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의 여행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 버렸다. 오전 비행편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이른시간이라 입맛이 없기는 했지만 그래도 먹어 두어야 공항까지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유럽음식을 또 언제 먹을지 모르기에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별거는 없지만)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프랑크푸르트역에서 공항까지는 기차로 십여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유레일 셀랙트 패스 10일 중 하루가 남아서 유레일 패스 날짜 기입란에 날짜를 적고 ICE에 탑승했다. 고속열차를 타나 완행을 타나 상관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유레일 패스를 알차게 고급지게 사용하고 싶었다.
10여분만에 공항역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다. 공항이 다 비슷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이용해 본적이 없으니 살짝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유럽 내 허브공항 중 하나라 그런지 공항의 규모가 상상 이상이였다. 유럽에 올 때 보통은 런던, 파리, 로마를 주로 이용했기에 프랑크푸르트 공항 이용은 이번이 처음이였다.
역시 명품차의 나라답게 마지막 인사는 벤츠광고가 해주는 것 같았다.
터미널이 왜 이렇게 많은지! 내가 가야하는 터미널이 어디인지 알고 이동을 해야했다. 아마 터미널 구분이 유럽내 출도착 항공편과 유럽 밖으로 나가는 항공편의 터미널이 구분되어 있는 것 같았다.
탑승 티켓을 두장 받았다. 한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타이페이까지, 다른 한장은 타이페이에서 서울/인천까지였다. 출국심사를 받고 면세 구역으로 들어 왔다. 그런데 보안검색은 언제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라운지부터 가보기로 했다.
중화항공은 스카이팀 계열 항공으로 대한항공, 베트남항공, 델타항공이 스카이팀의 일원이다. 공항 비즈니스라운지가 만석에 가까워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물 한잔 마시고 라운지 밖으로 나왔다. 아침 시간이라 간단한 조식을 먹는 승객들이 많았다.
라운지에서 빨리 나와서 할게 없어서 게이트 앞으로 갔다. 그런데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게이트로 가기 위해서 보안검색대를 지나야 했다. 다행히 이코노미석 줄과 비즈니스석 줄을 다르게 해서 운영해서 빨리 보안검색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가 게이트 근처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도, 이코노미석 보안검색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게이트 앞에 오니 진짜 할게 아무것도 없었다. 흡연실은 찾다찾다 못 찾았다. 뭔 일단 13시간만 참으면 되니, 대만에 도착해서 흡연실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탑승이 시작되었다. 진짜 이제 집에 가는 구나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갈 때는 B777-300ER로 요즘 가장 잘나가는 비행기이다.
올 때는 A350이였는데, 실내 인테리어가 비슷한듯 조금 다른 것 같은 느낌이였다. 그리고 낮에 비행기를 타니 뭔가 이상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벌써부터 피곤했다.
라운지에서 먹은게 별로 없기에 이번에는 기내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두번의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이륙 후 바로 저녁식사가 제공되고, 도착 전 아침식사가 나왔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타이페이까지는 9300km로 아마 운항중 이동거리는 더 길었던 것 같다. 타이페이에서 비엔나로 올 때는 일본을 지나 시베리아, 북극권을 거처 유럽으로 왔는데, 돌아가는 길은 중동지역을 지나서 히말라야 산맥 부근을 지나 중국 남부 지역을 거쳐 타이페이에 도착하는 경로였다.
이륙 후 안정고도에 이르니 좌석벨트 버튼이 꺼진 후 승무원들이 바쁘게 기내식을 준비했다. 먼저 자리 세팅을 한 후 에피타이져부터 제공되었다. 조개관자였는데, 통관자는 처음 먹어봐서 신기했다. 식감은 약간 차가운 것 빼고는 쫄깃한게 맛있었다.
에피타이져를 먹으니 이제 트레이로 음식을 가져다 주었다. 빵도 여러개 고를 수 있었다. 비즈니스석에서 가장 그리웠던 것이 따뜻하게 데워져서 나온 빵인 것 같다. 맨날 차가운 빵만 먹다 이렇게 따뜻한 빵을 먹으니 뭔가 행복했다.
두번째 접시를 다 먹으니 수프가 나왔다. 비쥬얼을 너무 중국틱해서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비린내도 나지 않고 맛이 너무 좋았다.
비즈니스석 기내식의 꽃인 스테이크는 이날 제공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빠는 돼지고기 목살요리를 메인으로 주문하시고 나는 도미요리가 궁금해서 도미구이를 메인으로 주문했다. 목살요리는 우리가 평소에 알던 그런 모습이였다. 신기한 것은 생선요리였다. 기내식으로 생선을 주문하면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나온 도미 요리는 살이 너무 탱글탱글한게 와! 이런 맛도 있구나를 처음 알게 해주었다. 생선도 기내식으로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를 처음 알게해준 메인요리였다.
후식으로 치즈, 과일, 아이스크림, 달달한 쿠키(?)가 나왔다. 디져트만 먹어도 살이 백만키로는 찔 것 같았다. 아무튼 먹는데 한시간 반정도 걸린 것 같다.
다먹고 배부르니 약간 졸음이 오는 것 같았다. 기내의 불이 꺼지고 사람들은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아침 비행기라 잠이 오지 않아서 책보다 영화보다, 살짝 졸다를 반복했다.
화장실에 갔을 때 창문 밖을 보았다. 우리 비행기는 해를 등지고 열심히 동쪽으로 날고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큰 777의 엔진이 보였다. 평소같으면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름을 보면서 창문에 붙어서 사진을 천만장 찍고 있을텐데, 이렇게 화장실 창문을 통해서 밖을 찍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 비행기는 중간지점인 인도지역을 지나고 있었다. 아직도 대략 5-6시간을 더 이곳에 있어야 했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길래 나도 남들처럼 국수를 간식으로 주문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식욕은 없어지지 않고 더 생기는 것 같았다.
착륙하기 전 아침식사가 나왔다. 원래는 서양식 식사로 주문을 했는데, 기내식이 부족해서 죽으로 받았다. 처음에는 희멀건한 죽을 보고 아쉽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죽에 제공된 반찬이랑 같이 먹으니 머리 속이 뻥하고 환해지는 맛이였다. 오! 이건 또 새로운 맛이네, 처음엔 시큰둥하게 접시를 받았지만 막상 한입 먹으니, 죽그릇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죽의 신세계를 느끼게 해준 인생 죽이였다.
착륙전 환승 비행편에 대한 정보가 나왔다. 우리는 한시간 반 정도 뒤에 바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로 환승을 해야 했다. 도착예정시간보다 일찍 비행기가 착륙했다. 그래서 여유롭게 환승을 할 수 있었다. 13시간의 비행후라서 그런지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비즈니스석을 타도 피곤함은 똑같은 것 같다. 야간 비행의 경우 누워서 잠을 청할 수 있으니 비즈니스석이 괜찮은데, 낮비행기는 이코노미나 비즈니스나 둘다 힘든 것은 마찬가지 같다. 새벽시간이라 면세점이 많이 문닫았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새벽 시간부터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서 면세점에서 술과 담배 등을 살 수 있었다. 프로모션 행사를 많이 해서 특히 술이 한국 면세점보다 점렴했다.
이제 두 시간만 더 타면 한국에 도착했다. 아빠는 이제 조금 지겹고 힘들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속도 안 좋으셔서 기내식도 드시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그래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식사이기에 나 또한 속도 안좋고 힘들기는 했지만 의리로 꾸역꾸역 먹었다.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후회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9박 10일간이 오스트리아, 독일 여행이 끝나게 되었다. 아마 이시기에 다시 유럽을 갈 수 있을까? 옥토버페스트는 아마도 한 몇 십년은 못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일단 9월말에서 10월 초에 휴가를 얻을 수 없기에 언젠가 추석이 또 9월말 10월 초에 있다면 그때나 가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화항공 CI62 프랑크푸르트-타이페이 비행경로
serviceapi.nmv.naver.com
A.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암마인 공항 독일 60547 Frankfurt am Main, 프랑크푸르트암마인 공항 (FRA)
B.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No. 9, Hangzhan S Rd, Dayuan District, Taoyuan City, 대만 3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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