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대부분의 울릉도 체크아웃은 아침 9시이기에 아침이 조금 바빴다. 전날 짐정리를 하지 않고 잤기 때문에 평소같으면 늦잠을 자는 일요일 아침이였을 텐데,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짐을 싸은 후에 대중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나왔다.

 

마지막날 아침이라 그런지 아침마다 보던 이 풍경들이 애틋하고 그리워 질 것 같았다. 딱 보름만 울릉도에 살아보면 어떨까! 요즘 제주살이가 유행이여서 아빠와 나도 보름간 제주살이(?)를 하고 왔는데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나는 여행이였다. 울릉도 3박 4일, 너무 빠듯해서 그냥 스쳐지나간 지역들도 있어서 너무 아쉬웠지만, 이 여행도 바쁜 일상에 치이면 많이 생각날 것 같았다.

 

 

체크아웃을 한 후 리셉션 옆에 짐을 두고 저동항터미널로 향했다. 울릉도의 체크아웃이 9시인 이후는 울릉도로 들어오는 첫배가 대략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울릉도에 도착한다고 한다. 그런데 손님들이 배멀미가 심해서 보통은 오늘날 바로 입실하려고 하는 관광객도 많고, 여행사 가이드들도 여행객들이 너무 힘들어하니 얼리체크인을 계속 부탁하니 체크아웃 시간을 오전 9시로 했다고 한다. 9시에 손님들이 퇴실을 해도 11시까지 청소를 마치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탈 배인 썬라이즈호는 오후 2시 출항이기에 배 출발 전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미리 세워두어야 했다.

 

둘쨋날 투어코스 A에서 못가 본 곳인 관음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전날 카페 울라에 가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 관음도까지 택시비를 물어보니 14,000원에서 ~15,000원정도 나온다고 했다. 일단 일주버스가 있으면 일주버스를 타고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면 택시를 탈 생각이였다.

 

일단 숙소에서 나와서 저동항으로 갔다. 며칠을 이곳에 있었는데 이 광장은 처음이였다. 매일 다니던 길로만 다니다 보니 좁은 마을인데도 새로운 곳이 많았다.

 

호텔에서 나올 때는 맑은 하늘이라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또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5분쯤 비가 내렸을까?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날이 좋아졌다.

 

전날 독도 갈 때 타고 갔던 엘도라도호가 정박해 있었다. 어제 한번 타봤던 배라고 왠지 만나니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배가 출항할 때는 이 앞이 북적북적 거렸는데, 아직 배가 드나들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다른 항구들처럼 조용했다.

 

 

티켓발권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 와본 것이였는데, 발권이 가능했다. 매표창구에서 현장표를 구하는 울릉도 현지 주민들도 계셨다. 발권을 할 때 직원에게 자리를 창가로 배정해 달라고 부탁하니 창가로 되어 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배의 맨 앞쪽에 위치해 있어서 4시간 동안 화장실에 가기는 조금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표를 받은 후 신분증과 함께 잘 접어서 가방 속에 넣었다. 그리고 아침에 대저해운으로 부터 몇 시까지 티켓팅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문자가 와 있었다. 미리 표를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여러번 지나다녔던 길이지만 오늘 옆을 바라다 보니 오늘처음 온 것 같이 새롭게 느껴졌다. 비가 온 후라 모든 세상이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깨끗하고 색감도 아름다웠다.

 

어? 이런 곳에 먹자골목이 있었네! 우린 항상 한블럭 위의 길로 다녀서, 이길을 처음 걷는 길이였다. 이렇게 많은 식당이 이곳에 있는지 알았으면 몇 번은 와서 밥을 먹엇을 텐데라는 아쉬움만 들었다. 아침시간이였지만 인기가 있는 식당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골목을 나오니 버스정류장이 나왔다. 버스정류장과 택시정류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관음도나, 천부 등을 갈 수 있고, 또 도동으로도 버스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방향을 잘 확인하고 버스를 타야한다. 우리는 관음도를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버스 시간까지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서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정류장으로 갔는데 막상 택시를 타려고 하니 그 많던 택시는 다 어디로 갔을까? 누군가 택시를 불렀나 보다. 택시를 타려고 하니 다른 손님들이 홱하고 택시를 탔다. 택시 뒤편을 보니 울릉도 콜택시 번호가 있어서 잽싸게 사진을 찍어 두었다.

 

나는 콜택시 회사로 전화를 해서 관음도로 가려고 하는데 버스정류장으로 택시 한대를 보내달라고 했다. 직원분이 그곳에 남는 택시가 없냐고 물어보기에 한대도 없다고 말하니 빨리 택시를 배정해서 보내겠다고 했다. 한 오분기다렸나, 택시가 우리 앞에 정차했다. 관음도까지 요금은 미터로 하기에 대략 15,000원 정도 나왔다. 그런데 콜택시를 불렀으니 콜비 2,000원이 추가 되었다.

 

 

관음도 주차장에서 내려서 관음도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길에 '갈매기 가족 사랑으로 지켜주세요'라는 안내판을 보았다. 이 안내판은 울릉도초등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냥 평범한 안내판 같지만 이런 사연이 담겨져 있었다.

 

 

전전날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그냥 스쳐지나갔던 곳이 였다. 날이 맑아서 바다의 색깔도 아름답고, 바위 위에 있는 풀들의 푸릇푸릇한 녹색도 마음을 녹여주는 것 같았다. 그러나 여름이라 습하고 더웠다.

 

 

관음도로 가기 위해서 관음도 매표소로 갔다. 둘째날했던 투어에서는 입장시간이 지나도 멀리서 보기만 했어야 했다.

 

 

울릉도와 자매결연이 된 지역의 주민은 할인 또는 무료입장이 되는 것 같았다. 아빠는 경로라 무료로 입장을 하고 나만 성인요금을 지불하면 되었다.

 

계단을 통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초반에 너무 힘을 빼버리면 다리가 풀려서 관음도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할 수 있다.

 

 

관음도까지 가는 길은 평지길이라 걷는 것이 수월했다.

 

 

관음도로 가는 길에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왼쪽, 오른쪽, 위아래,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풍경에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이렇게 멋진 풍경의 반은 아마 좋은 날씨의 역할도 있지 않을까!

 

관음도로 들어가는 다리까지는 평지길이라 신나게 사진을 찍으며 걸어 갔다.

 

코발트빛의 바다는 해안과 부딪히며 하얀 거품을 만들어 냈다. 뒤로는 삼선암이 보였다. 아래에서 삼선암을 볼 때와 위에서 볼 때의 느낌은 사뭇달랐다.

 

 

코너를 도니 파란색의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다리의 기둥은 울릉도의 바다색과 같은 색이였다. 그리고 다리는 줄로 이어져 있었다.

 

스파이더맨이 줄을 달아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다리 아래쪽에 있는 줄은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고 간 것 같이 느껴졌다.

 

 

관음도 아래의 바다는 어느 곳은 눈이 시릴정도로 파랗고 어떤 곳은 제주도의 바다 같이 하늘색 빛을 띠었다.

 

 

다리에 오르니 느낌이 새로웠다. 멀리서 볼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멀리서 봤을 땐 그냥 다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리 위에 오르니, 뭐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출렁다리 처럼 출렁출렁하는 다리는 아닌 것 같았다. 다리가 안정감이 있고 멀미감도 없었다.

 

다링 위에서 관음도 주차장 쪽을 바라 보니 우리가 배를 타고 육지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색 울릉도 하늘은 조금씩 또 구름이 짙어 지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면 이제 계단길을 올라야 했다. 이쁜 옷을 잘 차려입고 오신 분들은 되도록 땀을 안나게 하기 위해 천천히 쉬어가며 오르는 사람도 있었고, 관음도를 다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들은 피로에 지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았다. 울릉도의 섬들은 해안에서 섬안으로 부드럽게 고도가 높아지지 않고 해안절벽으로 되어 있기에 해안절벽을 따라 계단을 설치했기 때문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여기에 마스크까지 쓰고 걸으려니 숨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위를 올려다 보니 아직도 몇 계단이 더 남아 있었다.

 

계단을 다 오르고 나니 숲길이 나왔다. 계단을 다 걸어올라 오니 살 것만 같았다.

 

완만한 산책길을 따라서 걸었다. 많은 관광객들은 짧은 코스만 돌고 나갔다.

 

 

아직까지 배시간이 적당히 남았기에 관음도를 한바퀴 다도는 코스로 천천히 걸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옷이 땀으로 젖어있었지만 시원한 바람이 얼굴 위에 몽글몽글 맺혀있는 땀을 식혀주었다.

 

섬을 한바퀴 도는 코스는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 같지 않았다. 파란색의 바다와 녹색의 풀들이 눈을 편하게 해주었다.

 

 

전망대에 서서 울릉도를 바라 보았다. 산에 걸려있는 구름마저도 그림이 되는 곳 이였다. 절벽과 같이 깎아지는 듯한 울릉도의 산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같았다.

 

바다에서는 쉴세 없이 바람이 불어 왔다. 살 것만 같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기에 습함을 어느정도 머금고 있었다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부는지 어떤 나무는 가지들이 한쪽으로 꺾여 있었다. 바람맞은 사람의 머리칼 같았다.

 

섬을 걷다 보니 죽도가 보였다. 아빠가 울릉도에 오기 전부터 계속 죽도 유람선을 타고 싶다고 하셨는데 결국에는 유람선은 못타고 그냥 가게 되었다. 관음도처럼 주변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죽도도 섬 위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계단을 올라야 한다고 한다. 울릉도 여행은 기본이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 같다.

 

나중에 울릉도에 오면 꼭 죽도가는 유람선을 타봐야겠다. 그런데 계단을 오를 생각을 하니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전에 살을 빼야겠다. 살이 찌니 조금만 계단을 올라도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

 

 

아빠는 아쉬운지 죽도를 마지막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마지막엔 한번 죽도를 두손으로 잡아 보았다.

 

 

다행히 섬을 한바퀴 돌고 가는 길은 수월했다.

 

 

어디를 가도 어느 곳의 사진을 찍어도 아름다운 곳이 였다. 왜 사람들이 관음도에 오고 싶은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산을 타는 여행은 아니지만 계단이 많아서 조금 힘든 수 있지만, 막상 계단만 올라오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였다.

 

이제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 길이기 때문에 룰루랄라 편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 내려갔다.

 

간혹 오르막 계단이 짧게 나오기는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였다.

 

 

계단을 올라올 때는 힘들어서 정신이 없었다. 사진을 찍기는 찍어야 하는데 너무 귀찮았다. 내리막 길이라 사진을 찍으며 내려갔다. 그런데 계단이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잘못해서 구르면 울릉도를 배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헬기에 실려갈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이 더 위험하기에 다리가 풀린 사람들은 꼭 난간을 잡고 걸어야 할 것 같다. 나도 걷다가 잘못해서 발을 헛딛을 뻔했는데 난간을 잡고 있어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물이 파랗지만 또 물이 너무 맑아서 물 속이 그대로 보였다.

 

 

관음도를 나와서 투어 때 그냥 지나쳤던 곳으로 걸어갔다. 삼선암 근처라 관음도에서 멀지 않았다.

 

투어 때는 사람들에 치여 사진을 찍어서 좋은 사진을 많이 못 찍었는데, 사람이 없을 때오니 여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다. 삼선암을 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기에 삼선암에게 인사만 한 후 조금 더 걸어 갔다.

 

어떤 블로거분께서 관음도에 버스타고 왔는데 일주버스 시간이 남아서 여기까지 걸어와서 사진을 찍어다는 글을 보고는 나도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솔직히 별거는 아닐 수 있다. 그냥 자연이 만든 터널? 정도라고 해야할까!(자연이 만든지 인간이 만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터널의 크기에 내가 압도되는 것 같았다.

 

아무런 지지대가 없는 터널이기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모습만은 너무 아름다웠다.

 

 

다시 관음도 쪽으로 걸어갔다.

 

버스를 타고 갈까 고민을 하다. 일주버스가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냥 콜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목이 너무 말라서 관음도 버스정류장 옆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호박식혜를 사서 마셨다. 몸 속에 달달한 것이 들어가니 갑자기 온몸이 급속 충전이 되는 것 같았다.

 

 

다시 저동으로 돌아와 배를 타기 전에 점심식사를 했다. 배타면 토한다고 식사를 거르고 타는 사람들이 많은데 빈속에 타면 더 멀미가 심하고, 토를 할 때 더 힘들다고 해서 배타기 전에 식사를 했다.

 

 

다온프라임호텔로 돌아가는 길 짜투리 공간에 세워진 건물이 신기했다. 모텔도 호텔도 아닌 여관이였다. 어떻게 이렇게 좁은 공간에 저렇게 집을 지었을까! 우리는 다온프라임으로 돌아 온 후 남은 시간을 로비 옆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사전에 티켓팅을 해두었기에 탑승시간을 알고 있기에 여유롭게 쉬다 저동항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