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갔다 오고 나니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정신이 너무 없어서 숙소에서 쉰 후 울릉도에서 유명하다는 카페를 가기 위해 숙소에서 나왔다. 다행히 독도 왕복 페리에서 뱃멀미가 심하지 않아서 아빠도 빨리 컨디션을 찾으실 수 있으셨다.
카카오 맵으로 카페 울라 까지의 거리를 조회해 보니 택시비가 10,000원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카카오 택시를 호출했는데 울릉도는 카카오 택시 서비스가 안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갈까 봤더니 울릉도 일주 버스가 자주 있지 않아서 꽤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버스가 안되니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탔다. 대략 가격을 물어보니 3만원 정도가 나온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없기에 택시에 탑승을 했다.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니 버스를 타고 가면 버스정류장에서 카페 울라까지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오르막이 장난 아니라는 글을 보았다. 대략 금액을 알고 타니 마음이 놓였다. 저동을 출발해 해안 도로를 따라 달렸다. 전날 투어를 하면서 갔던 길이라 길이 익숙했다.
울릉도에 며칠밖에 있지 않았는데 다니다 보니 그 길이 그 길이었다. 한 일주일만 있으면 웬만한 곳은 다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울릉도에서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천부해중전망대인데 우리가 가기 며칠 전부터 수리(?)인가를 해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해저 6미터로 내려가서 울릉도의 물속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가보지 못하니 아쉬운 마음만 들었다.
해안 도로를 달리다 택시는 왼쪽으로 빠지더니 엄청나게 가파른 오르막을 한동안 올라갔다. 진짜 버스 타고 왔으면 땀범벅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 언덕을 편하게 오른 것만으로도 3만원의 가치를 한 것 같았다.
카페 울라는 코스모스 호텔에 있는 카페이다. 울릉도에 이런 곳도 있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건물이 이국적이었다. 이곳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싶어서 모든 호텔 사이트를 다 뒤졌지만 성수기라 방이 없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 말로는 비싼 방은 하루에 몇 천(?)도 한다고 했다. 아무튼 나중에 다시 온다면 꼭 한 번쯤 이곳에서 지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신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에 돈을 두둑이 준비해서 와야겠다.
카페 울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고릴라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에 오면 누구나 이 앞에서 사진을 찍게 된다. 울릉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귀여운 울라였다.
울릉도의 산들은 육지의 산들과 제주도의 산들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 화산섬이라는데 제주도와는 반대의 느낌이었다. 제주도는 섬 자체가 크고 뭔가 산도 유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이 드는 반면 울릉도는 억센 느낌이 강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사진 한 장 찍어주신다고 해서 울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택시 기사 아저씨도 빈차로 그냥 돌아가기 싫으신지 우리에게 언제쯤 출발하냐고 물어보셨다. 만약을 대비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 명함을 미리 받아 두었다.
카페를 굳이 가지 않더라도 울라랑 사진도 찍고 바로 밑에 보이는 바다만 보고 가도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면 좋을 것 같아서 카페로 가기로 했다.
뒤에 보이는 집들이 이글루 같아 보이기도 하고 꽃잎 같아 보이기도 했다.
카페로 가려는데 사진 찍을 곳이 구석구석 많아서 카페로 들어가려던 발길을 돌려 잔디밭에서 사진을 찍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보았던 조형물들도 보였다. 뒤에 있는 산은 뾰족한 게 송곳 같아 보였다.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사진처럼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진사의 능력 부족으로 평이한 그저 그런 사진으로 찍혀서 뭔가 모르게 2프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하늘을 보니 또 구름이 하늘을 조금씩 덮고 있었다. 울릉도의 날씨는 순간순간을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 언젠가 또 한 번 비를 흠뻑 뿌릴 것 같아 보였다.
흰 원은 바다를 배경이라 푸른 배경이 아름다웠고, 검은 원은 울라 와 뒤에 보이는 산을 넣어서 찍으니 꽤 이국적으로 보였다.
이제 충분히 사진을 찍었기에 카페로 다시 갔다. 카페 앞에는 바리스타 모습을 한 울라가 서있었다. 얼굴이 정감 어린 게 너무 귀여웠다.
울라의 모습을 보니 커피를 안 마시고 그냥 가면 안 될 것 같아 보였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카페가 나왔다.
테라스에 앉으려고 했는데 빈자리가 없어서 일단은 안으로 들어갔다.
음료 및 디저트 주문은 키오스크로 하는데 주문을 하면 카톡으로 음료가 나왔다고 알려주었다. 관광지다 보니 가격은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여기는 물가 비싸다는 울릉도이니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주문하게 되었다. 카페에 오려고 택시비만 편도 3만원을 주었으니 비싸도 커피 한 잔 안 마시고 그냥 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실내 인테리어도 심플했다. 울라를 모델로 한 귀여운 굿즈도 판매하고 있었다.
테라스에 빈자리가 생겨서 커피와 케이크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의자에 앉으니 울라도 보이고 송곳같이 생긴 산도 보였다.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저절로 되는 것 같았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케이크의 비주얼도 멋졌고, 커피도 쌉싸름한 게 울릉도의 습한 날씨로 인해 지친 몸에 에너지를 넣어주는 것 같았다.
야외라 그런지 실내보다 코로나로 인한 걱정이 덜했다. 그리고 의자에 앉으면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어 커피 한 모금에 풍경 한번 이렇게 먹다 보니 진정한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울릉도지만 약간 제주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저동항의 풍경도 꽤 좋은 편이지만 이런 곳에 왜 숙소가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단 이곳에 숙소를 잡으면 렌트를 꼭 하거나 간식거리 정도는 챙겨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렌터카로 오는 게 최고로 좋은 것 같지만.
커피 주문할 때 굿즈가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이곳에 왔다 갔다는 기념으로 하나사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울릉도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그래서 뱃지 하나와 마그넷 하나를 구매했다.
카페 울라에 올 때 택시 기사분께서 꼭 카페 울라 옆에 있는 성불사에 가보라고 했다. 성불사가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이라고 한다. 카페 울라 바로 옆이라 천천히 걸어서 갔다.
절 뒤에 있는 뒷산부터 뭔가 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랐다(?). 성불사 뒤에 있는 산은 중간에 바위가 구멍 난 부분이 있는데 저 부분 때문일까? 주변에서 풍기는 느낌 때문인지 절이 더 묘하게 느껴졌다.
성불사에 가니 갑자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시원하게 비가 한 바가지 쏟아지니 꿉꿉했던 날씨가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동남아 스콜처럼 한번 비가 퍼붓더니 또 잠잠해졌다. 이놈의 날씨는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
절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았다. 울릉도에도 절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비가 그치고 풀들이 빗물에 싱그럽게 빛났다.
카페 울라 앞에는 울라 식당도 있는데 브레이크 타임 같아서 앞치마를 한 울라 와 사진만 찍었다.
카페 울라 앞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분이 있어서 도동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미터로 간다고 해서 그냥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방금 전 가격을 물어봤던 택시 기사분이 어차피 빈차로 가는 것보다 조금 저렴하게 도동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도동까지 갔다.
울릉도의 명물 오징어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요즘 오징어가 씨가 말랐다고 한다. 가끔 횟집에 살아있는 오징어를 볼 수 있었는데 수족관 속의 오징어가 많지는 않았다.
아빠 친구분을 만나서 같이 저녁을 먹었다. 퇴직하시기 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동료라고 하셨다. 저녁을 먹은 후 다시 저동으로 넘어왔다. 그냥 숙소로 가자니 아쉬웠다. 오늘이 울릉도의 마지막 밤이라 매일 보는 촛대바위지만 한 번 더 보러 갔다.
첫날은 정신이 없어서 저게 촛대바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둘째 날은 어제 봤으니 시시해 보였다. 오늘은 마지막 날 밤에 보는 촛대바위라 그런지 애틋하고 아쉬움이 느껴졌다.
코스모스 호텔의 풍경도 좋지만 저동항의 풍경도 못지않게 매력적이었다. 우리는 성격상 고립된 장소보다 먹을 것 사 먹기 편하고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 더 성격에 맞는 것 같다. 저동항의 바다에 반짝이는 불빛들이 아름다워 한동안 바라만 보았다.
내일은 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오늘 사동에서 출발하는 후포행 배의 시간이 바뀐 것이 저녁에 파도가 세서 일찍 출항했기에 내일 뭍으로 나가는 일정도 마음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3일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 것 같다. 숙소에 도착하니 어제보다 오늘 더 렌터카가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저차를 어떻게 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렌터카가 있으면 좋지만 울릉도에서는 좋으면서도 애물단지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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