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출발은 2시였지만 저동항여객선터미널에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출발이 한시간 밖에 안남았기에 저동항여객선터미널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발권은 아침에 미리해 두었다. 밖은 너무 더워서 시원한 터미널 대합실에서 기다리려고 하는데 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피곤한지 의자에 누워서 잠을 자고 있었다. 코로나 시국이라 실내에 있는 것이 많이 불안했지만 밖에 한시간 동안 있기에는 날이 무더웠다. 출발 30분 전에는 멀미약을 먹어야 하기에 터미널 앞에서 멀미약 두개를 구매했다. 탑승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짐이 많은 승객들은 벌써부터 짐을 줄줄이 놔두어 줄을 미리부터 서있었다.

 

탑승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탑승하게 되면 짐을 놓을 곳이 마땅하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빨리 탑승했다.

 

 

울릉도를 떠나려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올 것을 다짐하며 포항으로 가는 선라이즈호에 탑승을 했다.

 

 

짐은 캐리어 보관함에 넣었다. 백팩이 커서 어디다 두어야 하나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창문쪽 자리는 창문과 의자 사이 빈공간이 있어서 그곳에 가방을 둘 수 있었다. 울릉도로 올 때는 복도쪽이라 복도에 짐을 두게 되면 길을 막게 되어 짐을 두는 곳에 두었더니, 가방에서 필요한 것을 꺼낼 수 없어서 불편했다.

 

 

앞자리는 처음이라 걱정이 되었다. 배는 가운데 좌석이 좋다고 하는데 앞자리는 붕붕 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전망은 좋았다. 그리고 각자리마다 위생봉투가 놓여져 있었다. 올 때는 많은 승객들이 위생 봉투를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며 왔는데, 갈 때는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탑승이 완료된 후 배는 정시에 출발을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가는 길도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배는 저동항을 빠져나가기 위해 기수를 돌렸다.

 

저동항방파제를 벗어나니 배가 조금씩 요동치는 것 같았다. 저동항에 있을 땐 파도가 쌘지 몰랐는데, 방파제를 벗어나자 마자 파도때문에 배가 울렁울렁 거렸다.

 

 

배는 저동항을 나오기 시작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저동항을 나온 배는 오른쪽에 울릉도를 끼고 남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저동을 벗어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도동항이 보였다. 바다에서 도동을 바라보니 도동항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산골짜기 깊숙한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우리 배는 점점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파도 때문에 배는 위아래로 그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큰파도에 부딪칠 때마다 크게 물보라가 일었다.

 

 

이렇게 4시간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약할 땐 배 한시간 더 탄다고 뭐 어떻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울릉도에 올 때 어질어질하게 멀미를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배는 1분이라도 덜 타는 것이 최고인 것 같았다. 창밖에 희미하게 배가 보였다. 사동에서 출발한 배일까? 엄청나게 큰 물보라를 만들면서 빠른 속도로 가고 있었다. 우리는 남서쪽을 향해서 가고 있지만, 저 배는 서쪽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후포로 가지 않을까? 우리도 저배처럼 물보라를 일으키며 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간혹 큰 파도를 만나면 배가 크게 위아래로 흔들리기는 했지만, 울릉도에 올 때보다는 심하게 요동치지 않았다. 울릉도에 들어올 때 다들 힘들어 해서 그런지 나가는 것도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울릉도에 갈 때보다는 나갈 때가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다.

 

나는 웨이브로 티비를 보고 있는데 앞에 탄 승객의 머리카락이 계속 내 쪽으로 넘어와 신경이 쓰였다. 여독때문인지 정신없이 졸고 있는 사람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속으로 엄청나게 욕을 했지만 빨리 이 사람이 일어나서 머리카락을 조금만 정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뿐이였다. 앞사람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 있는데 이번에는 옆에 있는 아저씨가 또 신경이 쓰였다. 밀폐된 공간이라 다들 마스크를 벗고 있지 않는데 이 아저씨는 무슨 배짱인지 혼자 마스크를 벗고 주무시고 계셨다. 아! 이럴 땐 소심한 내가 너무 싫었다. 오늘따라 승무원들이 선내를 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인지. 멀미 때문에 토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저 아저씨는 마스크를 벗고 당당하게 잘 수 있을까.

 

불안하고 짜증나고 피곤한 마음이 겹쳤다. 배는 육지쪽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울릉도에서는 날씨가 맑았는데 육지로 외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드디어 배가 영일만으로 들어오자 마음이 놓였다. 이제 배에서 내릴 수 있다는 기쁨에 빨리 터미널에 도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였다.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나오는 배는 멀미 때문에 힘들지 않았지만, 4시간이라는 탑승시간 때문에 그렇게 편한 여행은 아니였다. 배가 중간중간 요동치기 때문에 화장실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항구 안은 파도하나 없이 잔잔했다. 아빠도 울릉도에서 나오는 길에는 멀미를 하지 않으셨다.

 

드디어 배에서 내리니 안도감이 들었다. 3박 4일 만에 출발했던 곳으로 다시 오게 되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3박 4일간 꿈을 꾸다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여행이였는데 한순간의 꿈같이 느껴졌다.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