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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의 꽃은 무엇일까? 아마 독도 여행이 아닐까! 현재까지 독도를 가는 방법은 울릉도에서 출항하는 페리가 최선이자 이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 여행을 오면 꼭 빼지 않고 가는 곳이 독도 여행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독도 여행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2박 3일 또는 3박 4일로 여행하기 때문에 계획한 날 독도에 가지 않으면 평생 언제 또 독도에 갈지 모른다. 성수기임을 감안해서 독도 가는 티켓을 몇 달 전에 구매했지만 선사의 사정으로 독도 가는 일정이 바뀌게 되었다.

 

 

전날 문자로 도동항에서 배가 출항한다는 문자를 받았으나 몇 시간이 지났을까, 또다시 선박회사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너울성 파도로 인해 도동항에 배를 정박할 수 없어서 저동항으로 바뀌었다고. 배 출발시간은 7시 30분이었으나, 새벽 6시 무렵에 저동항 여객선 터미널로 가 예약한 표를 발권했다. 우리 말고 아빠 지인분은 독도를 가고 싶은데 예약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당일 현장 발권이 가능한지 창구에 물어보니 표가 있으니 일행분들을 빨리 오라고 했다. 인터넷상으로는 표가 없었지만 현장에서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날이 꾸물해서 출항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해서 독도에 가더라도 독도에 상륙은 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잡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빠 지인분께 전화해서 현장 발권이 가능하다고 알려주었다. 지인분이 올 때까지 우리가 왜 그렇게 애달프게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도동에서 저동까지 택시를 타면 10분도 안 걸리는데 그분들이 같이 독도에 못 갈까 봐 애가 탔다.

 

탑승시간에 가까워져 오니 독도 가려는 승객들로 저동항여객선터미널은 북적거렸다.

 

 

갈색의 갈매기들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 사이를 유유자적 걸어 다녔다. 저동항여객선터미널 앞 좌판에서는 멀미약도 팔고 태극기 등을 팔고 있었다. 독도에 갈 때는 태극기를 가지고 가던지 아니면 독도 티셔츠를 입고 가야 사진이 이쁘게 나온다는 말을 들어 전날 독도 박물관 앞에서 아빠와 지인분 딸만 독도 티셔츠를 구매했다. 독도에 갈지 못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독도 티셔츠부터 구매를 했던 것이다.

 

 

탑승이 시작되었는데 다른 일행이 오지 않아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탑승 마감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일행이 도착해서 가까스로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거의 꼴찌로 배에 탑승할 수 있었다. 기다리는 몇 십분 동안 피가 쭉쭉 마르는 것 같았다.

 

우리는 2층으로 배정받아서 2층으로 올라가고 지인분들은 1층으로 갔다. 울릉도에 올 때 탔던 배보다 좌석 간격이 훨씬 여유로웠다.

 

드디어 독도에 가기는 가는가 보다. 평생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인데 드디어 가게 되니 마음이 설레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는 87킬로미터로 한 시간 반이 걸렸다. 가는 길에 배가 몇 번 울렁울렁 거렸다. 그래도 포항에서 울릉도로 올 때보다 참을만했다. 배가 점점 독도에 가까워져 오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제는 독도에 상륙할 수 있을까 없을 것인가가 궁금했다.

 

창문 밖으로 독도가 보였다. 승무원들이 바빠 보였다. 독도에 배를 정박할 수 있을까? 선장의 안내도 독도에 상륙을 하지 못하면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대체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창문 넘어 독도 부두에는 태극기가 휘날렸다. 이날이 광복절 전날이라 태극기를 설치했다고 한다. 평소엔 태극기가 없는데 광복절이라 특별히 설치했다고 하니, 간절히 독도에 발을 딛고 싶어졌다. 배는 안정적으로 부두에 정박했다.

 

많은 사람들은 내릴지 못 내릴지도 모르는데 일단 문 앞에 서있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배 밖으로 나갔다.

 

바람이 불기에 태극기가 펄럭 펄럭거렸다. 마음속 무엇인가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글을 쓰는 지금도 사진을 보고 있으니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뜨거운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독도에 내리니 뭔가 얼떨떨했다. 남들은 몇 번을 이곳에 왔지만 독도에 내리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이곳에 왔는데, 하늘이 허락해서 이곳 땅을 밟아 본 것 같았다.

 

 

배에서 내린 승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느 블로그에서 봤는데,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고 쓰여있는 표지석이 있는데, 이곳에서 나중에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그 글이 생각나서 아빠를 재촉해서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고 적힌 표지석으로 갔다.

 

 

다행히 사람들이 독도에 내려서 독도 주변 풍경을 찍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대한민국 동쪽 끝이라 적인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우리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자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야 했다.

 

대한민국 땅에서 더 이상 동쪽으로는 갈 수 없다는 글을 보니 이곳이 독도가 맞기는 맞는 것 같았다.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니 독도의 모습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있는 두 개의 화산섬 독도. 한국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섬이었다. 해외여행을 그렇게 많이 다녔으면서도 이제서야 독도에 와본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독도에서 관광객이 갈 수 있는 곳은 부두와 부두 근처뿐이었지만, 만약 상륙을 못해서 배에서 봤다면 얼마나 아쉬운 마음이 컸을까!

 

 

배에서 내릴 때 몇 시까지 탑승하라는 안내가 없었다.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뱃고동이 울리면 그때 탑승하면 된다고 했다.

 

광복절 연휴라 독도를 찾는 관광객이 많았다.

 

제자리를 맴돌듯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일단 많이 찍은 후 버릴 사진은 버리자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셔터를 누른 것 같다. 언제 또 올지 모르기에 보이는 곳마다 셔터를 눌렀다.

 

 

울릉도의 물빛과 독도의 물빛은 코발트빛으로 맑았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섬이 동해 바다 한가운데 있는 것인지 신기할 뿐이었다.

 

 

 

독도경비 대원들이 일일이 설치했을 태극기는 바람에 나부 켰다. 애국가 영상같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나부 켰다.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짜 독도에 있는 건가? 꿈을 깨고 나면 집이 아닐까? 그만큼 이 공간이 이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맞은편 섬은 갈 수 없기에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있었다. 저 섬은 독도 주민이 사는 섬이었다. 오후에 택시를 타고 가면서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독도에 갔다 왔다고 하니 이제 집에 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독도에 갈 때 일본 쪽에서 바람이 불면 독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다. 일본 쪽에서 부는 바람을 반대편 섬에서 막아주어 독도에 배를 정박하기 훨씬 더 수월하다며, 우리에게 운이 좋았다고 하셨다. 백이면 구십은 독도에 상륙하지 못하고 한 바퀴 돌고 온단다.

 

바다가 이렇게 잔잔해 보이는데 배를 이곳에 정박하기 어렵다는 것이 뭍사람으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오늘은 운이 좋은 날 같았다.

 

 

 

 

한 30분쯤 독도를 구경한 것 같다. 이제 사진을 찍어도 다 비슷한 것 같아 보였다.

 

 

그래도 언제 또 독도에 오겠냐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사진을 찍었다.

 

이쯤 되면 처음의 설렘보다는 언제 여기서 떠나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막상 독도를 구경한 후 배로 돌아갈 때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기에 찍는 사진들도 비슷비슷했다.

 

 

찍었던 곳에서 또 찍고 사람 피해서 또 찍어보았다.

 

울릉도 있는 내내 봐도 봐도 신기한 것은 동해바다의 물빛이었다. 크로아티아에서 보았던 그 바다가 우리의 동해와 똑같았다.

 

 

 

조금 더 관광객이 갈 수 있는 부분이 넓었으면 좋겠지만, 선착장을 벗어나면 가파른 계단길뿐이었다. 아마 안보상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배는 시동을 끄지 않고 있었다. 독도 선착장에는 방파제가 없다. 언제 파도 사정이 안 좋아질지 모르기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착장이 생기면 누구나 올 수 있는 섬이 되지만 아직까지 만들지 않은 것을 보면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드디어 배에서 푸앙하고 뱃고동 소리가 났다. 뱃고동 소리가 나자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승선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인원이 타다 보니 승선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뭔가 독도에 오긴 왔는데 내가 진짜 독도에 오긴 왔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 꿈꾸다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았다.

 

 

 

배로 돌아와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독도에 왔었다는 것이 실감 났다. 독도에 있을 때보다 사진을 보고서 독도에 왔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하며 이상했다.

 

 

돌아가는 배는 갈 때보다 편안했다. 뭔가 모르게 밀린 숙제를 끝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어서 코로나가 걱정되었다.

 

 

편도 90킬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대략 한 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독도에 발 도장 한번 찍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지인분과 식사 후 헤어지려고 했으나 후포 가는 배 시간이 오후 4시에서 갑자기 2시 인가로 변경되어 배에서 내리자마자 헤어졌다. 다행히 아빠께서는 멀미를 하지 않으셨다. 울릉도 올 때는 지옥을 맛본 것 같다고 하셨는데 독도 여행은 편하셨다고 하셨다.

https://youtu.be/c3kDP3Agc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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