있는 모습을 보니, 사람의 존재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의 힘 앞에 사람이 만든 것이 얼마나 작아지는지 조잘 것 없어지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모를 의자가 있어서 잠시 쉬었다. 나무그늘아래 앉아 누워있으니, 쳐졌던 몸이 조금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피사의 사탑만큼은 아니지만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탑의 꼭대기를 받치는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잘되지는 않았다. 역시 피사의 사탑처럼 확실이 더 기울어져 있어야 하나보다.

 

관광객을 데리고 온 툭툭과 마차가 보였다. 마부는 그늘아래에서 자신의 고객이 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마 이날 다녔던 사원 중 가장 크고, 관리가 잘 되어있는 곳이 아난다 파야가 아닐가 싶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흰색으로 붉은색 위주의 건물과 풍경 위주의 바간에서 흰색의 건물은 두드러져 보였다. 흰색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는데,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였다.

 

 

확실히 하루종일 다녔던 사원과는 차원이 달랐다. 규모도 크고 깔끔했다. 진짜 천국 어딘가에 온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사원을 지키는 사신인가보다. 앞에서 봤을 땐 무서움이 있어 보였지만,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지 엉덩이는 엄청 컸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역시 움직여야 밸런스있는 몸을 가지게 되나보다.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사원에 들어가려면 항상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대낮에 그늘이 없는 곳을 걷고 있으면, 해변 위의 모래를 걷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그늘에 들어서면 바로 시원한 돌바닥을 밟을 수 있었다. 종종 작은 돌을 밟으면 나도 모르게 '윽'소리가 났다. 투어가 끝난 후 숙소에 들어와 발을 보니 까맣게 되어 있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맨발로 밖을 돌아다닌 적이 있나 생각해보니 없던 것 같다.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갑자기 시원했다. 확실히 땡볕과 그늘의 온도차가 크게 느껴졌다.

 

이때까지 봤던 불상과는 사이즈면에서 압도적으로 달랐다. 그리고 금빛으로 반짝거렸다.

 

 

 

불상 앞에서 금박을 팔고 있길래 우리도 복을 빌겸 금박을 하나 구매했다. 금애근 1,000~2,000원 사이였던 것 같다. 아무리 종이보다 얇은 금이라고 해도 금이닌까. 금박이 손에 잘 붙어서 불상에 붙이기 꽤 힘들었다. 금박을 붙이며 소원을 빌었다. 불상 아랫부분은 금박으로 덕지덕지 되어 있었다.

 

이 사원의 내부도 다른 사원과 같이 벽돌로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 위에 석회물질 같은 것으로 덧칠을 해서 하얀색의 사원이 된 것 같다. 그러면 다른 사원들도 아주 옛날에는 아난다 파야처럼 흰색의 탑과 사원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사원을 보면서 그냥 벽돌을 쌓아서 만든 건축물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어 보였다. 사진자료가 남아있는 과거가 아니기에 우리는 과거의 모습을 상상해 보아야 하는데, 내가 하루종일 만들어 온 나만의 올드바간의 모습이 한순간 붉은색 벽돌 건물에서 흰색의 사원들로 탈바꿈해 보이는 순간이였다.

 

 

아빠는 지치셨는지, 밖에 나오니 평상이 하나 있어서 거기에 잠시 누워계셨다. 나도 같이 누워봤는데, 누워있는데 졸음이 왔다. 바람도 가끔 솔솔 불어주니, 이대로 잠들 것만 같았다.

 

아마 오늘 하루종일 다닌 사원 중 나는 이 사원이 가장 좋았다. 아마 갬성만점 사진들도 많이 찍을 수 있는 사원이였다.

 

이번에는 붉은색의 거대한 문을 지나 들어갔다. 알라딘에 나오는 성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였다. 사원으로 이르는 길도 특별한 것 같은 붉은 색 길이였다.

 

 

 

이곳도 사원의 규모가 꽤 큰편이였다. 방금 전 다녀온 아난다 파야는 천상의 세계같다면, 이곳은 현실세계 같은 느낌이였다.

 

 

창문에 걸쳐 않은 사람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찍는 사진마다 갬성 충만했다.

 

 

우리도 따라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지인을 만나고, 누군가는 열성적인 학생이 되어 가이드 투어를 들으며, 누군가는 이곳을 추억에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아난다 파야에 비해 불상은 아주 조금 볼품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이 불상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난다 파야의 불상은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압도하는 느낌이었지만 이곳의 불상은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치형 문이 실루엣 사진을 찍는데 딱 좋았다.

 

 

그늘진 나무 아래서 자신이 만든 그림을 파는 사람도 있고, 나무에는 갖가지 인형들이 메달려서 바람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창문에 걸쳐앉아서 찍었을 뿐인데, 미얀마 감성이 물씬 느꺼졌다. 그래서 블로그 프로필 사진도 여기서 찍은 사진으로 바꾸었다.

 

일몰을 볼 때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서 들린 곳은 민속마을 같은 곳이였다. 제주도 성읍민속마을 같은 곳으로 현지인이 살고 있는 마을이였다. 관광객에게 설명도 해주고 집도 구경시켜주며, 약간의 물건도 팔고 하는 그런 곳이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설명해준 가이드에게는 팁을 주는 시스템이였다. 우리는 민속마을이라고 하길래 그냥 우리끼리 구경하면 되는지 알았다. 차에서 내리니 민속마을 가이드가 우리에게 왔서 자신을 소개했다. 영어를 너무 잘해서 너무 놀랐다.

 

미얀마 전통집이라고 하는데, 현재도 이렇게 생긴 집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우리랑 비교하면 우리의 60년대 수준이지만 그래도 삶을 사는데 불편함은 없다고 한다.

 

 

베틀을 이용해 천을 짜고 있었다. 약간은 인위적은 설정된 모습이였지만,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 가정집에서 타나카를 갈아서 얼굴에 발라봤다. 가이드가 타나카로 멋지게 그려준다고 하고선 토끼를 그려주었다. 토끼는 아이들에게 그려주는 거라고 하면서, 가이드와 나는 엄청 웃었다.

 

 

가이드가 설명을 다해준 후 약간의 쉬는 시간이 있었다. 우리팀 말고 다른 미국인이 있어서 같이 잠시동안 이야기를 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데, 싱가폴에 거주 중이라고 했다. 휴가차 미얀마에 왔으며, 가족과 함께 바간 투어를 했는데, 다른 가족들은 힘들어 해서 이날은 혼자 투어 중이라고 했다. 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계속 이야기를 했다. 가이드가 늦었다며 빨리 가야한다고 해서 그만 이야기가 끊겨서 아쉬웠다.

 

가이드와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 10,000짯 정도 팁을 주었는데, 너무 작다며, 조금 더 팁을 달라고 해서 20,000짯을 주었다. 보통은 팁을 잘 주지 않는 편인데, 설명도 너무 잘하고, 이것저것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잘 답변도 해주었다. 뭔가 팁을 더 주고 싶었으나, 우리도 가난한 여행자라 더 많이 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A. Khaymingha Pagoda  B. 아난다 사원  C. 담마얀지 사원  D. Minnanthu Village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